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Woody Woodpe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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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교장선생님이 딱따구리 비디오 테잎을 몇 개 사셨는지, 점심시간만 되면 틀어주어서 한 4년동안 십여개의 에피소드만 반복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1985년도부터 1988년도까지, 88올림픽때 빼고는 교실TV로 이것만 틀어줬으니 -_-; 에헤헤헤헤 에헤헤헤헤 헤헤헤헤~하는 웃음이 특징인 딱따구리가 나오는 애니로, 원래 제목은 Woody Woodpecker. 외국에서 1941년부터 30여년간 만들어진 장수 애니랍니다.

어렸을 때 봐서 기억은 잘 안나는데, 대부분 누군가 죄없는 사람을 괴롭히거나, 악당이 어설픈 나쁜짓 하는걸 윌로우비 경감이 비인간적(육체 혹은 정신적인 폭력)으로 혼내거나 하는 뭔가 좋지 못한 내용이 대부분. ( 그런걸 초딩에게 틀어준거야?) 하지만 웃기긴 참 웃깁니다.

딱따구리 외에 기억나는 캐릭터로는 몸집은 작아도 희안하게 악당을 체포하는 윌로우비 경감. 머리위에 작은 비구름이 떠 있어서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날씨는 항상 비”라고 우울해 하는 인디언 추장. 비행에 비해 착륙이 어설퍼서 착륙 할때마다 구르고 부딪쳐서 엉망이 되는 신천홍. 딱다구리에 의해 매번 괴롭힘을 당하는 조그만 아저씨. 불면증 걸린 펭귄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매번 비슷한 등장인물인 톰과 제리보다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요즘은 이렇게 순수하게 웃길려고 하거나 꽁트식으로 된 애니가 별로 없어서 아쉽네요. 있다고 해도…아즈망가 대왕 정도인가?

카(Car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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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스토리와 주제에서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내는 픽사의 재주는 참 대단합니다.

카에서도 빠르게 가는 것과 승리만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는 단순한 주제지만, 그 주제를 빼고도 즐겁고 재미있는 애니이고, 그 주제를 생각해도 잔잔하게 감동을 받는 그런 작품이죠.

줄거리는 위키 링크 참고. 그런데 저 위키의 줄거리는 좀 잘못 되어 있습니다. 영화 보고 요약한게 아니라 영문판 위키보고 번역한 듯 -_-; 어째튼.

물론 이건 만화영화니까 저런 엔딩이 가능한것이지, 실제로 저런 일이 있었다면 맥퀸은 뻘짓한 레이서가 되었겠지만…

또 하나 대단한 점은, 이 애니는 꼬마자동차 붕붕이 연상될 정도로 자동차를 심하게 의인화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자동차들의 특징이 너무 잘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저같이 차에 대해 무식한 사람도 아는 프로쉐 911이나 포드T도 너무 귀엽게 바뀌었지만,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고, 다른 차들도 영화나 TV에 자주 보던 외국 차량들 그대로였습니다.

알록달록한 차량들과 단순한 줄거리로 애들에게 보여주면 좋을듯 하네요.

자살이 미화되어도 될까?


공각기동대 TV판 Stand Alone Complex는 2기의 암울한 분위기도 마음에 안들지만, 더욱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있다. 바로 사고전차인 타치코마의 가미카제 공격이다. 1기에서는 바트를 지키기위해 특수부대의 아머슈트를 공격할때 자살하고, 2기에서는 일본에 떨어지는 핵미사일을 막기위해 자신들의 인공지능 회로가 탑재된 인공위성을 추락시켜 미사일을 격추해버린다.

이들의 자살공격후에 주변인물이나 주인공들의 입에서는 그들이 인공지능이었지만 고스트(영혼, 자아)가 있었음을 기리는 대사들이 나온다. 다른 선택이 없는 상황에서 자살을 해서 많은 사람을 지킨 살신성인이기 때문에 숭고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째서 고스트가 그런식으로 증명이 된 것처럼 표현될까. 이것도 또 다른 자살 미화가 아닐까.

전투요정 유키카제에서는 주인공 후카이와 전투기인 유키카제는 인류측의 마지막 카드로서 출격해 핵폭발과 함께 사라진다. 마지막에 기자의 차 백미러로 후카이의 살아있는 듯한 그림자가 비치지만 그것으로 위안받을 수 있을까?

영화 아마게돈에서, 죽기 힘든 역만 맡는 부르스 윌리스는 자기 딸의 애인을 구하기 위해 대신 핵폭탄의 스위치를 눌러 다가오는 소행성을 절단낸다. 이유와 목적은 숭고하지만, 왜 영화나 애니매이션에서 그런식의 상황을 만들어야 했을까. 그렇지 않으면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나.

세상에는 자칭 타칭 큰 의리와 목적을 위해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 테러, 자살폭탄을 비롯해서, 심각한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하는 분신자살,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는 자살…등등. 특히 자살을 하면 남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그 자살한 사람의 결백을 믿어주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 큰 목적을 위해 자살하는것을 의롭게 쳐주는 문화… 문화 상품이 그런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왠지 기분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