슈퍼배드 3 (Despicable Me 3, 2017)

넷플릭스에 떴길래, 우리 막내 아들이랑 감상.

1편이 악당 그루가 딸들 얻고, 2편이 아내를 얻고 악당에서 악당잡는 요원으로 변경한 것이라면 이미 완전체 가족이 되었기 때문에 딱히 쓸만한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3편은 캐릭터 추가. 라이벌 악당 브랫이 추가되고, 몰랐던 쌍둥이 드루가 추가되고, 미니언즈는 악당을 그만둔 그루 때문에 욕구 불만이 되서 그루를 떠났다. 참신함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전개랄까.

덕분에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듯 하지만 의외로 적당히 잘 마무리. 여러 깨알 재미를 잘 엮는 실력도 여전해서 웃긴 장면도 많다.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은 한국어 더빙인데, 드루를 비롯해 드루의 섬 사람들이 시골이라고 코메디용 억지 외국어식으로 더빙을 해놨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가 없는 경우도 있고, 듣기에도 기분이 나쁘다. 영어 더빙도 그런지는 안봐서 모르겠고.

내 평가는 별3개. 개그 장면과 귀여운 캐릭터들만이 남은 시리즈.

슈퍼배드 (Despicable Me, 2010)


우수한 악당이 되려고 노력하는 요상한 세상에, 말도 안되는 기계와 무기들이 난무하고, 테이프 빨리 돌린듯한 목소리로 쫑알거리는 노란 미니언들이 귀염떨고, 거기에 주인공 악당이 달을 훔치려다 참된 부모가 된다는 …-_-; 요약하면 괴상하고 산만하지만, 실제로 보면 나름 웃기고 따뜻한 가족 애니메이션.

원래 작년에 개봉했는데, 반년이나 늦게 봤다. 스티브 카렐 목소리 들으려고 영어판으로 봤음. (소녀시대가 더빙을 했다던데, 누군지 모르니 알게 뭐야..-_-; ) 스티브 카렐의 목소리는 여기서는 평소의 중얼거림에 더해서 무슨 스페인어 억양처럼 요상하게 들려서 알아먹기 힘들 정도였다. (원래 또박또박한 스티브 잡스의 말이라 해도 반도 못 알아 듣는 영어 실력이지만) 그래도 웃기긴 웃기더라.

미니언은 정말 정체가 뭐냐. 저런 귀엽고 착하고 만능의 용도를 가진 꼬맹이들…. 저런 놈들을 수없이 데리고 있으면서 주인공이 그동안 부성애가 안생겼다는게 신기.

가족영화인지라 주제와 스토리 진행이 너무 전형적이고 성우들의 개인기와 자잘한 개그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단점.

나도 아버지가 되면, 애들과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ps. 이 영화, 네이버 평점 8.99이던데, 아무래도 네이버는 가족 영화에 평점이 좋은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겟 스마트 (Get Smart 2008)

에반 올마이티의 스티브 카렐이 되는 일이 없는 초짜 첩보원으로 나오는 겟 스마트를 봤다. 역시 스티브 카렐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능력은 있지만 재수 없지는 않고, 바보짓은 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앤 해서웨이는 정말 인형같이 이쁘구나….벙… 뭐랄까, 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요소가 있는 미모이다. 일부러 몸매와 속옷을 자주 보여줘서 땡큐…

요즘 시간이 없어서 영화 하나 제대로 못봤는데, 오랫만에 즐겁게 봤음. 시간 때우기 영화로 제격.

ps.
옛날에 미국에 “겟 스마트”라는 코믹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거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전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나 흔해빠진 클리세를 코믹하게 엮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ps.
나무속에 있던 에이전트 13을 보고 먹던 것을 뿜을 뻔음. 빌 머레이의 까메오 출연…
그밖에도 낮익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즐거웠다. ‘히로’인 마시 오카도 나오고.

http://www.imdb.com/title/tt0425061/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 2007)

“에반 올마이티”가 비디오 가게에 나왔다. 이 영화는 여름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상영을 안해서(변두리 극장에서만 하더군요) 볼기회를 놓쳤다. 엄청난 제작비에 비해서 평이 안좋아서 그랬을까?

다들 알다 시피, 이 영화는 브루스 올마이티의 속편이다. 하지만 배우를 바꾸고, 스토리도 ‘올마이티’에 어울리지 않게 별 초능력없이 노아의 스토리 재현이라는 모험을 시도한다. 전편에서 괜히 브루스보다 잘났다는 이유로 당해서 고생한 에반이 주인공이다. 에반이 뉴스 캐스터 그만두고 하원의원에 당선되는데, 지위와 집과 차는 좋아졌지만, 정치적인 힘을 위해 환경파괴를 유발할수 있는 법안을 지지해야 하고, 한창 아빠를 찾는 아들들과는 놀아주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가족들이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부인의 기도와,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에반의 기도를 들어주기 위해 나타난 신. 신은 에반에게 생뚱맞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고 에반의 의원생활은 신의 방해로 꼬여간다. ㅋㅋㅋ

주인공인 스티브 카렐은 짐 캐리만큼 경력도 훌륭하고, 잘 생기고, 웃기는 배우긴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약간 짐 캐리보다 포스가 약하달까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노아의 모습으로 수염을 달린 모습은 충분히 어울렸고, 특히 노력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왠지 짐 캐리보다 어울렸다.

아쉬운 점은, 스티브 카렐을 비롯한 의원 사무실 사람들이 전부 하이톤의 짜증나는 개그를 한다는 점이다. 에반도 놀랄때마다 땍땍거리는 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보좌관도 잔소리하고, 비서 역의 흑인 아줌마는 정말 목소리가 알아 듣기도 힘들다.

이번 영화의 가장 웃기는건, 에반의 수염관련 개그와 동물 개그이다. 동물이 그를 따라다니며 벌어지는 웃기는 상황은 여러번 우려먹지만 참 재미있었다.

이 영화는 아무리 봐도 가족영화다. 특수효과 때문에 블럭버스터급 돈을 퍼부운 가족영화라는 것이 요즘 추세에 안맞아서 실패했을 뿐이지만, 훌융한 가족영화라는데는 개인적으로 이견이 없다. 아이들이 귀엽지만, 노아의 이미지를 따오느라고 아들이 3명이나 되서 캐릭터간 개성이 표현 안되었다는 단점도 있다.

신으로 나온 모건 프리먼이 원래의 브루스 올마이티와 연결점이다. 영화사상 가장 따듯하고, 행동파이고, 유머스러운 신이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에반의 말에 방주짓기 더미 시리즈 책을 주는 센스란 정말 …ㅋㅋㅋ

다만 구약성서의 노아를 모티브로 사용했지만, 구약성서의 잔인한 하느님과 영화의 하느님이 동일 인격의 신인가는, 구약성서를 읽어본 사람에게는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그런데…로렌 그라함 이 아줌마 많이 늙었네… 화장빨로 버티시는 느낌…

요즘 영화 너무 피곤하다. 즐기는 영화도 너무 화려하고, 다큐멘터리는 몰입도가 너무 높고, 코메디 영화는 너무 숨쉴틈 없이 웃기려고 노력한다. 그런면에서 에반 올마이티는 요즘 영화 같지 않은 영화이다. 밀도가 낮으면서도 나름대로 충실하다. 에반 올마이티로 2시간동안 부담없이 즐겨보시기 바란다.

공식 사이트 http://www.evanalmighty.com/
IMDB http://www.imdb.com/title/tt0413099/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van_Almigh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