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Les Misérables, 2012)

주인공 이름 “장발장”이 더 유명한 레 미제라블의 뮤지컬 버전의 영화화 작품. 넷플릭스 종료 예정작이길래 감상.

영화는 뮤지컬 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대사의 99%가 노래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뮤지컬 버전을 조금 축약했다고 하던데 나는 레 미제라블 뮤지컬은 본 적 없고, 원작 소설도 80년대 전대갈이 검열해서 민중봉기 내용이 빠진, 마리우스가 거의 이몽룡과 다를바 없는 버전만 본 사람이라, 원작이 반영이 잘 된건지는 전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다들 노래는 잘 부르고, 연기는 잘했는데, 노래를 부를 때 너무 클로즈업을 해대서 좀 부담스러웠다. 뮤지컬은 좀 멀찌감치에서 감상하는게 뮤지컬 답다고 생각해서 그런듯.

캐스팅이 초호화 캐스팅이다. 휴 잭맨이 장발장, 앤 해서웨이가 불쌍한 팡틴, 러셀 크로우가 자베르, 에디 레드메인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마리우스와 코제트, 그리고 헬레나 본햄 카터도 나와서 찌질하고 웃긴 악당연기를 해준다. 러셀 크로우의 노래 실력에 대해 뭐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던데, 음색이 저음이고 다른 배우들이 워낙 노래를 잘 부르는 배우들이라 상대적으로 부족할 뿐이지, 충분히 들을만 했다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장발장이 코제트를 처음 만나 데려갈 때 인생이 바뀐 것을 표현하는 장면. 나도 사랑스러운 딸 생기고 인생이 바뀌는 것을 느꼈으니 공감이 된다.

내 평점은 별 4.5개. 재미있게 봤다. 못 보신 분들은 넷플릭스에서 사라지기 전에 꼭 보시길. 우리 마눌님은 극찬하셨다. (그런데 엑스맨 시리즈와 로건까지 다 보신 마눌님이 휴잭맨을 모르심;;;)

ps. HISHE에서 배우개그로 패러디한 로건의 죽음 장면이 대박이다. 레미제라블과 로건을 둘 다 본 사람은 필수 감상 작품.

러브 & 드럭스(Love & Other Drugs, 2010)

초반은 제약회사 영업맨 주인공의 19금 로멘틱 코메디(플러스 제약회사와 병원의 커넥션을 비꼬는 블랙 코메디), 후반은 그 여자친구의 시한부 인생을 다룬 신파극. 넷플릭스에서 오래전에 감상했는데 후기를 누락해서 다시 씀.

한국어 제목이 좀 애매한데, 단순히 영어 발음대로 쓰려면 그대로 쓸 것이지 other를 빼먹었다. 원제인 Love & Other Drugs 는 ‘사랑과 또다른 약’이니 사랑 또한 약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주인공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 약에 대한 것이 계속 나오고, 여주인공은 약을 계속 먹고 사는 시한부인 상황을 결합하면 꽤 여러 의미를 가지게 되는 제목인데, 그런 센스를 날려 먹었다.

내용은 간단한데, 재치와 말빨로 제약회사 영업을 하던 주인공이 병원에서 예쁜 여주인공을 만나 한눈에 반해 대쉬했는데, 알고보니 파킨슨병 환자이다. 이런저런 재미있는 에피소드(특히 당시 신약인 비아그라 관련)들이 있으나, 결국 여주인공의 병세는 심해지고 그걸 치료 할 신약은 없는 상황. 둘이 갈등이 심해지지만 결국 다시 만나고 기약없는 해피엔딩.

두어 가지 장르 혼합적인 영화이고, 뻔한 내용에 뻔한 결말이지만, 앤 해서웨이와 제이크 질런홀의 연기가 괜찮다. 노출도 나름 많이 나오고…(중요) 특히 앤 해서웨이의 큰 눈에서 눈물이 맺히는 장면은 꽤 마음을 흔든다. 내 평점은 별 3.5개.

거울 나라의 앨리스(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6)

넷플릭스에 새로 추가 되어서 감상. 에휴…역시 극장에서 봤으면 돈 아까웠을 영화.

전작도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영화였다.

그런데 똑같다. 이야기 구성도 더 유치하면서 진행은 정신없고, 딱히 개성도 없고, 배우는 같고, 어른용인지 애들용인지 애매한 포지션 하며, 오글거리는 엔딩까지.

전작이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 때문에 봐줄만 했다면, 이젠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이 아깝기 시작한다. 이런 수준 영화에 아까울 정도로 특수효과와 디자인을 퍼 부었다.

정말 이 영화 제작하신 분들이 영화 주제처럼 과거에서 교훈을 얻기를.

 

ps. 알란 릭맨의 유작인데 아깝다. 말 몇마디 출연이 전부지만.

ps. 조니 뎁 폭망.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interstellar

역시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다. 재미있고 현실감 있어 보이며 진지하지만, 무겁고 답답하고 어렵다.

극장에서 못 보고 늦게 구글 무비에서 빌려봤는데, 워낙 국내에서 흥행하는 바람에 간접적으로 많은 정보를 들었고, SF에서 흔하게 나오는 소재를 버무려 놨기 때문에 새롭고 놀라운 면은 별로 없었다.  마지막 무한의 방(?) 장면은 전작인 인셉션도 연상되고, 스페이스 오딧세이도 연상되고 하더군. 백 투 더 퓨처 같은 타임 패러독스 영화들도 연상되고. 어디선가 본 것같은 소재들을 잘 짜임새있게 엮어서 감독의 주제로 달려가는 치밀하게 만든 영화.

잘만든 영화이고 재미있게 봤기는 한데, 역시 크리스토퍼 논런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답답함이 계속 남는다.

영화 자체가 불친절하달까? 잔뜩 설명은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안보여주는 답답함이 있다. 개인 시점의 영화 같으면서도 아닌듯한 시점. 지구의 국가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지, 나사의 건물은 전체적으로 어떤 모양인지, 블랙홀이 있는 그 항성계의 전체 모양이 어떤지, 마지막의 우주정거장까진 보이는데 뭐가 어찌 되는건지 …궁금한건 많지만 드라마에 중요한것에 집중하라고 잡아 끄는 영화같다.

느끼한 로멘스 영화 전문인줄 알았던 매슈 매코너헤이를 다시 보게 된 영화. 앤 해서웨이도 공주 느낌은 더 이상 안드는 군. 맷 데이먼은 영원히 외롭고 ㅋㅋㅋ 마이클 케인은 저런 역할이 이제 좀 식상한 것 같다.

ps. 마눌님과 같이 봤는데, 상대성이론과 차원등 물리학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 그런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한다.

ps. 달 착륙이 잘못된 역사라는 부분에서 웃기는. 요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보니 더 의미심장.

ps. 중력을 타키온처럼 시간을 넘나드는 것으로 묘사하는건 좀 SF라 하더라도 너무 나갔다는 느낌. 그 외에도 좀 앞뒤가 안맞는게 몇가지 있지만(먼저 간 3사람의 통신은 지구에 도달하면서, 왜 주인공 일행은 지구로 송신을 못하나 라던지) 패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

Alice-In-Wonderland.jpg

“어린 주인공이 다른 환상의 세계로 가서 판 뒤집는다” 식의 스토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팀버튼이 연출한 영화. 뭐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이지만, 디즈니의 전매 특허로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왔던 소재도 합쳐서 뭉뜽그린 후, 앨리스가 성장 해서 다시 갔다…뭐 그런 설정인듯. 보팔 블레이드로 자바워키 목을 따서 영웅이 될 운명인 앨리스라니 훗.

설정과 진행이 다소 전형적인데, 디즈니라는걸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되면서도 팀 버튼이라는 걸 생각하면 좀.. 루이스 캐럴이나 팀 버튼이나 뭐 쌍벽을 이룰 괴짜지만, 루이스 캐럴은 신사적인 로리콘이고, 팀 버튼은 다소 다크 사이드의 아이 느낌이잖아. 그런데 퍼펙트 해피엔딩 작품을 만들리가 없어. -_-; (배경은 좀 다크 사이드해졌지만…폐허나 시체도 잔뜩…)

어째튼 팀 버튼답게 상상력 만땅의 영상미와 개성넘치는(대부분 미친역 잘하는) 배우들.,목소리 좋은 앨런 릭맨과 크리스토퍼 리, 스티븐 프라이의 목소리 출연까지 겹쳐서 재미는 보장. 조니 뎁이야 뭐 잘 어울리고, 앤 해서웨이는 평소의 공주역에서 살짝 오버하면 되었을테고(ㅋㅋ), 헬레나 본햄 카터야 뭐 조니 뎁이랑 같이 신나게 연기했을 듯 하고(아 왕대갈빡 최고다ㅋㅋ). 삐쩍마른 어설픈 악역 전문이 되어버린 크리스핀 글로버는 뭐..패스.

특수효과의 발전 덕분이겠지만, 체셔 고양이의 모습이 가장 그럴듯하게 묘사된 작품이 이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정말 연기처럼 나타나며 사라지고, 공중을 유영하고, 씨익 웃으며 의미심장한 대사를 한다.

앨리스 역의 어린 시절 역을 한 아역과 현재 역을 한 미아 와시코우스카는 둘 다 정말 예쁘다. 루이스 캐럴이 사랑했던 여자애가 저런 느낌이었을까? 특히 미아 와시코우스카는 뭐 패션쇼하러 출연한듯 옷을 갈아 입는데 다 귀엽다. 심지어 갑옷 입어도 어울리더라. (여자가 갑옷 풀셋 입고도 날씬한게 게임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어 -_-)

결론 :
팀 버튼만이 만들 수 있는 영화였지만, 팀 버튼이라기에 뭔가 아쉬운 영화.
이상한 나라 + 팀 버튼 + 조니 뎁 + 헬레나 본햄 카터라는 환상 Crazy 조합인데, 거기에 디즈니가 더해지자 Crazy 레벨이 확 감소 -_-;

 

ps.
만약 어떤 아이가 이 작품을 본 뒤에 “어라 같은 감독에 같은 배우네”라면서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를 연령제한은 미쳐 확인 안하고 보게 된다면?….
지옥을 보게 될것이야!

겟 스마트 (Get Smart 2008)

에반 올마이티의 스티브 카렐이 되는 일이 없는 초짜 첩보원으로 나오는 겟 스마트를 봤다. 역시 스티브 카렐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능력은 있지만 재수 없지는 않고, 바보짓은 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앤 해서웨이는 정말 인형같이 이쁘구나….벙… 뭐랄까, 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요소가 있는 미모이다. 일부러 몸매와 속옷을 자주 보여줘서 땡큐…

요즘 시간이 없어서 영화 하나 제대로 못봤는데, 오랫만에 즐겁게 봤음. 시간 때우기 영화로 제격.

ps.
옛날에 미국에 “겟 스마트”라는 코믹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거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전 첩보영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이나 흔해빠진 클리세를 코믹하게 엮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ps.
나무속에 있던 에이전트 13을 보고 먹던 것을 뿜을 뻔음. 빌 머레이의 까메오 출연…
그밖에도 낮익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즐거웠다. ‘히로’인 마시 오카도 나오고.

http://www.imdb.com/title/tt0425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