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Fantasy : The Spirits Within (2001)

서기 2065년, 지구는 ‘팬텀’이라고 불리는 외계에서 온 존재들에 의해 침략당하고 소수의 인간들만 살아 남는다. 팬텀들은 투명하고 스치기만 해도 생명체들이 죽으며, 파편이 침입하면 거기서 다시 숙주를 죽이고 팬텀들이 자라났다. 생존자들은 방벽 도시에서 에너지 방어벽에 의해 팬텀들을 막아내며 겨우 생존하고 있었다. 여주인공 아키는 시드 박사와 함께 영혼의 파장들을 모아서 팬텀들을 무효화 시키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었고, 장군의 지휘하에 있는 군부는 대형 에너지포인 제우스 캐논으로 팬텀을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아키는 영혼을 채집하던중 예전의 연인이었던 그레이를 만나고, 둘은 예전의 감정을 다시 확인한다. 다른 영혼을 채집하던 중 아키는 몸안에 있던 팬텀에 의해 의식을 잃고 그레이의 도움으로 팬텀들의 정체를 파악한다. 군부는 도시의 일부를 팬텀에 침범시켜 의회를 자극하려다 되려 도시전체를 잃게 되고, 제우스 캐논을 써서 팬텀의 본거지를 공격하게 된다. 겨우 탈출해 팬텀의 본거지에서 영혼을 채취하던 주인공들은 그레이의 희생으로 영혼을 완성시키고 세상을 정화하게 된다.

21세기가 시작된 2001년, 3D그래픽의 발전을 느끼게 해주었던 영화, 파이널 판타지 극장판의 스토리이다. 이 영화는 당시 베타버전이었던 마야를 이용해서 놀라울 정도의 3D인물표현, 풍경, 메카닉 디자인, 액션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토이스토리 같이 정말 장난감스러운 3D영화만 보던 시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의 그래픽수준이었다. 3D모션 캡춰를 통해 만들어진 애니매이션은 아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성우도 화려해서, 시드 박사는 도널드 서덜랜드, 그레이는 알렉 볼드윈, 장난기 많은 네일 역은 스티브 부세미가 목소리를 연기했다. 다른 성우들도 나름 알려진 배우들.

하지만 정작 흥행에는 실패했다. 박스 오피스 통계에 의하면 미국 흥행에서 3천2백만불을 벌었고, 해외에서 5천2백만불을 벌었다. 제작비는 1억 3천7백만불로 나와 있다. 한마디로 쪽박. 우선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게임 파이널 판타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북미시장을 고려했겠지만 덕분에 게임과 연관된 마케팅에 실패했다. 시나리오가 너무 교과서적인데다가, 3D제작의 한계인지 진행이 너무 무난하고 긴장이 없다. 계속 동료를 탈출시키기 위해 자기희생만 하는 그레이와 팀의 대원들을 보면 짜증 나기도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 관객도 놓치고, 액션을 좋아할 어른 관객도 놓친 형국.

그래픽도 한장면 한장면은 훌륭하지만 뭔가 어색하다. 인물들이 몸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데, 표정은 마네킨이다. 표정은 모션캡춰가 안되니까 당연한가? 인간의 눈이라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 토이스토리라던가, 니모 같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도 귀여우면 자연스럽게 느낀다.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극장판 처럼, 사람과 아주 비슷하다가 살짝 어설픈 캐릭터를 보면 그 어색함이 너무 눈에 띄어 버리고 심지어 징그럽기 까지 하게 된다. 파이널 판타지는 그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에 나온 반지의 제왕2편과 3편의 골룸캐릭터와 비교해보면 그점을 확인할 수 있다. 표정이 살아 있는 캐릭터와 그렇지 못하고 이쁘기만 한 마네킨의 차이를.

게다가 가장 실망한것은 DVD이다. 3D영화니까, 기본적으로 디지털이라 DVD가 매우 좋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왠걸. 디빅파일을 다시 DVD로 구운것처럼 뭔가 화질이 뿌옇고 선명함이 부족했다. 옛날 복원필름을 스캔해서 리마스터링한 스타워즈 트릴로지 DVD보다도 더…아니 반도 못따라가는 화질을 자랑한다.

파이널 판타지가 개봉할때 각종 홍보에는 다양한 비전이 있었다. 실제 배우들이 영화에서 밀려날거라는 둥, 주인공 아키가 디지털 연예인으로 성공해서 다른 영화에도 나올것이라는 둥. 그러나 흥행 참패로 인해 물건너 가 버렸다. 그 당시 우리 나라에도 다양한 3D 극장판 영화가 시도되고 있었는데 제작이 중단되거나 흥행에서 역시 참패했다. 다만 파이널 판타지가 사람들의 눈높이만 높혀 놔인지, 그 후에 나오는 각종 애니매이션과 게임의 3D영상은 극도로 섬세해졌다. 하나의 유행을 만들어 낸것이었다. 파이털 판타지는 영화가 볼거리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과 3D영화의 한계를 보여주었지만 3D그래픽 역사에는 기념비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ps.

파이널 판타지 극장판을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시계이다. 주인공 아키가 차고 있던 시계는 PPL인지 Seiko 마크가 그려져 있었는데, 실제로 Seiko에서는 같은 디자인의 시계를 만들어 자신들의 전시실에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몰론 상용화된 모델은 좀더 실용적으로 디자인 된 다른 디자인의 모델이지만.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너무 SF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저런 개성적인 시계가 있다면 실용성은 2차로 치고 하나 사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

스파이더맨 3

주의 : 이 글은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3는 대단한 영화였다. 스파이더맨, 블랙슈트로 인한 부작용, 거기서 파생된 베놈, 샌드맨, 멋진 뉴 고블린과 해리의 원한, 여자 친구인 메리 제인과 새로운 금발 여자 그웬 스테이시. 수많은 인물과 적들이 등장하고 이야기가 얽혀 있었지만 흐름이 흩어지지 않았다. 많은 전투가 있었고 특수효과가 복잡했지만 특수효과 또한 완벽했다. 왠지 반지의 제왕 이후부터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속편영화들이 장면에만 치우치지 않고 시나리오적인 완성도에 신경을 쓴거 같다. 그리고 그 완성이 스파이더맨3랄까.

아쉬운 점은 몇가지 있다. 뉴고블린은 멋졌지만, 진실을 알고 우정으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주인공 대신 죽는건 너무 뭐랄까…전형적(?)이다. 비록 원작과 유사한 죽음이긴 하지만. 상당한 팬들로부터 기대를 받았던 베놈은 약점이 너무 금방 알려졌고 결말도 썰렁했다. 오히려 블랙수트때의 스파이더맨이나 피터의 메리 제인 약올리기 춤 같은게 더 그럴듯할정도. 베놈의 기생생물로서의 억척스러움이 안보인달까?

게다가 이건 뭐 포악해지는 부작용 시리즈인가? 스파이더맨 1편은 원조 고블린 아저씨가 녹색가스 마시고 포악해져서 난리쳤다. 스파이더맨 2편은 핵융합 연구하던 박사 아저씨의 로봇팔이 고장나 포악해져서 난리쳤다. 스파이더맨 3편은 스파이더맨과 얼뜨기 사진기자가 심비오트 때문에 포악해진다. 오히려 같은 녹색 가스를 마신 해리는 뉴 고블린이 되어 ‘주인공 사랑 갈라놓기’라는 시트콤스러운 짓을 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알더니 포악해지기를 그만두고 우정으로 돌아선다. 피터가 2편 3편 고생한게 죄다 집사가 진실을 안알려서인가!!

그런데, 문제는 내 여자친구에게도 부작용이 나타났다. 해리 오스본역의 제임스 프랑코가 멋지다고 난리다. 나중에 해리가 죽었을때는 마구마구 슬퍼하는 것이었다 -_- 미쳐. 하긴 제임스딘 영화에서 제임스 딘을 연기했을 정도이니 잘생기긴 했다.

해리 오스본의 뉴 고블린은 베놈과 샌드맨으로 인해 자칫 괴물집합소 같은 이미지를 받을 수 있는 스파이더맨3에 SF냄새가 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병기가 집적된 날아다니는 보드나 유도 폭탄, 빛이 나는 검 등. 약간 닌자 분위기를 차용한 모습이 스포츠맨 스러운 배우의 이미지와 함께 매우 잘 어울렸다.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경찰국장 역으로 제임스 크롬웰 할아버지(?)가 등장했다. 그런데 딸이 너무 젊고 섹시하잖아. 딸과 나이 차이가 몇 이여-_-; 딸 이야기가 나왓으니 말인데, 그웬 스테이시는 너무 여기저기 피터와 얽혀 들어가는데 시각적인 이미지(왠지 히어로와 얽히는 섹시한 여자는 바보거나 이기적일거 같은)와는 달리 매우 착하고 똑똑한 아가씨로 나온다. 후속편에 다시 나오더라도 원작처럼 일찍 죽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신문사 편집국장의 개그는 정말 극에 극을 달린다. 이것저것 표현할게 많아서 정신없는 영화에 한줄기 신선한 바람이랄까? 저런게 정말 개그연기지 하고 생각될 정도이다. 여주인공 메리 제인은 이번에도 또 납치되고, 미끼로 쓰이고, 날라다니고, 떨어지고….나같으면 생존을 위해 피터와 떨어져 산다. -_-; 2편에서는 메리 제인이 잘나가고 피터가 궁상이더니, 3편에선 피터가 잘나가고 메리 제인이 궁상인데, 브로드웨이 여배우가 직업 찾기 위해 전전하는 모습이 갑자기 피터잭슨의 ‘킹콩’이 연상되어 버렸다.

영화사에서는 스파이더맨을 6편까지 만들 계획이 있다고 한다. 풍부한 원작과 관객들로부터의 지지, 그리고 받쳐주는 특수효과의 발전이 있는데 무엇이 문제이랴? 나머지 시리즈들도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속편영화가 되지말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되길 기대해본다.

300

  • 스파르타의 일당백 전사들이 페르시아의 100만 대군과 싸우다 진 이야기.
    (300명이 일당 100이면 3만명밖에 상대 못한다. 100만에겐 당연히 진다…;;)
  • 초반엔 살짝 야하고, 후반엔 처절하게 잔인하다. 보고 즐기는 영화로서는 100만점이다.
  • 과하게 탈색을 한 영상은 ‘밴드 오브 브러더스’의 탈색보다 훨씬 과장되어 일부러 만화적으로 만들었다는게 너무 의식되는 수준이다. 300원작 만화와 너무 똑같이 재현했다는 블로그들의 글이 많은걸 보니 그런면에서는 공을 많이 들인듯.
  • 횡스크롤의 길고 긴 슬로우모션은 액션을 보여주는데 탁월하지만, 너무 남발된거 같다. 그래봐야 오대수형님의 횡스크롤보단 약하다. 그리고 화살비가 두번 정도 나오는데, 자꾸 ‘영웅’이 생각나는건 왜 일까……;
  • 비슷하게 만화를 영화로 옮긴 ‘브이 포 벤데타’와 같이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공통점이 참 많다.
  • 역사 고증문제는 여러개 있지만, 어차피 만화를 그대로 옮긴 영웅물이다. 그것보다는 하필 미국이 만든 영화에서, 군사력을 이용해서 잔인한 노예제도와 침략을 일삼았던 스파르타인들이 자유를 외치며 용기로 맞서는 투사로 그린게 상처가 더 크다.
  • 주인공 제라드 버틀러는 연기는 훌륭했지만 고함소리 밖에 기억에 안 남는다. 스파르탄!! -_-; 저 포스터로 지름신2라고 패러디 된다면…당해낼 수 없을 듯.
  •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레나 헤디는 케이브에서도 꽤나 박력있는 근육질 여인으로 나오더니 여기서도 그렇다. 그런데 피부가…… 서양여자들은 너무 클로즈업하면 안된다는 교훈.
  • 파라미르 데이빗 윈햄이 반갑다. 말 잘하는 지적인 이미지는 여전하구나. 40대 중반 배우의 이미지치곤 너무 깔끔하다. 나중에 큰 주연 하나 따낼듯.

부그와 엘리엇 (2006, Open Season)

부그는 산악관리인 베스에게 길러져 야성을 잊고 공연장에서 재롱을 떠는 거대한 회색곰이다. 그러나 사냥꾼의 차에 받혀 잡힌 수다쟁이 사슴 엘리엇을 구해주고 나서 일상이 꼬여버린다. 끝내 야생으로 돌려보내진 부그는 베스를 그리워하며 집으로 돌아가려 애쓰지만, 사냥철의 시작과 함께 숲속 친구들과 사냥꾼들에게 대항하다가 친해져서 숲에 적응하게 된다.

단순한 스토리, 뻔한 캐릭터, 전형적인 미국 애니매이션식 웃음. 별로 새로울것 없는 애니매이션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일부러 감상적인 내용을 넣으려고 애쓰는 영화가 많은 것을 비교하면 오히려 편하게 볼수 있는 애니매이션이다.

특히 캐릭터들이 뻔한 특징(부그와 엘리엇은 거의 슈렉과 당나귀 같은 설정이다)은 있어도 너무 귀여운 디자인이다. 눈썹파도의 애교를 떨고, 단것을 못참는 부그와 뿔이 하나밖에 없는 왕따 사슴 엘리엇. 모든 나무가 자기것이라는 다람쥐 군대와 댐공사를 하는 비버, 하나의 도구로 이용되는 토끼들, 딱 동네 아줌마들스러운 스컹크들(외국에서도 아줌마들은 그런가), 동물들의 반란이라는 망상을 가지고 있는(사실 실현되지만) 사냥꾼, 빅풋을 찾아다니는 부부와 가출해서 동물들 편이 된 애완견…..너무 너무 귀여움의 연속이다.

3D그래픽의 발전도 매우 놀랍다. 털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동물들, 자연스러우면서 만화같은 물의 애니매이션. 3D이면서 별로 복잡하지 않고, 그러면서 디테일한 그런 화면들이었다. 아이맥스 3D로 감상하면 그걸 코앞에서 느낄수 있었다.

자막 보기를 귀찮아하는 여자친구를 배려하기 위해 더빙판을 감상했는데, 전문 성우들을 주로 사용해서 연기가 아주 좋았다. 요즘 애니매이션들을 스타들을 더빙에 사용해서 뭔가 어색한데, 그런걸 싫어하는 분들에게도 괜찮을 듯하다.

쉽게 즐길 애니매이션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 추천. 단, 아이맥스 3D가 정말 실감나긴 했지만, 2인에 3만원이 가까이 되는 비용은 심하게 압박이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Night At The Meseum, (2006)

간편하게 즐길수 있는 영화라는 것을 소란스러운 아이들이 증명해주는 영화. 재미있는 발상에 잔인함도 없고, 코믹함과 짤막한 박물관관련 지식들, 우정과 사랑을 강조하는 엔딩.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의 벤 스틸러, 주만지를 연상시키는 로빈 윌리암스, 그리고 여기저기 영화에서 보았던 낮익은 조연들. 그리고 미국역사의 유명한 여성 인디언인 사카주웨아 역을 한 미주오 펙이라는 여배우의 예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주라기 공원같은 등장이었지만 강아지의 정신을 가진 티라노사우러스 렉스의 화석, 껌타령하는 이스터 석상, 악동 원숭이, 로마병사들과 서부인들의 전쟁, 불에 목숨건 원시인, 유학파 파라오 미이라, 정에 굶주린 훈족, 모두 영화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다. 다만 자막이 마빡이라든지, 이건 아니잖아 같은 유행어를 너무 남용하는 번역인데다가, 뻔한 엔딩은 아쉬운 점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477347/

미녀는 괴로워(2006)

노래는 최정상이지만 외모가 최악이라 무대뒤편에서 가수 립싱크나 해주며 좋아하는 남자-연예기획사 사장(주진모)를 동경만 해야 했던 슈퍼 뚱뚱보 김한나(김아중). 결국 김한나는 성인전화 서비스해주다 알게된 성형외과의사를 협박해서 미녀로 변신해서 제니라는 가수로 데뷔한다. 그리고 주진모에게 다시 접근하다가, 외모의 허울을 깨닫고 콘서트장에서 성형수술을 고백하고 해피엔드…라는 뭐랄까…중간만 봐도 알수 있는 뻔한 결말의 영화. 마법과 유리구두 대신 현대의학을 선택한 신데렐라의 이야기이다.

김아중은 원래 선이 꽤 굵어보이는 마스크였는데, 언제부터 저렇게 가냘펐지?라는 인상. 어째튼 이쁘게 나온다. 특수분장 하고 노래 연습하느라고 고생 정말 많이 했겠다.(노래는 원래 잘했던가. 데뷔작 CF에서 여러곡을 즉석으로 불러댔던 적이 있으니) 연기도 경력에 비해선 천연덕스럽게 한다. 김아중의 천연덕스러움과 주변의 맛깔나는 감초 연기자들 덕분에 오히려 주진모가 너무 똥폼만 잡으며 어색하게 멋부리는 느낌.

김아중의 성형은 거의 변신마법수준이고, 그걸 콘서트 장에서 울면서 고백했다고 괜찮아가 되어버리는 상황은 확실히 환타지이지만 그걸 머리속에서 빼고 보면 적당히 웃을수 있고, 적당히 감동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이다.

주의 – 부작용 : 일부 여성관람객의 경우 ‘나도 성형수술할까?’라는 망상이 든다는 임상실험 보고가 있음.

판의 미로 (Pan’s Labyrinth, El Laberinto del Fauno, 2006)

  • 피할수 없는 참혹한 현실을 환상속으로 피하려 했던 불쌍한 어린 소녀, 그리고 죽음.
  • 영화는 계속 처참한 현실과 암울하고 기괴한 환상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나무를 이용한 화면전환은 지겨울정도. 현실은 군대와 반정부군의 전투, 확인사살, 다리절단, 피, 고문, 칼부림 등 도저히 보기 힘든 잔혹한 장면을 일부러 여과없이 보여주어 소녀의 도피를 합리화 시킨다. 소녀의 환상은 항상 색채가 없고 어두우며, 지저분하다. 하지만 그나마 소녀는 그것을 즐긴다.
  • 영화는 소녀의 환상이 실재하는지 아닌지를 계속 관객에게 헤매도록 하며 끝까지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다만 확실한것은 소녀의 죽음 뿐이다.
  • 마지막의 반군의 습격 장면은 노예의 반란이나 계급혁명을 다룬 옛날 영화같은 느낌이다.
  • 만드레이크(만드라고라)가 나오는데, 정말 번역에는 ‘허브’로 표현된다.
  • 환상부분의 소재들은 그리 새롭거나 대단한것은 없다. 눈이 손에 달린 괴물, 염소 머리의 판, 분필로 만드는 문, 요정…
  • 부제는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라고 하는데 그 열쇠들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 하거나 필연적이라는 느낌이 안든다.
  • 스페인 내전과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 고문장면등은 한국전쟁(6.25) 이야기에 익숙한 우리에겐 낮익은 부분이 많다.
  • 소녀의 불행과 심리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최고. 하지만 잔혹한 장면 못보시는 분께는 비추. 환타지+공포+고어물이다.
  • 이거 우리나라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라는데, 좀 이해가 안된다. 야한 장면이 안나와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 그에 맞춰서 판의 미로 국내 사이트에는 계속 해리포터와 비교하면서 또 하나의 환타지 영화라는 식으로만 포장하고 있다. 잔인한 장면이나 성향에 대한 언급도 없다. 너무 장사속 아닌가?

IMDB : http://www.imdb.com/title/tt0457430/

스페이스 카우보이 (Space Cowboys, 2000)


이 영화 감상쓰기 참 어렵다.

50년대 한창 20대인 엘리트 공군 조종사와 엔지니어 팀인 다이달로스는 미국 우주계획의 변화와 상관인 밥 거슨의 질투로 우주로 갈려는 꿈을 접어야 했다. 다시 2000년대, 소련의 거대 통신위성 아이칸의 지구추락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왔다. 이해할 수 없게도 이 위성은 다디달로스 리더인 크랑크 코빈이 설계한 유도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고, 유일하게 그 유도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는 코빈과 동료 할아버지들은 우주왕복선에 타게 된다. 하지만 우주에 올라가 보니 아이칸은 통신위성이 아니라 핵미사일 위성이었고, 소련이 핵미사일 추락을 막으려는 이해와 밥거슨이 유도시스템을 KGB에 팔아먹은 사실을 숨기려는 이해가 맞아서 이번 프로젝트가 실행된 것이었다. 사고로 위성을 원래대로 돌릴수 없게 된 다이달로스 팀은 프랑크 코빈의 절친한 동료인 호크 대령의 희생으로 위성을 달쪽으로 쏘아 보낸다. 다이달로스 팀은 겨우 지구로 귀환하고, 마지막에 달에 안착하여 꿈을 이룬채 지구를 바라보는 호크 대령의 모습이 비쳐진다.

# Clint Eastwood …. Dr. Frank Corvin
# Tommy Lee Jones …. Col. William ‘Hawk’ Hawkins
# Donald Sutherland …. Jerry O’Neill
# James Garner …. Reverend ‘Tank’ Sullivan
# James Cromwell …. Bob Gerson
# Marcia Gay Harden …. Sara Holland
# William Devane …. Eugene ‘Gene’ Davis

영화의 스토리는 상당히 단순하다. 스토리만 보면 ‘아마게돈’류의 미국식 영웅주의 영화 같고, 제목만 보면 ‘카우보이 비밥’같이 남성의 로망을 다룬 영화 같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그런 영화가 아니었다.

멋지고 젋은 남자들은 커녕 80대 할아버지들의 축축 쳐지는, 그러면서 시력검사를 외워서 말하고, 역기를 들때 반칙을 하고, 러닝을 할때 여자 의사가 본다고 무리를 하는, 정말 ‘귀여운’ 할아버지들의 웃긴 우주 도전기였다. 그리고 정의나 인류의 생존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도 아니고, 큰 위험과 스릴, 극복보다는 늦게나마 꿈을 이루려는 노인들의 이야기였다.

이 영화…정말 겉멋이 없다. 왕년의 최고 배우들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토미 리 존스가 싸우는데 멋지게 몸을 날리는게 아니라 서로 엉켜붙어서 애들처럼 등을 두들긴다. -_-; 그리고는 상관에게 샤워실에서 넘어졌다고 애들처럼 변명한다. 하하하;; 우주선 발사나 착륙에서 멋지고 장엄한 음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영웅을 찬양하거나 희생을 슬퍼하는 장면도 없다. 그저 토미 리 존스의 우주복 안면 보호 유리에 비치는 지구 하나로 끝을 내버리는(Fly me to the moon 노래와 함께)…그러면서 슬픈 느낌보다는 “저 사람 이제 꿈을 이루었군”이라는 담담한 생각이 드는 영화다.

이 영화 주조연 배우들은 왕년에 쟁쟁한 배우들이다. 조연들 마저 우정출연 해준거 같은 유명 배우들이다. 게다가 나이들이….클린트 이스트우드(1930), 토미 리 존스(1946), 도널드 서덜랜드(1935), 제임스 가너(1928), 제임스 크롬웰(1940), 윌리암 드베인(1937)….하하;; 미치겠다;; 옛날 영화 많이 보신 분들은 추억을 되세기며 보기에 즐거운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역량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스케일이 크거나 무적의 주인공을 보여주기 보다는 ‘블러드 워크’나 ‘사선에서’를 비롯하여 이 ‘스페이스 카우보이’ 처럼 약점이 있고 성격이나 과거에 문제가 있는 늙고 초라한 주인공상을 잘 표현하여, 좀더 관객들과 일체감을 주고 잔잔한 감동을 준다. 밀리언 달라 베이비를 못봤는데 빌려서 봐야겠다.

타짜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타짜”를 저번 일요일에 봤다. 개인적으로 허영만 화백을 국내 만화가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다소 구식이지만 정감있고 깔끔하며, 지나치게 스토리의 스케일을 키우지 않으면서 세밀한 표현에 힘쓰고, 클라이막스는 짜릿하며, 인물들은 개성있고 심리묘사가 잘되고, 설정에 있어 과장되지 않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 있다. 영화화되기 매우 적합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는 원작과 거의 같다. 고니라는 초짜가 누나의 돈을 싸들고 노름에 갔다가 망하고, 그대로 가출한다. 평경장이라는 타짜를 만나 기술을 배웠지만, 이미 뒷세계의 배신과 피의 세계에 들여놓은 상태에서 평경장을 잃는다. 주인이자 사랑하는 사이가 된 정마담과 동료 고광렬의 힘으로 돈을 벌게 되고 나중에 아귀라는 사악한 타짜와 한판을 벌인다.

원작 타짜는 3부작(현재 3부째 연재중)인데, 영화는 1부를 영화화 했다. 고니라는 타짜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시대는원작에서 통금이 빈번하던 70년대말쯤으로 보여주는데, 영화에서는 10년정도 당겨서 삐삐가 유행하던 90년대초로 설정한거 같다. 또 원작과 다른 점은 원작에서 마지막에 고니는 누나의 돈을 갚고 손을 씻는데, 영화에서는 비교적 일찍 누나에 대한 빚의 미련을 떨쳐내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여가를 즐기며 끝내는 것으로 화려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좀더 비교육적으로 바뀐 건가? ^^; 결판이 나는 배안의 도박장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니가 한창 고광렬과 다투다 화해했다 하며 콤비 실력을 발휘할때 쯤 나오는 배경이다. 아귀와의 결판도 원작 만화에서는 고광렬이 아귀에게 죽고 분노한 고니에 의해 시작되지만 영화는 다르다. 하지만 클라이막스인 아귀와의 결판 방식이나 인물설정 등은 거의 같다.

고니역의 조승우, 평경장역의 백윤식, 정마담역의 김혜수, 고광렬역의 유해진. 모두 훌륭한 연기로 캐릭터들을 묘사해 나간다. 백윤식씨는 싸움의 법칙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기는 했지만, 그 자체가 캐릭터를 새로 창조해버리는 듯한 힘과 웃음이 있다.^^; 아수라 발발타…ㅋㅋ 김혜수씨는 내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어휴….슴가가 너무 섹시하시다. @_@ (그거 밖에 뇌리에 남아 있지를 않게 만듬;;)

이제 거의 극장에서는 막을 내릴 시기이다. 흥행에는 꽤 성공했다고 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혹시 안보신 분은 꼭 보시도록 권하고 싶다.

덧. 허영만 화백이 까메오로 등장하는데….영화 볼때는 워낙 포스가 강한 주인공들에 집중 하느라 못봤다.;;;

뮤지컬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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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1
준섭과 지연은 스무 살 대학 신입생이다. 둘은 새 인생에 대한 기대를 안고 동거를 시작했고, 그 결과로 ‘임신’이라는 전혀 예기하지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신세대…
‘이혼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신세대…
그들에게 있어 ‘임신’이라는 사실은 충격이다. 그들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아이란 참 묘한 것이야. 나와 너를 닮은, 우리 둘을 섞어 놓은 생명체가 태어나다니…’
결국 준섭과 지연은 결혼이라는 문제를 제쳐 놓은 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다.

Story 2
기다리던 임신 소식에 너무나 행복한 30대 부부 성규와 미래
그들에게 있어 더 이상의 더 이하의 큰 행복은 없는 듯 둘은 아기가 태어난다는 기대감에 차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임신이 오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둘은 실의에 빠진다.
성규와 미래는 의사의 조언대로 ‘난자와 정자의 결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이러한 노력이 투쟁에 가까워질 무렵 둘은 너무나 지친다.
‘부부에게 있어 아이란 무엇인가?’
불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고 괴로워하는 성규를 위로하며 미래는 자신의 사랑의 대상이 ‘성규’임을 확인시킨다.
성규와 미래는 진실된 사랑의 힘으로 불임의 현실을 이겨낸다. 언젠가 둘에게도 아이가 생길테니까.

Story 3
영상과 혜연은 40대 부부이다.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에서 돌아온 이들은 새로이 시작되는 제 2의 인생에 잔뜩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이미 세 아이를 키워낸 영상과 혜연에게 ‘임신’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나타난다.
‘이제는 둘만의 시간을 누릴 때가 왔는데… 우린 지금 그렇게 젊지 않은데…’
막내까지 대학에 보내고 이제는 부부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기대감, 이제 비로소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던 혜연에게 있어 네 번째 임신은 골칫거리이다.
‘아내가 다시 임신하다니…’ 영상은 다시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에 흥분해 있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하던 영상도 자신을 돌아보니, 그다지 젊지 않은 나이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 키우기로 젊은 날을 보낸 혜연, 새 생명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가 없다. 늘 아버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영상도 다시금 그 자리로 돌아가고 싶다. 결국 둘은 결정한다. 네째 아이를 낳기로..

뮤지컬 베이비는 20대, 30대, 40대 세 커플의 임신에 대한 이야기가 경쾌한 노래와 코믹한 진행으로 섞이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뮤지컬이다. 원래 1983년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들여온 것인데, 어떻게 알았는지 여자친구가 매우 보고 싶어해서 거의 마지막 공연을 보고 왔다.

솔직히 제대로된 뮤지컬은 학생때 누군가를 따라서 뭔지 모르는거 하나 본 이후로는 처음인데, 노래와 연극이 그렇게 절묘하게 연결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다들 노래도 기가차게 잘 부르시고(그렇게 율동하면서 그렇게 길고 높게 부르면 숨도 안차나…배우분들이 몇분 빼고는 몸집도 작은편이던데;;), 침대 하나로 3장소와 3커플을 이어주는 무대연출도 대단했다.

가장 중요한 줄거리는 아기를 낳는데에 대한 부담, 기대감, 주변의 여건등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상황과 심리묘사이다. 노래와 연기로 표현하는 심리묘사가 참 탁월하다.

공연은 끝났지만, 혹시라도 다시 공연하게 되면 결혼 예정인 커플들에게 적극 추천. 뮤지컬 보고 나면 아이를 많이 낳자는 정부 캠페인에 막 동참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http://ticket.interpark.com/TIKI/Main/TikiGoodsInfo.asp?GoodsCode=0600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