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 – WarGames (1983)

천재 해커 소년 데이비드는 우연히 접속한 컴퓨터(사실은 국방성 인공지능 ‘조슈아’)와 게임을 합니다. 현실과 게임을 구분 못하는 조슈아는 그걸로 핵전쟁 시나리오를 가동시켜 실제 핵전쟁 위기로 가게 되지요. 그걸 막기 위해 갖은 오해를 받아가며 데이비드와 그의 여자친구는 국방성에 들어가 조슈아를 상대하게 됩니다.

조슈아는 이미 모든 명령을 거부하는 상태지만, 게임을 좋아해서 같이 게임 하자는 소리는 받아들입니다. 데이비드는 조슈아에게 틱택토 게임을 혼자서 하게 시킵니다. 조슈아는 틱택토를 무한히 돌려보다 게임을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미사일 카운트 다운을 멈춘채로 모든 핵전쟁 시나리오를 다시 시뮬레이션해봅니다. 그리고 나서

A strange game. The only winning move is not to play. How about a nice game of chess?

(이상한 게임이네요. 이길려면 하지 않는 수밖에 없겠군요. 체스나 한판 어때요?)

1980년대는 무시무시한 냉전시대였죠. 전쟁은 없었지만 서로를 몇 번이든 멸망시킬 핵무기를 쌓아 놓았던 시기입니다. 전쟁이 벌어지면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이길려면 전쟁을 하지 않는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이 냉전이었지만, 사실은 상대를 못 죽여서 분노에 차 있는 시대였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도 빨갱이 잡는다며 억울한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죽었죠. WarGames는 그것에 대한 교훈을 주는 소년 모험 영화(?) 비슷한 영화였습니다.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086567/

ps.
WarGames는 우리나라 대교출판에서 어린이 도서 ‘조슈아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었지요. 한 20년전에..;;
표지가 요렇게 생겼었음.

에이 특공대 (The A-Team, 1983-1987)

사용자 삽입 이미지추억의 TV 시리즈 에이 특공대.

4명의 개성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항상 비범하신 ‘한니발’ 대령(워낙 시가를 많이 피우더니, 나중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주변의 미녀는 다 꼬시고 폼이란 폼은 다 잡는 ‘멋쟁이’, 그리고 미친 ‘머독’… 기계를 조종하는데 탁월한데, 매번 정신병원에 갖혀 있어서 에이 특공대가 뭔가 하려면 머독 부터 탈출시켜야 했다. -_-; 덕분에 다른 영화에서 ‘머독’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나오면 왠지 정신이상자 같이 느껴지곤 했다. 하하하.

그리고 가장 개성 있는 캐릭터는 흑인 BA. 힘쓰는 일은 다 하고 성격은 거칠지만 속은 착하다. 몸에 뭔가 반짝이는 것을 치렁치렁 달고 다니고, 머리는 모히칸족 머리와 턱수염이 트레이드 마크. 머독을 가장 혐오하고(그런데 한번은 목숨이 위급해서 머독의 피를 수혈받고 충격을 받아 삐쳐버린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못 탄다. (비행기를 타야 할 일이 있으면 팀원들이 말 없이 BA를 마취시켜 버린다;;) 가장 개성있고 정감있는 덩치 캐릭터… 왠지 스타 트렉 : 다음세대(TNG)의 워프와 가장 비슷한 역할의 캐릭터이다.

원래 A특공대는 베트남전의 특수부대 비슷한 것이었는데, 범죄(하노이 은행을 털라는 밀명을 수행했으나, 누명을 쓰고)를 지어 체포되었다가 탈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의뢰를 하면 그 사람들을 돕는다고.

워낙 어렸을 때 봤던 외화 시리즈라 많은 것이 기억 나지는 않지만, 보고 싶어서 밤 늦게까지 부모님과 TV시청권 쟁취 투쟁을 했었다. 기억 나는 에피소드는…어딘가 외딴 수용소 비슷한 곳을 공격해야 하는데 그게 4명으로 안되자, 근처에 버려진 낡은 전차를 수리해서 돌격했던 장면, 그리고 어떤 여자 기자가 그들의 정체를 알아 보려 취재하고 다니다 동료(?) 비슷한 것이 되는 내용이 떠오른다.

http://en.wikipedia.org/wiki/The_A-Team
http://www.imdb.com/title/tt0084967/

ps.
최근 리암 니슨이 한니발 대령역으로 출연하여 극장판이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리암 니슨이 이런 역할을 하면…배트맨에서 테러리스트로 나왔던 것과 왠지 비슷한 컨셉이면서 착한 편인 것인가? 어째튼 기대된다.

http://www.youtube.com/watch?v=yjTP9VR1DfQ
http://www.imdb.com/title/tt0429493/

같은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것을 다룬 작품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이 당연하지만, 만약 내일이 없고 오늘만 반복된다면 어떨까? 일종의 ‘무한 루프’. 이런 내용을 다룬 작품들은 꽤 많은데, 그중 내가 본 4가지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의 특징은…. 반복되는 것을 기억 못하는 경우엔 똑같은 반복만 되면 영원히 안 끝나니 -_- 당연히 주인공들이 뭔가를 느낀다. 데자뷰, 기시감 같은 것을 말이다. 그래서 무한 루프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악몽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게다가 자신이 뭔가를 바꿔도 다시 초기화 되는 보람 없는 무한 반복인 것이다.

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시즌5 18화 Cause And Effect (1992)

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작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 스타트렉: 다음세대 중에서 NCC-1701D 엔터프라이즈호가 폭파되는 장면을 여러번 감상 -_- 할 수 있는 에피소드. 게다가 모든 것을 철저히 계산해 엔터프라이즈의 위기를 수없이 구한 데이터소령이 한번의 판단 실수로 계속 엔터프라이즈를 폭파 시킨다. ㅋㅋㅋ 사실은 그것보다 “같은 시간이 반복된다”는 점을 간단히 조사해서 알아내고 납득해버리는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이 더 엽기 -_-; 평소에 얼마나 괴상한 현상을 많이 겪었으면….

스토리:

엔터프라이즈호는 아직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시간이 왜곡되는 곳을 조사하다가 갑자기 미확인 우주선이 튀어나온다. 충돌 위기에서 데이터 소령은 트랙터빔을 이용해 상대를 밀쳐낼 것을, 라이커 부함장은 셔틀격납고를 감압하여 급히 피할 것을 제안한다. 피카드 함장은 데이터 소령의 의견대로 트랙터빔을 사용하나 상대 우주선은 우현 워프나셀에 충돌하고, 엔터프라이즈호는 폭발하고 만다.

시간의 왜곡으로 다시 얼마 전으로 돌아간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생활 도중 데자뷰가 강하게 느껴지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등 이상현상을 겪는다. 그러나 다시 같은 상황에 들어선 엔터프라이즈는 다시 미확인 우주선과 충돌해 폭발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서 대원들은 점점 강한 데자뷰를 느끼게 된다. 그에 따라 조사해보니 시공간 왜곡에 자신들이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데이터는 다음 반복때의 자신에게 보낼 타키온 신호 장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음 번 우주선 충돌시에 데이터는 타키온 신호 장치로 3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다음 번 반복 때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들은 데자뷰뿐 아니라 3이라는 숫자가 온통 반복되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데이터 소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데이터 소령은 그것이 라이커 부함장의 계급장 숫자 3이라고 유추해내고 다음 위험 때 부함장의 제안대로 격납고를 감압시켜 충돌을 벗어난다. 미확인 우주선은 80년 전 실종된 연방 우주선이었으며, 시간의 왜곡으로 갑자기 과거로부터 튀어나온 것이었다.

참고 :

http://leefill.com/tt/1599
http://memory-alpha.org/en/wiki/Cause_and_Effect_%28episode%29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기적이고 심드렁한 기상 캐스터 주인공이, 같은 날만 무한히 반복되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현상에 빠져 나쁜 짓도 하고, 자살도 하는 등 별 짓 다 한다.

그러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다음대로 할 수 없었던 동료 리타와 사랑을 하게 되고,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하루를 보람 되게 보낸 후 드디어 다음 날에 이르는 이야기. 빌 머레이의 코믹연기와 앤디 맥도웰의 매력이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예전에 쓴 이야기를 참고.
http://draco.pe.kr/685

The X-Files 시즌6 15화  Monday (1999)

사용자 삽입 이미지90년대 수많은 미드팬들을 양산한 엑스파일. 모든 미스테리를 믿으려 하는 멀더와 과학만 따지며 멀더에게 태클거는 스컬리의 듀엣이 인상적인 이다. 그중에서 이 에피소드는 죽는 멀더, 죽는 스컬리, 우는 스컬리, 화내는 스컬리, 멀더를 너무 잘 알아서 문제인 스컬리…등등 다양한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스토리:

어느 월요일. 은행에 기동타격대가 포위하고, 진입을 시도한다. 한 여자가 FBI 스키너 부국장 를 발견하고 그것을 막아달라고 한다. 은행 안에는 총맞아 죽어가는 멀더 요원을 스컬리 요원이 살리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경찰들의 진입을 본 은행강도는 몸안에 품은 폭탄을 폭발시켜 은행을 날려버린다.

월요일 아침에 깨어난 멀더는 물침대에서 물이 새서, 시계가 죽어버려 아침 회의에 늦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래층이 침수되서 배상금으로 수표를 써줬는데, 은행 잔고가 부족해서 은행에 가야 한다. FBI회의를 땡땡이 치고 나와 근처 은행에 간 멀더는 다시 은행 강도를 만나고, 스컬리가 뒤따라 왔다가 똑같이 진행되서 다시 은행 폭사. 다시 월요일 무한 반복.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무한 반복을 기억하는 단 한 명이 있다. 바로 스키너를 말리던 여자. 이 여자는 은행 강도의 여친이었고, 그를 말리려 하지만 실패해서 이 비극을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는 지옥에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반복되지만 이상하게도 멀더가 자신을 어디서 본듯하다고 느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희망을 걸어 계속 은행에 가는 것을 말리지만 사건은 조금씩 달라질 뿐 사태를 막지는 못한다. (멀더가 은행에 안가면 스컬리가 멀더를 찾다가 은행에 가거나, 붙잡힌 스컬리를 찾아 다시 멀더가 가거나 등등 -_-)

그러나 멀더의 데자뷰는 점점 강해지고, 결국 멀더는 마지막 폭발이 일어날 때, “폭탄이 있다”라는 것을 되뇌어 기억하려 애쓴다. 그리고 다음 반복 때 그 말을 기억하고 은행강도를 미리 말리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은행 강도가 멀더에게 쏜 총에 여자가 맞게 되고, 여자는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라며 숨진다. 사건은 해결되고 화요일이 오게 된다.

참고:

http://www.zootv.pe.kr/xfiles/6×15.htm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시즌2 엔드리스 에잇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동명의 라이트 노벨이 인기를 얻어 애니매이션화 한 최근 작품이다. 독단적이고 괴상한 짓을 하는 여자애 하루히가 사실 자각하지 못한 신이라면? 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그녀의 바람대로 (물론 그녀는 진실을 모르지만) 모여든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와 주인공 쿈이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보다는 다소 전형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두고 그 귀여움을 감상하는 것이 주목적인 듯한…덕후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친을 만족시키기 위해 항상 여러가지 고민이 많은 남친들에게, 괴팍한 여자애 하나 만족시키기 위해 고생하는 SOS단원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한숨을 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 :

여름방학이 2주 남은 어느 날, 하루히는 SOS단원들을 소집해 여름방학에 하고 싶은 일들을 수없이 시키기 시작한다. 수영장 가기, 축제가기, 불꽃놀이, 곤충 채집, 아르바이트 등등등등… 그러나 뭔가 만족하지 못한 하루히.

그리고 8월 31일이 되면 어김없이 2주전으로 반복. 쿈은 뭔가 데자뷰를 느끼게 되고…알고보니 ‘방학이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 한 하루히가 무의식중에 시간을 무한 반복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정보통합사념체의 단말인 나가토에 따르면 이미 1500번 이상 반복되었다고.  결국 매번 하루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2주간을 반복하다가, 쿈의 ‘같이 방학숙제 하기’ 제안으로 마지막 날을 방학숙제를 분담하며 같이 하며 보내게 되고, 무사히 9월로 넘어가게 된다.

원작 소설은 단순히 마지막 반복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애니매이션은 에피소드2~9까지 무려 8편을…거의 같은 내용을 보여준다.(화면 구성이나 대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말 지겨워서 참고 볼려면 고문…

여러분은 특정 시간이 무한 반복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스카이 앤 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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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출시한 추억의 도스 슈팅게임.

사실 당시 제가 구입한건 아니고, 친구가 학교에서 복사해주길래 ‘잠깐 해보고 좋으면 사야지’하며 플래이 했지만, 단번에 끝판을 깨버렸지요. 플래이 시간이 다소 짧은 오락실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7스테이지가 전부에요.

파스텔톤의 그래픽이 무척 귀엽고(심지어 적들도 귀여움), 조작도 쉽고, 재미도 있었던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소프트맥스라는 존재를 늦게나마 알게 해준 작품이지만, 이 게임은 일본의 유명한 슈팅게임의 컨셉을 카피한 제품인데다 짧은 플래이 시간 때문에 ‘우리나라 게임은 역시 뭔가 돈주고 사기 아까운 놈들이 많아’라는 편견도 같이 준 작품입니다.

ps.
이상이 게임 안사고 불법복제로 해놓고 김빠져서 못사버린 녀석의 변이었습니다. -_-

공식 홈페이지 http://www.softmax.co.kr/Games/Pc_Sky.aspx?menuid=1_3_5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wiki/스카이_앤_리카

스타워즈 : 엑스-윙 대 타이파이터 (Star Wars: X-Wing vs. TIE Fighter,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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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의 대표적인 상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제다이? 다스베이더? 광선검? 하지만 어릴때는 그보다 우주전투의 주역들인 ‘밀레니엄 팔콘’이라든지 ‘X윙’ ‘타이파이터’같은게 더 주인공으로 느껴졌습니다.

그중 저항군(반란군?)을 상징하는 엑스윙과 제국군을 상징하는 타이파이터는 그야말로 영원한 맞수였죠. 이 게임은 영화에서 사용된 대부분의 전투기를 몰고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비행시뮬레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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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로서는 꽤 그럴듯한 그래픽과 영화와의 싱크로율을 보여주었습니다. 게다가 귓전을 울리는 존 윌리암스의 음악은 저를 푹 빠지게 했죠. 미션도 정말 많았고, 네트워크 플레이도 가능해서 함께 싸우거나 미션을 공략할 수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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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것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다양한 기체들이 망라된 DB가 있었다는 겁니다. 1997년 수준의 3D로 만들어졌지만 아직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서 자료를 모으기 힘들었던 매니아들에게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이것만 노리고 게임을 구매한 사람도 있었지요.

단점이라면, 제대로 스토리가 있는 캠페인이 없는데다(아예 없는건 아닌데, 단편적인 미션의 연속일 뿐입니다) 전투기나 사실 레이저광선과 보호막, 장갑 그리고 그에 따른 에너지 분배….로 윙커맨더와 큰 차이가 없는 전투방식이었다는 걸까요.

참고 자료
http://en.wikipedia.org/wiki/Star_Wars:_X-Wing_vs._TIE_Fighter

추억의 농심 까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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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먹어본 라면은 당연히 삼양라면이지만, 어렸을때 처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라면은 이거’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농심 까만소”라면입니다.

까만소 라면의 특징은 삼양라면보다 더 진한색의 고소한 국물이었지요. 그당시 흔하지 않게 스프가 2가지 들어 있는 라면이기도 했습니다.  1985년에 나와서 올림픽 공식 공급라면인지 뭔지로 지정되었다고 항상 호돌이 마크가 붙어 있었고요. 가격은 120원.

하지만 아쉽게도 1989년에 우지파동이 일어나면서 많은 라면회사들이 제품들을 단종시켰고, 까만소도 같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취향이 굳어져서, 지금도 ‘진라면 순한맛’같은 고소한 라면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농심이 추억의 라면을 투표율에 따라서 다시 되살리는 이벤트를 했는데, 까만소는 10%의 표를 얻어서 아쉽게 탈락했다고 합니다. 관련링크

강부자씨가 나오던 농심 까만소 광고

스타 트렉 6 : 미지의 세계 (Star Trek VI: The Undiscovered Country,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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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루가 함장으로 있는 엑셀시어 함선은 항해중 큰 충격파를 만난다. 충격파의 원인은 행성연방과 50년간 전쟁중인 클링온 제국의 중요 에너지원인 프락시스 위성이 대폭발을 일으킨 것. 에너지 부족으로 위기를 맞은 클링온 제국은 연방과 평화협정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클링온 지도자들을 태운 함선을 호위해야 하는 커크 함장은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엔터프라이즈호를 끌고 나간다. 클링온 지도자들을 초대한 식사는 무사히 끝났으나, 그들이 돌아간후 엔터프라이즈호에서 갑자기 양자어뢰가 발사된다. 그리고 피해를 입고 무중력 상태가된 클링온 함선에 의문의 연방 대원들이 나타나 의장을 암살하고 돌아간다.

커크 함장과 닥터 맥코이는 의장을 응급처치를 해주려다가 암살 혐의로 체포된다. 그리고 실제조사보다는 정치외교적 판단과 커크에 대한 복수심으로 클링온에게 유죄판결을 받고 얼음행성으로 유배된다. 원래 엔터프라이즈호를 맡고 있던 스폭 함장은 기관장(그도 사실 오래되서 함장 자격이 있다) 스카티와 촉망받는 벌컨 장교 발레스 중위와 함께 엔터프라이즈호 내의 범인을 추적해간다.

커크 함장과 닥터 맥코이는 수용소에서 그들을 도와주려는 변신 외계인(쉐이프 쉬프터) 여자와 함께 탈출을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여자가 커크가 탈출시도를 한것으로 꾸며 죽이도록 의뢰를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탈출시도를 할것으로 예상해 대기하고 있던 스폭에 의해 구조를 받는다.

그리고 끝내 발레스 중위가 암살의 범인으로 밝혀지고, 스폭 함장은 발레스의 정신을 읽어 행성연방과 클링온 양측의 평화반대주의자들이 손을 잡고 이번 사태를 꾸민것을 알게 된다. 커크의 엔터프라이즈와 슬루의 엑셀시어는 클링온의 다음 회담장소가 키토머 행성임을 알아내게 되고, 함께 클로킹된 적 함선과 암살자들을 처치해 평화회담이 무산되는 것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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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여러 의미를 가지는 걸작 스타트렉 극장판입니다. 우선 오리지널 시리즈(TOS)의 마지막 극장판이구요, 추리소설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어인지 시나리오 구성이 훌륭합니다. 스폭의 멋진 대사나 닥터 맥코이의 시니컬한 대사가 여러번 작렬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세익스피어의 글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한 “스타트렉 다음세대(TNG)”가 한창 방송중일 때 만들어진 작품이라 스토리상 오리지널 스타트렉과 다음세대간에 이어주는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트렉 TNG에서는 키토머 조약에 의해 클링온과 평화적으로(?) 지내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바로 그 조약을 이루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묘사의 최고인 ILM에서 특수효과를 맡아서 비난이 심했던 5편과는 확 달라진 멋진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엑셀시어가 충격파에 휩쓸리는 모습이나, 무중력상태에서 클링온의 피가 튀는 장면, 변신 외계인의 변신 장면, 마지막 부분 함선 전투장면등이 바로 그런 장면들이죠.

꽤 반가운 얼굴이 있습니다. TNG의 메인 캐릭터중 하나인 워프 대위역의 마이클 돈이 커크 함장의 재판때 변호사 역할로 나옵니다. 목소리가 무척 굵직굵직한 클링온이죠.ㅎㅎ (시대가 다른데 이름도 같은 ‘워프’인 것을 보면 워프 대위의 아버지 역할인 듯 합니다) 그리고 하이틴스타(?)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엑셀시어 함선에서 통신장교로 나옵니다. 당시 갖 20대였기 때문에 슬루 함장의 ‘스타플릿의? 명령 무시’ 결정에 어리벙벙한 초짜 장교의 모습에 무척 어울립니다. ㅎㅎ

ps.
발레스 중위는 회담장소가 바뀔때 엔터프라이즈 함내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함장 몰래 통신을 할수 있지 않은 이상 회담장소를 모를 가능성이 높지요. 스폭이 회담장소를 물으려 발레스에게 강제로 하는 정신 탐색도 그런 면에서는 비논리적이고 보복스럽습니다 -_-; (아무리 나빠도 여자가 괴로워 하는건 좀…보기 그래요)

ps.
스타트렉 TNG에서 클링온의 결투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대부분 붉은 피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클링온의 피가 분홍색입니다.(….클링온 답지 않게 귀여운 피를 가졌네 -_-)

참고자료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079
http://www.imdb.com/title/tt0102975/

시리즈

스타트렉 (Star Trek: The Motion Picture, 1979)
스타트렉 2 : 칸의 분노 (Star Trek: The Wrath of Khan, 1982)
스타트렉 3 : 스포크를 찾아서 (Star Trek III: The Search For Spock, 1984)
스타트렉 4 : 귀환의 항로 (Star Trek IV: The Voyage Home, 1986)
스타 트렉 5 : 최후의 미개척지 (Star Trek V: The Final Frontier, 1989)
스타 트렉 6 : 미지의 세계? (Star Trek VI: The Undiscovered Country, 1991)
스타 트렉 7 : 넥서스 트렉 (Star Trek: Generations, 1994)

데몰리션 맨 (Demolition Man,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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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파르탄(실베스타 스텔론)은 강력 범죄자를 잡는데 뛰어난 경찰이지만 너무 행동이 앞서서 주변에 피해를 내 ‘데몰리션 맨’이라고 불린다. 그는 숙적이자 사악한 사이몬 피닉스(웨슬리 스나입스)가 인질을 잡고 있는 곳에 쳐들어갔다가 폭발 사고를 일으키게 되고, 인질들이 모주 죽은걸로 알려져(사실은 피닉스가 죽였음) 유죄 판결을 받는다. 스파르탄과 피닉스는 같은 냉동인간 교도소에서 냉동처리된다.

몇십년후 21세기는 폭력, 육식, 섹스, 술, 담배 더러움이 없는 과도하게 정화된 사회이다. 그런데 피닉스가 이유를 알수 없이 발전된 능력으로 교도소를 탈출한다. 21세기에 폭력을 모르는 경찰로는 그를 대응할수 없게 되자 19세기 매니아인 레이나 헉슬리(산드라 블록)경위는 유명한 존 스파르탄을 교도소에서 꺼내 피닉스를 잡도록 한다.

결국 스파르탄의 활약으로 21세기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콕도 박사가 자신에게 반대하는 지하세계 지도자를 죽이려고 피닉스에게 전투교육을 시켜 탈옥시킨 것이라는게 밝혀지고, 정작 콕도 자신도 피닉스에게 죽음을 당한다. 스파르탄은 냉동 교도소에서 피닉스와 마지막 대결을 펼쳐 물리치고, 미래 사회는 지나친 정화와 지하세계의 자유로움 그 사이의 어딘가로 향하게 된다.

실베스타 스텔론은 람보와 록키 시리즈가 끝나고 나서도 90년대 들어서 클리프 행어등 히트작을 내면서 제2의 절정기를 맞이 합니다. 그때 90년대의 유행에 따라 SF액션 영화도 몇편 찍었는데, 대표적인게 저지 드래드와 데몰리션 맨이죠. 그는 여기서 꽤 멋진 몸매-제복이 무척 어울립니다-와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입니다만, 영화평은 그리 썩 좋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액션스타의 코믹화 경향에 어울리는 유머도 꽤 들어가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도 스텔론의 라이벌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미래에 대통령이 되었다(영화 나오고 10년후에 정말 주지사가 되죠;;)’라느니 산드라 블록이 성룡 발차기를 따라 한다느니 하는 농담이 나옵니다.

데몰리션 맨의 배경은 겉으로는 유토피아지만 사실은 디스토피아인 미래입니다. 인간의 본능을 억누르는 것만이 평화라는 잘못된 강박관념이 지배하는 사회죠. 영화내의 재수없는 상류층이 입고 있는 일본적인 의복등, 당시 문화적인 공격에 나선 일본에 대한 반감도 엿 볼수 있습니다. 그밖에 냉동감옥이라든지, 자동운전이 되는 자동차, 사이버 섹스, 화상회의등 지금은 유치하지만 그당시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자주 보이는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본 실베스타 스텔론 영화중 하나입니다. 액션과 코믹의 밸런스가 대충 잘 맞았고, SF적 요소도 있어서요.

ps.
스파르탄의 남겨진 딸을 찾으려는 관심은 계속 무산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유일하게 제대로 나오는 여성은 헉슬리뿐이죠. 게다가 헉슬리는 왠지 스파르탄을 잘 알고 있으며, 동행하다 죽이 잘 맞고 스파르탄에게 이유없이 계속 끌리며 섹스까지 하려고 합니다.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나는 영화. -_- ㅋㅋㅋ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106697/

스타 트렉 5 : 최후의 미개척지 (Star Trek V: The Final Frontier,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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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복이라는 자가 님부스3 행성에서 주민들을 선동해 반란을 일으키고, 클링곤, 로뮬란의 대사들을 인질로 잡습니다. 휴가중이던 커크 함장과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들은 긴급 소집되어 님부스3에 파견됩니다. 사이복은 스폭의 배다른 형이고, 다른 벌컨인과는 달리 논리보다 감정을 중시하며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습니다.
그를 진압하려던 커크 함장과 일행은 오히려 사로 잡히고 엔터프라이즈 대원들은 사이복에게 설득당합니다. 함내에서 사이복과 숨바꼭질을 하던 커크와 스폭 일행은 결국 사이복이 원하는데로 ‘어떠한 배도 넘지 못하던 우주의 대방벽’을 넘어 신이 있다는 곳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그 신은 가짜 신이였고, 커크 일행은 사이복의 희생과 추적해온 클링곤 함선을 이용해 그 신을 물리치고 탈출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스타트렉 극장판 11개 중에 유일하다 할수 있을 쓰레기입니다. 아니 괴작이라고 부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감독은 커크 함장역의 윌리엄 샤트너입니다.
커크 일행이 한가로이 캠프파이어를 하는 도입부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영웅들의 소박한 여행은 정겹죠. 하지만 그 뿐입니다. 사이복의 몇마디 추상적인 말에 죄다 감명받으며 설득되는 장면은 어이가 없고, 갑자기 대원들이나 체코프등도 적이 되서 커크선장을 추격하는 걸 보면 ‘저건 설득이 아니라 세뇌네’ 하고 생각이 들게 됩니다. 커크함장은 그 잘난 말빨은 발휘도 못하고, 보이스카웃 같은 침입 작전을 펼치다 사로 잡히고, 엔터프라이즈에서 ‘나홀로 집에’를 찍어댑니다. 게다가 신인줄 알고 찾아갔더니 신이 아니라 지박령같은 유령비슷한 존재(?)라는 결말은 한편의 썰렁 개그입니다. 제가 부제를 붙이자면 ’23세기판 사이비 종교의 최후”라 붙이겠습니다.
게다가 무려 89년도에 만들어진 영화가, 최초의 극장판인 79년도나 82년도판보다 특수효과가 구립니다. ILM에 맡기질 않고 다른 회사에 특수효과를 맡겼다네요.
부탁인데, 스타트렉에 흥미가 있거나, 애정이 생기려고 하시는 분이 이 영화를 보려한다면 가서 말려주십시오.
ps.
행성에 유배된 사악한 존재라는 설정은 스타트렉 넥스트 제네레이션(TNG)의 시즌1, 22화 Skin Of Evil 편의 설정과 비슷합니다. 1988년의 에피소드니까 TNG가 더 앞섭니다만..
참고자료

시리즈
스타트렉 (Star Trek: The Motion Picture, 1979)
스타트렉 2 : 칸의 분노 (Star Trek: The Wrath of Khan, 1982)
스타트렉 3 : 스포크를 찾아서 (Star Trek III: The Search For Spock, 1984)
스타트렉 4 : 귀환의 항로 (Star Trek IV: The Voyage Home, 1986)
스타 트렉 5 : 최후의 미개척지 (Star Trek V: The Final Frontier, 1989)
스타 트렉 6 : 미지의 세계? (Star Trek VI: The Undiscovered Country, 1991)
스타 트렉 7 : 넥서스 트렉 (Star Trek: Generations, 1994)

짜파게티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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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모든 라면을 삼양라면으로 개종(?)한다 하더라도, 나방이든 벌레든 나온다 해도, 절대로 농심것을 먹어야 하는 것이 2가지 있다. 바로 ‘짜파게티’와 ‘너구리’이다. 그중 짜파게티는 20년 넘게 내가 좋아하는 라면의 Best1이다.
 
20년 넘게 먹다 보니 몇 가지 추억을 가지고 있다.
 

1. 국물에 집착하시는 할머니

어렸을 때 어머니는 자주 편찮으셔서 병원을 드나드셨다. 한번은 할머니께서 와서 우리 남매를 돌봐주고 계셨는데, 나는 입맛이 없어서 또 짜파게티를 끓여 먹으려고 했다. 시골 산구석에서 보고 들은거 없는 할머니에게 ‘집에서 자장면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라고 최첨단식품(?)을 자랑(?)을 하려는 욕심도 있었다.
 
그런데 짜파게티는 면을 삶고 물을 덜어내야 한다. 내가 국자로 냄비의 물을 떠서 싱크대에 버리는 것이, 평생을 버리는 것 없이 살아오신 할머니 생각에는 하얀 국물을 낭비하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아니 왜 아깝게 뽀얀 멀국(국물의 충청도 사투리)을 버리니!”
 
나는 그것을 원래 버려야 하는 것이고, 국물이 아니라 기름과 밀가루가 녹아 나온 것 뿐이라고 설명드렸지만, 할머니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우리 둘은 옥신각신했으나 결국 할머니의 승리.  할머니는 그 국물(?)을 받아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_- 밥을 말아 드셨고, 나는 할머니와 시간을 끄는 동안 퉁툴 불어 퍼져버린 짜파게티를 먹어야 했다.  

 2. 짜파게티와 계란

짜파게티에는 원래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다. 자장면에도 안들어가니까. 그리고 봉투 뒷면에 계란 넣으라는 말이 없으니까.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을 깨어준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친구네 가서 놀고 있는데, 그 친구가 맛있는 걸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짜파게티에 계란을 넣어(그냥 넣은것도 아니고 계란 2개를 완전히 풀어서 면과 범벅을 해 익혔다.) 요리해 가지고 나왔다. 뭐랄까….엄청나게 느끼하면서도 단백질이 넘치는 느낌을 가진 참 괴상한 맛이었다. ㅎㅎㅎ (나중에 거기에 치즈까지 넣어 먹는 분들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우욱…)

계란을 풀어 익힌 짜파게티는 지금까지 느끼한 것을 먹고 싶을 때, 가끔 해 먹는 별미이다. 그리고 어떤일이 정해져 있는 대로 하지 않았는데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때는, 그 친구가 연상되고는 한다.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락해보지 못했는데, 요즘 뭐하고 지내나 모르겠다. 외국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것 같은데.
 

3. 아버지의 한 입

아버지는 평소에 “라면은 가끔 간식으로나 먹는 것이지, 밥대신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것” 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우리 남매가 라면을 먹을 때도 몇 마디씩 잔소리를 하곤 하셨다. 하지만 정작 아버지는 그 ‘간식’들을 너무나 좋아하시는, 먹성이 좋은 분이셨다.  아버지는 평소에도 식사외에 과자나 아이스크림, 라면등을 즐기셨다. “이런건 방부제나 색소도 있어서 자주 먹으면 안 좋은거야”라고 하시며.

내가 고등학생때 어머니께서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셨는데, 예상보다 너무 늦게까지 안오시는 것이었다. 저녁때이지만 밥을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아버지와 나는 굶고 있었다. 나는 당연히…할 줄 아는 요리는 라면뿐.

“아빠, 난 라면 끓여 먹을건데, 아빠 것도 끓일까요?” (문장끝에만 존대하는 전형적인 어린놈의 표현법)

아버지는 평소의 지론대로 “밥을 먹어야지, 무슨 라면이냐. 난 됐다” 라고 하셨다.

먹지 말라고 하지 않으신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한 나는, 배고픈 나머지 두 번도 묻지 않고 짜파게티를  끓였다. 2봉지나. 느끼한 짜파게티 냄새가 진동을 했고, 나는 냄비채로 짜파게티를 식탁에 놓고 먹으려 했다.

그런데 막 한 젓가락을 입에 넣었을 때, 아버지께서 다가오셨다.

“아빠도 한입만 먹자. 한입만.”

역시 배고프셨나 보다. 2봉지나 끓였기 때문에 어차피 나에게도 좀 많다고 생각한 나는, 한입 드시라고 했다. 한입만!…. 그리고…

아버지는 진짜 한입을 드셨다. 특유의 큰 폐활양을 활용하셨던 것만이 문제였다. 후루루루루루룩~~~

남은 것은 두세 젓가락도 안되는 부스러기 면들과 양념 뿐. 단단히 삐진 나는 “그렇게 시장하시면 하나 더 끓이라고 하시지” 라고 투덜거리며 새로 짜파게티를 끓여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두번 더 안 여쭤본 내가 잘못한 거 같다. -_-; 아버지가 평소 지론을 누를 정도의 정당성을 확보하시려면 아들의 반복된 권유가 필요했을 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