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와 로버트 저메키스가 제작하고, 휴 잭맨이 주연인 로봇 격투기를 빙자한 가족 영화.
전직 복서이자 로봇 격투로 푼돈 벌고 다니는 막 사는 주인공이, 이모부부와 함께 살던 친아들을 잠시 돌보게 되면서, 둘의 공통 관심사였던 로봇 격투로 의기 투합. 결국 시합에서 승승 장구하고 관계도 회복된다는 내용이다.
평범한 미국식 가족영화의 내용인데 그걸 로봇 격투라는 특이한 소재로 잘 포장한, 제작자와 감독의 솜씨가 훌륭하다. 특히 아톰이라는 주인공급 로봇도 한번 버려진 고물을 다시 살려 쓰는 것이라, 이미 망가진 인생이었던 주인공과 겹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거기다 배우들도 대단. 휴 잭맨, 에반젤린 릴리, 앤서니 매키는 마블 배우들이기도 하다. 나름 우리나라에서도 흥행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뭔가 이상하게 재미가 없었다. 좋아하는 소재이고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고, 좋아하는 제작자들이 만들었고…왜? 내용이 너무 뻔해서 다음이 예상되는 점이 많았고, 넷플릭스로 이걸 본 시점이 개봉 후 너무 시간이 지났던 듯.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트럭으로 미국 여러곳을 이동하는 장면에서 해가 뜨고 지고 하면서 시간이 흐르는 것을 묘사한 부분이다.
샤를리즈 테론을 주인공으로 007류의 첩보물을 여성 버전으로 찍고, 존 윅 같은 현실과 환타지에 양다리 걸친 듯한 액션을 넣으면 이 영화일 듯 하다.
스토리는 그냥 평이하다 보니 쟁쟁한 배우들을 보는 맛으로 보는 영화이다. 샤를리즈 테론이야 워낙 대단하고, 제임스 맥어보이는 깐족거리는 빡빡이에 어울리고, 토비 존스는 흑막같았지만 그냥 무능한 상사였고, 존 굿맨은 아이작 아시모프와 비슷한 수염이 어울린다. 소피아 부텔라가 나오길래 한 액션 할 줄 알았더니 그냥 본드걸 역할.(노출도가 꽤 높다) 충직한 보조 역할을 해준 빌 스카스가드도 반갑다.
액션은 샤를리즈 테론 혼자서 여러명 때려 잡는데, 여성으로서의 한계(체중과 힘의 부족)은 확실히 반영해서 밀릴 때는 밀리고 쳐 맞을 때는 확실히 맞는 식이다. 그리고 경찰 수준이 아니라 적 요원 수준과 몸싸움 할 때는 1:1도 버거워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물론 주인공이 이기지만. 그리고 원테이크로 연출한 전투 장면이 꽤 나온다.
또 다른 특징은 시대적 배경은 동독이 무너진 90년대인데 영상미는 확실히 감각적인 21세기식이고, 샤를리즈 테론이 워낙 스타일이 좋다보니 동독스러운 고물차나 TV같은게 나오지 않는 이상은 90년대 같지를 않다. 다만 최근의 첩보 액션물에 비하면 약간 한박자씩 느린 편인데 큰 문제는 없지만 차가 부서져 구를 때라던지 조금 답답할 때가 있더라.
다른 배우였으면 별 2개짜리였을 영화. 배우들 덕에 별 3개반. 마눌님은 보면서 계속 주무심;;;
전형적인 외계인 신체강탈자 영화인데, 외계인의 정체가 바이러스이면서 의식이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특징. 바이러스로 설정한 것은 감염력을 무섭게 묘사하기 위함인 듯.
전형적인 소재이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 다른 존재가 되면서 주인공이 느끼는 무서움과 도주 과정을 스릴 있게 잘 묘사했다. 다만 한계는 있는데, 주인공이 진짜 믿는 사람들 중에서 남자 친구가 마지막에 감염 된 위기는 있었지만, 과학자, 의사, 정부, 군대 등 의외로 감염 안된 사람들도 있어서 마지막에 손쉽게 끝난다는 것. 의외로 도시 하나 감염되고 끝난 듯 허무하게 마무리 된다. 거기다 치료만 되면 다시 돌아오는 식이라 의외로 약하다. (그런데 의식이 있는 존재를 바이러스라고 치료해서 없애버려도 되는건가…)
니콜 키드먼은 이거 찍을 때 40이었는데, 정말 예쁘다. 니콜 키드먼은 어마어마한 외모에 비해 연기력은 2000년대 들어서 인정받았는데, 이 때쯤이 참 연기를 잘하면서 외모도 최강이었던 시기. 다니엘 크레이그는 믿음직하고 착하고 똑똑하고 인맥 많은 남자친구역으로 끝. 마지막에 감염되지만 무난히 치료된 듯.
넷플릭스 3D 애니메이션. 처음에 예고편만 보고는 ‘발전된 중국의 애니메이션인가?’ 했는데 미국 애니메이션이었음. 그것도 디즈니 애니메이터 출신 감독의 작품.
등장인물이나 소재, 노래가 좀 중국중국하지만, 그렇게 막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다. 동양사람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듯한 항아 신화를 한발 담그는 정도라.
감독이 디즈니 출신이라 그런지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움직임이 어디서 많아 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다만 색감이 너~~무 다 야광인데다 10분에 한 번씩 나오는 노래 덕분에 좀 적응이 안됨. 노래는 중국노래 분위기와 K팝 아이돌 느낌을 약간 가미한 짬뽕 같은 뮤지컬이라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한국 더빙 성우는 엄청난 호화스러움을 자랑한다. 노래가 많다보니 역시 노래 잘 부르는 박지윤이 주연. 다만 아빠가 장민혁이다보니 초반에는 크리스토프가 아빠고, 안나가 딸인 이상한 느낌이 들게 된다. ㅎㅎㅎ
우리 아이들은 엄청나게 재미있게 봐서, 막내가 한번 더 틀어 달라고 울고, 첫째는 내일 또 보자고 약속을 할 정도였다.
내 평가는 별 3개반. 주제는 이해하겠지만, 악당이 없는 작품이다 보니 모험 부분도 허술하고, 뜬금없는 노래가 너~무 많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한창 멋진 영화들을 많이 찍던 시기의 추억의 재난영화. 린다 헤밀턴 누님도 여주인공으로 나옴. 오랫만에 마눌님과 넷플릭스에서 감상.
전형적인 90년대식 재난영화로, 전문성을 가진 주인공의 재난 예측 vs 재난을 믿지 않는 높으신 분들로 진행되다가 나중에는 엄청난 재난의 특수효과를 보여주고 재난을 피하는 액션이 주를 이룬다. 중간중간 발암 캐릭터와 아이들이 나오는건 필수요소. 여주인공인 마을의 최고 높은 시장은 주인공을 믿어주고 사랑까지 하게 된다는 점이 차이점.
후반부에 나오는 화산의 폭발과 마을이 파괴되는 장면, 그리고 흙탕물이 다리를 무너트리는 장면 등등 여러 재난 장면이 꽤 멋있다. 분명 CG는 많이 사용되기 힘든 시기이니 주로 미니어처일텐데 진짜 같은 특수효과가 많다.
무난하고 재미있지만, 이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안다. 그냥 제작비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로 번 듯.
피어스 브로스넌은 아직도 모든게 007스럽던 시절이다. 린다 헤밀턴은 다른 작품에서는 항상 마음고생이 심한 역인데, 이 영화속에서 여유롭고 행복해 보여서 보는 내내 좋음. 여러 영화에 조연으로 많이 나왔던 찰스 할러한 아저씨의 유작. 하필이면 여기서도 화산에 의해 죽는 역할이다. 여주인공의 귀엽고 똘똘한 딸로 나온 제이미 르네 스미스는 당시에 기대주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나중에 별로 유명한 작품은 출연 못한 듯 하다.
이 세계관에서는 유령이나 요괴, 정신에너지가 젤리같은 물질(엑토플라즘?)으로 묘사되는데, 그게 또 보이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그게 보이는 능력자들끼리 비밀결사 조직이나 기업 같은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서로 부르고, 자기들끼리 이익을 추구하는 뭔가 있는 듯.
그리고 그 젤리들이 대부분 귀엽다. 총천연색 젤리, 하트젤리 모양이거나 우무문어 같이 생겼다. 거기에 그 능력자 중 하나인 보건교사 안은영이 젤리들이 이상하게 많은 학교에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분위기가 한없이 귀엽고 장난끼 있는 분위기가 되다가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끼어 들어가면 한없이 우울한, 양면을 오고가는 것이 특징이다. 배경에 노래도 “보건교사다, 잽싸게 도망가자, 죽게 생겼다, 잽싸게 도망가자” 라든지…하여간 웃긴 노래와 우울한 노래가 섞여 있다.
주인공은 30대 보건교사 안은영과 20대 한문교사 홍인표로 캐릭터도 재미있는 조합이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 어울린다.
다만 어두운 이야기 부분의 끝이 애매하고 이상하다. 악당 분위기 풀풀 풍기던 매캔지도 엄청 강적인 줄 알았더니 안은영이 한번 거처를 뒤집으니 물러나고, 마지막도 잔뜩 죽어나갈 것 같은 분위기더니 학교 한번 부수니 끝난다. 그것도 다음 장면에 다 고치고… 뭔가 의외로 쉽게 해결하지만 확실하게 끝내지 않는 느낌.
내 평가는 별 3.5개.
ps. 예쁜 모델 출신 20대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화장을 거의 안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고딩으로 보인다. 특히 옴잡이 백혜민역으로 나온 송희준. 얼굴은 고딩인데 안은영과 나란히 섰을 때 키가 엄청 커서 놀라게 됨.
ps. 안은영역의 정유미를 보면 항상 목에 눈이 간다. 긴 원통형 목에 작은 머리가 얹어져 있는 특이한 외모이다.
진짜 “소녀취향으로 써놓은 셜록 홈즈 팬픽” 이상 완벽한 비유가 없을 것 같다. 모든것에 재능이 있는 소녀가 갑자기 모험을 떠나고, 꽃미남 귀족 청년을 만나 구해주고, 자기를 숙녀로 키우려는 큰 오빠와 학교 선생을 골탕먹이고, 자기를 도와주는 작은 오빠는 세계관 최고의 두뇌플레이어이면서 잘 생긴 근육남이고, 모든 주제가 페미니즘을 향한다. 심지어 주인공은 관객에게 직접 설명까지 하고(데드풀…), 사건을 오빠들보다 먼저 해결하며, 귀족 청년에게 고백까지 받는다.
배경도 그냥 옛날 영국이 아니라 살짝 순정 소설버전 영국 같은 느낌이다. 몇몇 묘사를 제외하고는 의외로 깨끗한 런던이 나오고, 흑인에 대한 차별도 거의 없어 보이고, 의외로 인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경감이거나 기숙학교에 학생이거나 하다.
캐릭터를 보면 주인공 에놀라 홈즈는 그야말로 셜록 홈즈의 소녀 버전이다. 어린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편견이나 체력적 약점, 경험치를 제외하면 능력치는 셜록 홈즈와 동급이다. 셜록 홈즈는 모든 사람을 개무시하는 원작과는 달리 여동생에게 깊은 애정을 보이며 친절하기까지 하다. 그냥 셜록 홈즈 설정의 이상적인 오빠이다. 배우가 핸리 카빌이라서 옛날 옷으로도 감출 수 없는 터질듯한 근육까지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프트 홈즈가 가장 피해자인데, 가부장 적인 남성 악역을 위해 원작과는 완전 달라졌다. 편견과 가식과 찌질함으로 가득한 꼰대이며,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원작의 통찰력도 없다. 중요 인물인 귀족 청년은 그야 말로 꽃미남인데, 진짜 꽃을 사랑하고, 편견없이 주인공을 봐주고, 주인공에 의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한다.
여기까지 보면 정말 닭살 생성용 영화에 가까운데, 그에 비해서 나는 재미있게 봤다.
일단 배우들이 아주 훌륭하다. 일레븐이었던 밀리 바비 브라운도 반갑고 다 연기력이 좋다. 그리고 이야기 진행이 느린 이유는 캐릭터 설명도 해야하고, 엄마도 찾아야 하고, 갑자기 주인공의 목적이 바뀌었다가 기숙학교도 보여주고, 주인공의 어린시절도 계속 설명하는 등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그런 것 치고는 선방을 했다.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고 요소요소 재미있는 점들이 많았다.
내 평가는 별 3개 반. 셜록 홈즈 골수 팬이라면 피하시라.
ps. 몇분 안나오는 이 영화에서도 미쳤다는 소리 자주 듣는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