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외계인: 폴(Paul, 2011)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콤비가 에드가 라이트 감독 놔두고 자기들끼리 찍은 웃긴 영화.

우연히 만난 외계인과의 우정을 다룬 영화는 ET 이후에 많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동심 가득한 아이가 아니라 동심(?) 가득한 어른(?)…이다. ㅋㅋㅋ 우연히 만난 외계인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면서 온갖 미국문화 덕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걸 즐기면서 까고, 각종 미국에 대한 저질과 블랙유머가 판을 치는 내용이다.

특히 외계인 영화에 대한 클리세가 다 본인에게 나왔다는 외계인…이 또 클리세 범벅인 추격전을 벌이고, 그걸 또 반대로 역이용하는 개그들은 꽤 웃긴다. 아니 애초에 등장부터 클리세 덩어리였다. 초원에 집 하나 덜렁 있는데 거기에서 하늘에 빛이…;;

마지막에 외계인 잡는 역으로 유명한 시고니 위버가 나와서 외계인 일행을 죽이려 하고,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나왔던 유명한 대사까지 범벅.

뭐 엄청 감명깊거나 여운이 남는 영화는 아니다. 가벼운 성인용 말장난 개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인 영화다. 내 점수는 별 4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6번째 극장판 미션 임파서블을 봤다. 전작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아내에게 예습시키고.

(이하 스포일러 경고)

결론은 레베카 페르구손 예뻐…

아니 재미있다. 액션 업그레이드가 장난이 아니다. 여전히 톰 크루즈의 달리기를 실컷 볼 수 있다. 시가지 경찰 자동차 추격신은 본 아이덴티티를 능가하고, 헬기 추각신과 각종 액션이 농충된 영화다.  헨리 카빌은 덩치에 안맞게 쳐맞으면서 힘을 못 쓰는데, 이유야 나중에 밝혀지네. ㅋ 어쩐지. 사이먼 페그도 능청스러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고, 빙 레임스는 여전히 듬직한 아저씨다. 3편부터 계속되는 팀워크도 계속 빛을 발한다.

다만 주연 배우들이 다들 나이가 노년에 접어들고 있어서 위태위태 하다. 레베카 페르구손과 헨리 카빌이 평균치를 낮춰주고 있지만 조연과 악역이라 한계가… 심지어 청순미 있던 미셸 모너핸도 이제는 세월의 느낌이 꽤 난다.

미션 임파서블의 상징인 가면 플레이는 이번에도 두어번 나오는데, 헨리 카빌이 그걸 애들 장난 취급했다가 오히려 당하는 점이 특히 재미있었다.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제작에 알리바바 로고가 등장하는 등 중국 자본이 들어간 영화인데, 다행히 억지로 중국배우를 주조연에 넣는다거나 노골적으로 중국상품 PPL이 등장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다행.  완다 그룹은 알리바바를 본받기를.

스타트렉 비욘드(Star Trek Beyond, 2016)

쌍J가 떠나고 이래저래 방황하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분위기로 간다고 해서 팬들의 걱정을 잔뜩 받았던 영화. 넷플릭스로 감상.

결과물은 나름 만족스럽다. 일단 재미있다. 반짝거리는 아주 먼 미래 우주SF가 아니라 적당한 스타트렉 분위기가 난다. 2편처럼 너무 어둡거나 필터를 마구 쓴 느낌도 아니다. 이제 노련해진 커크선장도 돋보인다. 유머도 괜찮고 캐릭터 역할 분담도 좋다. 2편에서 슈퍼솔저와 맞먹는 전투력을 보인 스팍을 밸런스 패치(복부 관통상…) 해버린 것도 나름 잘 한 선택인 듯.

단점이라면 액션이 뭔가 좀 맛이 없다. 아크로바틱한 액션도 싫지만 이 영화는 액션이 짜임새가 덜하고 박진감도 애매하다. 모처럼 소피아 부텔라와 이드리스 엘바를 기용해 놓고 분량은 넣어줬지만 장점을 잘 못 살린듯한 느낌. 적 기지에서의 전투도 뭔가 화면빨이 어색하다. 특촬물 싸움 보는 듯한 느낌도 10%정도 들고…

원래 인간이지만 외계인을 흡수해서 진화해서 다른 존재가 되었다는 설정은 참신한데, 전투기보다도 작은 드론 수 천개가 대형 함정을 허무하게 무너트린다는 것도 기존 스타트렉 설정상 납득하기 어렵다. 시끄러운 음악 틀었다고 몽땅 터져 죽는 것도 어이없고. 화성침공이냐?

스타트렉의 상징인 엔터프라이즈호를 처음부터 부수고, 스팍도 거의 활동 불가고, 적도 새로운 종족(?)이고, 싸우는 장소도 새롭고 하다보니 뭔가 배우들만 그대로 고용한 다른 SF 같을 법도 한데, 트랜스포터나 문제 해결, 스타플릿에 대한 여러 묘사들이 스타트렉의 아이덴티티를 잘 붙들고 있다. 어찌 보면 쌍J가 떠난 것이 전화위복일지도.

안톤 옐친의 명복을 빈다.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

오랫만에 극장에서 본 스필버그 영화. 마블과 디즈니 보느라 소홀했던 것 죄송.

80년대부터 영화, 애니, 게임을 즐겨 온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추억팔이 영화. 추억팔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도 훌륭해서 스필버그 할아버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몇몇 주역급(아이언 자이언트, 건담, 처키 등등)을 제외하고는 추억의 캐릭터들이 까메오로 지나가는 정도가 대부분이고,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능력을 살리는 경우도 흔치 않다는 것. 하긴 능력을 다 쓰면 지나가던 스파르탄 한 부대로 적들 다 해치웠겠다. 결말이나 문제 해결이 평이하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오락영화가 그 정도면 준수하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결말이 억지 감동까지도 아닌데 주인공이 쌍눈물 줄줄 흘리는 장면은 좀….

영화의 주제 중 하나인, 현실과 가상의 균형이나, 작품을 만든 사람을 기억해 달라는 것, 이기기보다 작품 자체를 즐기라는 것 등은 아마 영화 창작자인 스필버그 개인이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주인공을 통해 덕질 하느라 단순히 데이터를 줄줄 외우기보다 그 사람의 정신을 이해해 달라는 것도 포함.

어쩌다보니 올리비아 쿡 영화는 처음 봤다. 벤 멘덜슨은 왠지 로그원과 역할이 겹쳐 보였다.  마크 라일런스 아저씨도 반갑.

 

ps. 이수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리뉴얼 공사 중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드릴, 망치질 소리가 계속 들렸다. 당분간 이수 메가박스는 가지 말아야지.

ps. 마눌님이 재밌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여주인공은 예쁘고 남주인공은 못 생겼다고….응? 타이 셰리던은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봐서 이미지가 안좋아 진 것일지도 ㅋㅋ

ps. 영화의 진짜 교훈. 비밀번호 써서 붙여 놓지 말라.

런던 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Man Up, 2015)

사이먼 페그를 좋아해서 본 영화.

본래 제목은 대충 ‘남자답게’ 의미인거 같은데, 이야기 진행상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제목이지만, 한국 제목도 로멘스 영화적인 관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다만 ‘런던 시계탑’은 빅밴이 아니다. 그냥 기차역 천정에 걸린 시계. (속았다)

런던 풍경도 좋고, 웃기지만 상처를 가진 남자와 자존심 강하지만 외로운 여자의 티격태격을 보는 재미가 좋다. 무난하게 시간 보내기 좋은 영화. 훌륭한 주제나 감동은 없지만 잔잔하다.

사이먼 페그야 원래 좋아하고, 레이크 벨은 처음 봤는데, 그렇게 엄청 미인이라는 인상은 아니지만 참 정이 가는 듯. 다만 필모는 내 취향인게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