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6호 (靑の6號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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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6호는 GONZO에서 만들어진 4편짜리 SF장르의 OVA이다. 모 전시회 부스에서 홈씨어터와 컴퓨터를 연동시키는 장비를 선보였었는데, 그때 청의 6호를 디스플레이 용으로 상영하고 있었다. 특이한 영상미와 메카닉때문에 기억에 남았었는데, 나중에 청의 6호라는 애니매이션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까운 미래, 지구는 바다가 크게 확장되어 지구의 대부분을 덮고 있고 인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 일의 배후는 존 다이크라는 과학자. 그는 남극을 녹여 자신의 나라(?)를 만들고, 유전자 조작으로 새로운 바다 종족을 만들어 인류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세계는 청의 계획이라는 잠수함 계획을 만들어 이에 대항하기 시작했다.

청의 6번째 잠수함(1호 미국, 2호 영국, 3호 프랑스, 4호 독일, 5호 러시아, 6호 일본, 7호 호주, 8호 중국, 9호 싱가포르, 10호 인도)은 모 도시에서 보급을 받고, 소형 전투 잠수정 그램퍼스의 파일럿인 키노는 함장의 추천으로 하야미 테츠라는 파일럿을 포섭하러 간다. 그러나 그는 세상사를 비관하며 거절한다. 돌아오는 길에 바다에서 올라온 게 로봇의 공격을 받게 되고, 위험을 알아차린 하야미의 도움으로 키노는 청의 6호로 돌아온다. 청의 6호에서 발진한 키노와 하야미의 그램퍼스는 게 로봇을 공격해 부수고, 하야미는 게 로봇에서 탈출한 인어 같은 뮤티오를 동정해 구해주게 된다. 청의 6호는 잠수함같은 역할을 하는 무스카 고래와 교전해서 겨우 이긴다. 적의 사령선인 유령선에서 상어합성인간인 베르그는 무스카의 패전을 알고 유령선을 바다로 떠으르게 해 함포사격을 한다.

유령선의 함포사격에 해군은 큰 피해를 받고, 청의 6호는 도시를 탈출해 블루돔이라는 해저기지로 돌아간다. 거기서 존다이크는 마침내 폴 쉬프트라는 자기축을 뒤흔드는 일을 일으켜 인류를 전멸시킬 것이라는 충격적인 계획이 알려진다. 그리고 존다이크가 통신망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의 말에 적의를 품는다. 하야미의 마음이 망가진 이유는 친구(이름 잊어먹었다)와 함께 과거에 존다이크에게 화평을 청하러 단독으로 잠수정을 타고 갔다가 공격을 당해 친구를 두고 탈출한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유전자 변이를 당해 점차 바다종족화 하고 있었고, 그의 기억에 의지해 청의 잠수함들은 공격을 계획한다. 그런 와중에 블루돔은 베르그의 기습을 당해 대파되고, 하야미는 복수심에 불타 나가서 싸우다가 격침당해 표류하게 된다.

하야미는 자신이 구해줬던 뮤티오에 의해 구해졌으나, 곧 다른 뮤티오들이 배반자를 공격하러 몰려온다. 그때 거대한 초기형 무스카급 고래가 와서 구해준다. 그는 존다이크에 대해 여러 대화를 해주고, 점차 존 다이크가 미친 과학자가 아니라 다른 의미가 있음을 하야미는 깨닫게 된다. 청의 잠수함들은 겨우 블루돔을 탈출해 계획대로 소련 타이푼급 핵미사일 잠수함을 개조해 청의 0호라 이름짓고 잠수함채로 남극대륙을 핵공격할 계획을 짠다. 그리고 전투가 임박해온다.

베르그는 청의 공격을 예상하고 기습을 준비하고 있고, 곧 청의 잠수함들과 치열한 전투에 들어간다. 청의 6호 함장은 하야미의 주장을 듣고 그램퍼스를 이용해 존 다이크에게 갈수 있도록 배려한다. 결국 청의 잠수함들은 큰 희생을 치루고 베르그의 군대를 무찔렀으나 0호가 피해를 당해 그대로 핵미사일을 남극점으로 발사하기로 하고 카운트 다운을 시작한다. 하야미는 존 다이크와 대화를 통해 그가 인류의 모순과 잘못을 인류 스스로가 깨닫게 하기 위해 이러한 일을 벌였다는 것과 타종족에 대한 적의보다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폴 쉬프트는 핵미사일 공격을 상정해 그 에너지로 작동되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존 다이크는 죽었고, 하야미는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시키도록 알린다. 그러나 가까스로 살아남은 베르그는 아빠라고 부르는 존 다이크가 죽었다는 것을 인정 못하고 인간을 저주하며 뮤티오와 함께 바다로 사라진다.

여러 가지 의미로 흥미로운 애니매이션이다. 멋진 디자인의 메카닉, 화려한 3D의 수중 잠수함전, 아련한 뮤티오들의 노래등의 대단하고, 일본 만화에서 자주 나오던 미치광이 과학자가 결국은 나름의 철학이 있었다는 설정이나, 패를 갈라 싸우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상대도 말이 통한다는 이해에서 시작한다는 것등의 진지한 주제도 흥미롭다. 더구나 변신하는 그램퍼스나 무수한 어뢰는 마크로스를 연상시키고, 평범한 다른 나라 잠수함과 달리 우주선 같은 청의 6호는 일본의 과학에 대한 자신감을 엿보게 한다. 어린 파일럿이나, 어린 오퍼레이터(청음소나 담당의 곰인형 안고 있는 여자애는 정말 귀엽지만, 전쟁에 맨앞에 서야 하는 역할을 저런 애에게까지 시키는 잔인함이란…), 현명함과 권위가 있는 함장, 자신을 희생하는 동료등이 나오는것도 일본 만화스럽다.

한 가지 오류가 있는데, 타이푼급 핵미사일 잠수함의 핵공격을 위해서라면 힘들게 얼음속을 비집고 남극을 기어 들어갈 필요는 없다. 잠수함채 터트리는 것은 미사일 공격보다 강할리도 없고, 미사일 사정거리가 5천 킬로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그냥 남미대륙 남쪽 정도에서 남극점을 향해 발사해도 되는 일이다.(원래 타이푼급 잠수함의 미사일은 북극해에서 북미대륙 전역을 사거리에 두기 위해 만들어졌으니 당연하다) 물론 그러면 이야기가 김이 빠지지만.

어쩌다보니 계속 잠수함 관련 작품에 대해서 연속으로 글을 써왔다. 크림슨 타이드, 붉은 10월호, 스필버그의 해저탐험, 청의 6호. 더울땐 이런 작품들 보는 것도 괜찮다. 그 밖에 특전 U보트나 U-571, K-19 같은 영화들도 봤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따로 블로그에 쓰진 않을거 같다.

스필버그의 해저탐험 (SeaQuest D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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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Quest DSV는 96년인가 우리나라에 “스필버그의 해저탐험”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되었던 TV시리즈입니다. 가까운 미래, 세계 연방정부가 세워지고, 거기서 국제연합 해양기구를 통해 건조된 최첨단 대형 잠수함을 이용해 해저 탐험을 한다는 내용으로, 스타트렉의 바다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SF 시리즈죠.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자로 참여해서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목으로 시청자를 낚으려는 시도를 했습니다만, 스타트렉과 함께 인기가 바닥이어서 시즌1정도만(2도 했나?) 방송한것으로 압니다. 원래 시즌 3까지 있는 듯합니다.

선장역에 영화 조스에서 인상적인 주인공 연기를 했던 로이 샤이더가 연기하고, 다른 출연진들도 이래저래 낮이 익은 배우들입니다. 특히 천재 소년 과학자 루카스역인 조나단 브랜디스는 미소년으로 많은 여성팬들이 있었는데, 안타깝게 몇년전에 자살했더군요.

SF를 좋아하는 저도 방영시간이 좀 안맞아서 자주 못본 시리즈입니다. 길다란 오징어 같은 모양의 잠수함이 기억나고(특히 잠수함 근처를 돌아다니며 빛을 내는 탐사기들은 스필버그의 UFO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은 냄새가 팍팍 나죠), 몇몇 적대적인 단체 잠수함과의 전투장면, 몇번 해저 환경이나 사고로 위험에 빠졌던 일, 루카스가 함내에서 기르는 귀여운 돌고래와 통역장치를 만들어서 대화하던 장면이 기억에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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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SeaQuest_DSV

IMDB http://www.imdb.com/title/tt0106126/

붉은 10월호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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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잠수함대의 많은 함장들을 가르쳤으며 전설수준인 마르코 라미우스 함장은 아내의 죽음에 불만을 품고, 최신예 핵미사일 잠수함인 “붉은 10월호”를 끌고 미국 망명을 기도한다. 그는 장교들을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만 뽑고, 정치장교를 사고사로 꾸며 죽이고, 명령서를 위조해 붉은 10월호를 미국으로 끌고 간다. 소련은 그를 막기위해 모든 해상전력을 동원해 미국으로 향해 미해군과 갈등을 일으킨다.

CIA분석가인 잭 라이언은 붉은10월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친구 스킵 타일러를 통해 붉은 10월호가 새로운 추진방식인 캐터펄러를 이용해 소리를 내지않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정황을 분석해 라미우스가 망명을 기도한다고 예상하게 된다. 한편 미해군 LA급 공격잠수함의 소나 담당인 존스는 새로운 타이푼급 미사일 잠수함을 추적하다가 갑자기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알고 놀라게 된다. 그리고 미묘한 소리를 발견해 그 잠수함을 추적할 방법을 알아내게 된다. 달라스의 버트 맨쿠소 함장은 존스를 믿고 추적을 맏기게 되고, 존 라이언까지 달라스에 가세하게 된다.

라미우스는 원자로 사고가 난것처럼 꾸며서 선원들을 퇴함시키고 미군을 피해 자침하는 것처럼 꾸미게 되고, 라이언은 거기에 박자를 맞춰서 붉은 10월호에 타게된다. 그러나 잘 진행되던것도 잠시, 요리사보조로 잠입했던 KGB에 의해 총격사건이 일어나고, 라미우스를 노리는 소련 공격 잠수함까지 상대해야 하는 위기가 닥친다. 뭐 어째튼 등장 인물들 실력이 워낙 좋아서 다 해결되고 해피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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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10월호는 밀리터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 탐 클랜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고, 잭 라이언 시리즈중 최초 영화화된 작품이다. 그후 해리슨 포드 주연의 패터리어트 게임, 긴급명령과 벤 애플렉 주연의 섬 오브 올 피어스가 영화화 되었다.

소설이 상당히 많은 인물과 지략이 나오고, 배경 상황도 복잡하기 때문에 영화는 축소되어 표현되었다. 덕분에 개연성이 맞지 않는 장면이 나오는데, 괜히 요리 보조가 지휘소에서 샘 닐에게 총질하고 가는 바람에 핵미사일을 폭발시키는것을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든지, V.K.코노발로프호의 함장이 왜 미친듯이 라미우스를 죽이려고 하는지, 어떻게 CIA 부국장인 그리어가 프리게이트함에 있는지, 다른 상황이 어떻게 그리 손발이 맞는지 등 설명이 소설보다는 부실하다. 특히 남편과 친인척들이 전부 높은 자리에 있는데 KGB고발로 라미우스의 아내가 사형 당했다는 설정은 좀 어거지이다.(소설에서는 맹장염이 엉터리 의료 시스템에 의해 번져서 사망) 라미우스의 분노와 정치장교 살해를 더 합리화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외에 라미우스나 맨쿠소의 우수함을 설명하기 위해 전투 방식등을 상당히 비현실적으로 바꾼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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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영화는 매우 흥미있다. 미국 잠수함 내부와 소련 잠수함의 내부 모습, 분위기의 극명한 차이도 당시 미국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재미있게 살필수 있고, 배우들의 소련식 사투리 연기도 매우 재미있다. 아직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가 일반화 되지 않았던 시기인데도 아주 우수한 수중 잠수함들의 전투 장면도 일품이다. 붉은 10월호의 잠수함전은 나중에 많은 잠수함 영화들에서 교과서적으로 활용된다. 애니매이션인 나디아나 청의 6호등도 비슷한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소련 합창단이 부르는 듯한 웅장한 영화 음악도 미국 영화치고는 매우 독특한 느낌을 준다.

배우들도 대단한데, 라미우스 함장역을 한 숀코넬리의 매력적인 모습, 부함장 역의 샘 닐, 라이언 역할을 한 잘 생긴 알렉 볼드윈,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유명하고 CIA 그리어 제독으로 나온 제임스 얼 존스(해리슨 포드가 라이언으로 출연한 영화에서도 계속 출연), 그리고 버티컬 리미티드등에서 멋진 모습으로 나오는 버트 맨쿠소 함장 역의 스코트 글렌이 90년대 유행한 커다란 고글형 안경을 쓰고 나온다. 그밖에 조연으로 나온 조스 아클랜드나 최강의 재수없는 웃음을 가진 팀 커리, 스킵 타일러로 나온 제프리 존스등 반가운 얼굴들이 수없이 나오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SF적인 설정으로 나오는 캐터펄러 추진 시스템은 원래 실제로 가능한 장치이다. 다만 전자적인 기술과 초전도 기술등이 훨씬 발전해야 실현화가 가능한 것이였고, 당연히 80년대의 소련으로선 개발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된 1990년에 Yamato 1이라는 배로 실현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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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타이드 (Crimson Tide, 1995)

1995년 러시아의 극단주의자 라첸코가 핵미사일 기지를 장악하고 자신을 위협하면 미국과 일본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한다. SSBN-731 USS 알라바마의 함장 램지(진 핵크먼)은 맹장염에 걸린 기존 부함장(영화내내 XO라고 약어로 부름)대신 헌터(덴젤 워싱턴)을 부함장으로 받아들여 만약의 사태에 핵미사일 기지를 공격할 위치로 가게 된다.

위치에 도착하자 알라바마는 핵미사일을 한시간후에 발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아쿨라급 러시아 잠수함과의 교전으로 초장파 수진장치가 손상되게 된다.(물속에서는 일반적인 전파가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초장파를 쓰는데, 파장이 길다보니 내용을 전달하는데 오래걸리고 안테나가 길어야 하는 등 등 문제가 있다) 이때 들어오던 긴급명령이 중간에 끊기는데, 램지 함장은 기존의 명령대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하고, 헌터는 핵전쟁을 우려해 발사를 늦추고 명령을 확인하자고 한다.

램지는 국가안보에 중요한 일이라 방해를 용서 안하고 부함장을 직위해제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함장의 독단적인 발사를 막기위한 핵미사일 발사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였다. 이에 헌터는 램지를 직위해제하고 함장실에 가둔다. 헌터는 통신을 다시 가동하려 하지만 아쿨라급 잠수함과 교전하여 적함을 격침시키고 더 큰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에 헌터의 지휘능력을 의심한 장교들이 헌터의 친구이지만 화기담당 장교인 웹스(사실 캐릭터 이름은 피터 아인스지만 화기 담당이라 WEAPS라고 부름)를 자기들 편으로 만들어 함장을 빼돌려 헌터를 가두고 다시 지휘권을 장악한다. 헌터는 소나 담당 리베티에게 미리 준 열쇠 덕분에 탈출을 하게 되고, 웹스는 헌터의 말에 따라 함장의 명령을 거역하고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는다. 결국 양쪽은 총기를 서로 향하게 되고 미사일 발사키 쟁탈전이 벌어질 찰나, 통신 장비를 겨우 고치고, 긴급명령이 확인된다. 명령은 핵미사일 발사를 취소하라는 것이었고, 핵전쟁의 위기를 모면한 잠수함 내부는 환호성으로 가득찬다.

크림슨 타이드는 쉽게 생각하면 잠수함내의 권력 다툼을 표현한 스릴러 영화이다. 러시아 핵미사일 발사 예정시간까지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흘러가며, 두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와 그 부하들이 좁은 잠수함 내에서 위험한 게임을 벌인다. 게다가 잠수함 밖에는 러시아의 최신예 공격 잠수함(핵미사일 함보다 민첩하기 때문에 위험한) 아쿨라가 노리고 있다. 영화는 그 긴장감과 스릴을 극한까지 표현한다.

하지만 크림슨 타이드는 어려운 영화다. 영화는 주요 인물인 램지와 헌터의 내외적 갈등을 아주 초반부터 끝까지 차근 차근 고조시킨다. 합리적이고 지적인 사고를 하고 명문대 출신힌 흑인 헌터와 해군과 명령 그리고 부하를 닥달하다가 농담으로 풀어주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 함장 램지는 기본적으로 갈등의 캐릭터이다. 그는 핵무기 발사에 대한 견해부터 엇갈리고, 화재시에 훈련에 대해서 충돌하고, 통신 부표 사용에까지 하나하나 충돌한다. 결국 핵미사일 발사에 대한 이견으로 서로 직위해제를 명령하는 극한까지 도달한다. 이 상황에서 램지가 옳을 수도 있고, 헌터가 옳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알 방법이 없다. 각자의 믿음과 가능성에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싸우다가 마지막까지 스페인 종마에 대해서까지 다툰다. 종마에 대해서는 흑백 표현에 대한 인종 갈등도 살짝 드러난다. 이 치열한 두 캐릭터를 놓고 부하들은 편을 갈라 나뉘게 되고, 그러면서 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그 다툼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웹스. 웹스는 과묵하고 묵묵히 자기일을 하는 캐릭터이지만, 헌터에게 하는 조언에서 볼수 있듯이 중도를 지키는듯 하면서 사실은 갈등을 회피하려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양쪽간에 편중 하나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갈등한다. 그가 없으면 결국 갈등의 요인인 미사일 발사가 불가능 하기 때문. 결국 이 발사 권한을 가진 3명의 각기 다른 인물의 갈등으로 비화된다. 기관장은 반대로 규칙에만 의존하는 인물이다. 그는 생각은 램지쪽에 동의하지만 함장이 애초에 중대한 해군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헌터를 따른다. 기타등등 인물 표현 하나만으로도 한나절을 이야기 할만하다. 다양한 인간들의 확실한 표현, 정말 현실에 맞춰 볼수도 있는 그런 영화이다.

이 영화는 헌터가 옳은 것으로 끝나지만, 마지막에 제독이 양쪽 다 옳고 양쪽 다 틀렸다고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메시지는, 누가 옳았느냐가 아니라, 헌터의 ‘이의 제기’이다. 램지가 눈치만 보는 부하는 싫다고 입에 달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반론을 싫어하는 캐릭터이고, 헌터는 그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헌터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비록 문제는 있었지만, 그가 현실과 타협해서 조금이라도 더 편한길을 택했다면 핵전쟁은 시작되었다. 모든 사회에서 이의 제기는 중요한 과정이다. 뜻을 통일해서 일치 단결한다고 항상 옳을수만은 없다. 이의 제기와 의견의 수렴, 우리가 낮은 위치일때나 지도자일때나 항상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크림슨 타이드를 보고 나면 세상의 종말까지 갔다온 세밀한 묘사에 실화처럼 생각되곤 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크림슨 타이드는 실화는 아니고, 미국이 1996년 핵미사일 발사권한을 핵미사일잠수함 함장에서 대통령으로 되돌린것과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때 소련 잠수함에서 지휘자들간에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밖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체크냐 공화국의 반란과 러시아의 과잉진압등은 체첸과 러시아의 관계를 연상케 한다.

영화의 긴장도나 흥미를 보면 딱 떠오를 사람이 있는데, 바로 제작에 제리 브룩하이머…. 감독은 그 유영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동생인 토니 스콧, 음악은 헐리우드 영화 음악계의 젊은(?) 거성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한스 짐머, 흑인배우중 최강의 파워와 외모를 가진 덴젤 워싱턴, 말이 필요없는 진 핵크먼 주연에 비고 모텐슨이 조연으로 나온다. 비고의 경우는 내가 이 영화와 ‘지아이 제인’를 통해서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덕분에 반지의 제왕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되었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배우이다. 크림슨 타이드는 비고의 땀(?)연기를 느낄수 있는 영화랄까. ^^; 기타 미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조연 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오지만 IMDB 링크로 대신해야겠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2740/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rimson_Tide_%28film%29

에어포스 원 (Air Force One,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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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정의를 최우선으로하는 이상적인(게다가 아름답고 내조 잘하는 부인-웬디 크로선-과 이쁜 딸까지 있어서 더욱 이상적) 미국 대통령 해리슨 포드와 그를 비행기채 납치해서 목적을 이루려는 테러리스트 게리 올드만, 현명한 글랜 클로스 부통령이 나오는 영화다. 지금 한창 MBC에서 틀어주길래(이게 몇번째 재탕이냐) 생각나서 쓰는 포스팅. 벌써 10년이 된 영화구나.

영화는 초반부터 테러범이 에어포스 원을 납치하고, 전직 특수부대인 대통령 해리슨 포드는 에어포스 원에서 다이하드를 펼친다. 총격전, 격투신, 공중전등 없는게 없는 액션과 긴장, 대통령의 빈자리를 놓고 인물들끼리의 갈등, 각종 요소가 탁월하게 얽혀 있다. 해리슨 포드의 노련미와 개리 올드만의 광적인 연기가 돋보이긴 하지만, 역시 이상과 원칙만 들먹이는 미국식 영웅 영화의 비현실성과 다이하드의 대통령판이라는 참신함이 부족한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명대사는 “내 비행기에서 내려!” 하면서 해리슨 포드가 개리 올드만 비행기 밖으로 날려보내기.

그리고 CSI의 짐브레스 경관역이었던 Paul Guilfoyle이 충실한 보좌관으로 나오고, 양자인간 샘에서 열연했던 Dean Stockwell 이 얍삽한 국무장관으로 반가운 얼굴을 보여준다.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Air_Force_One_%28film%29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8571/

아폴로 13 (Apollo 13,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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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위의 포스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 지구에서 도움을 줄수가 없는 거리, 홀로 떠 있는 우주선의 폭발, 그리고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라는 승무원의 멘트. 영화의 모든것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포스터다.

영화의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다.

James A. Lovell , Thomas “Ken” Mattingly, Fred W. Haise 의 아폴로 14호 팀은 13호 팀의 문제로 대신 13호에 타고 달로 가게 된다. 중간에 켄이 홍역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파일럿이 John L. “Jack” Swigert로 교체된다. 아폴로 13호는 1970년 4월 11일 13시 13분에 발사되어 비행중 산소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한다. 아폴로 13호는 동력부족으로 달 착륙은 포기해야했고 지구로 돌아오는 것마저 힘든 상황이 되었다. NASA와 수천명의 사람들의 노력, 그리고 승무원들의 사투로 결국 승무원 3명은 지구로 성공적으로 귀환한다.

아폴로 13은 위기와 극복이라는 일종의 재난영화의 구조를 띄고 있다. 일반적인 재난영화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특별히 영웅으로 표현되지 않고, 재난이 예고 되지도 않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걱정하는 가족들을 동원하고, 마지막에 너무 시간을 끌어 감상적으로 가는 경향은 있으나 상업 영화에 그 정도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 무중력과 우주선을 표현한 특수효과, 캐릭터의 개성적 표현, 타이타닉 때도 분위기를 잘 표현한 James Horner의 음악등, 완성도 면에서 매우 높은 재미있는 영화다.

특히 톰 행크스, 케빈 베이컨, 에드 헤리스 같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고, Gary Sinise의 경우는 CSI 뉴욕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112384/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Apollo_13_%28film%29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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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고 심드렁한 성격의 기상 캐스터, 필 코너스는 PD인 리타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2월2일 Groundhog Day에 펜실베니아 펑츄니아라는 마을에 프로그램 촬영을 출장을 간다. 펑츄니아가 싫었던 필코너스는 취재를 마치고 서둘러 마을로 나가려 했으나 폭설로 발이 묶인다. 그리고 다음날, 눈을 떠보니 다시 2월2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필 코너스는 경악을 하게 된다. 매번 2월 2일이 반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필은 막나가기도 하고, 마을 여자를 다 꼬셔보기도 하고 자살도 수없이 하지만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2월2일로 무한히 돌아가자 지루해져 버린다. 그리고 마을 여자들을 다 작업해봤지만 리타는 끝내 넘어가주지 않는다. 필은 점차 착한 일들을 하고 피아노나 조각등 여러가지를 배우며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리타에게도 솔직함을 보여주어 마음을 얻게된다. 그리고 리타의 사랑을 얻어 밤을 보낸 다음날 눈덮힌 2월 3일이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수없이 본 영화 “사랑의 블랙홀” 주요 줄거리이다. 90년대 영화의 최고의 코메디언이라고 할수 있는 빌 머레이와 지적이면서 웃을때 귀여운 마스크를 가진 앤디 맥도웰이 주연했다. 특히 영화 주요 줄기인 반복적인 상황을 잘 이용해 웃음을 주는 연출과 그 반복을 알려주는 노래 “I Got You Babe”의 사용이 최고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이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게 되자 아주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에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빌 머레이도 그 부분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과 잘 사귀었던 여인이 다음날 그걸 기억 못해줄때의 안타까움은 ‘첫키스만 50번째’와도 통하는 영화이다.

만약 내가 저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까?

IMDB http://www.imdb.com/title/tt0107048/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Groundhog_Day_(film)


Descent : Fre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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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코맨더 시리즈 이후 윙코맨더의 특징을 가장 잘 이은 게임이 있다면, 바로 Descent : Freespace다. Descent를 만들었던 Parallax Software에서 만들었고, 윙코맨더의 특징인 근거리 도그파이팅 우주전, 메인구조-장갑판-보호막으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의 우주선, 종족간과 임무별로 특징있는 우주선, 동영상 사용에 의한 상황 설명, 우주선 무장설정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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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ent : Freespace는 윙코맨더와 비슷한 게임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분명 다른 냄새도 많이 난다. 친절한 튜터리얼이나, 깔끔하고 자유로운 HUD설정, 1:1 전투뿐 아니라 다중 전투를 위한 미사일의 적극적인 사용(마크로스처럼 수십개 미사일을 퍼부울수도 있다), 가속장치의 박진감, Descent가 연상되는 손쉬운 조작과 미사일 회피등 공중전, 다양한 네트워크 플레이 등의 요소이다. 무엇보다 게임내 인간종족(Galactic Terran Alliance)관련 디자인이 너무나도 현재의 인간을 떠올리게 한다. 컴퓨터 화면은 초록색 일색인것이 80년대 컴퓨터 같고, 아이콘등의 사용도 마치 윈도를 보는거 같고, 전투기 채색과 디자인은 현재의 미군 전투기 같으며, 교신이나 말버릇마저 영화속 미군을 연상시킨다. 윙코맨더에 비하면 근미래(?)를 보는거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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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토리는 Galactic Terran Alliance가 Vasudans(프로토스 종족 비슷한 얼굴에 다리 3개달린)라는 종족과 싸우다가 훨씬 강력하고 악랄한 Shivans이라는 종족을 맞아 전투를 중단하고 Galactic Terran-Vasudan Alliance로써 같이 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중에 나오는 거대한 적 전함인 루시퍼는 한방에 행성을 부술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전함이 초공간 도약으로 지구로 오기전에 초공간 내에서 사투를 벌이는 스릴있는 엔딩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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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ent : Freespace는 불행히도 게임 유통에 손을 댄 삼성측에서 마케팅에 실패한 게임중 하나였다. 그래서 2편은 수입조차 되지 않았다. 당시에 어설픈 56k모뎀으로 외국인들과 네트웍 전투를 벌였던 추억이 있는 게임이다.

 

 

Wing Commander III: Heart of the Tiger

1995년, 윈도95의 시대가 열렸지만 막상 윈도에서 할만한 게임은 띵띵거리는 핀볼이 전부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DOS게임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해준 게임이 바로 윙코맨더3, 하트 오브 더 타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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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동영상을 플레이어의 조작에 따라 진행을 하는 세계최초의 ‘인터렉티브 무비’ 게임이었다. 주인공이 주변사람들을 클릭해 대화해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것은 기존의 어드밴쳐 게임에서 보여주던 방식이었지만, 그것이 실제 배우들이 연기한 동영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러한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플로피 디스켓 4장짜리 게임도 나오는 시대에) CD 4장의 용량을 가지고 있었다. 스토리는 어드벤처식으로 이어가지만, 게임의 기본적인 구성은 우주에서 전투를 하는 비행시뮬레이션(슈팅?)이다. 3D가속기능이 없는 당시 컴퓨터로서는 참 대단한 그래픽을 보여주었었다. 오로지 이 게임을 하기 위해 펜티엄 컴퓨터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CD롬 드라이브를 설치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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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동영상에서 연기한 배우들도 참 대단했다. 플레이어(주인공, 크리스토퍼 블레어, 닉네임 매버릭)역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 마크해밀이었다. 나이들어 중년의 모습이라 얼굴은 못알아볼 지경이었지만, X윙을 몰던 그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지시를 내리는 톨윈 제독역은 시계태엽 오렌지를 비롯해 많은 영화에서 나온 말콤 맥도웰이다. 주인공의 특별한 조력자 역할인 팔라딘 역에는 반지의 제왕 김리를 비롯해 인디아나존스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한 존 리스 데이비스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김리 역과 나무괴수(?)인 트리비어드의 목소리를 같이 연기했듯이, 이 게임에서도 팔라딘 배역과 킬라시의 성질 드러운 왕자 목소리를 같이 연기했다. 의리파 함장 윌리엄 아이센 역에는 조연배우로 몇몇 영화를 통해 얼굴이 익은 Jason Bernard 가 출연했는데 윙코맨더4편을 찍고 얼마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 나홀로집에나 삼총사, 무서운 영화등에서 미워할수 없는 악당역으로 나오는 팀커리도 이 게임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다.

윙코맨더3의 스토리는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처음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킬라시(인간의 적인 사자머리모양의 외계종족)의 왕자인 이름 복잡한 놈(인터넷에 찾아보니 Thrakhath nar Kiranka )이 인간 포로를 죽인다. 그리고 주인공인 하트 오브 타이거(주인공의 실력을 경외하여 킬라시가 붙인 별명)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주인공은 윙코맨더로서 명령을 받고 기함인 콘코디아에 내리고 이런저런 임무를 수행한다. 버릇없는 신참을 혼내주기도 하고, 기지를 지키기도 하고, 신형 엑스칼리버 전투기를 보호하기도 하고. 나중에 인간쪽의 회심의 기대작인 베히모스라는 행성 파괴용 거대 광선포 우주선을 지켜야 하는데 끝내 파괴당한다. 제독은 실망하고 치열한 전투가 몇차례 더 벌어지다가 인간쪽이 밀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템블러 폭탄이라는 무지막지한 폭탄이 개발되고, 주인공은 클로킹 장비를 하고 이 폭탄을 킬라시의 모행성에 떨어트려 행성을 파괴한다.(2차대전 미국과 일본같군) 킬라시의 왕자가 살려뒀던 여자(주인공의 옛애인 비슷했던거 같은데)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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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전형적인 미국식 우주 전투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 놓았다. 레이저포와 미사일, 어뢰를 쏘는 근접전 위주의 우주전투기, 본체를 보호하는 장갑판과, 그 걸 보호하는 회복가능한 보호막. 보호막과 추진력과 무기의 에너지 분배 시스템. 등. 다만 나중에 엑스칼리버를 탑승하게 되면 갑자기 전투가 너무 쉬워지는 경향이 있었다.

wingcommanderIV 나중에 나온 윙코맨더4는 한층 발전한 그래픽와 영상을 보여주었었다. 주인공은 미지의 적과 싸워야했고, 그게 사실은 적이 없어진 인간종족의 강한 군사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톨윈 제독이 꾸민 음모였다라는 내용이었다. 3편에서 무적이었던 전투기가 뜬금없이 슈퍼 스텔스 전투기에게 한방에 다 죽는건 다소 어이 없었지만 게임 자체는 재미 있었다.

나중에 영화로도 윙코맨더가 만들어졌는데, 워낙 악평이 많아서 주변사람들이 같이 안갈려고 하는통에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이렇게 큰 제작비와 배우들을 이용해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 ‘오리진 시스템’은 EA에서 당시 망해가는 울티마 온라인 관련 업무나 맏고 있는 작은 부서로 전락했다가 해체되었다. 정말 아쉽고도 아쉬운 일이다. 요즘같이 그렇고 그런 개성없고 화려하기만 한 게임들을 보면, “We Create Worlds”라는 모토를 내걸고 독창적이면서 스케일 큰 게임을 만들어내던 오리진 시스템이 그리워진다.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Wing_Commander_III:_Heart_of_the_Tiger

http://www.mobygames.com/game/wing-commander-iii-heart-of-the-tiger

http://www.imdb.com/title/tt0111727/

Star Wars Jedi Knight: Dark Forces II (1997)

원래 스타워즈 다크포스라는 게임은 둠과 같은 총쏘는 게임(FPS)이었다. 카일 카탄이라는 전사가 주인공인데, Mon Mothma 아줌마에게 브리핑 받고 어디 쳐들어가서 부수는 식의 스토리였다. 제국군의 다크 트루퍼 프로젝트를 막기 위해…

다크포스2는 제다이 나이트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카일의 아버지가 제다이였고, 다스베이더의 사후에 다스베이더 만큼의 파워를 가지려고 혈안인 제렉이라는 녀석을 막기 위해 카일이 제다이가 되는 내용이다. 제렉에게 죽는 카일 카탄의 아버지…아무리 봐도 흑인 같은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동영상.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하여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독특함이다. 그리고 스타워즈 세계관에 잘 맞게 디자인된 영화와 게임 내용들. 직접 제다이가 되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본인 스스로 착한 행동을 해서 빛의 편에 설수도 있고, 나쁜 행동을 해 악의 편에 설수도 있다는 것이다. (확실한 분기점은 여성 동료인 잰을 칼로 베느냐 아니냐의 장면인거 같지만) 스토리가 정해질 수 밖에 없는 인터렉티브 무기게임으로서는 괜찮은 시도였다.

게임성도 좋았고, 여러 퍼즐도 신선했지만, 제다이 포스가 거의 퍼즐 푸는데만 사용되고, 상대방 제다이와 싸울때 외에는 일반무기가 더 유용하다는게 좀 문제였다. 적 제다이에게 일반 무기를 쓰면 바로 포스로 빼앗기고, 일반 적을 상대할때 라이트 세이버를 쓰면 리치가 짧아서 쳐 맞는다…-_-; 이점은 후속작인 제다이 나이트2부터 고쳐져서 완벽한 라이트 세이버 액션이 펼쳐졌지만, 그 게임부터는 영화가 없다.

게임 내에서 조력자로 나오는 잰이라는 여자는 동양계 배우인데, 본명이 Angela Harry 라는거 외에는 우리나라에 알려진바가 없는 배우다. 억양이 특이해서 기억이 난다.

주인공인 카일 역의 Jason Court는 좀 알려진 TV시리즈 배우인듯 한데, 기대했지만 제다이 나이트2에서부터는 안나왔다. 각도에 따라서는 CSI 그리섬 반장이 20년 젊어진 느낌이 난다.

다시 즐기기엔 이미 눈이 높아져 버렸지만, 추억속에서 계속 미화되고 있는(?) 그립고 그리운 옛날 게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