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Star Trek: Discovery) 1,2화를 보고

재미가 없는건 아닌데…이래저래 마음에 안든다.

우선 기존 스타트렉 팬으로서는 많이 실망 중이다. 디자인이야 시대가 달라졌으니 달라질 수도 있다. 제복이나, 우주선, 클링온…다 새로워도 좋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10년전이라 하기엔 너무 다르지만)

하지만 기존 TV시리즈의 계승이나 세계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0점에 가까운 작품이다. 사렉이 나오고, 클링온이 나오고, 오리지널 페이저총이 나온다 정도? 그외에 무엇이 스타트렉인가?

스타플릿의 정신은 몇번 언급될 뿐이고, 클링온은 그냥 나쁜 놈이고(내분을 잠재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것도 좀 식상해…), 우주전쟁과 활극만이 1,2편을 채우고 있다. 다만 주인공이 TNG의 워프처럼 다른 종족(벌컨)에게 키워진 인간이라는, 경계선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라는 것 정도. 그마저도 마치 스타트렉 비기닝의 커크처럼 너무 앞서나가 선장과 티격태격하다 감옥에 갇힌다. 그러고보면 ‘우주 탐험의 일상’보다 우주활극과 험난한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스타트렉 TV시리즈보다는 리부트 세계관의 스타트렉 영화들과 닮았다.

고작 2화만 나왔을 뿐이니 앞으로 두고봐야겠지만, 아무래도 기존 팬보다는 스타트렉 최신 영화를 이어가려 하는 듯 하다. TOS의 10년전이라는 설정은 그냥 기존 작품과 충돌만 막자 정도 의미일 뿐이고.

기존 팬의 마음을 버리고 보기에는 괜찮다.

요즘 유행하는 미드들 처럼 큰 스케일로 시작을 잘 했고, 인물들도 조금 식상하지만 괜찮다. 특히 특수효과는 왠만한 극장용 영화 수준이다.

ps. 위험한 탐사하는데 여자 대원 하나 보내고, 적장을 사로잡아 오는데 여자 둘 보내고…이거 무슨 미친 사고방식이지? 그것도 선장과 부선장. 둘다 죽으면 배는 누가 키우냐?

ps. 양자경이라 기대했는데, 무공같은게 나올리도 없고…역시 클링온에게는 몇 합 못 버티고 끔살.

ps. 생명신호가 없는 사람은 전송 못한다니…? 그럼 무생물은? 심정지 환자는? 엄청 융통성 없는 전송 시스템이네. (설정충돌일수도)

디 엔드(This is the End, 2013)

세스 로건표 병맛 코메디. 지인들 죄다 불러서 본인들 역할로 출연시킨 듯. 헐리우드에서 약하며 파티 하던 배우들이 갑자기 세상에 종말이 찾아오자 벌이는 뻘 짓들을 보여준다.

나름 꽤 웃긴다. 배우들이 자기들 영화에 대해서도 떠들고, 서로 까고, 섹드립 하고. 뜬금없이 엠마 왓슨이 나와서 주인공들이 자기를 강간하려 한다고 오해를 하는 장면도 있다. ㅋ 다들 최대한 망가지다가 마지막에 아주 간단한 자기희생으로 승천을 한다 ㅋㅋㅋㅋㅋㅋ 어째튼 난장판. 뭐 종말상황이니 난장판 아닐 수가 없겠지만 ㅋ

한번 보고 웃고 즐길 그런 영화.

넷플릭스 디펜더스(The Defenders, 2017)

넷플릭스의 마블 히어로 시리즈인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가 모여 ‘디펜더스’라는 한 팀을 이루는 드라마. 아이언맨으로 시작한 극장용 마블 영화들이 어벤저스에서 한 팀을 이루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총 8에피소드로 어벤저스와 비슷하게 이야기 진행이 빠른 편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보다는 액션씬이 많다.

데어데블과 아이언 피스트의 숙적인 핸드가 드디어 모든 모습을 드러내는데, 역시 핸드의 주 목적은 소생을 통한 영생. 그동안 뭔가 심오한 분위기를 풍겼던 것에 비하면 꽤 쪼잔하다. 밸런스 탓인지 데어데블을 꽤나 괴롭혔던 닌자의 보스는 핸드의 5수장 중 무력이 가장 강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의외로 약한 모습만 보여준다. 핸드의 리더인 시고니 위버도 엘렉트라(블랙 스카이)에 집착하는 반복만 하다가 허무하게 퇴장.

디펜더스도 영웅들의 밸런스가 별로 안 맞는 느낌이다. 제시카 존스는 탐정으로서 조사 같은 걸 잘 하는 면은 보여주지만, 내구성과 무술이 없어서 인지 막상 괴력이 전투에는 큰 도움이 못 된다. 최고의 탱커여야 할 루크 케이지도 워낙 상대들이 재빠르니 많이 얻어맞아 나가 떨어지고, 전투는 거의 데어데블이 이끌어 간다. 아이언 피스트는 계속 이용만 당해서 발암. 다친 사람을 치료하는 기회가 없었지만 이 뭉침성 없는 팀의 방향을 매번 정리해주는 클레어가 오히려 가장 빛났다. 미스티는 여전히 능력 발휘 못하고 뒷북만 치다 팔이 뎅겅. 콜린 윙은 큰 도움은 아니지만 한 역할 했고.

스토리를 보면 적도 핸드이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들이 엘렉트라, 데어데블, 아이언 피스트, 스틱이기 때문에, 영웅들이 모여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데어데블-아이언 피스트로 이어지는 스토리에 제시카 존스와 루크 케이지가 합류한 정도 느낌이다. TV판 드라마로 보기에 대규모 전투가 많기 때문에 볼 만은 하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

가장 어이 없는 것은, 마지막에 디펜더스가 핸드와 싸우다 벌인 불법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설치던 경찰이 그냥 없던 일로 넘어간 것. 너무 편한 전개다. 그 큰 건물도 폭파했는데… 다들 조사 한두번 만에 핸드 본거지인 미들랜드 서클을 알아내서 찾아간 것도 편한 전개. 수 천년간 모습을 숨겨온 조직이 참…

그래도 지긋지긋한 핸드가 무너졌으니(아직 확인사살 못한 수장이 있지만) 이제 좀 낫다.

 

넷플릭스 스타트렉 관련 다큐멘터리 4종

캡틴즈 (The Captains, 2011)

역대 스타트렉 선장들역을 맡았던 배우들을 인터뷰 한 다큐멘터리. TOS의 커크 선장역의 윌리암 샤트너가 돌아다니며, TNG의 피카드선장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 DS9의 시스코 대령 역의 에이버리 브룩스, VOY의 제인웨이 선장역의 케이트 멀그루, ENT의 아처선장역의 스콧 바큘라, 그리고 리부트 스타트렉 극장판 커크 선장역의 크리스 파인을 인터뷰한다.

주로 그 배우들의 가정 이야기, 연기에 입문한 계기, 스타트렉에서 연기한 것의 의미등을 묻는데, 에이버리 브룩스가 가장 개성있다. 강건한 시스코 대령과는 달리 가장 감성적이고 소울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ㅋㅋㅋ

 

다리 위의 혼돈(Chaos on the Bridge, 2014)

스타트렉 TNG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혼돈에 대한 이야기. (브릿지를 다리로 번역한 미친 번역가…) TNG를 보면서 납득할 수 없었던 캐릭터의 문제나 배우 교체, 작품 분위기가 바뀌는 것 등 여러 배경을 알 수 있는 다큐이다.

대부분의 스타트렉에 대한 다큐는 찬사가 대부분이라서,  제작과정의 문제점을 다루점에서 이 작품이 흥미롭다.

 

스폭에 대한 사랑으로 (For the Love of Spock,2016)

스폭역의 레너드 니모이의 인생, 가족, 노후, 스타트렉 스폭의 의미 등을 다룬 다큐, 아들 애덤 니모이가 만들었다. 아들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바쁜 유명인이어서 아쉬웟던 점과 나중에 아버지가 했던 일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것 등, 가족사에 대한 묘사가 많다.

 

커크 선장의 스타트렉 트레킹 (The Truth Is in the Stars, 2017)

스타트렉이 현실 과학 연구에 미친 영향과 의미를 다루는 다큐, 우피 골드버그 부터, 닐 디그래스 타이슨를 비롯해 스티븐 호킹까지 만나 인터뷰 한다. 스타트렉 좋아한다는 유명인사가 잔뜩 나온다고 보면 된다.

나름 스타트렉에 대한 자뻑 결정판 ㅋㅋㅋ 다들 스타 트렉에 대해 엄청나게 추켜 세워 주지만, 정작 하이라이트인 스티븐 호킹은 적당한 정도로 칭찬해 주는…

부산행(2016)

넷플릭스에 작년 최대흥행 국산영화가 뜨다니, 넷플릭스 많이 컸다.

우리나라에 성공적으로 좀비 아포칼립스를 수입한 영화 되겠다. 개인적으로 좀비 영화는 안 좋아해서 거의 안보지만.

영화 스토리도 잘 짰고, 인물 구성도 괜찮고, 연출도 나쁘지 않은 듯. 특수효과도 그 정도면 괜찮고, 엑스트라들이나 기차들을 동원한 것 등을 보면 여러모로 정성을 많이 들여 만든 영화다. 배우들 연기가 약간 어색한 경우도 있지만 크게 방해될 정도는 아니다. 마지막에 공유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치한 신파가 등장하지만 아빠로서 용서해 줌.

공유는 딱 평소 연기하던 정도 느낌이라 큰 임팩트를 주지 못 하고, 마동석과 정유미가 나름 개성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공유의 딸 역인 아역 김수안(캐릭터 이름이 서수안…이야 캐릭터 이름 쉽게 짓는다)이 마지막에 아빠를 붙잡으려 우는 연기도 좀 인상 깊었다. 노숙자역의 최귀화는 연기는 좋았지만, 너무 해결사 캐릭터 느낌이라 별로.

오랫만에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 마눌님도 좋아하셨다.

 

ps. 공유는 기관차 브레이크를 어떻게 금방 알아 봤을 까…

옥자(2017)를 보고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옥자를 보았다. 재미있고 잘 만든 영화임은 틀림 없는데, 워낙 이슈가 되던 영화라 기대를 해서 그런지 그 정도는 아닌 듯? 점수로 치면 80점 내외를 줄 수 있을 듯하다.

이 영화는 미자라는 순수한 소녀를 통해서 돈을 위해 생명을 장난치는 자본주의와 그 자본주의에 끌려다니는 흔한 사람들, 그리고 그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용기를 가졌지만 역시 어딘가 정상은 아닌듯한 동물보호단체들을 다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 자체가 5천만 달러라는 대자본을 통해 만들어진 자본주의의 산물이기도 하다. 주변에 옥자를 보려고 넷플릭스에 가입했다거나 결제를 했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일단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성공한 것 같다. (넷플릭스 한달 이용료가 영화 관람료와 같으니 당연히 왠만하면 극장보단 넷플릭스 가입을 할 것이다)

배우들 연기도 잘하고, 편집도 좋고, CG도 괜찮고…그렇긴 한데, 영화가 어딘가 엉성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마치 과장된 몸 짓으로 노래하는 뮤지컬처럼, 사람들의 행동이 과장되고, 한가지만 생각하며, 살짝 현실감이 없다. 영화 괴물의 경우처럼 이게 조금씩 웃음을 주긴 한다. 영화의 갈등을 해소하는 수단도 그냥 처음부터 미자가 가지고 있던 금돼지이고, 미란도의 잔인한 행위도 벌을 받거나 한 것도 아니다. 영화는 그냥 애매하게 끝난다. 괴물도 엔딩이 그랬지만.  슈퍼돼지를 도살하는 장면이나 미란도에서 고용한 용병이 ANF를 진압하는 장면 정도를  빼면 무난하고 폭력도 심하지 않아서 넷플릭스답지 않다고 느낄 정도이다.(실제로 12세 관람가 등급이라고 한다)

외국 사람들은 영화 ET를 많이 연상하던데, 뭐 그런 면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옥자와 미자의 우정이 중심이 아니다. 그보다는 개인적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가’ 애니메이션이 연상되었다. 인간의 욕심이 주제이고, 과학과 생명이 소재인 점도 닮았고, 나우시카=미자, 크샤나=루시 미란도, 페지테=ANF, 거신병=옥자 으로 놓으면 반쯤 비슷하다.

어째튼 뭐…영화 자체보다는, 넷플릭스에 더 많은 능력 있는 감독이 영화를 내놓기를, 그리고 한국에서 인기를 얻어 좋은 컨텐츠를 많이 추가해 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다.

ps. 슈퍼돼지라고 해서 일반 돼지보다 몇 십배 크긴 한데, 키우는데 10년이 걸린다면 그다지 생산성이 좋지 못할 것 같다. (보통 돼지는 6개월 키워 도축함)
아마도 미자와 옥자가 가족으로 정 붙이고 하는데 10년은 걸릴거라 생각해서 영화적으로 설정한 것인 듯.

ps. 옥자가 생긴건 하마인데, 디테일은 하마와 무척 다르다.(하마 고기는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고…) 온순하고 발 모양도 다르다. 발 모양은 거의 코끼리 같은데, 아마 여러 동물 유전자를 섞은 설정인 듯.
다만 하마와 완전 똑같은 점이 있는데, 똥뿌리기 ㅋㅋㅋㅋ

툼스톤(A Walk Among the Tombstones, 2014)

넷플릭스에 있길래 본 영화. 리암 니슨 주연이다.

원재는 무덤으로 걸어가다 정도인거 같은데, 왜 국내 제목을 저렇게 지었는지 이해 불가. 같은 이름의 옛날 영화가 있어서 혼동된다. 원작 소설도 있는 듯 한데 못 봐서 패스.

영화는 그저 그렇다. 적당한 액션, 사고로 애를 죽인 전직 경찰이라 어른들에겐 차가워도 애들에게 잘해주는 주인공, 애매한 악당들…

중간에 왜 나오는지 모르겠는 마약 단속반, 저 정도 대처도 못하면서 어떻게 돈은 모았나 싶은 마약 조직 범죄인들, 왜 서로 배신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납치범들…

그리고 리암 니슨 혼자 강하다. 많이 맞아서 피도 나지만 결국 승리. (과거 회상 때의 수염이 참 괴상하다)

납치된 소녀역의 다니엘 로즈 러셀라는 아역 배우의 미모가 조금 인상적이고, 그 외에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것도 없다. 아참, 기묘한 이야기의 데이빗 하버가 여기에 나왔구나.

 

런던 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Man Up, 2015)

사이먼 페그를 좋아해서 본 영화.

본래 제목은 대충 ‘남자답게’ 의미인거 같은데, 이야기 진행상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제목이지만, 한국 제목도 로멘스 영화적인 관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다만 ‘런던 시계탑’은 빅밴이 아니다. 그냥 기차역 천정에 걸린 시계. (속았다)

런던 풍경도 좋고, 웃기지만 상처를 가진 남자와 자존심 강하지만 외로운 여자의 티격태격을 보는 재미가 좋다. 무난하게 시간 보내기 좋은 영화. 훌륭한 주제나 감동은 없지만 잔잔하다.

사이먼 페그야 원래 좋아하고, 레이크 벨은 처음 봤는데, 그렇게 엄청 미인이라는 인상은 아니지만 참 정이 가는 듯. 다만 필모는 내 취향인게 없네.

화이트 헬멧(The White Helmets, 2016)

영화는 방금 폭탄이 떨어진 곳에 화이트 헬맷 대원들이 뛰어 들어가 피흘리는 여자 아이를 안고 나오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아직 나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시 폭탄이 떨어집니다…

영화 전체가 이런 분위기는 아니고, 대체로 대원들의 활약과 희생, 훈련 과정에서의 고뇌등을 다룹니다. 영화가 40분 정도로 짧아서 그리 심도 깊지는 않지만, 마음 아픔만은 깊습니다.

죄없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희생하는 전쟁은 정말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ps. 러시아는 정말 나쁜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