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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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용은 다르지만 맥스 페인은 원작 게임의 분위기를 나름 잘 살린 영화였습니다. 눈내리는 묵시록적 분위기, 마약과 살인, 가족을 잃은 아픔과 환각,  경찰의 추적, 고층빌딩에서의 전투, 과도한 CG처리를 한듯한 빛바랜 영상….모두 원작의 이미지죠. 원작 캐릭터보다는 조금 동글동글 하고, 냉소적이지도 못하지만, 마크 윌버그라는 선택도 나쁘지 않았구요.

문제는 액션게임…특히 매트릭스스러운 액션으로 유명한 원작 게임을 영화화하면서, 화려한 액션과 총질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아니..액션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기 보단 ‘생각’보다 크지 않은 거겠죠. PG-13에 맞추려는 제작사의 선택일 수도 있구요.

어차피 시간 죽이기 게임이었으니, 시간 죽이기 영화로는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별 3개.

ps.
미청년 크리스 오도넬이…..통통해져서는 얻어터지다 죽는 아저씨로 나오다니…안습이..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판

미야자키 하야오 / 학산문화사 / 전 7권 / 정가 3만5천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첫 극장판 애니매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는 자연의 위대함과 그 앞에선 인간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나우시카가 희생을 통해 자연의 분노를 잠재우고 메시아로 부활하는 장면을 클라이막스로 연출하고 있지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그려서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만화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비슷하지만 1권 중간부터 점차 애니매이션과 다르게 나가기 시작합니다. 크샤나 공주는 벌레에게 당한 불구도 아니고 증오의 화신도 아닙니다. 오히려 나우시카의 지지자이고, 부하를 아끼는 용기와 결단있는 지도자입니다. 유파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행동하는 수사관이며 희생을 하여 모두를 지키는 ‘간달프’에 가깝게 묘사됩니다. 그리고 내용상의 위협은 크샤나나 토르메키아와 페지테의 갈등이 아니라 애니매이션에서는 나오지 않은 토르크라는 아랍분위기의 제국이 과거의 기술로 만들어낸 유전공학적인 괴물과 재해입니다.

주인공 나우시카도 다르게 표현됩니다. 그녀의 여정은 당장의 계곡사람들 구하려는 애니에서의 길보다는 모든 문제의 근원을 알아내서 세상의 사람들을 구하려는 쪽에 더 가깝습니다. (그러고보니 바람계곡은 거의 등장하지 않아요) 나우시카의 즉흥적이고 자비가 넘치는 성격은 그대로지만 잔혹한 현실들을 깨닫고 점차 성장해가는 부분도 다릅니다.  그녀는 결국 부해나 곤충같은 거대한 자연도 과거의 인간들에 의해 창조된 무기였으며, 현재 살아남은 인간들도 유전적으로 만들어져 독에 어느정도 견딜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토르크에 남아 있는 유물은 부해가 세상을 다 정화하고 나면 새로운 인류와 문화를 만들어낼 장치였고요. 나우시카는 그런 운명을 거부하고 남겨진 유물들을 파괴해버립니다. 설사 현재 인간들이 개조된 인간이고 멸망할 운명이라고 해도 생명은 그런것이 아니라고 외치면서요.

만화판은 애니매이션처럼 대놓고 인간은 나쁘고 자연은 위대하다고 외치지 않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주장하지만, 인간도 그 자연의 순리임을 나지막히 말하면서 여러 용기를 표현합니다. 특히 애니매이션처럼 ‘운명’이나 ‘예언’에 지나치게 묶여있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스케일이 더 크고, 더 다양한 인물들과 나라들이 묘사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구요. 다만 토르크 제국 내에서는 상당히 징그러운 묘사들이 많아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을 기대하는 분들에겐 비추입니다. 그리고 ‘마음을 통해 대화하는 방법’이나 여러 초능력들을 가면 갈수록 연출을 위한 편의도구로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전체적인 완성도에 비하면 좀 아쉽습니다.

ps.
살이 썩어서 떨어져 내리는 거신병이 나우시카를 ‘엄마’라고 부르며 보호해주고, 적을 초토화 시키고 다니는건 참 괴기스럽습니다. “라퓨타”에서 시타를 지키던 로봇 이미지와 에반겔리온의 초호기 이미지를 그대로 합성시킨듯한 모습이지요. 나우시카 만화판을 보면 에반겔리온이 ‘거신병’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ps.
마지막 권 에필로그에서 나우시카가 토르크에 머물르다 계곡으로 돌아갔다느니 숲으로 들어갔다느니 하는 글은, 반지의 제왕 소설판 부록에서 아라곤이 죽은 후의 아르웬을 표현한 글과 왠지 느낌이 비슷하군요. 좀 슬픈 느낌입니다.

게다가 결혼이나 남자친구에 대한 언급이 없는걸로 보아 처녀로 늙은거 같아요…-_-;

스타더스트 (Stardus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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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는 즐거운 판타지 영화입니다. 솔직히 내용은 진부해요. 보다보면 앞으로 어찌될지 다 맞출수 있고, 세계관 같은거 설명 안해줘도 다 유추할 수 있는 그렇고 그런 판타지입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성공이후로 ‘너희들이 고생 안하면 세상이 멸망해!”류의 심각한 판타지 영화들이 많아졌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죠.

주인공 트리스탄이 담을 넘으려는데 담지키는 할아버지가 주인공 아버지의 경우에서 교훈을 살려 쿵후를 한다던지 -_-; 트리스탄과 이베인의 유치한 사랑놀음이나 왕자들의 권력을 다투다 죽고나서 유령이 되는 것등. 진지한 상황에서 한없이 가볍게 흘러갑니다. 일부러 슬랩스틱 코메디를 하는건 아닌데 계속 웃기게 만들어주죠.

미셀 파이퍼가 유치한 마법으로 주인공들을 노리면서 젊어졌다 늙었다 하는것이나, 로버트 드니로가 여자옷 입고 춤을 추는 취미를 보여주는 ‘위대한 배우들의 망가짐’도 대단해요. 미셀 파이퍼는 젊은시절 “레이디 호크“에서 사악한 주교의 마법에 걸려 매가 된후 노려지는 역을 했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노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역시 판타지는 사람들의 꿈에 가까운게 좋지요.

벼랑위의 포뇨를 늦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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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를 뒤늦게 봤습니다. 거의 끝물이라 극장들이 별로 안 돌리더군요. 겨우겨우 작은 스크린의 극장에서 더빙판을 봤습니다. 100명정도 들어갈 극장인데, 8명정도와 같이 봐서 좀 추웠습니다. ^^;

일단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캐릭터들의 귀여움은 역대 미야자키의 작품들 중에서 꼽아봐도 토토로 뺨칠정도로 최강습니다. 무엇을 해도 귀엽고, 햄 편식인 포뇨와, 포뇨가 좋아 지켜주는 소스케, 그리고 때로는 귀엽지만 강할때는 강한 엄마까지. (아빠가 안들어온다고 엄마가 투정부리는건…..정말 귀엽습니다…빠가빠가빠가빠가~~)게다가 이야기도 평이해서 생각하는 영화를 싫어하는 여친에게 보여주기 딱이었구요.

더빙판을 들어보니, 포뇨와 소스케는 아이들이 녹음했고, 그 외에는 유명한 정미숙씨(소스케 엄마)등 프로 성우들이 녹음했더군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오디션 해서 녹음시켰으면 좀 아이들 같은 성우를 쓸것이지, 이미 연기력과 목소리까지 탁 트여서 프로 성우라고 해도 될정도인 애들을 썼더라구요. 그게 좀 아쉬웠을뿐, 더빙은 훌륭했습니다.

아, 놀랐던것은… ‘소스케’라든지 하는 일본 이름이나 일본 글자들을 전혀 바꾸지 않고 더빙을 한것이었습니다. 더빙판이라는걸 어렸을때 주로 TV를 통해서 봐와서 적응이 안되더군요 ^^;

하지만 많은 분들이…벼랑위의 포뇨는 호불호가 갈릴거로 예상됩니다. 우선 ‘손으로만 작업했다는’ 작화가 정감있고 자연스럽고 귀엽기는 하지만, 그동안 미야자키 하야오가 계속 발전시켜 왔던 정교함과는 조금 거리가 멉니다. 토토로보다도 더 동화책같은 느낌의 그림이에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수도 있겠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의 공통점은 요리하고 먹는 장면과 할머니들 나온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너무 평이한 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벼랑위의 포뇨”가 아무리 아동 애니매이션을 추구했다지만, 스릴이라고는 소스케가 바람에 잠깐 날린것과 포뇨가 졸려서 쓰러지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애니매이션이 요즘 애들에게 재미를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주제도 뭘 이야기 하려는지 좀 애매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인건 알겠는데…

그래도…뭐 이래저래 불만은 써놨지만….저는 웃으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극장에서 나왔습니다.

포뇨~ 포뇨~ 포뇨~ 아기물고기 저 푸른 바다에서 찾아왔어요!
포뇨~ 포뇨~ 포뇨~ 오동통통 볼록한 배에 예쁜 물고기~

ps.
여자친구는 계속 둘리랑 헤깔려서 “포뇨~ 포뇨~ 포뇨~ 아기공룡 포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_-

한 사람이 자유가 유린되면 모두가 ….

나는 미네르바를 옹호할 마음은 없다. 그가 쓴 글중 몇 가지는 문제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와 검찰이 원하는 것이 “정의의 심판”인지, 단순히 ‘키보드 잘못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라는 것인지는 무척 의심스럽다. 검찰의 목적이 후자에 가깝다면, 앞으로 인터넷에 입바른 소리를 써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곧 검찰의 감시를 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군사정권시대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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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the first link, the chain is forged. The first speech censored, the first thought forbidden, the first freedom denied, chains us all
irrevocably.”

 The first time any man’s freedom is trodden on, we’re all
damaged.

번역>
첫번째 연결부터 사슬은 얽힌다. 첫 하나의 발언이 비난받고, 첫 하나의 생각이 금지되고, 첫 하나의 자유가 부인되면, 사슬은 우리 전부를 얽게 된다.
한사람의 자유가 유린되면 우리 모두 피해를 받는다.

스타트렉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 시즌4 21번째 에피소드 “The Drumhead”중에서… 피카드 함장의 발언.

ps.
나는 우리가 나아졌다고 생각했어.

이단자를 고문하고, 마녀를 불태우는 것은 오래된 역사의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우리가 눈을 한 번 깜박이기도 전에

우리를 위협하면서 갑작스럽게 다시 시작되려고 했어.

역시 같은 에피소드 중에서  피카드 함장의 발언.

데이터 소령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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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TNG)에는 데이터 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앤드로이드, 즉 인조인간으로 엄청난 논리 연산, 추리, 기억 능력과 전투종족 클링곤을 초월하는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능력으로 엔터프라이즈호의 피카드 함장이 위기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요. (시리즈에서 그가 결정적인 기여를 한게 절반을 넘을 겁니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스타트랙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나가토 유키와 비슷한 위치를 가진 인물입니다.

다만, 그는 인간의 감정이나 유머, 영감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러 재미있는 일이나 위험한 일이 생깁니다. 그의 두뇌는 양전자회로로 구성되어 있고, 계급은 소령(Lt. Commander), 엔터프라이즈에서 부함장 다음의 계급입니다. 보안책임자였던 타샤 야와 육체적 관계도 묘사되곤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의 인물적 설정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들에서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의 시즌2의 9번째 에피소드 “The Measure Of A Man”을 보면 그가 인권이 있는 지적 존재인지 단순한 기계인지 판단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립니다. 거기에서 그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합니다. 저장용량은 800 trillion bit 이고, 연산 능력은 초당 60 trillion 회라고 합니다. (trillion = 10^12)

계산해보면 800 trillion bit는 100 테라 바이트입니다. 요즘 1테라 하드디스크가 출시되는 상태이니 하드디스크 100개정도의 용량입니다. -_-;  초당 60 trillion 회는 600페타플롭스로, 최근 최강의 슈퍼컴퓨터가 1.5 페타 플롭스정도인걸 감안하면 그것의 400배 능력입니다. 저정도도 대단하긴 합니다만, 앞으로 350년후에 출연할 인조인간의 능력으로 생각하기엔 뭔가 아쉽긴 합니다. 실제로는 지금으로부터 10년정도 후면 슈퍼컴퓨터에게 따라 잡힐거 같습니다.

참고로 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 시즌2는 1988년에 제작되었습니다. 그때로서는 상상할수 없는 능력이었기 때문인지 테라바이트라거나 페타플롭스라는 단위는 안나오지요. ^^;  그러고보면 현실은 SF작가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나 봅니다. 속도나 용량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고 삶의 형태나 인공지능, 날아다니는 자동차 같은건 진전이 없지만 말입니다. ^^;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Data_(Star_Trek)

오비완 케노비는 실제론 강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비완, 졸라 허접한 놈… 맨날 당하기나 하고.”

스타워즈의 각종 외전이나 애니매이션, 설정자료들을 섭렵하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극장용 영화(특히 프리퀄 트릴로지)만 본 분들은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곤 합니다. 스타워즈 프리퀄들을 볼때 이런 말 무진장 많이 들었어요.

프리퀄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편에서 오비완의 전적을 보면

Star Wars: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 배틀 드로이드들에게는 무적. 다 베어버림
– 다스 몰에게 발로 차여서 날아감. 덕분에 스승 콰이곤 진을 돕지 못해 죽게 만듬. 다스 몰에게 발려 벼랑에 매달렸다가, 콰이곤-진의 떨어트린 라이트 세이버를 포스로 응용하는 기지로 겨우 이김.

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
– 제자인 아나킨에 비해 노련미는 있지만 포스에서 밀리는 장면이 자주 나옴
– 장고 펫을 전투 능력으로 압도하지만 잔재주와 무기에 계속 당함.
– 장고 펫을 미행하다가 배틀 드로이드들에게 잡힘
– 두쿠백작(다스 티라누스)에게 단칼에 발림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 팰퍼틴 구하러 갔다 두쿠 백작의 옆차기, 포스 그랩과 푸시등을 모조리 받아주며 발림.
– 그리버스 장군에게 잡혔다가 반격한후, 바로 그리버스를 잡으려다 실패.
– 그리버스 장군을 추적하러 가서 라이트 세이버 대결에서 그를 가지고 놈. 그러나 한방 먹고 또 매달렸다가 총질해서 겨우 이김.(끄트머리에서 강한자…)
– 바로 오더66을 실행하는 클론 병사들에게 포격 맞고 버로우.
– 아나킨과 맞짱 떠서 호각의 대결을 하다가, 단칼에 3번 베기라는 비기(? -_- 다리 두짝이랑 팔 한짝 자름.)로 이김.(끄트머리에서 강한자…)

영화만 보면, 오비완은 맨날 당하기만 하고, 확실하게 이긴건 열받아서 이성을 잃은 제자를 상대로 한것 뿐입니다. 나머지 승리는 벼랑에 매달렸을때 방심한 적이 다가오는걸 노려서 찌질하게(?) 이겼죠.

그런데 사실 설정상으로는 오비완은 제다이들중 3번째나 4번째로 강하다고 할정도의 강자입니다. 에피소드 1에서야 아직 파다완이고 스승에게 “포스를 더 연마하라”는 충고를 들을 정도니 어쩔수 없지만, 클론 전쟁때는 다크 제다이들이나 그리버스 장군같은 강적들을 수없이 깨고 다닌 인물입니다.  특히 그리버스는 포스 감각도 없으면서도 제다이 고수들을 수없이 죽인자인데, 영화에서 오비완은 그를 웃으면서 상대합니다. 제다이 템플에 쳐들어가 제다이들을 전멸시킨 아나킨도 그가 막아내지요.

문제는 영화에서 오비완이 상대한 적들은 다스 몰이나 두쿠같은 시스의 2인자급 초강자들이고, 그들은 콰이곤 진의 보조역할이거나 아나킨의 ‘브레이크’역할을 하는 오비완을 먼저 떨어트려 놓으려 합니다. 주연인 아나킨의 잠재능력이 영화적으로 부각되어야 했다는 것도, 그를 제자로 둔 오비완에겐 불행이죠.

결국 따지고 보면 조연의 운명이랄까…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Obi_Wan

 

즐거운 기분 전환을 위한 영화 – 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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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의 예스맨을 보았다.

짐 캐리의 원맨쇼를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보았던 조이 디샤넬의 코맹맹이 소리와 큭큭 거리는 웃음을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슈퍼맨”의 조드 장군 테렌스 스탬프의 정정한 모습 – 정말 파워풀하게 달려와 소리지르신다 – 을 보아서 즐거운 영화였다. 더불어 짐 캐리의 맨 엉덩이도 볼수 있는 15세 관람가 영화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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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영화가 아닌,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기운과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너무나 전형적인 짐 캐리 스타일 영화라는 것(그렇고 그런 인간이 우연한 기회로 쉽게 변화하고 성장한다)과 고 화질로 짐 캐리를 보니 50살을 바라보는 티가 너무 난다는 것이다. 그의 몸개그는 여전히 웃기지만, 구르거나 얼굴을 망가트릴때마다 다칠까봐 걱정되서 이젠 무섭기도 하다.

올 겨울, 한바탕 웃을 영화가 필요하다면 적극 추천!  별 5개중 4개.

짐 캐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스테판님의 배우사전으로….링크

슬레이어즈 레볼루션, 1~13화를 봤습니다.

슬레이어즈는 원작소설이 아닌 애니매이션만 쳐도 첫작품으로부터 13년이 넘은 고전(?) 입니다. 개성넘치는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세계관, 마법, 코믹함과 심각함을 넘나드는 재미있는 환타지죠. 덕분에 여러차례 애니매이션화 되었습니다.

새로운 TV시리즈 슬레이어즈 레볼루션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사람들에게 평은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리나 인버스의 활약을 다시 볼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우선 아쉬움부터 적어나가 보죠.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덕분에 리나를 제외한 조연급 캐릭터들이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거나 개그 소재밖에 안됩니다. 덕분에 제르가디스라던가 아멜리아 등은 완전 찬밥신세고, 가우리는 칼이 없어서라지만 무용지물이고, 실피르도 거의 2,3분 나오고….각각의 캐릭터들 좋아하는 팬들은 실망했겠죠.

액션은 Try시리즈처럼 다양하게 연출되지 않고, 매번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클로즈업 화면으로 마법 외우고, 휘두르고, 터지고…. 심지어 리나의 필살기인 ‘라그나 블레이드’로는 야구배팅 포즈만 계속 보여줘요.  그나마 제로스와 싸우는 장면이 좀 스피디 하니 볼만 하고, 다른 전투는 흥이 안납니다. 게다가 소재도 3번째 ‘레조’ 우려먹기 입니다. 모든 마법이 먹히지 않는 자나파는 대단한 적이지만, 이미 마왕들도 두번이나 무찌른 리나앞에서는 별로 긴장감이 안듭니다.

설정파괴도 좀 보입니다. Try에 보면 결계 안쪽의 구세계 사람들은 화약을 거의 모르는 걸로 되어 있죠. 하지만 몇년 안지나 보이는 레볼루션에서는 군대들이 화포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전차까지 나와요.  슬레이어즈는 주문을 외우면 캐릭터 주변에 마법진이 그려지는 마법소녀물이 아닙니다만, 레볼루션에서는 마법진이 수시로 그려집니다.  또한 유니크 아이템인 ‘빛의 검’이 복제판이 있다니…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복제도 아니고,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레볼루션은 슬레이어즈 팬이라면 봐야할 작품입니다. 자나파와 듀크리스등 소설에서 따온 소재도 나오고, 가우리가 소설처럼 새로운 검을 얻을지도 궁금한 내용입니다. 리나 인버스의 컴플렉스나 유머 소재들도 여전히 건재해요. 화가 나서 나라들을 다 없애버릴까~하는 농담을 한다던지, 빈유왕이라는 단어에 발끈해 산을 날려버린다던지…-_-;

14~26화가 기대됩니다. 시청률 나쁘다고 제작취소하지 말아주세요!

10000BC

가끔 영화를 만든 분들(그게 영화감독이든, 제작자든, 배우든, 홍보담당자든간에)중에는 ‘저 사람이 뭘 믿고 저리 자신있나’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자신은 무슨 예술작품이라도 만든줄 안다거나, 혁명이라도 일으킨 걸로 떠들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끝에 크레딧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자기 위인전 붙여놓은 자의식 과잉 감독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는 이 감독이 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롤랜드 에머리히의 감독의 전작들인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의 경우는 그나마 인간의 어리석음에 뒤통수를 치는 소재와, 전형적인 영화적 언어와 화려한 특수효과의 조합, 주인공의 극기와 유머등 볼거리가 넘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10000BC는 영 뭔가 이상합니다.

영화는 그동안 홍보한거에 비하면 한없이 지루합니다. 그저그런 원시인(?)이 창 타령, 매머드 타령하다가, 습격받아 노예로 납치된 여친 찾아 산을 넘어가보니 거기엔 벌써 철기문명에 신타령하는 중앙집권 이집트가 있다라는 겁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드라마 ‘주몽’에서 자주 써먹던 잠입+우리편 설득 스킬로 간단하게 적의 정권을 전복시켜 버리고 승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의 모든 합리화는 수없이 거론되는 ‘예언과 전설’입니다. D모 영화에서 써먹던 수단이죠.

더 웃긴것은 시간적 뒤틀기인데, 원래 피라미드는 이집트 4왕조때니까 영화에서는 5천년은 빠릅니다. 철기시대는 더 나중이구요. 나름 매머드의 동원 장면과 함께 관객에게 ‘쇼킹하지?’ 라는 의도인거 같습니다만,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그런 역사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액션은 창찌르기 정도로 어이없이 간단합니다. 특수효과도 매머드나 검치 호랑이, 가스토르니스(대형육식새)등을 위해 사용했지만 화면이 전체적으로 밝은 아프리카 장면들에서는 어색함이 눈에들어오는 수준입니다.

다행인 점은, 나름대로 이런 요소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잘 이어 붙여 편집해놨다는 것입니다. 선형적인 구조지만 나름대로 기승전결은 존재하죠.

별 5개중 2개반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8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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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욕을 실컷 해놓고 별이 2개 반이냐? 하면….
여주인공인 카밀라 벨이 이쁩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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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집트 고대왕조시대의 ‘움직이지 않는 별’ 북극성은 Draco의 Thuban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고대생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들려고 10000BC로 옮겨 놓다보니 북극성은 베가(직녀)가 되어버릴텐데, 화면상으로는 워낙 후딱 지나가서 확인을 잘 못했습니다. 그외에 오리온 자리라던가 사자자리 같은 별자리가 영화에 잠깐 언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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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남하를 해서 피라미드를 찾아내는데, 왜 움직이지 않는 별(상식적으로 북극성일텐데…) 타령을 했는지는 의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