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Jobs, 2013)

잘 만든 한편의 코스프레 영화.

실제라기 보다는 대중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그대로 투사하고, 실제 인물들의 외모와 말투, 행동까지 그대로 모사한, 그런 영화라는 느낌이다.

물론 나도 실제 스티브 잡스가 어땠는지는 모른다. 나도 간접적으로 주어듣고 이미지를 가진 대중 중 하나 일뿐이니. 이 영화는 그간 주어들은 그 이미지와 너무 일치하지만, 워즈니악이 실제와 다르다고 하고 여러 오류가 많다고 하니 아니겠지 뭐.

이 영화는 특히 연출의 방향이 ‘친자식도 무시한적 있고, 인간성 더럽고, 독불장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하잖냐.’….라고 외치는 느낌이다. 특히 돈만 아는 노인네들과 잡스, 그리고 잡스의 사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아이브와 여러 번 대비시키는 것이 노골적이다.

그래서 전기 영화라기 보다는 코스프레 영화 같다. 대중이 알고, 보고 싶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마지막에 굳이 안보여줘도 될 실제 인물과 배우들의 외모가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주는 것에서 더 확신을 준다. ‘봐봐. 똑같지? 똑같지? 이만큼 노력했어’ 라고 외치는게….

 

ps. 다른 인물들은 거의 그대로 재현했음에도 한 명. 우리 공돌이들의 신 워즈니악 님은 10배쯤 미화되었다. 뭐…워즈님 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 배우를 할 확률이 무척 낮아서겠지만…. ㅎㅎ

장화신은 고양이(Puss in Boots, 2011)

넷플릭스 무료 한 달 정책에 축복을. 볼려고 했다가 못 봤는데 다시 생각나서 보게 만드는 데는 최고의 플랫폼이구만.

장화신은 고양이를 봤다.

과거의 명작 슈렉의 남은 잔재랄까. 

장화신은 고양이 원래의 동화와는 전혀 관련 없고, 잭과 콩나무에다가 이것저것 짬뽕한 스토리 + 각종 패러디 + 개그인 작품.

나쁘진 않았지만, 새롭거나 막 재미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딱 조연 캐릭터를 떼어서 독립시킨 것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정도는 만족시켜 준다.

따로 극악한 악당이 있지는 않고, 달걀 머리 험프티 덤프티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악당역할의 이유도 애매한데다, 설득 한번에 착한 놈으로 되돌아 왔다는 점이 좀….깬다.

원래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자주 영화에 나왔던 셀마 헤이엑이 키티 목소리를 더빙해서 배우개그까지 한 모양인데, 더빙판을 봐서 무효.

원펀맨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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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재미있게 본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 만화와 리메이크 만화가 있는 듯 하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영웅의 액션 작품은 ‘아주 강한 적’ vs ‘정의를 외치며 겨우 적을 이기는 주인공’의 구도를 보여주는게 일반적인데,

이 작품은 반대로 ‘아주 아주 강한 주인공’ vs ‘정의를 외치지만 주인공에게 한주먹거리 밖에 안되는 적’….을 보여주는 점이 무척 깬다.

즉 깨는 작품. 웃기는 작품이 되겠다.

그러면서 유치하지 않게 연출하는 면이 무척 잘 된것 같다. 패러디도 여기저기 많은 듯 하고.

 

미니언즈 (Minions, 2015)

minions

슈퍼배드에서 인기있던 요소인 미니언들을 따로 스핀오프해서 만든 애니.

미니언들의 귀여움과 저지르는 사고를 즐긴다면 무척 재미있었다. 특히 본래의 슈퍼배드에서 이 만능인 생물들이 도대체 뭔가 궁금했다면 보는 것도 좋을 듯. (큰 기대는 말라)

영화의 연출이나 전체적인 스토리를 따진다면 문제가 많다. 웃길때는 뻔하고, 안 웃길때는 상당히 늘어지고, 클리세를 이용한 진행이 많다. 어째튼 재미있으니 됐다.

미니언들의 말을 어차피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이고, 몸으로 웃기는 부분이 많은데다, 아이가 미니언의 바나나 송을 재미있어 하길래 보여줬더니, 반응이 그리 좋지 않았다. 겨울왕국 같은것 보다는 어려운가…긁적긁적.

크롬캐스트 사용자에게 무료 대여 쿠폰을 뿌려준 구글에게 감사를.

오늘이 마티 맥플라이가 오는 미래.

back2thefuture

영화 백 투 더 퓨처2에서 마티와 브라운 박사가 오는 미래가 바로 오늘이다.

오늘 이상한 사람이나 자동차가 없는지 잘 보자.
만약 미래에 타임머신을 만든 사람이 있으면, 기념삼아 오늘로 와 볼테니까. ㅋㅋㅋ

친구 왈 : “스포츠 연감을 모두 숨겨!”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interstellar

역시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다. 재미있고 현실감 있어 보이며 진지하지만, 무겁고 답답하고 어렵다.

극장에서 못 보고 늦게 구글 무비에서 빌려봤는데, 워낙 국내에서 흥행하는 바람에 간접적으로 많은 정보를 들었고, SF에서 흔하게 나오는 소재를 버무려 놨기 때문에 새롭고 놀라운 면은 별로 없었다.  마지막 무한의 방(?) 장면은 전작인 인셉션도 연상되고, 스페이스 오딧세이도 연상되고 하더군. 백 투 더 퓨처 같은 타임 패러독스 영화들도 연상되고. 어디선가 본 것같은 소재들을 잘 짜임새있게 엮어서 감독의 주제로 달려가는 치밀하게 만든 영화.

잘만든 영화이고 재미있게 봤기는 한데, 역시 크리스토퍼 논런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답답함이 계속 남는다.

영화 자체가 불친절하달까? 잔뜩 설명은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안보여주는 답답함이 있다. 개인 시점의 영화 같으면서도 아닌듯한 시점. 지구의 국가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지, 나사의 건물은 전체적으로 어떤 모양인지, 블랙홀이 있는 그 항성계의 전체 모양이 어떤지, 마지막의 우주정거장까진 보이는데 뭐가 어찌 되는건지 …궁금한건 많지만 드라마에 중요한것에 집중하라고 잡아 끄는 영화같다.

느끼한 로멘스 영화 전문인줄 알았던 매슈 매코너헤이를 다시 보게 된 영화. 앤 해서웨이도 공주 느낌은 더 이상 안드는 군. 맷 데이먼은 영원히 외롭고 ㅋㅋㅋ 마이클 케인은 저런 역할이 이제 좀 식상한 것 같다.

ps. 마눌님과 같이 봤는데, 상대성이론과 차원등 물리학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 그런지 잘 이해가 안된다고 한다.

ps. 달 착륙이 잘못된 역사라는 부분에서 웃기는. 요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보니 더 의미심장.

ps. 중력을 타키온처럼 시간을 넘나드는 것으로 묘사하는건 좀 SF라 하더라도 너무 나갔다는 느낌. 그 외에도 좀 앞뒤가 안맞는게 몇가지 있지만(먼저 간 3사람의 통신은 지구에 도달하면서, 왜 주인공 일행은 지구로 송신을 못하나 라던지) 패스.

 

패딩턴(Paddington, 2014)

추석 특선 영화로 어제 TV에서 본 패딩턴. 애 재우느라고 중간중간 끊어서 봤지만. 귀여운 곰 그림의 원작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 외에는 모른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옛날에 큰 개가 나오는 베토벤이라는 영화와 똑같다. 귀여운 동물이 어떤 집에 엮여 들어와서 난장판을 만들고, 가족들은 좋아하지만 아빠는 그 동물의 수난을 달가워 하지 않는데, 악당이 그 동물을 해치려 하자 온가족이 (특히 아빠가 오히려 나서서) 문제를 해결. 다만 패딩턴은 서구 문명을 받아들여 개화된(?) 말하는 곰이라는 점이 포인트. 사람과 비슷하지만 다른 순수함을 가진 캐릭터는 사람의 실상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는 법이다.

발전된 CG덕분에 사람같은 곰의 움직임과 표정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영화속에 나오는 여러 기계들이나 여러 요소들이 동화적으로 묘사되는데..그 현실속의 환타지라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른 배우는 잘 모르겠고, 니콜 키드먼 이 아줌마는 도대체 몇 살이냐. 

배우는 잘 모르는 배우들이었지만, 더빙한 성우들은 초호화더라. 유해무, 박지윤, 송도영, 최덕희…. 

 

꼬마 니콜라 (Le petit Nicolas Little Nichola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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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즐겁게 봤던 꼬마 니콜라 소설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재현한 영화.

소설처럼 어른들을 절망에 빠트릴 정도로 애들이 사태를 키우지는 않고, 어른들 스스로 자초한 사건도 많이 나오는 것이 좀 다르지만 그 느낌은 참 잘 살렸다. 그리고 영화의 특성상 소설보다 캐릭터 숫자가 좀 적다.

마눌님의 평은 “아이들이 참 예쁘게 생겼네”.

게다가 우리집에도 곧 둘째가 생길 예정이라 꽤 의미심장하게 봤다.

겨울왕국 열기(Frozen Feve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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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의 공식 후일담 8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신데렐라 실사판에 끼워 넣어 상영했던 작품.

구글 플레이에서 천 원에 판매 중인데, 시간당 가격으로 치면 엄청나게 고가이다. 더빙 성우는 겨울왕국 성우 그대로.

안나의 생일날, 그동안 동생을 챙겨주지 못한 한을 풀려는 듯 생일 이벤트를 과도하게 해주려는 엘사. 그런데 감기에 걸려서(추위-추위와 감기는 영어에서 같은 cold-따위 두렵지 않다며) 재채기를 할 때마다 꼬마 눈사람들이 만들어지는 바람에 소동이 벌어지는 내용. 동생에게 차갑게 대하던 여왕님은 어디 가고, 하루동안 상상이 가능한 모든 이벤트를 해주려고 고집을 피우는 언니를 볼 수 있다. (여왕님이 세금을 흥청망청…)

짧은 단편에 수없이 많은 본편의 오마주가 섞여 있어서, 본편을 재미있게 본 사람은 기억나게 하는 것이 많다. 엘사와 올라프의 대사도 단어를 조금 바꾼 본편 대사가 많고, 샌드위치나 자전거, 오큰의 상품 소개나, 스벤의 혓바닥 얼음에 붙이기 등등.

Making Today A Perfect Day 라는 노래는 나름 괜찮기는 한데, 더빙 판은 좀 대사가 어색한 듯.

엘사의 마법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된 것을 볼 수 있는 데, 일단 얼음과는 다른 꽃 장식 같은 것도 마법으로 만들어 내고, 구름이 없이도 여름에 녹지 않는 꼬마 눈사람들을 대량 양산한다. 게다가 눈덩이를 대륙간 탄도탄으로 발사가 가능하다 -_- 아렌델을 노리는 외국이 있더라도 엘사의 재위 기간에는 절대 함부로 하지 못할 듯. 올라프의 구름 모양도 바뀐 것 같은데 이것도 뭔가 마법과 관련된 변화인지, 아니면 그냥 그래픽만 바뀐 건지는 불명.

한스는 본국으로 돌아가서 벌로 마굿간에서 말똥이나 치우고 있는 모양인데(그러다 날아온 대륙간 탄도 눈덩이에 봉변을 당하지만), 옆나라 여왕과 공주를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벌 치고는 상당히 가벼운 것 아닌가 싶다. 역시 디즈니 전연령 관람가 세계관.

 

 

건축학개론(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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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학개론, 아니 건축학개론, 아니 수지학개론을 늦게 봤다.
구글 플레이무비에서 천원에 팔더라.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은 좋은 소재가 되는데 그게 더블이라면…더 좋은 소재이긴 하다.
거기다 96년 대학이 배경이라서 비슷한 나이대인 나에게는 꽤 분위기가 먹혔다. 수지의 옷차림은 전혀 20세기 같지가 않지만.
적당히 로맨틱하고, 적당히 추억을 팔고, 그리고 수지는 매력 있고. 그런 영화.

미모만 치면 한가인이 역시 수지보다는 월등하지만, 역시 연기는 못 하는 구나. 어떻게 아이돌보다 어색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