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탱 도리가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부모를 찾아 나서는 애니….는 농담이고.
어째튼 이번엔 잡혀간 도리를 찾는건 니모 부자 입장에서의 일이고, 주요 내용은 도리의 부모찾기(기억찾기)이다. 심지어 니모 부자는 등장 장면은 많지만 이야기 진행에 거의 역할이 없다.
꽤 감명깊게 봤고, 재미있었다.
아마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나,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이 애니를 보면 눈물 펑펑 쏟을지도. 특히 모든 조개 껍질이 한방향으로 향해 있는 장면에서…
그래픽이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엄청나게 발전해서, 니모의 피부가 반투명이고 디테일한게 장난 아니다. 기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업 한듯.
단점이 있다면,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도리의 회상 장면이 너무 많고, 장소도 여기저기 많이 등장하며, 이야기 진행이나 장면 전환이 빠르다. 마지막은 거의 왠만한 인간의 액션영화에 버금간다. 그래서 5살 따님은 잘 이해를 못해서 ‘니모를 찾아서’ 때보다 평이 안좋았다. 그리고 행크의 각종 능력(위장, 물밖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물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에 진행이 너무 좌우된다. 수많은 문을 열고 다니는 영화가 있는데, 등장인물 하나가 만능키인 격. 반쯤 데우스 엑스 마키나.
ps.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니모를 찾아서’의 어항 패밀리들이 등장한다. 무려 배경시점이 1년 후인데 아직도 비닐봉투에서 못 벗어나 호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굴러왔다….
ps. 왓 어 원더풀 월드 ㅋㅋㅋㅋ
ps. 전편에서 도리의 각종 행동들(고래말 능력, 글 읽는 능력, 계속 헤엄쳐 노래, 자기가 단기기억상실증이라 말하는 버릇 등등)이 전부 왜 그러는지 설명되는 영화. 단지 단기 기억상실증이 가족력인거 같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닌걸로. 도리가 엄마를 닮긴 했다. 여러모로. (그리고 고래상어는 상어지 고래가 아닌데…어째서 고래말을 걔한테 배웠냐.)
ps. 국내 포스터에는 “도리? 도리? 그게 뭐지? 아~ 내 이름이지!” 라는 카피가 붙어 있는데, 도리는 다른걸 다 잊어도 자기 이름은 잊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에러.
ps. 아기새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파이퍼’도 볼만하다. 아기 새가 무진장 귀엽다. 조나단 리빙스턴시걸 느낌도 나고(날기 기술이 아니라 잠수 기술이지만). 상당히 리얼한 그래픽이 인상적이지만, 화면에 너무 아웃포커스를 남발해서 좀 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