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Downsizing, 2017)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지 예정이라 본 작품. 사람을 작게 줄이는 영화는 꽤 있지만, 그로 인한 사회변화를 다룬 작품은 이게 최초인 듯.

문제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뭔소리를 하려는 건지 통 모르겠다. 지구환경의 위기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건 결국 그건 상관없이 이야기가 흘러가고, 결국은 지하로 도피하는 걸 취소하고 나서야 주인공이 자리를 찾아간다. 다양한 인간들을 묘사하는 것도 좋지만 딱히 그게 주제 같지는 않다. 주제를 모르겠으니 결국 아이디어가 신선했던 초반만 좀 재미있고 후반은 별로.

주인공은 평범한 백인 남성인데, 이기적이지를 못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지구를 망칠 정도로 이기적이고 본인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주인공만 그렇지 못하고 불행한 일상이다. 웬일로 자신이 관심 갖던 다운사이징을 하려고 했는데 그래서 이혼 당했다. 남의 주관대로만 끌려다니던 주인공이 결국 약간의 이기심을 택하여 행복해지는 그런 결말이다. 소심하고, 소소한 것 외에는 이기적이지 못하고, 환경이나 과학기술 같은 거창한 것을 보면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남자들은 주인공에게 공감가는 것이 많을 듯.

내 평점은 별 2개. 그 소재를 뭐하러 쓴거냐. 차라리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추천. 크리스틴 위그도 거기서는 더 매력적으로 나왔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한 영화. 라이프 잡지가 구조조정을 해서 인터넷 잡지가 되는 부분은 실제 있었던 일인데, 그걸 소재로 한 픽션 작품이다. 장르가 애매한데… 드라마랑 판타지?? 넷플릭스에 며칠 후에 내려간다길래 감상했다.

상상 속에서만 모험을 하는 소심한 직장인인 주인공이 갑작스러운 계기로 무작정 모험을 하게 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 영화 예스맨과 어쩌면 일맥 통하는 이야기이다.

벤 스틸러가 약간 연기 변신(?)을 해서 소심남을 연기하고, 크리스틴 위그도 나름 전에 봤던 이미지하고 다르게 나와서 신선했다. 둘다 연기도 잘 했고. 숀 펜은 카메오 수준인 줄 알았더니 나름 중요한 역할.

2013년 영화인데, 2017년 연말에 재개봉을 했었다고 한다. 모르고 있었다. 알았으면 보러 갔을 텐데.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가는 이야기이다. 나도 상상을 많이 하는 소심남인데다가 마눌님을 만난 덕분에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겪은 경험이 있거든. 역시 세상 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임. 내 점수는 별 4개.

황당한 외계인: 폴(Paul, 2011)

사이먼 페그, 닉 프로스트 콤비가 에드가 라이트 감독 놔두고 자기들끼리 찍은 웃긴 영화.

우연히 만난 외계인과의 우정을 다룬 영화는 ET 이후에 많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동심 가득한 아이가 아니라 동심(?) 가득한 어른(?)…이다. ㅋㅋㅋ 우연히 만난 외계인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면서 온갖 미국문화 덕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걸 즐기면서 까고, 각종 미국에 대한 저질과 블랙유머가 판을 치는 내용이다.

특히 외계인 영화에 대한 클리세가 다 본인에게 나왔다는 외계인…이 또 클리세 범벅인 추격전을 벌이고, 그걸 또 반대로 역이용하는 개그들은 꽤 웃긴다. 아니 애초에 등장부터 클리세 덩어리였다. 초원에 집 하나 덜렁 있는데 거기에서 하늘에 빛이…;;

마지막에 외계인 잡는 역으로 유명한 시고니 위버가 나와서 외계인 일행을 죽이려 하고, 에일리언 시리즈에서 나왔던 유명한 대사까지 범벅.

뭐 엄청 감명깊거나 여운이 남는 영화는 아니다. 가벼운 성인용 말장난 개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인 영화다. 내 점수는 별 4개.

마션 (The Martian, 2015)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조연 배우들, 인터스텔라 조연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SF판 캐스트 어웨이 영화.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신년 이벤트로 500원에 대여해서 봤다.

원작 소설이 워낙 치밀하게 고증을 해놔서 SF로서의 장점도 많고, 재미도 있는 영화였다.

인터스텔라에서 혼자 떨어져 외로움에 민폐를 끼치는 박사역을 했던 멧 데이먼이 또 비슷한 역을 한다. 이번에는 악의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매니아들이 보면 재미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은 영화. 특히 숀 빈이 있는데서 반지의 제왕 엘론드의 비밀 회의 드립을 칠 때 정말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숀 빈이 안 죽는 반전도 대단하고…;

예전 같으면 원작 소설부터 대뜸 사서 읽고 이 영화를 봤을텐데, 요즘은 책을 별로 못 봐서, 사놓고 못 본 책들이 한가득이다.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