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 (Mr. Peabody & Sherman, 2014)

넷플릭스에서 더빙판으로 감상.

옛날 미국 TV쇼의 한 꼭지 캐릭터였다 리메이크 된 모양인데, 미국사람들도 잘 몰랐다나 뭐라나. 어째튼 망한 애니.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 캐릭터나 시간여행 소재등이 진부하다. 피바디와 셔먼, 그리고 셔먼의 여친이 내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면은 어느정도 잘 표현했지만 그게 전부.

피바디는 그냥 외형이 강아지인 천재 인간 같고(강아지로서의 행동이 거의 없다), 셔먼은 전형적인 안경쟁이 똑똑이이고…

그렇다고 아이들이 좋아하기엔 피바디의 지식 자랑이 너무 어렵다. 중간중간 과거 인물들이 웃기는 짓을 하지만, 그것도 왠만한 역사나 신화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개그들이 많다. 우리 따님도 두번 보고 안보는 것 보면 애매하다.

ps.

그루니온이라는 피바디를 못 잡아 안달인 공무원 여자가 있는데, 행동이나 복장이 딱 돌로레스 엄브릿지이다.

도리를 찾아서(Finding Dory, 2016)

블루탱 도리가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부모를 찾아 나서는 애니….는 농담이고.

어째튼 이번엔 잡혀간 도리를 찾는건 니모 부자 입장에서의 일이고, 주요 내용은 도리의 부모찾기(기억찾기)이다. 심지어 니모 부자는 등장 장면은 많지만 이야기 진행에 거의 역할이 없다.

꽤 감명깊게 봤고, 재미있었다.

아마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나,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이 애니를 보면 눈물 펑펑 쏟을지도. 특히 모든 조개 껍질이 한방향으로 향해 있는 장면에서…

그래픽이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엄청나게 발전해서, 니모의 피부가 반투명이고 디테일한게 장난 아니다. 기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업 한듯.

단점이 있다면,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도리의 회상 장면이 너무 많고, 장소도 여기저기 많이 등장하며, 이야기 진행이나 장면 전환이 빠르다. 마지막은 거의 왠만한 인간의 액션영화에 버금간다. 그래서 5살 따님은 잘 이해를 못해서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평이 안좋았다. 그리고 행크의 각종 능력(위장, 물밖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물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에 진행이 너무 좌우된다. 수많은 문을 열고 다니는 영화가 있는데, 등장인물 하나가 만능키인 격. 반쯤 데우스 엑스 마키나.

ps.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니모를 찾아서’의 어항 패밀리들이 등장한다. 무려 배경시점이 1년 후인데 아직도 비닐봉투에서 못 벗어나 호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굴러왔다….

ps. 왓 어 원더풀 월드 ㅋㅋㅋㅋ

ps. 전편에서 도리의 각종 행동들(고래말 능력, 글 읽는 능력, 계속 헤엄쳐 노래, 자기가 단기기억상실증이라 말하는 버릇 등등)이 전부 왜 그러는지 설명되는 영화. 단지 단기 기억상실증이 가족력인거 같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닌걸로. 도리가 엄마를 닮긴 했다. 여러모로. (그리고 고래상어는 상어지 고래가 아닌데…어째서 고래말을 걔한테 배웠냐.)

ps. 국내 포스터에는 “도리? 도리? 그게 뭐지? 아~ 내 이름이지!” 라는 카피가 붙어 있는데, 도리는 다른걸 다 잊어도 자기 이름은 잊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에러.

ps. 아기새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파이퍼’도 볼만하다. 아기 새가 무진장 귀엽다. 조나단 리빙스턴시걸 느낌도 나고(날기 기술이 아니라 잠수 기술이지만). 상당히 리얼한 그래픽이 인상적이지만, 화면에 너무 아웃포커스를 남발해서 좀 불만.

애플시드 알파(Appleseed Alpha, 2014)

완전히 달라진 애플시드 극장판, 애플시드 알파.

이전의 두 작품들과는 상관없는 리부트이고, 원작 애플시드 만화와는 더 상관 없어졌다. 이건 듀난과 브리아레오스H와 히토미(아이리스), 다각포대 등을 따 오기만 했지, 완전한 별개의 스토리를 가진 디스토피아 SF영화다. 올림푸스도 거론만 되며, 랜드 메이트도 어디서 주운 거 딱 하나 나온다. 미국식 갱단 영화처럼 주인공은 뒷골목 악당에게 일 받아서 처리해주고 살며, 악당보다 더 악당이 나오고, 마지막에 다각포대를 부수려고 법석을 피우는 그런 내용.

내용이 달라졌어도 잘만 만들면 좋지만…초반이 너무 늘어지고, 히토미의 자기 희생과 공감 안가는 주인공들의 심적 변화도 거슬린다. 브리아레오스에게 몹쓸 짓도 하던 악당이 갑자기 주인공들을 위해 희생도 해주는 도우미가 되는 건…뭐지? 몇번 폭발하더니 뇌가 좀 꼬인 듯. 주제는….망한 동네에서도 근근이 살아가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자? 인가…

역시 그래픽은 이전 편들과 달리 카툰 렌더링을 버려서 현실성이 좋아졌고,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매우 좋다.

원작팬들이 흥미를 가질 부분은, 투혼즈의 탱크 vs 듀난+브리아레오스 의 장면. 원작 첫부분의 탱크와 싸우는 부분을 그대로 연출로 보여주고 있고, 브리아레오스H의 듀난 들고 긴급점프 하는 장면도 나온다. 적에 대한 마무리를 히토미가 하는 것도 같다.

ps. 저 동네는 인간은 듀난 하나 뿐이다. 죄다 전투 사이보그이고, 히토미는 바이오로이드. 정말 디스토피아네….

ps. 저 가슴과 허리를 노출한 듀난을 봐라 ㅋㅋㅋㅋㅋ 일부러 저런 군복을 만들려고 해도 힘들겠다. 여캐는 노출이 높을수록 아머수치가 높아집니다?

빅 히어로(Big Hero 6, 2014)

아이언맨1편 이후로 오랫만에 나온 공돌이가 주인공인 작품이다. (시행착오도 없이 척척 만드는 걸 보면, 히로가 토니 스타크보다 더 천재인지도.)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 베이맥스의 귀여움도 좋다. 전체적인 연출도 괜찮다.

조연 캐릭터들이 나름 매력적인데 그들의 활약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나, 캐스 이모에 대한 설명 부족, 칼라한 교수의 흑화가 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게 약점 정도 되겠다. 그런 머리 좋은 교수가 고작 마이크로봇 없어서 복수를 미루고 있었다고? 음… (위의 이미지에서 보듯이 스푸키맨과 칼라한의 덩치 차이가 꽤 있다는 점도 ….뭔가 초기 기획에서 바뀌었나 보다)

어째튼 재미있게 봤다. 마블과 디즈니의 시너지가 꽤 괜찮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되겠다.

ps. 최근 디즈니 작품을 보면, ‘희생’을 극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남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왕국의 안나나, 베이맥스나 굿 다이노의 아빠공룡등… 뭐 다른 작품에도 흔한 것이긴 하지만, 자꾸 보니 왠지 거부감이 드는 뭔가가 생긴달까.

주토피아(Zootopia, 2016)

zootopia

와, 이건 그리 디즈니 답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네요.

물론 디즈니 답게, 좋은 그래픽과 노래, 잘 그려진 캐릭터가 있습니다만,

복잡한 도시, 범죄에 대한 이야기, 경찰과 행정에 대한 묘사, 정치인, 선입견에 대한 주제,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한 비유, 마피아 영화에 대한 패러디등 여러 요소가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스토리도 짜임새 있어서, 유머 + 전형적인 버디 부비+범죄 수사 등등….여러 요소를 정말 잘 짜임새 있게 엮어 놨네요.

캐릭터들 움직임과 세밀한 묘사등을 보면 CG기술이 겨울왕국에서 이미 한두레벨 더 뛰어 올랐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이 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꼭 보시길 강추합니다.

ps.
드림웍스는 어쩔겨….

ps.
주토피아 미스테리
1. 육식동물들은 뭘 먹는가. (곤충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2. 혁대나 구두 같은 가죽 제품은 뭘로 만드나. (악어같은 비 포유류 동물??)
3. 의인화한 동물의 세계이니 인간을 제외한건 이해가 되는데 영장류도 없네? 왜?

ps.
주디가 경찰에서 그만둔 상태였지만,
정보를 얻기 위해 나쁜 놈을 마피아에게 끌고가 고문하는 장면은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_-

쿵푸 팬더2 (Kung Fu Panda 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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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1은 참 재미있었죠. 네오의 성장과 시련, 그리고 액션의 새로움. 하지만 매트릭스2에서 네오는 이미 성장했고, 네오의 기원만이 새로울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매트릭스2는 많은 참신한 소재와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1편보다 평이 안 좋았죠.

왠지 딱 그 상황이 연상되는 건 왜 일까요?

포가 태극권하는 것도 별로 재미없고, 적은 약해 보이고, 포의 기원만 나오는 그런 스토리네요. 액션은 처음부터 너무 오버구요. 포의 심형래식 바보연기만이 남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포의 어린 시절은…왠지 3D는 좀 귀여운데 2D가 귀엽지 않은 –_-…. 괴현상이..

 

ps. 포의 친아빠가 살아 있는 걸로 나오는 것은 별로 불필요한 연출 같은데, 속편 나오려나… 엄마는?

개구쟁이 스머프 (The Smurfs, 2011)

어렸을 때 봤던 베스트 애니메이션. 랄랄라 랄라라 랄라 랄라 라….하는 노래가 머리속에서 절대 지워지지 않는 애니메이션.

그런데 그런데… 이건….

스머프가 영화로 나왔다. 그런데 3D다. 맛깔나는 펜터치 그림이 아니라 3D다. 3D화는 나름 신경 썼지만 왠지 예쁘질 않다. 차라리 아바타의 원주민들이 더 귀여울 정도.

게다가 가가멜을 비롯한 사람은 실사다. 실사. 나름 가가멜은 잘 재현했다만 모여라 꿈동산 정도의 몸개그로 유치함만 느껴진다.

그리고 왜 하필 뉴욕인가. 스머프를 왜 뉴욕에 보내야 했는가. 스머프 세상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많았잖아. 왜 뉴욕에서 어른들의 세상과 부딛쳐야 하는가? 두 세상은 왜 포털로 이어져 있는가? 이건 마치…다 커서 어렸을 때 봤던 추억의 애니를 보면 유치해서 계속 볼수 없는 듯한 느낌, 억지로 과학이론을 동원해 합리화 하려고 해도 어색한…그런 느낌만을 생산해 낸다.

보는게 아니었어. 나의 마지막 남아 있던 동심이 오염됐어…

ps. 덩치 스머프의 역할을 대신하는 듯한 스코틀랜드 스머프는 뭐여. -_-

메가마인드 (Megamin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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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슈퍼맨을 패러디하더니, 영웅들의 자란 환경을 비교하고, 악이라던 주인공이 점차 귀엽고 착하게 바뀌는 것을 보여주다가 나중에 착해지는 결말. 아 이거 참 애매하다.

꽤 재미있긴 하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전형적이면서도 드림웍스 특유의 패러디와 비꼼으로 그럴듯하기도 하다. 캐릭터들도 재미있고,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다. 그냥 보면 어느 정도 재미있고, 좀 따져 보려고 하면 애매하고.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요즘 영화답게 영웅들의 고민들이 나오는데, 얄팍하다. 메트로맨은 평생 남들 구해주다보니 지루하다는 거고, 메가마인드는 목표를 이뤘더니 삶의 목표가 없어 의욕이 없다는 것이다. 타이탄은 뭐 생각도 없는 듯 하고. 픽사의 인크레더블을 생각하면…

픽사는 명화를 여럿 그린 화가라면 드림웍스는 아직 대중 만화가의 느낌이다. 만화가라고 급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확실히 뭔가 완벽하질 않다. 드래곤 길들이기가 아직은 최고였던듯.

토이 스토리 3 (Toy Story 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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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많이 아버지와 충돌한 것은 장난감에 대한 것이었다. 아버지는 “10살 이후는 장난감이 필요 없다” “프라모델도 다 장난감" “공부와 관련 없는 것은 불필요" 등의 생각을 가지신 분이었고, 내가 정성들여 조립한 프라모델과 만화책, 추억이 깃든 물건들을 다 버리려고 하셨다. 나는 방어하는 입장이었고. 살아 남은 것은 책상 속에 숨길 수 있는 프라모델 권총 한 자루 뿐이었다.

 

장난감은 단순히 어린 시절의 놀이 기구가 아니라 추억이 깃드는 물건이다. 그 물건들을 버릴 때, 혹은 잃어 버렸을 때, 기억하려 해도 잘 기억이 안 날 때의 안타까움은 무척 크다.

 

토이스토리3는 그런 느낌의 애니메이션이다.

토이스토리는 1995년 작품이고, 그 때 애니메이션을 본 어린이들은 작품 속의 장난감 주인 ‘앤디’처럼 어른이 되어 장난감을 버려야 할 나이가 되었다. 장난감들은 갖은 모험 끝에 앤디에게 돌아가지만, 결국 헤어질 운명. 안타까움이 작품에 깔려있다.

 

UP에서 보여준 픽사의 연출력은 역시 대단하고, 여기에서도 안타깝지만 아름답게 끝을 맺었다. 긴 여운….

 

ps. 토토로 인형이 나오는데, 지부리에서 협찬이라도 한 건가. ㅎ

ps. 요즘 가장 안타까운 것은, 어렸을 때 즐겁고 흥미로웠던 것을 다시 봤는데 재미가 없는 것이다. 늙어가나…

카(Car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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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스토리와 주제에서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내는 픽사의 재주는 참 대단합니다.

카에서도 빠르게 가는 것과 승리만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는 단순한 주제지만, 그 주제를 빼고도 즐겁고 재미있는 애니이고, 그 주제를 생각해도 잔잔하게 감동을 받는 그런 작품이죠.

줄거리는 위키 링크 참고. 그런데 저 위키의 줄거리는 좀 잘못 되어 있습니다. 영화 보고 요약한게 아니라 영문판 위키보고 번역한 듯 -_-; 어째튼.

물론 이건 만화영화니까 저런 엔딩이 가능한것이지, 실제로 저런 일이 있었다면 맥퀸은 뻘짓한 레이서가 되었겠지만…

또 하나 대단한 점은, 이 애니는 꼬마자동차 붕붕이 연상될 정도로 자동차를 심하게 의인화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자동차들의 특징이 너무 잘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저같이 차에 대해 무식한 사람도 아는 프로쉐 911이나 포드T도 너무 귀엽게 바뀌었지만,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고, 다른 차들도 영화나 TV에 자주 보던 외국 차량들 그대로였습니다.

알록달록한 차량들과 단순한 줄거리로 애들에게 보여주면 좋을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