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소령의 능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TNG)에는 데이터 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앤드로이드, 즉 인조인간으로 엄청난 논리 연산, 추리, 기억 능력과 전투종족 클링곤을 초월하는 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능력으로 엔터프라이즈호의 피카드 함장이 위기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요. (시리즈에서 그가 결정적인 기여를 한게 절반을 넘을 겁니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스타트랙에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나가토 유키와 비슷한 위치를 가진 인물입니다.

다만, 그는 인간의 감정이나 유머, 영감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여러 재미있는 일이나 위험한 일이 생깁니다. 그의 두뇌는 양전자회로로 구성되어 있고, 계급은 소령(Lt. Commander), 엔터프라이즈에서 부함장 다음의 계급입니다. 보안책임자였던 타샤 야와 육체적 관계도 묘사되곤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의 인물적 설정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들에서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의 시즌2의 9번째 에피소드 “The Measure Of A Man”을 보면 그가 인권이 있는 지적 존재인지 단순한 기계인지 판단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립니다. 거기에서 그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합니다. 저장용량은 800 trillion bit 이고, 연산 능력은 초당 60 trillion 회라고 합니다. (trillion = 10^12)

계산해보면 800 trillion bit는 100 테라 바이트입니다. 요즘 1테라 하드디스크가 출시되는 상태이니 하드디스크 100개정도의 용량입니다. -_-;  초당 60 trillion 회는 600페타플롭스로, 최근 최강의 슈퍼컴퓨터가 1.5 페타 플롭스정도인걸 감안하면 그것의 400배 능력입니다. 저정도도 대단하긴 합니다만, 앞으로 350년후에 출연할 인조인간의 능력으로 생각하기엔 뭔가 아쉽긴 합니다. 실제로는 지금으로부터 10년정도 후면 슈퍼컴퓨터에게 따라 잡힐거 같습니다.

참고로 스타트랙 더 넥스트 제네레이션 시즌2는 1988년에 제작되었습니다. 그때로서는 상상할수 없는 능력이었기 때문인지 테라바이트라거나 페타플롭스라는 단위는 안나오지요. ^^;  그러고보면 현실은 SF작가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나 봅니다. 속도나 용량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고 삶의 형태나 인공지능, 날아다니는 자동차 같은건 진전이 없지만 말입니다. ^^;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Data_(Star_Trek)

오비완 케노비는 실제론 강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오비완, 졸라 허접한 놈… 맨날 당하기나 하고.”

스타워즈의 각종 외전이나 애니매이션, 설정자료들을 섭렵하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극장용 영화(특히 프리퀄 트릴로지)만 본 분들은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곤 합니다. 스타워즈 프리퀄들을 볼때 이런 말 무진장 많이 들었어요.

프리퀄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편에서 오비완의 전적을 보면

Star Wars: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 배틀 드로이드들에게는 무적. 다 베어버림
– 다스 몰에게 발로 차여서 날아감. 덕분에 스승 콰이곤 진을 돕지 못해 죽게 만듬. 다스 몰에게 발려 벼랑에 매달렸다가, 콰이곤-진의 떨어트린 라이트 세이버를 포스로 응용하는 기지로 겨우 이김.

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
– 제자인 아나킨에 비해 노련미는 있지만 포스에서 밀리는 장면이 자주 나옴
– 장고 펫을 전투 능력으로 압도하지만 잔재주와 무기에 계속 당함.
– 장고 펫을 미행하다가 배틀 드로이드들에게 잡힘
– 두쿠백작(다스 티라누스)에게 단칼에 발림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 팰퍼틴 구하러 갔다 두쿠 백작의 옆차기, 포스 그랩과 푸시등을 모조리 받아주며 발림.
– 그리버스 장군에게 잡혔다가 반격한후, 바로 그리버스를 잡으려다 실패.
– 그리버스 장군을 추적하러 가서 라이트 세이버 대결에서 그를 가지고 놈. 그러나 한방 먹고 또 매달렸다가 총질해서 겨우 이김.(끄트머리에서 강한자…)
– 바로 오더66을 실행하는 클론 병사들에게 포격 맞고 버로우.
– 아나킨과 맞짱 떠서 호각의 대결을 하다가, 단칼에 3번 베기라는 비기(? -_- 다리 두짝이랑 팔 한짝 자름.)로 이김.(끄트머리에서 강한자…)

영화만 보면, 오비완은 맨날 당하기만 하고, 확실하게 이긴건 열받아서 이성을 잃은 제자를 상대로 한것 뿐입니다. 나머지 승리는 벼랑에 매달렸을때 방심한 적이 다가오는걸 노려서 찌질하게(?) 이겼죠.

그런데 사실 설정상으로는 오비완은 제다이들중 3번째나 4번째로 강하다고 할정도의 강자입니다. 에피소드 1에서야 아직 파다완이고 스승에게 “포스를 더 연마하라”는 충고를 들을 정도니 어쩔수 없지만, 클론 전쟁때는 다크 제다이들이나 그리버스 장군같은 강적들을 수없이 깨고 다닌 인물입니다.  특히 그리버스는 포스 감각도 없으면서도 제다이 고수들을 수없이 죽인자인데, 영화에서 오비완은 그를 웃으면서 상대합니다. 제다이 템플에 쳐들어가 제다이들을 전멸시킨 아나킨도 그가 막아내지요.

문제는 영화에서 오비완이 상대한 적들은 다스 몰이나 두쿠같은 시스의 2인자급 초강자들이고, 그들은 콰이곤 진의 보조역할이거나 아나킨의 ‘브레이크’역할을 하는 오비완을 먼저 떨어트려 놓으려 합니다. 주연인 아나킨의 잠재능력이 영화적으로 부각되어야 했다는 것도, 그를 제자로 둔 오비완에겐 불행이죠.

결국 따지고 보면 조연의 운명이랄까…

참고자료
http://en.wikipedia.org/wiki/Obi_Wan

 

즐거운 기분 전환을 위한 영화 – 예스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짐 캐리의 예스맨을 보았다.

짐 캐리의 원맨쇼를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보았던 조이 디샤넬의 코맹맹이 소리와 큭큭 거리는 웃음을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슈퍼맨”의 조드 장군 테렌스 스탬프의 정정한 모습 – 정말 파워풀하게 달려와 소리지르신다 – 을 보아서 즐거운 영화였다. 더불어 짐 캐리의 맨 엉덩이도 볼수 있는 15세 관람가 영화 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영화가 아닌,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기운과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너무나 전형적인 짐 캐리 스타일 영화라는 것(그렇고 그런 인간이 우연한 기회로 쉽게 변화하고 성장한다)과 고 화질로 짐 캐리를 보니 50살을 바라보는 티가 너무 난다는 것이다. 그의 몸개그는 여전히 웃기지만, 구르거나 얼굴을 망가트릴때마다 다칠까봐 걱정되서 이젠 무섭기도 하다.

올 겨울, 한바탕 웃을 영화가 필요하다면 적극 추천!  별 5개중 4개.

짐 캐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스테판님의 배우사전으로….링크

슬레이어즈 레볼루션, 1~13화를 봤습니다.

슬레이어즈는 원작소설이 아닌 애니매이션만 쳐도 첫작품으로부터 13년이 넘은 고전(?) 입니다. 개성넘치는 캐릭터들과 잘 짜여진 세계관, 마법, 코믹함과 심각함을 넘나드는 재미있는 환타지죠. 덕분에 여러차례 애니매이션화 되었습니다.

새로운 TV시리즈 슬레이어즈 레볼루션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사람들에게 평은 좋지 못하지만, 그래도 리나 인버스의 활약을 다시 볼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우선 아쉬움부터 적어나가 보죠.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덕분에 리나를 제외한 조연급 캐릭터들이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거나 개그 소재밖에 안됩니다. 덕분에 제르가디스라던가 아멜리아 등은 완전 찬밥신세고, 가우리는 칼이 없어서라지만 무용지물이고, 실피르도 거의 2,3분 나오고….각각의 캐릭터들 좋아하는 팬들은 실망했겠죠.

액션은 Try시리즈처럼 다양하게 연출되지 않고, 매번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클로즈업 화면으로 마법 외우고, 휘두르고, 터지고…. 심지어 리나의 필살기인 ‘라그나 블레이드’로는 야구배팅 포즈만 계속 보여줘요.  그나마 제로스와 싸우는 장면이 좀 스피디 하니 볼만 하고, 다른 전투는 흥이 안납니다. 게다가 소재도 3번째 ‘레조’ 우려먹기 입니다. 모든 마법이 먹히지 않는 자나파는 대단한 적이지만, 이미 마왕들도 두번이나 무찌른 리나앞에서는 별로 긴장감이 안듭니다.

설정파괴도 좀 보입니다. Try에 보면 결계 안쪽의 구세계 사람들은 화약을 거의 모르는 걸로 되어 있죠. 하지만 몇년 안지나 보이는 레볼루션에서는 군대들이 화포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전차까지 나와요.  슬레이어즈는 주문을 외우면 캐릭터 주변에 마법진이 그려지는 마법소녀물이 아닙니다만, 레볼루션에서는 마법진이 수시로 그려집니다.  또한 유니크 아이템인 ‘빛의 검’이 복제판이 있다니…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복제도 아니고,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레볼루션은 슬레이어즈 팬이라면 봐야할 작품입니다. 자나파와 듀크리스등 소설에서 따온 소재도 나오고, 가우리가 소설처럼 새로운 검을 얻을지도 궁금한 내용입니다. 리나 인버스의 컴플렉스나 유머 소재들도 여전히 건재해요. 화가 나서 나라들을 다 없애버릴까~하는 농담을 한다던지, 빈유왕이라는 단어에 발끈해 산을 날려버린다던지…-_-;

14~26화가 기대됩니다. 시청률 나쁘다고 제작취소하지 말아주세요!

10000BC

가끔 영화를 만든 분들(그게 영화감독이든, 제작자든, 배우든, 홍보담당자든간에)중에는 ‘저 사람이 뭘 믿고 저리 자신있나’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자신은 무슨 예술작품이라도 만든줄 안다거나, 혁명이라도 일으킨 걸로 떠들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끝에 크레딧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자기 위인전 붙여놓은 자의식 과잉 감독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는 이 감독이 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롤랜드 에머리히의 감독의 전작들인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의 경우는 그나마 인간의 어리석음에 뒤통수를 치는 소재와, 전형적인 영화적 언어와 화려한 특수효과의 조합, 주인공의 극기와 유머등 볼거리가 넘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10000BC는 영 뭔가 이상합니다.

영화는 그동안 홍보한거에 비하면 한없이 지루합니다. 그저그런 원시인(?)이 창 타령, 매머드 타령하다가, 습격받아 노예로 납치된 여친 찾아 산을 넘어가보니 거기엔 벌써 철기문명에 신타령하는 중앙집권 이집트가 있다라는 겁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드라마 ‘주몽’에서 자주 써먹던 잠입+우리편 설득 스킬로 간단하게 적의 정권을 전복시켜 버리고 승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의 모든 합리화는 수없이 거론되는 ‘예언과 전설’입니다. D모 영화에서 써먹던 수단이죠.

더 웃긴것은 시간적 뒤틀기인데, 원래 피라미드는 이집트 4왕조때니까 영화에서는 5천년은 빠릅니다. 철기시대는 더 나중이구요. 나름 매머드의 동원 장면과 함께 관객에게 ‘쇼킹하지?’ 라는 의도인거 같습니다만,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그런 역사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액션은 창찌르기 정도로 어이없이 간단합니다. 특수효과도 매머드나 검치 호랑이, 가스토르니스(대형육식새)등을 위해 사용했지만 화면이 전체적으로 밝은 아프리카 장면들에서는 어색함이 눈에들어오는 수준입니다.

다행인 점은, 나름대로 이런 요소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잘 이어 붙여 편집해놨다는 것입니다. 선형적인 구조지만 나름대로 기승전결은 존재하죠.

별 5개중 2개반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8686

+
왜 욕을 실컷 해놓고 별이 2개 반이냐? 하면….
여주인공인 카밀라 벨이 이쁩니다. 쿨럭.

+
원래 이집트 고대왕조시대의 ‘움직이지 않는 별’ 북극성은 Draco의 Thuban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고대생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들려고 10000BC로 옮겨 놓다보니 북극성은 베가(직녀)가 되어버릴텐데, 화면상으로는 워낙 후딱 지나가서 확인을 잘 못했습니다. 그외에 오리온 자리라던가 사자자리 같은 별자리가 영화에 잠깐 언급됩니다.

+
주인공은 남하를 해서 피라미드를 찾아내는데, 왜 움직이지 않는 별(상식적으로 북극성일텐데…) 타령을 했는지는 의문이죠….

엑스파일 새 극장판, 나는 믿고 싶다.

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
※ 스포일러 다소 있음.

세기말 모든 요소를 끄러모아 인기를 얻은 엑스파일의 세기초 극장판을 보고 왔습니다. 소니 바이오 노트북 행사에서 얻은 공짜 영화 티켓으로. 상영관내에는 10여명밖에 없어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한산했고, 그 10여명 마저 들리는 소리로 미루어보아 다 매니아들인듯 -_-한 분위기속에서 감상했습니다.

21세기의 엑스파일은 너무나도 변했어요. 멀더와 스컬리는 나잇살이 쳐지고 주름이 자글자글합니다.(오히려 스키너가 그대로라 동년배로 보이네요.) 시리즈와 극장판내내 키스할까 말까 사람을 약올리던 주인공들은 키스뿐아니라 한침대에서 야한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어요. 내일이라도 지구를 쓸어버릴거 같던 외계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고, 항상 담배를 피우던 담배맨과 음모 노인네들도 물론 보이지 않습니다.(첫 극장판과 시리즈 마지막에서 거의다 죽었지요? 가물가물)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잠적했던 주인공들도 FBI에서 협조요청하니 태연하게 얼굴 들이밉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애는 왜 다른데 입양시킨거야’라고 생각할거 같아요.

이런 바탕에서 엑스파일은 여성들의 연쇄 납치와 어울린, 현대판 화타의 머리통 이식수술과 신의 계시에 의한 비전을 보는 타락한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불치병으로 죽어가는 아이에 대한 스컬리의 집착과 멀더의 납치된 여성에 대해 집착, 그리고 둘 사이의 갈등을 풀어냅니다. 둘다 똑같으면서 거울면처럼 대칭되는 입장에 있지만, 중요한것은 믿음과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다…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볼만합니다. 엑스파일 팬으로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외계인 나오지 않는 엑스파일, 잔인한 목자르기, 설명이 너무 많아 친절한(?) 엑스파일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을겁니다.

별5개중 3개반.

ps.
왜 하필 여성들을 노려서 몸통을 이용할까요. 범인들이 동성애부부라서 몸 바꾸는 김에 성전환까지 노리는걸까요? -_-; 하필 수사중에 추락사한 요원까지 여성이니… 여성이 죽는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는 극장판입니다.

ps.
머리통 이식수술…한 20년전이라면 모를까, 현대의 관객들은 혈액형이상으로 필요한게 많다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혈관과 근골격형상, 항체, 면역, 신경접합술, 근육과 골격 접합 등등… 그걸 마치 허름한 시설에서 의사와 간호사 한명씩이 거진 몇일간을 성공할수 있다는 식으로 보여주는건 관객모독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해요.

월E, 사랑스러운 21세기의 ET

월E는 E.T.와 아주 붕어빵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이라는 점만 빼구요. 그도 식물 채집을 했다가 사건이 벌어지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점이 전부는 아니죠.

월E는 우리가 잊고 있던 중요한것들을 일깨워줍니다. 상대가 보지 않아도 믿고 성심을 다하는 순진한 사랑, 끝까지 함께하는 우정, 어린시절에 좋아하다 어느순간 잊은 장난감들, 한때 빠져서 봤던 옛영화들… 단순히 쓰레기를 압축해서 버리는 역할이어야 하는 로봇이 그런 것들을 소중히 한다는 점은 우리의 잃어버린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누구나 어렸을때 …지금 생각하면 시시한 선물 케이스나, 광고지 같은거 모아본 경험이 있지요. 그때의 마음은 어디간걸까요.

아주 재미있게 본 애니매이션입니다. 역시 픽사는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감동과 유머, 로맨스, 액션이 골고루 배합된 걸작입니다.

약간 거슬리는 장면들이 있다면…토성의 고리라던지, 쉽게 다시 지구중력에 적응하는 엑시엄 사람들이라던지..등등 비과학적인 부분이 여러가지 있지만, 뭐 SF를 소재로 쓴거지 진짜 SF는 아니니 패스해주죠.

로봇들의 눈빛연기를 보고 싶다면 꼭 보십시오. 별 5개중 5개.

ps.
월E는 5호파괴작전의 저니5하고도 무척 비슷합니다. 저니5가 ET디자인을 따라한 점도 있지만요.

ps.
월E는 소년스럽다면, 찾을거 못찾아서 짜증내는 EVE는 정말 인간(혹은 여성)스럽습니다. ㅋㅋㅋ

ps.
최고의 조연은 MO입니다. 너무 귀여워요.

ps.
밟아도 죽지 않는 -_- 월E의 친구 바퀴벌레(?)는 번식하게 되면 지구에 복귀한 엑시엄 사람들에게 큰 재앙이 될겁니다. ㅋㅋ

세상 유명 무덤은 다 쑤시냐…미이라3: 황제의 무덤….

제가 좋아하는 레이첼 와이즈 아줌마가 빠져서 안볼 계획이었던 미이라3를 심야상영에서 덤으로 끼어봤습니다. 대신 이연걸과 양자경이 나왔군요.

봤는데..그냥…비추입니다 -_-;
생각없이 부수는 볼 영화를 찾는다면 좋습니다. 구성도 그런 방향으로는 교과서적으로 잘되어 있고요.

다만 덕분에 뻔한 주인공들 뻔한 로멘스, 뻔한 전투, 뻔한 도움, 뻔한 조연….그야 말로 뻔한 영화입니다. 장면들도 다 어디서 본 장면들이구요. 되살아난 병사들끼리의 싸움은 반지의 제왕이 연상되고, 중국시내 추격장면이나 비행기 장면, 물부어서 빵구난 몸을 치료하는 장면들은 인디아나 존스가 연상되고… 레이첼 와이즈 대신 나온 마리아 벨로는 쌍권총들고 케이트 베킨세일 흉내내는거 같고… 마지막에 병사들이 흩어져 사라지면서 초상화 나오는 장면에서는 감동의 눈물보단 유치함을 참아야 합니다.

영화내에서도 주인공들이 이상하게 미이라와 계속 엮인다고 투덜거리는데, 그게 이 시리즈 영화의 한계이기도 하죠.

이연걸은 리셀웨폰에서 했던것과 하나도 다를바 없는 역으로 나옵니다. 지능적이고 무섭고 싸움 잘하는데 막판에 주인공만 만나면 힘을 못쓰고 져요. 양자경 모녀는 몇천년간 황제의 무덤을 지켰는데 본토영어발음을 합니다. -_- 딸역의 이사벨라 롱은 꽤 이쁘더군요.

별 5개에 2개쯤 줄까요…

다크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http://draco.pe.kr/attach/img/XWNIOQhQwi.jpg

경고 : 스포일러 약간 있음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그 영화…”다크나이트”를 봤습니다. 배트맨이라는 타이틀을 안쓴 최초의 배트맨 영화죠. 덕분에 ‘다크 나이트’라는 새로운 히어로랑 배트맨이랑 맞짱뜨는 영화인줄 알았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하하하…(먼산)

사실 저는 이 영화에 최고의 점수는 못주겠습니다. 우선 새 시리즈는 시각적인 오밀조밀함이랄까….재미가 팀 버튼이 만든 배트맨 1,2편보다 좀 떨어지는데다가, 사실주의적이라 배트맨과 다른것들이 너무 괴리되는 느낌… 게다가 위트가 적고, 배트맨이 너무 걸출한 악당들에게 휘둘려요. 돈있고 싸움잘하는 배트맨이 악당들이 벌인일을 수습하려 뒷북치다, 악당을 잡고나면 착한짓 하느라고 못죽이는게 성질납니다. 영화에서 가장 불만은 편집인데, 액션이 선형적이질 않고, 여기 보여줬다 저기 보여줬다…잘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재미는 확실히 있는 블럭버스터 영화입니다. 잘 때려부수고, 화려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메카닉과 악당들의 광기. 특히 조커역을 연기한 히스 레저의 카리스마는 그야말로 극에 달하는 군요. 그의 유작이라 더 마음에 와닿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원래 광기있는 연기가 전문이던 게리 올드만이 어떤평을 했을지 궁금하군요) 그러다보니 조커가 매달리고 나서(?), 아론 에크하트의 투페이스 문제를 해결해야 할때의 말장난은 지루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 ‘다크나이트’라는 단어를 게이 올드만이 나래이션 할때는 저와 동시에 몇몇 남자들이 “멋지다”라는 말을 동시에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배트포드인가….커다란 배트맨 차량이 고작 바주카포(알라의 요술방망이..ㅋ) 한대 맞고 박살나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 차량 자체의 일부가 변형되면서 바이크로 튀어나오는 것은 아이디어가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배트맨의 눈에 뭔가 씌운채로(?) 주변의 핸드폰의 음파를 이용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투영해 보는 아이디어는 진짜 박쥐의 컨셉인거 같아 신선했습니다.

흥미로운것은 은행 직원으로 윌리암 피츠너가 나와서 조커에게 당하는데, 윌리암 피츠너는 이퀄리브리엄에서 크리스천 베일과 함께 연기한적이 있습니다. 레이첼로 나온 매기 질렌홀은 왠지 혼자서 스타워즈의 레아공주가 연상되서…재미있었군요. 루시어스 폭스 역의 모간 프리먼은 배트맨의 비밀을 알아낸 직원에게 협박당했을때 태연하게 되려 겁주는 유머가 너무 웃겼습니다. 목돌아가는 배트맨슈트에 대한 농담도 웃겼구요. 다만 어차피 무법자(?) 배트맨에 대해 협조하고 있으면서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핸드폰의 사용에 대해 예민하게 구는것은 좀 앞뒤가 안맞는거 같았습니다.

별 5개중 4개반을 줄만한 영화입니다. 좀 우울한 리얼리티 높은 영웅 영화를 원하시면 꼭 보시길. 선과 악, 인간의 본성이나 이중성 같은 주제를 싫어하는 분은 비추.

ps.
고든의 딸은 얼굴을 전혀 안보여주더군요. 나중에 배트걸을 포석에 둔 연출일까요.

ps.
뿔테 안경을 쓴 고든은….자꾸 하프라이프의 고든이 연상됩니다…. -_- 병이야 병..

ps.
가장 멋있는 사람은 배트맨이나 조커가 아니라 폭파 스위치를 창 밖으로 던져버린 죄수. 얼핏 Michael Clarke Duncan인줄 알았더니 다른 사람이군요. http://www.imdb.com/name/nm0001474/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약 만4천년을 살아오며 인류의 역사속에서 살아온 남자. 헤어지기 전 그의 친구들에게 만약에…로 시작한 자기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다. 그는 부처의 가르침을 중동에 전하려다 본의 아니게 예수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독실한 신자인 동료의 분노를 사버린다. 그의 논리적으로 깨질수 없는 정연함에 동료들은 모두 괴로워하고, 그런 동료를 위해 주인공은 지금까지의 말이 다 픽션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가장 나이든 동료의 옛 스승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버린다.

이것이 90분가량인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영화  “맨 프럼 어스”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원작은 스타트렉 작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SF소설이며, 영화는 그것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가톨릭등의 신도들에게는 꽤 충격적이고 모욕적으로 다가올수 있는 영화이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가 나와서 주인공에게 분노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분명 픽션이다. 만4천년을 살아온 남자는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주인공 존 올드맨은 부처의 가르침을 유럽과 중동에 맞춰서 바꿔 전달하고 싶었다. 간단한 100자 이내의 가르침. 자기 성찰의 중요성. 그러나 인간들은 그런 간단한 가르침을 무시하고 예수를 중시하며 신성시했으며, 없는 것을 지어내고, 기도나 교회등의 형식을 더 중시했다. 즉 영화는 신의 없음을 주장했다기 보단, 인간의 어리석은 속성에 얽힌 역사를 비판하는 것에 가깝다.

어째튼 흥미로운 영화이다.

PS.
사실 존 올드맨이 만4천년을 살았는지 아닌지는 금새 아는 방법이 있다. 입을 벌리게 해보면 안다.
아무리 그 사람이 완벽한 세포재생이 이루어지고 노화가 없다하더라도, 영구치는 재생되지 않는다. 만년이나 음식을 씹어왔으면 이빨이 아주 닳아서 없어졌거나 만신창이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