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캣 (The Aristocats, 1970)

레이디와 트램프의 고양이 버전 같은 작품. 여러모로 비슷한 면이 많다. 귀족처럼 자란 주인공이 어쩌다 밖에서 고생하다, 떠돌이지만 착하고 멋진 남자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오고, 마지막에 싸움을 벌이고, 해피엔딩.

넷플릭스에 있길래 다시 감상했다. 제목을 번역하자면 귀족고양이인데, 내가 어렸을 적에는 이거 ‘양반고양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었다.

역시 디즈니 답게 동물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린 듯한 작품. 마치 연필 스케치를 그대로 남겨 놓은 듯이 원화 작업을 해서 독특한 느낌을 낸다.

레이디와 트램프와 다른 점은 주인공이 이미 애엄마라서 새끼 고양이들이 처음부터 나온다는 점. 그래서 새끼 고양이의 귀여움과 장난을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노래와 뮤지컬 장면이 자주 나온다. 두 주인공들이 마지막 폐가에서 지낼때 나오는 ‘모두 고양이가 되길 바래’라는 노래는 명작.

ps.
지금 생각해 보면 악당역의 하인은 참 바보인 듯. 어차피 고양이에게 유산이 간다고 해도 본인이 관리하는 것 일텐데.

레이디와 트램프(Lady And The Tramp, 1955)

저 스파게티 먹는 장면이 유명한 레이디와 트램프.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다. 어렸을 때 AFKN인가에서 자막도 없이 영어판만 봤는데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이해 가능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를 알아 들은게 아니라 대사가 그리 큰 비중이 아니라는 의미) 넷플릭스에는 더빙판도 선택할 수 있다.

귀여움 받으며 컸던 부자집 암컷 강아지 레이디가 그 집에 아기가 태어나고, 주인들이 여행을 가자 벌어지는 모험. 애 보러 온 할머니가 개를 싫어해서 레이디를 오해하고 입마개를 씌우려 하니 놀라서 도망가고, 그러다 떠돌이 개 트램프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결국 아기 방에 들어가려는 쥐를 트램프가 막아주고 둘이 친해져서 나중에는 한 식구가 된다로 끝.

1955년 작품 답지 않게 그림도 좋고, 움직임도 자연스럽다. 밤비처럼 동물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보고 그린 것처럼 섬세하고 귀여운 점이 일품.

주인공에게 실제로 큰 위기는 없다는 것이 이야기 구조상 아쉬울 수는 있지만, 충격적인 밤비보다는 이게 차라리 동화적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 1993)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의 젊고 귀여운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추억의 멜로 영화.

부인을 잃고 괴로워하던 톰 행크스를 아들이 보다 못해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고, 그 방송을 듣던 맥 라이언이 이미 약혼 중임에도 인연을 느껴 결국 연결된다는 이야기.

요즘 보면 대사나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코메디 영화처럼 상당히 과장되고 억지스러운데, 전체적으로 낭만적이고 따듯한 분위기가 있어서 이상하게 잘 넘어가지는 그런 영화이다. 연출을 잘 한 듯.

이 영화는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받을 정도로 노래가 유명해서, 이 영화가 개봉 당시에 한동안 라디오에서 그 노래만 줄창 나왔었다. CF에서도 자주 쓰이고. When I Fall in Love.

넷플릭스에 있음. 적극 추천. 내 평점은 별 4.5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1993)

고딩 때인 94년도에 국내 개봉을 시도했다가 심의 관련 이슈가 터져서 내가 대학생이 된 95년도에 개봉했던 작품이다.  감독은  헨리 셀릭이지만, 제작과 디자인을 한 팀 버튼이 감독한 줄 아는 작품. 지난 할로윈때 따님과 다시 넷플릭스로 감상했다.

그때 심의 문제가 생긴게, ‘애니메이션이면 아동에게 적합해야 하는데, 내용이 어둡다’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할로윈 이벤트랍시고 애들에게 노출되는 완구나 영상들 보면 이정도는 뭐… 시대가 참 바뀌었구나 쉽다.

영화 내용은 산타가 산타 마을이라고 현실과는 다른 차원 같은 세상에서 살듯이, 할로윈 마을이 있고, 거기에 잭이라는 주인공이 있다는 것. 잭이 호기심에 산타를 납치하고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경험해 보려하고, 거기에 우기부기라는 진짜 악당이 끼어들면서 난장판이 되는 이야기다.

요즘은 3D애니메이션으로 이정도야 뭐 쉽게 만들지만, 이건 아날로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스톱모션이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음악과 노래도 괜찮고, 여러 입장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도 개성 넘친다.

추억의 강추 영화.

천국보다 아름다운(What Dreams May Come, 1998)

인셉션을 로멘스물로 바꾸고, 꿈 대신 천국으로 치환하면 딱 이 영화.

로빈 윌리엄스가 심각한 연기를 한 몇 안되는 영화인데, 천국의 묘사가 약간 동화적이라 평소의 로빈 윌리엄스 이미지와 잘 맞는다. 천국은 사람마다 다르고, 로빈 윌리엄스의 천국은 아내의 그림속 절경속 집인데, 그게 유화라서 천국도 붓터치 기반으로 묘사된다. 이게 참 대단한 특수효과. 덕분에 아카데미 특수효과상도 받은 영화이다.

다만 장점은 거기까지.

꿈같이 몽환적이고, 기존 개념이 깨지는 천국을 묘사하다보니 정신이 없다. 선생인줄 알았는데 아들이고, 다른 여자인줄 알았는데 딸이고…등장인물이 뒤죽박죽인데다 우을증 걸린 사람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듯한 뉘앙스 대사도 있다. 마지막에는 아내를 구한거 같지만, 실제로 구했는지 아니면 그조차도 상상인지 잘 모르겠다. 어째튼 해피엔딩인 듯한데 뭐가뭔지 모르겠다.

로빈 윌리암스에 대한 그리움으로 넷플릭스에서 다시 봤는데 다시 실망.

잠자는 숲속의 미녀 (Sleeping Beauty, 1959)

넷플릭스 덕분에 30년만에 다시 보는 명작. 이것도 60년 된 작품이구나.

60년전 당시로서는 블럭버스터급 제작비를 들였는데 흥행에는 실패해서 디즈니가 큰 다격을 받았다는 작품. 그래도 덕분에 요즘봐도 그렇게 아쉽지 않은 수준의 작화와 동화 수준이 나온다. 스토리는 뭐 다 마법으로 문제 생기고 마법으로 해결되는 유치뽕짝이지만.

디즈니 공주들 중에는 가장 전형적인 서구미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되는 오로라 공주. 그런데 정작 작품명에는 “미녀”일 뿐이라 공주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더라. 철인 손오공에 나오는 공주와 동명이인.

안젤리나 졸리와 엘르 패닝이 나온 실사화 영화도 있는데 아직 못봤다. 나중에 봐야지.

밤비 (Bambi, 1942)

우와아아…밤비다. 우리 부모님 생신보다 오래된 추억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넷플릭스에 밤비가 올라옴.

동물들의 귀여움은 힐링이 될 정도로 귀엽고, 나중에 밤비의 엄마가 죽는 장면은 참 슬프다. 어렸을 때 은하철도999보다 먼저 본 애니라서 그 땐 참 충격이었다.

밤비와 토끼 덤퍼 외에는 캐릭터 이름을 잘 몰랐는데, 이번에 보면서 알게 되었다. 여자친구는 펠린이고, 스컹크는 플라워. 펠린의 더빙 성우는 무려 최덕희더라.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ルパン三世 カリオストロの城, 1979)

전부를 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평으로 루팡 3세 극장판 중 가장 재미있으면서 완성도 높을 작품이랄까.

초반 자동차 추격전도 대단하고, 중간중간 잠입과 액션 연출, 개그씬도 훌륭하다. 루팡이 좀 미래소년 코난과 스파이크 스피겔을 반반 섞은 것 처럼 묘사되지만 캐릭터들도 꽤 괜찮게 나왔고.

미야자키 하야오 다운 폭력적이지만 잔인하지 않은 연출이나, 오버액션, 만화적인 메카닉 연출 등이 있지만, 작품과는 잘 어울리니 패스. 70년대 작품인걸 생각하면 오히려 리얼리티 쩌는 것일 지도 모른다.

 

넷플릭스에 떴다. 안보신 분들은 꼭 보기를. 자막은 한국어가 있지만, 음성은 영어와 일본어 뿐.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Atlantis: The Lost Empire, 2001)

넷플릭스에 이번에 추가되서 오랫만에 다시 감상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인공 마일로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아틀란티스를 추적하고, 동료들과 함께 결국 찾아냈는데, 동료들은 결국 아틀란티스를 약탈하려는 음모였고 거기에 맞선다는 줄거리.

아틀란티스 + 해저2만리 조합 자체가 이야기가 뻔하긴 한데, 비키니 차림의 공주가 빛나는 수정 목걸이를 차고 고대 유적을 조종한다거나, 왕족들의 영혼이 모인 거대한 수정, 그 수정의 힘으로 전쟁을 하다 멸망한 아틀란티스…등 몇몇 설정이나 디자인은 아무래도 라퓨타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표절한 의심이 드는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다. 그냥 번쩍이는 유적들과 마지막 액션이 볼거리의 전부. 디자인과 설정등을 보면 아무래도 청소년 이상에서 성인층을 타겟으로 한 애니메이션 같은데, 그렇다고 하기엔 이야기가 짜임새가 없고 연출이 유치하다.

그나마 아틀란티스 입구를 지키는 괴물 로봇 가재라거나, 잠수함 디자인등은 나름 참신하다. 기기들 디자인이 스팀펑크 느낌도 나고 강철 프레임을 사용한 방식들이 멋있다. 3D그래픽과 카툰렌더링을 사용해서 아이언 자이언트와 비슷한 느낌도 든다.

 

ps. 주인공이 유일하게 아틀란티스의 언어와 문자를 해석할 수 있는데, 아틀란티스인들이 수천년간 고립되어 있으면서도 영어등 현대 언어와언어의 뿌리가 같아서 주인공의 통역이 필요없다….??? 참 시나리오 쉽게 쓰네?

ps. 평소에 안쓰던 영어나 프랑스어까지 알면서 정작 자기네 문자와 기계 작동방법을 잃어버린 아틀란티스인??? 그것도 세대교체가 된게 아니라 수천년간 살아왔는데?

ps. 주인공 일행이 사용하는 메카닉이 현대 기준에도 무척 초월적이다. 대형 유리를 사용한 거대 잠수함에서 작은 잠수정이나 잠수함들이 발진하고, 비행기나 기구도 간단하게 접어서 트럭에 싣고 다니다 사용하고, 높은데서 떨어지거나 해도 멀쩡하고…

코어(The Core, 2003)

딥 임팩트, 아맛게돈과 비슷한 ‘세계가 멸망할 우주적 재난을 우주선 타고간 영웅들이 희생해가며 해결’하는 영화이다. 다른 점은 지구의 코어 회전이 멈춰서 자기장이 사라지고, 지구의 자기 보호막이 없어지는 것이 재난이고, 땅을 파고 들어가서 해결한다는 것. 그리고 우주선 탄 주인공들이 두 명 살아남는다. 외롭지 않게 남녀로…

지구의 액체 핵이 회전해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왠만한 SF영화들도 묘사하지 않은 점이라 훌륭하다 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부분은 아주 너무 과장이 심한 영화이다. 저런 우주선 따위 가능하지도 않고, 고작 핵폭탄을 터트린다고 해도 지구의 핵이 어떻게 영향 받는게 아니다. 마치 산을 무너트리겠다고 권총탄 쏘는 격. 인류가 뭔가 우주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존재라는 자의식 과잉이 깔려 있는 영화랄까.

특수효과는 200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편이다. 다만 지구 내부는 원래 시야가 좋지 못 할테니 그걸 계속 CG로 보여주는 식이라 상당히 어색하다. 어찌보면 SF배경 PC게임의 시네마틱 영상 같은 느낌이다.

배우들은 꽤 쟁쟁하다. 여기저기 SF영화 잘 나오는 브루스 그린우드, 투페이스 에런 엑하트, 강인한 여성역을 잘하는 힐러리 스웽크 등이 나오고, 조연들도 여기저기 자주 보이는 얼굴들이다.  스탠리 투치가 연기하는 짐스키 박사가 원래는 겉멋만 들고 이기적인 천재 박사였다가(애초에 코어가 멈춘것도 이 사람 탓) 나중에는 자기희생까지 하는 캐릭터로 나오는게 묘미. 다른 캐릭터들은 캐릭터성 변화가 거의 없는데 이 캐릭터는 변화폭이 커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