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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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만큼 애절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적당히 무게감 있으면서 명랑한 스토리의 애니입니다. 특히 인터넷 서비스와 해킹이라는 첨단(?) 위기에 그런것과는 전혀 관계없을 듯한 동양식 대가족이 뭉쳐 대응한다는 스토리는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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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애니에 나오는 오즈라는 서비스는 현실성 제로입니다만. 일본이 인터넷서비스 하나 해킹당한다고 모조리 마비될만큼 전뇌화(?ㅋㅋㅋ) 된 나라도 아니고, 전세계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한 나라도 아닙니다. 인터넷 서비스 하나에 공공시설과 핵마사일까지 연결되어 있을리도 없구요. 계정=생명 이라고 생각하는 개념도 매트릭스스러운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주장하는거 같은데, 좀 어거지입니다.

그러고보니 오즈라는 서비스가 민간 서비스인지 공공 서비스인지도 좀 애매하군요. 생긴건 세컨드라이프랑 비슷하고, 로고는 우리나라 LGT의 오즈와 비슷하구요(LGT가 국내 애니매이션 홍보할때 같이 마케팅 협력을 하기도 했더군요). 고래가 날아다니는거 보면 트위터 느낌도 나구요. ^^; 게스트 계정을 제외하곤 전세계 사람들이 1인당 1계정인것과, 주인공의 해킹사고가 바로 추적되서 TV에 뜬거보면 실명제 서비스인가 의심도 됩니다 ㅎㅎㅎ

어째튼 거기서 이래저래 싸우는데, 싸움 자체는 매트릭스의 아니메 버전 + 리니지2 바츠 해방전쟁 전설(?) 느낌입니다. 약간 식상하지만, 캐릭터들의 개성과 주인공들의 성장에 맞물려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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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되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슬프지만, 거기서 좌절하지 말고 포기 하지 않으면 희망과 해피엔딩이 있다는 것이죠. 거기서 고딩들이 성장하는 내용입니다.

ps.
애니중간중간 NDS라던지 아이폰, 일본의 핸드폰, 윈도 비스타등이 나오는 등 가젯 매니아들이 보기에도 꽤 디테일 합니다.

ps.
사다모토 요시우키의 캐릭터 디자인인건 무지 좋습니다만, 포스터랑 실제 애니 캐릭터들의 격차가 좀 큽니다 -_-; 최근 저분…캐릭터 디자인을 살짝 리얼계열로 가려는 경향이…. 눈도 점점 작아지고..

인터넷 시대에 책임을 강조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

세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게 있다.

예를 들어 ‘악플’이 그렇다. 악플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그 악플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지만, 악플은 없앨 수가 없다.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실명제고, 사이버 모욕죄고 뭐고 도입해봐야 그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악플러를 비난해봐야 효과는 없다.

스팸같은 것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스팸을 막는 방법은 발달하고 있지만, 역시 스팸을 뿌리는 방법도 발달하고 양도 늘어나고 있다. 어떠한 법이나 기술로도 이 흐름은 바꿀 수 없다.

그럼 어쩌라구?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필요한것만, 믿을 수 있는 것만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하면, 인터넷 시대에, 인터넷 상에서 “책임”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공염불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정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최근 ‘대가’를 받고 핸드폰 리뷰를 써준 파워 블로거들의 책임 논쟁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한다고 그런 일이 없어질까? 블로그 스피어가 쓸모없다고 판단되지 않는 이상, 영향력 있는 매체를 가만히 놔둘 자본주의가 아니다. 앞으로도 상업적인 정보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우리는 기성 언론과 블로그의 구별이 애매해졌다고 생각했듯이, 기존 신문의 제품 소개 기사와 블로그 포스트의 구별, 광고와 리뷰의 구별도 애매하다고 판단내리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렇게 보면 블로거에게 기성 신문이상의 순수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블로그 글은 “사실”이나 “진실”이 아닌 “정보”로 보고,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많은 소문과 음모론도 그렇다. 정보의 진실성은 매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미네르바는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자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기꾼에 불과하다. 우리는 덥석 맛보았다가  맛을 보고나서 미끼를 던진 사람에게 화를 내기보다, 한발짝 물러나서 의심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마 앞으로 더욱 더 필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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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은 해야지...바보.

요약 : 남탓 하지 말고 자기가 가려 읽자.

멍청한 대중, 인터넷을 만나 진화하나?

얼마전에 문화관광체육부의 교육자료에서 대중들은 멍청하니 잘 꼬드기면 된다는 내용
있어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굳이 요즘 사례가 아니더라도, 과거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대중을 멍청하다고 표현하거나, 여론을
다루는 방법에 비슷한 표현이 있었던 적은 수없이 많다. 단순히 그들이 ‘신성한’ 국민들을 무시한 것이거나, 아니면 생각이
부족했던 것일까?

사실 대중은 멍청한것이 맞다. 아니 멍청하다기 보단 네트워크가 약한것이다. 뚜렷한 지도자가 없다면 숫자가 많아 의사결정이 늦고, 체계나 정의가 불문명하기 때문에 일사분란하지 못하며, 효율적인 결속력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권력화된 조직이나 개인에 의해 항상 와해되고 무시되어 왓던 것이 대중이었다.

그런 대중이 이번 촛불집회들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인터넷과 핸드폰이라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로의 정보를 나누며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것을 바탕으로 쪽수만 많은 평화시위도 위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중이 네트워크를 만나 서로 정보를 생산하고 주고 받으며 그 약점들을 보완한 것이다. 나 자신도 그리 큰 효과를 얻지 못할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2MB를 견제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되었다.

물론 아직 문제점은 많이 있다. 논리나 사실보단 감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에 더 쉽게 휘둘리거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통제가 안되는 돌발변수나, 다수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는 소수라거나, 피아식별(?)의 문제 라던지 하는 것은 아직은 어쩔수 없는 대중의 한계이다. 수직적인 네트워크가 아닌 수평적인 네트워크에서 오는 리더가 없는 한계도 있고 말이다.

이러한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혹시 인터넷이나 모바일, 개인기기등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직접 민주주의는 가능할까? 사회학자들은 그런것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으로 연구하고 있을까.

한국의 IT소비자들의 불리함

한국은 99%의 PC유저가 윈도XP를 쓰고, 99%가 IE를 쓰는 나라이다. 사람들에게는 컴퓨터는 윈도XP와 동격인
단어이다. 덕분에 많은 프로그램이 아직도 XP용으로만 나오는 등, 최신 OS를 쓰고 싶어도 못쓰는 사람들이 있다. 저가로 무장한
초소형 노트북이나 UMPC들은 리눅스라는 저성능 PC에 적당한 OS를 선택하지 못하고 XP를 깔아서 나와야 팔린다. 덕분에
사람들은 더 비싼돈을 주고 더 느려진 기기를 사게 된다. MID같이 리눅스를 처음부터 고려한 기기가 우리나라에 출시 될땐
어찌될지 궁금하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윈도XP와 IE의 점유율에 힘입어 액티브X가
거의 모든 사이트에 쓰이게 되었고, 사람들은 당연히 액티브X를 설치하는 버릇을 들이게 되어 해킹 프로그램인지 확인도 안하고
OK를 누른다. 게다가 다양한 웹브라우저와 다양한 기기로 인터넷 을 활용할 수 있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비표준적인 개발과
액티브X덕에 윈도XP와 IE로만 웹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모바일 인터넷이 급부상해도 고작 뉴스 읽는것 외에 활용할 것이 별로
없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모바일은 위피등 독자 플랫폼과 정부주도의 업계 세력 조정, 이윤을 지키기 위한 기업들의 과도한 행위들, 닫힌 시스템, 경직된 요금제등으로 인해 아직도 전화기로서의 역할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외국처럼 인터넷
전화를 같이 활용한다던지, 여러 서비스나 프로그램과 결합하는 참신함을 기대하기엔 너무 척박한 환경이다. 멋진 최첨단 외국
핸드폰도 우리 시장에는 그저 그림의 떡이다. 참신한 개혁은 커녕, 스펙만 화려한 핸드폰을 싸게 내놓는것만이 우리나라 시장의
관심사이다.


이게 내 여친만 그런게 아니던데…

내 여친은 내가 뭔가 구글에서 뒤지고 있으면 왜 ‘인터넷’에서 안찾고 엉뚱한데서 찾냐고 따진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은 네이버를 말한다. 네이버에 지나치게 쏠린 사용자들 덕분에, 참신한 웹서비스를 만들어도 네이버에 CP로 들어가거나 최소한 네이버에 광고라도 하지 않으면 장사하기 힘들다. 반대로 네이버에 제대로 광고만 하면 악덕업체라도 부당이익을 올린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럴때마다 검색결과와 구분하기 힘든 네이버의 광고 방식은 외국업체들의 방식과 많이 다르다느니, 무슨 문제가 있다드니 떠들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단순히 업체들뿐 아니라 컨텐츠에 대해서도 유저들의 지나침 쏠림은 정보와 데이터 위주가 아닌 이슈와 연예정보에 치우치게 되고, 그것이 다시 포털업체들이 이슈에 쏠린 편집을 가져오며, 다시 유저들의 쏠림으로 돌아간다.

각종 포탈, 온라인 게임, 보안 솔루션, 오피스 프로그램 등 한때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상징하며 뉴스에 오르내리던 것들이, 기대와는 다르게 해외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오히려 외국의 앞선 기술력과 자본을 가진 경쟁사들이 몰려오고 있다. 고작 한다는 소리가 항상 ‘국내 시장은 다르기 때문에 외국 회사가 성공하기 힘들다’라면서 성공적인 방어에만 만족하고 있다. 국내 유저의 취향을 맞춰 붙잡아 두고 수익을 얻는 것만이 그들의 유일한 재산인데, 서비스가 고객 취향 맞췄으니 아주 잘했다고 해야 할지, 외줄 타고 있다고 걱정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IT 현실은 확실히 독특하다. 유난히 소비자들의 쏠림이 강하거나, 국내에서만 통하는 기준이나 제품, 기업이 많다. 그 독특함이 개성과 장점이 되고 앞서나감이 되어야 하는데, 이제는 그로인한 소비자들의 손해가 커져가는 느낌이다. 그 원인이 소비자에게 있든, 회사나 정부에 있든지간에 이제는 단점을 찾아내 고쳐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

인터넷은 위대하고 두렵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중에 이런 것이 있다.
http://image.fnn.co.kr/news/2008/04/14/etc/b3566096c77e49f4ace0ac5254b3f58f_Untitled-5.jpg
주인공 철수의 머리속에 “1894년부터 1901년까지 셜록홈즈는 몹시 바쁘게 일했다”라는 문장이 머리속에 맴도는데, 이 문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떠오르지 않아 미치겠는 것이다. 결국 며칠후 자료에 대한 도사인 사람이 대신 출처를 찾아준다.

이건 솔직히 PC통신 시대의 이야기다.
시험삼아 아마존닷컴에 “sherlock holmes 1894 1901 busy” 정도의 키워드를 넣어보다 바로 답이 나와버린다.

인터넷은 위대하다.
지식을 외울 필요가 없다. 찾는 방법과 단서만 알면된다. 한없이 게을러질 여지가 크다.
그러나 지식을 활용하고 있으려면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 활용할 수 있는 법이다.

인터넷은 위대한 도구이자 깨어나기 싫은 꿈일지도 모르겠다.
여러면에서 참 무섭다.

ActiveX와 인증서의 경제적 문제점.

우리나라에서 쇼핑몰 결제나 금융업무, 본인확인등을 온라인 상에서 하려면 ActiveX와 인증서를 사용해야 합니다. 액티브X는 보안프로그램과 인증서 확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작동하는데 사용하죠. 이 방식은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것이 윈도+IE조합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오픈웹운동이나 웹표준쪽의 여러 주장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런 호환성과 관련해서 소수의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쪽으로 공략(?)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금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는 시각도 있었으면 합니다. “너희들은 벌 돈을 못벌고 있어”라고 외쳐주는 겁니다.

인터넷 쇼핑몰의 상당수는 액티브X와 인증서문제로 상당히 비효율적인 결제과정을 거칩니다. 예) 저같은 컴퓨터 경력 20년되어 가는 사람도 헤매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인해, 손님들의 시간을 뺏고, 접근성이 떨어져서 결국 잠재적인 매출의 감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외국 쇼핑몰에서 몇번 결제를 해봤더니, 너무나 간편해서 지르는 재미까지 생기더군요 -_-;

인터넷 뱅킹은 어떻습니까? 블로그나 게시판들을 보면, 보안 프로그램이 꼬여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 못했다는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만약 그들이 컴퓨터가지고 고생하는 시간을 줄여준다면 은행은 훨씬 많은 거래를 할 수 있고 필요없는 서버처리나 고객지원도 줄어들겁니다.

컴퓨터의 보안상태도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액티브X를 설치해야 결제를 할 수 있다는 훈련을 받은 결과, 위험한 액티브 X 설치메시지에도 습관적으로 OK를 눌러버립니다. 몇년간 아는 사람이 컴퓨터가 안된다느니, 느리다느니 해서 보면 항상 덕지덕지 깔려있는 액티브X나 그에 딸려 설치된 관련프로그램이 주원인입니다.

더 아이러니한건, 이러한 손실을 일으키는 댓가로, 많은 사장님들이 인터넷 보안결제 회사들에게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겁니다. -_- 보안 프로그램과 인증서를 쓰게 되어 있으니 어쩔수 없는겁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정보산업을 발전시키기에도 너무나도 적은 인구입니다. 미국,중국,인도의 IT발전을 보면 인구의 힘을 알수 있습니다. 적은 인구로 발전을 이룩하려면 장애가 적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채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액티브X와 인증서 방식은, 문짝에 드나드는데 구식자물쇠 여러개 달아놓은 셈입니다. 빨리 쉽고 빠른 카드식 디지털 자물쇠로 바꿔야 합니다. 이건 얼마 안되는 맥이나 리눅스 유저들이 결제를 할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만~천만이 넘는 대상으로 하는 문제입니다.

저만 이런 생각한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은 생각을 하셨겠지만, 액티브 X의 기회비용 손실에 대한 연구결과 같은게 있나 해서 이리저리 찾아봤는데, 별로 건질게 없더군요. 관련 업계나 연구하시는 분들이 더 자료를 모으고 개선점을 모색했으면 좋겠습니다.

ps.
2MB 대통령은 이런데나 좀 실용적으로 접근해보지…

ps.
원래 이런건 업체들이 먼저 나서서 시정을 요구해야 할거 같은데…우리나라 업체들은 너무 착한가(?)

이번 대선의 마음에 안드는 점 세가지.

제 블로그, 요즘 많이 착해져서(?) 정치관련 글은 포스팅 안하지만, 몇가지 걸고 넘어가야겠다. 이것들만 생각하면 참…대선이고 뭐고 나라가 참 잘 굴러간다고 욕해주고 싶다.

1. 진실을 외면하는 정치인과 국민들.

아, 내가 노무현 정권의 성과를 반정도밖에 맘에 안들어하지만, 까놓고 말해서, 노무현 정권이 뭐 그리 욕먹을 정도의 정권이었나? 대통령이 수백억 해먹은것도 아니고, 아들이 사기치지도 않았고, IMF를 다시 부르지도 않았다. 정치인으로써 하기 힘든 성과도 있거니와 그 욕먹는 경제도 인터넷 검색해서 각종 지표 찾아보면 의외로 훌륭하다. 주가는 말할것도 없고, 수출은 사상 최대이고, 공약한 국민소득 2만불 달성에, 경제성장률도 OECD국가중 괄목할만한 순위에, 외환 보유고도 훌륭하다. 양극화? 양극화의 핵심요인은 IMF사태와 각종 경제위기때 받아들인 세계화와 노동시장 유연성이다. 세계화와 몇가지 노동정책에서 노무현의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분명한건 한나라당도 큰소리 칠수는 없다. IMF가 어느정권때 왔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어떠한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왔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그러한 진실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인기 없어진 노무현 정권에서 멀리 멀리 달아날려고만 하고, 노무현 정권을 공격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들은 더 나쁘다. 진실을 보려하지 않는 죄, 원인을 파악해보려 하지 않는 죄, 이 당이 아니면 저당, 저 당이 아니면 이 당만 생각하는 죄. 현재의 경제문제가 양극화, 즉 경제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분배의 문제와 그에 따른 경기회복 문제라면 어째서 복지정책과 재분배에는 신경을 덜 쓰는 우파 정당에 눈을 돌리는가? 설마 자신들은 서민이면서 재산(아파트)나 사업체(자영업)의 사장님이기도 하다는건가? 이해가 잘 안된다.

2. 합법적으로 국민의 입을 막은 선거법

가장 마음에 안드는 문제는, 한나라당이 그렇게 존경해 마지 않는 미쿡에서도 UCC(or UGC)에 의한 국민의 정치참여가 활발한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러한 시도가 원천봉쇄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나라당에 의해서. 특정 정당이나 기업이 간단한 고소 고발 남용만으로, 국민들의 입이 봉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예전에 민주화가 덜 되었을때는 공권력을 남용해가며 욕먹으면서 국민의 입을 막았지만, 민주화가 되고 나서는 합법적으로 고소해서 국민들의 입을 막는, 아주 황당한 사태인 것이다. 한국의 인터넷은 정치와는 상관없이 원더걸스나 즐겨야 하는건가? 공평함이라는 허울좋은 대의를 위해 공식적인 자료이외에는 교환도 못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올바른 지도자를 뽑아라? 한나라당은 미쿡의 좋은점은 안 배우고, 고소 남발하는거나 배울래?

이런 문제는 비단 정치문제만 아니라, 각종 기업들의 비리나 노동문제, 소비자 서비스에 대한 문제등에서도 같이 작용한다. 기업들의 간단한 고소만으로 “해당 인터넷 커뮤니티가 막혀버려 반대여론이 쉽게 초기진화가 되어버리는 사태”, “힘없는 약자가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정보교환과 집단 방어를 하지 못하는 사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것이다.
 

3. 인물이 없고 이미지 장사만 판친다.

이번 대선은 눈에 띄는 좋은 인물들이 없다. 전부 도토리다. 한명은 의혹과 위장의 대가이고, 한명은  X떼기 시리즈로 물러났다가 욕심나서 돌아와서는 정책도 없이 인기2위이고, 한명은 얼굴과 1등 공격이 유일한 무기이고, 한명은 노조단체에서만 왕이고, 한명은 기업 출신 이상론자이고, 나머진 떨거지다. 지난 대선에서는 일자 주름 노무현의 바람이라는 신선한 바람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것도 없다.

정책을 보고 뽑으려 해도, 내놓은 정책들이 현실보다는 이미지를 위한 뜬구름 잡기가 많다. 그러다보니 이념이라는 망령도 날뛰고 있고, 구시대적인 토목공사 국책사업도 전면에 부각되어 있다. 전부 이미지를 위해 뛰고 적의 이미지를 깍기 위해서만 힘쓰고 있다. 언론들도 마찮가지로 움직이고 있다. 제대로 정책을 비교한다든가 현실성을 깊고 심각하게 따지는 기사를 못본거 같다. 뭔가 TV에서 볼까 싶어서 TV를 틀었더니 각종 의혹 수사, 쓸데없는 지지율 조사결과, 같찮은 찬조 연설자들, 모 후보들의 TV토론 출연 거절…볼게 없다.

이렇게 이렇게 흘러가다가 12월 19일이 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