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쟁 (War of the World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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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때, 학교 도서관에 SF전집이 있어서 탐독하곤 했다. 그중 가장 유치했던 제목이 바로 ‘우주~’가 붙는 제목들이었다 “우주전쟁” “우주소년” “우주대소동”… 그중 우주전쟁은  화성인이 처들어오고, 인간은 대포로 막아내려고 발버둥치는 식의 유치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엔딩은 마음에 들었다. 첨단 무기를 가진 화성인이 고작 세균들에게 전멸 당하는 것은 그야말로 참신하고 충격적인 ‘반전’이었기 때문에. 이 소설은 많은 리메이크 소설과 만화, 영화등으로 만들어졌고, 외계인이 지구를 쳐들어오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의 시조이며, 한때는 라디오에서 극화했다가 실제상황인줄 알고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일으켰다(순진한 시대였군…)

스티븐 스필버그는 2005년에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다. 50년대에 만들어진 같은 제목의 영화는 특수효과 능력이 부족해서 엉뚱한 UFO로 출연시켰지만, 스필버그는 원작소설대로 ‘삼발이’로봇을 등장시켰다. 그것도 아주 기능적이면서 유치해보이지 않게 개조해서. 게다가 스필버그의 특기인 ‘추격전’을 넣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제대로 멋진 도망치고 생존하기 스킬을 보여준 탐 크루즈를 기용해서 제대로 달리게 했다. 확실히 추격전과 외계인의 무시무시함은 대단했다.

하지만, 2005년에는 19세기식 반전 스토리는 개그였을 뿐이었다. 사람들은 “마스 어택”의 ‘노래로 화성인 죽이기’는 개그로 웃어주었지만, “우주전쟁”의 심각한 분위기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해 허옇게 말라죽는 외계인은 허무한 엔딩으로 치부했다. 우주전쟁에 대해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의 평은 죄다 “엔딩이 어이없어”였다. 사실 몇백만년을 인류와 지구를 감시하며 침략을 준비했다는 외계인이, 고작 면역을 생각못해서 전멸당했다는건 좀 어이없긴 하다.

게다가 당시 최강의 귀여운 소녀 배우였던 다코타 패닝은 왜 그리 빽빽 소리지르는 것밖에 할줄 모르고, 반항기 아들은 오지랖 넓어서 지가 뭘 하겠다고 군대만 나오면 따라가서 싸울려고 아무것도 눈에 안보인다. 주변에 있는 인물들은 죄다 저만 살겠다고 주인공들을 위협하거나, 엉뚱하게 레지스탕스를 하겠다고 하질 않나, 이쁜 소녀가 보이니까 데려갈려고 하질 않나, 하나도 도움이 안되는 놈들 뿐이다. 헐리우드에서 말썽쟁이라는 탐 크루즈가 영화에서는 불쌍하게 보일 정도다. ‘반지의 제왕’에서 나즈굴 대장도 잡던 미란다 오토는 그냥 처음과 끝에만 잠깐 얼굴을 보여준다. 아쉽다. 임신만 안했으면 외계인 부대장정도는 때려 잡아줄텐데.

고전을 리메이크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여러가지로 진부한 영화이기도 했다. 인간을 먹이로 삼고, 큰 소리지르는 삼발이 로봇은 ‘주라기공원’의 공룡의 이미지 그대로이고, 외계인의 내시경 같은 장비를 주인공들이 피하는 모습도 ‘주라기 공원’의 랩터의 눈을 피하는 장면 그대로이고(심지어 거울-반사되는 주방 문짝-의 동일함까지), 과도한 조명 사용은 스필버그의 외계인 표현의 18번이고, 외계인의 외형은 정말 진부함의 극치이다. 영화의 특수효과와 편집은 더할나위없이 깔끔했고, 삼발이와 붉은 식물등의 원작의 요소를 잘 살린 영화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보기로 기대한 것만 확실하게 보여준’ 영화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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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까 다음 영화부터 출연 안시키지...

 
IMDB http://www.imdb.com/title/tt0407304/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War_of_the_Worlds_%282005_film%29

공각기동대 Solid State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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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TV시리즈에서 파생된 새로운 OVA시도, Solid State Society는 여태까지중 가장 무난하게 잘 만들어진 공각기동대 애니매이션이다. 난해한 개념을 편집증적으로 집중해서 파다가 애매한 결론만 내린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2개의 극장판이나, 긴 호흡과 짧은 호흡, 극장판의 심각함과 원작의 가벼움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볼거 다보여주려다 마지막에 장황설이 되어버리는 2개의 TV시리즈에 비해서 말이다. Solid State Society는 100분 남짓으로  TV시리즈 4개의 길이를 가지면서도, 적절한 흐름을 가직고 있고, 난해한 이념도 적절한 수준으로 맞춰진데다가,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액션연기도 살려놨다. 코믹의 1화에서 정부 교육시설을 공격하는 내용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거나, 야한 로봇의 시중받기를 좋아하는 부장의 스승인 대령, 원작에 사용된것과 같은 디자인의 타치코마 등장, “네트는 광대해”라던가 “이것도 꼭두각시인가”등의 대사…등등 원작 코믹팬을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고 넣어놓았다.

9과의 내부에는 구심점이던 소령이 떠나고, 바토는 겉돌고, 토구사가 리더가되고 규모를 대폭 확장하는 등의 불안정한 요소가 있고, 일본 정계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외부에서는 난민(이 난민이 2기 TV로 보면 내전으로 도망온 한국인들이다), 노령화, 저출산문제 등으로 세금을 고민하는 정부가 있고, 자식이 없어서 양자라도 들여 유산을 상속하려는 노인들이 있고, 아동학대로부터 아동들을 유괴해서라도 구원해보려는 괴뢰회의 의지가 있다. 그 묶임이 점차 하나로 풀려나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것을 보면 시나리오 수준이 참 높아졌다.

단지 아쉬움이라면,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이 인형 조종과 액션 약간 보여준거 빼고는 별로 실력 발휘를 안보여준데다가, 괜히 개연성 없이 9과를 나가서 고민만 잔뜩 하는 느낌이 든달까? 그런 아쉬움은 그녀가 두세배는 예뻐진것과 초미니바람을 보여준걸로는 보완이 안된다.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 2007)

“에반 올마이티”가 비디오 가게에 나왔다. 이 영화는 여름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상영을 안해서(변두리 극장에서만 하더군요) 볼기회를 놓쳤다. 엄청난 제작비에 비해서 평이 안좋아서 그랬을까?

다들 알다 시피, 이 영화는 브루스 올마이티의 속편이다. 하지만 배우를 바꾸고, 스토리도 ‘올마이티’에 어울리지 않게 별 초능력없이 노아의 스토리 재현이라는 모험을 시도한다. 전편에서 괜히 브루스보다 잘났다는 이유로 당해서 고생한 에반이 주인공이다. 에반이 뉴스 캐스터 그만두고 하원의원에 당선되는데, 지위와 집과 차는 좋아졌지만, 정치적인 힘을 위해 환경파괴를 유발할수 있는 법안을 지지해야 하고, 한창 아빠를 찾는 아들들과는 놀아주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가족들이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부인의 기도와,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에반의 기도를 들어주기 위해 나타난 신. 신은 에반에게 생뚱맞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고 에반의 의원생활은 신의 방해로 꼬여간다. ㅋㅋㅋ

주인공인 스티브 카렐은 짐 캐리만큼 경력도 훌륭하고, 잘 생기고, 웃기는 배우긴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약간 짐 캐리보다 포스가 약하달까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노아의 모습으로 수염을 달린 모습은 충분히 어울렸고, 특히 노력하는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왠지 짐 캐리보다 어울렸다.

아쉬운 점은, 스티브 카렐을 비롯한 의원 사무실 사람들이 전부 하이톤의 짜증나는 개그를 한다는 점이다. 에반도 놀랄때마다 땍땍거리는 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보좌관도 잔소리하고, 비서 역의 흑인 아줌마는 정말 목소리가 알아 듣기도 힘들다.

이번 영화의 가장 웃기는건, 에반의 수염관련 개그와 동물 개그이다. 동물이 그를 따라다니며 벌어지는 웃기는 상황은 여러번 우려먹지만 참 재미있었다.

이 영화는 아무리 봐도 가족영화다. 특수효과 때문에 블럭버스터급 돈을 퍼부운 가족영화라는 것이 요즘 추세에 안맞아서 실패했을 뿐이지만, 훌융한 가족영화라는데는 개인적으로 이견이 없다. 아이들이 귀엽지만, 노아의 이미지를 따오느라고 아들이 3명이나 되서 캐릭터간 개성이 표현 안되었다는 단점도 있다.

신으로 나온 모건 프리먼이 원래의 브루스 올마이티와 연결점이다. 영화사상 가장 따듯하고, 행동파이고, 유머스러운 신이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는 에반의 말에 방주짓기 더미 시리즈 책을 주는 센스란 정말 …ㅋㅋㅋ

다만 구약성서의 노아를 모티브로 사용했지만, 구약성서의 잔인한 하느님과 영화의 하느님이 동일 인격의 신인가는, 구약성서를 읽어본 사람에게는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그런데…로렌 그라함 이 아줌마 많이 늙었네… 화장빨로 버티시는 느낌…

요즘 영화 너무 피곤하다. 즐기는 영화도 너무 화려하고, 다큐멘터리는 몰입도가 너무 높고, 코메디 영화는 너무 숨쉴틈 없이 웃기려고 노력한다. 그런면에서 에반 올마이티는 요즘 영화 같지 않은 영화이다. 밀도가 낮으면서도 나름대로 충실하다. 에반 올마이티로 2시간동안 부담없이 즐겨보시기 바란다.

공식 사이트 http://www.evanalmighty.com/
IMDB http://www.imdb.com/title/tt0413099/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van_Almighty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2007)

니콜라스 엔젤은 경찰학교부터 수석의 결과만을 보여주던 최고의 경찰이지만, 다른 동료의 400%나 되는 성과로 인해 동료부터 상관까지 모든 경찰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샌포드라는 작은 시골로 전출되어 버린다. 결혼한 아내에게는 일중독이라며 별거통보까지 받고 찾아간 샌포드는 범죄라고는 술주정이나 키우던 백조의 가출이나 아이가 마트에서 과자 훔치기, 시골 할아버지의 신고 안한 무기 소지 정도가 고작인 조용한 마을이었다. 텅빈 증거물 보관소 만큼이나 범죄가 없고, 경찰들은 게으르고, 할일없이 무전기 놀이나 하는 노인들의 마을 방범 단체 NWA까지…그야말로 태평한 이곳에서 니콜라스는 자신이 뭐든 신경과민이 아닌가 자책하고, 새로 생긴 동료 대니와 술마시고 영화를 보는 등 인간적인 면을 찾아간다.그러나 샌포드에는 의문의 사망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경찰과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사고라고 단정짓는 분위기를 니콜라스는 점차 수상하게 여기고 조사해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하고 허무한(?) 음모를 상대하게 된 니콜라스는 구사일생의 위기에서 탈출해 총을 빼어드는데…

올해 6월에 개봉해서 블럭버스터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코메디 영화, ‘뜨거운 녀석’들은 정말 한없이 웃기는 영화이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의 속편격인 이 영화는 역시 다른 영화의 패러디와 여러 웃기는 상황들로 재미를 주고, 마지막에는 화려한(그러면서도 웃긴) 총기 액션으로 멋진 화면을 선사한다. 게다가 감동할정도로 빠르고 재치있는 편집은 이 영화가 그저 바보짓으로 웃기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역시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호흡을 맞춘 Simon Pegg과 Nick Frost가 주인공들로 호흡을 맞추어 웃긴 모습을 보여준다. 노력하지만 완벽할수 없는 주인공과 그의 한없이 인간적인 면을 긁어주는 뚱보 조연이라는 점에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거의 비슷한 컨셉의 주인공들이다.

이 영화에는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칼찌르는 산타역)과 케이트 블랫쳇(니콜라스의 헤어진 아내)과 몇몇 영국 배우나 코메디언들이 까메오로 출연하고, 특히 007이었던 티모시 달튼이 느끼하디 느끼한 슈퍼마켓 사장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러브 액츄얼리’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 모습을 보였던, Bill Nighy와 Martin Freeman의 개그를 여기서도 볼수 있다.

‘꼼꼼하게 잘만든’ 그러면서도 충분히 가볍게 볼수 있는 코믹 영화를 보고 싶다면 10번정도 추천하고 싶다.

홈페이지 http://www.hotfuzz.com/
IMDB http://www.imdb.com/title/tt0425112/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Hot_Fuzz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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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나 이룬게 없고, 직장에서는 어설프고, 여자친구에게 차이기까지한 숀과 그에게 얻혀 사는 에드, 그리고 무료한 일상에 갑자기 찾아든 좀비들. 그들은 어떻게 숀의 어머니를 구출하고, 좀비에게 물린 새 아빠를 처단하고(?), 여자친구였던 리즈를 데리고 안전한(?) 술집까지 도달하느냐! 라는 줄거리의 영화이다. 영화의 성격은 코믹 시트콤+좀비 영화랄까?

수많은 유머와 패러디가 녹아있지만, 특히 ‘새벽의 저주’ 패러디에다가 영국 ‘채널 4’의 시트콤 ‘스페이스드’의 제작진이 스스로를 패러디해 덧붙여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들을 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때때로 어디서 웃어야 할지 조금 막막했다. DVD 코멘터리라도 본다면 더 많은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숀의 어이없는 표정과 그의 상반되면서도 죽이 잘 맞는 에드, 그리고 일상인지 좀비인지 알수 없는 촬영기법들로 나름대로 많이 웃을수 있었다. 가볍게 볼수 있는 영화이다.

올해 여름에 블럭버스터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둔 “뜨거운 녀석들”의 전작에 해당하는 영화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출연 배우들이 이어진다. 두 영화를 비교해서 보면 무척 재미있다.

특히, 이 앞에 빌 나이 아저씨의 연기는 눈여겨 보기를! ㅋㅋㅋ 이 아저씨 코믹 연기 때문에, 심각한 영화도 웃을 준비를 하는 조건반사가 생길 지경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365748/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Shaun_of_the_Dead

이퀄리브리엄 (Equilibrium, 2002)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퀄리브리엄은 말로 설명하면 안되는 영화이다. 말도 안되는 액션을 꺼리낌없이 멋지게 보여준다. 어느 액션영화나 주인공의 강함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명과 싸우는 장면을 넣고 싶어하지만  1대 몇십명을 붙일 용기는 없다. 그건 관객들이 즐기기보다 먼저 “에이 말도 안되”라고 먼저 생각해버리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영화 내내 보여주는 “건카타“라는 중국무술에서 따온 스타일리시한 사격술에 의해 그걸 꾸준히 합리화 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포스터에서 처럼 매트릭스를 뛰어넘는 과장법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똥폼이 멋있기 때문에 용서되는 액션”이라는 것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다.

때는 세계3차대전이 긑난 어느 21세기. 전쟁의 충격에 놀란 인간은 그 원인을 찾게 되고, 결국 인간의 욕구와 감정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은 리브리아라는 도시에서, 감정을 지우는 프로지움이라는 약에 중독된채, 기쁨도 슬픔도 없이 살아간다. 그러한 체계를 지키기 위해 있는 존재가 그라마톤이라는 종교이자 지휘단체이며, 그 아래서 클레릭들이 건카타라는 특수한 사격술의 훈련을 받고 사회를 유지해 나간다. 그리고 매일 수많은 “감정 유발자”들과 저항세력들이 프로지움을 먹지 않았고 문화를 즐겼다는 이유로 이단처리되어 사형된다.
최강의 클레릭인 존 프레스톤(크리스챤 베일)은 아내가 사형당했을때 조차 눈물한방울 안흘린 그야말로 전형적인 충실한 클레릭이다. 그는 동료 에롤 패트리지(숀 빈)까지 몰래 프로지움을 복용하지 않자 직접 처형할 정도이다. 그러나 우연히 프로지움을 깨트려 복용하지 않게 되면서 감정이 생긴 그는 큰 혼란에 빠지고 동료들의 의심을 받게 된다. 끝내 그는 아내와 동료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느끼고 지하 저항세력의 리더(윌리엄 피트너)와 계략을 짜 그라마톤의 지도자인 신부를 죽이고자 한다.

반가운 얼굴이 많이 나오는 영화다. 주인공인 크리스찬 베일은 아역으로 출연했던 “태양의 제국”이나 독특한 모습을 보여줬던 “아메리칸 사이코”등 많은 영화를 보며 좋아했었다. 그는 이번에 감정이 없으면서도 미묘하게 흔들리는 표정연기와 화려한 액션을 잘 보여줬다. 영화마다 100%에 가까운 죽음을 보여주는 숀 빈은 이번 영화에서도 죽음으로써 주인공을 흔드는 역할을 해준다. 반지의 제왕에서 장렬한 죽음까지는 안가지만 그래도 멋졌다. 요즘 많은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와주시는 윌리엄 피트너가 저항군 지도자로 나온다.

이퀄리브리엄은 참 잘만든 영화다. 극단적인 종교와 정치, 이분법적 사고, 전체주의등의 광적인 공통점과 그것이 적용된 디스토피아를 잘 표현하고 있고, 감정을 배제하고 논리만 따지는 현상이나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도 살짝 걸치고 있다. 액션과 어우러지는 스토리와 편집면에서도 보여줄거 다 보여주면서도 적당히 깔끔하다. 물론 헐리우드치고는 저예산 영화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보이는 면도 있다. 하지만, 이퀄리브리엄은 어렵게 생각하며 보는 영화가 아니다. 편하게 보려면 한없이 편하게 볼수 있고, 그저 액션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악세사리의 완성도가 높은 영화일뿐이다.

그런면에서 ‘보여줄거 쉽게 보여주기 위해 다른것 쉽게 했다’라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억지로 미화시키는 모 영화 제작자의 주장은 이 영화나 “뜨거운 녀석들”을 보면서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시원한 총질을 보고 싶은 분은 꼭 보시라!

IMDB http://www.imdb.com/title/tt0238380/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quilibrium_(2002_film)

즐거운 인생

즐거웠습니다. 영화 “즐거운 인생”은 한마디로 라이브 공연 한번 본듯한 영화입니다.

대단한 감동을 주지도, 대단한 웃음을 주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감동이 있고, 적당한 웃음이 있고, 적당한 아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기이상으로 노력했음이 분명한 가수에 준하는 배우들의 노래와 연주가 있습니다.

영화는 실추된 우리들의 가장의 모습들을 유형별로 분류해준다음, “하고 싶은거 있으면 하면서 살아. 애들이 전부가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찾는것이 진정한 인간관계를 가지게 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맞는 말이건, 단순히 현실도피이건, 영화는 확실히 즐겁습니다.

ps. 즐거운 인생을 보고 나니, 떠오르는 뮤직비디오가 있군요. 한때 인터넷에 유행했던 Mr. Children 뮤직비디오입니다.

ps. 제목을 “행복한 인생”이라고 잘못 넣고 올블에 싱크했군요 -_-; 이런 …

심슨 가족 극장판 (The Simpsons Movie)

일요일에 심슨 가족 극장판을 봤다.

한마디로 웃긴 애니매이션이다. 정신없는 패러디와 개그 장면이 1시간 20여분동안 끊임없이 이어지고, 한바탕 웃고나서도 그리 실없이 웃긴 영화는 아니라는 것에 좀 씁슬한 애니이기도하다. 정말 부럽다. 이렇게 누구나 즐기고 인기있는 애니를 통해서 정치와 사회와 문화와 환경을 가볍게 비판할 수 있는 풍토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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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TV시리즈를 별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해할수 없는 요소가 조금 있었고, 자막이 흰색으로 되어 있어서 밝은 화면에서는 글자를 읽기 힘들어 고생한것이 아쉬웠다. 더빙판이 없는것도 조금 아쉬운 점.

“화려한 휴가”를 보고

전 영화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곧잘 눈이 촉촉해지는 편입니다만, 영화를 보다가 한번 이상 눈물이 나온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는 3번이나 눈물이 나오더군요.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당시 신군부 녀석들 인간도 아니다라거나, 아직까지 그 흔한 정의라는 이름으로 사형시키지 못한 녀석들이 많구나 라는 생각들. 뭐든 이념의 적으로 몰아붙이면 해결이 되던 야만의 시기라는 거, 그리고 저런 비상식적인 일이 바로 얼마전에, 제가 어렸을때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 마음이 심란하더군요.

민주주의는 바로 우리가 지켜 나갈것이고, 그것을 훼손하는 자들은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이땅에 일어나서는 안되겠습니다. 광주에서 돌아가신 무고한 분들을 영화에서 마지막에 이요원이 외쳤듯이 기억하겠습니다.

영화에 아쉬움도 좀 있습니다. 우선 12세 관람가치고는 너무 잔인합니다. 역사교육적인 면은 있지만 과연 12세 관람가로 해야 했을지는 좀 의문이네요. 그리고 연령제한의 한계때문인지 몰라도 제가 보고 들어왔던 사실들과는 많은 면에서 좀 ‘약합니다’ 80년 당시에는 너무어렸지만, 한창 머리가 굵어가던 시기에 ‘5공청문회’를 TV에서 줄창 방송하곤 했습니다. 거기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어린 마음에 참 충격이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의 행동에 공감이 가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버지께서 당시 광주 사태때 광주로 출장을 가셨었는데, 그때의 경험을 말씀하시는걸 들어보면 영화의 이야기는 정말 너무나도 한조각에 불과합니다. 아는 분들중에 광주에 계신분들이 많았는데, 근처 동네에서 사람 인기척만 들리면 총질을 해서 공포에 떨며 숨어지냈고, 나중에 창문을 가렸던 솜이불에서 총알도 여러개 나왔다는 말도 들었구요. 영화적으로 꼭 그대로 재현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흥행을 위해 수위를 조절한것이라면 좀 문제가 있을 듯합니다.

또한 영화에서 보면 마치 전두환과는 별로 무관하게 중간 지휘관이 알아서 최종진압결정을 내린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책임부분을 슬쩍 넘깁니다. 그리고 영화라는게 좀 표현의 요약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광주 항쟁이 도청에서 시작되고 도청에서만 진압이 이루어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광주 대부분의 시민들은 무관했다는 듯한 인상도 주는게 사실입니다. 차라리 규모를 줄여서 보여줄것이었다면, 가상의 인물들이 아닌, 실제 인물 하나를 적절히 발굴해서 “블랙호크다운”처럼 따라가며 보여주는 다큐식으로 보여주었다면 좋았을것 같은 마음도 있습니다. 일부러 감정이입이 쉬우면서 중요한 자리에는 다 있는 뻔한 가상의 인물들(연애를 한창하는 주인공과 여자 간호사, 여자 간호사의 아버지는 시민군 지휘관, 동생은 앞장서 나선 고등학생)은 너무 극적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블랙호크다운을 거론하고 보니, 소말리아 사람들 입장에서 영화를 찍으면 미군을 상대로한 화려한 휴가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목은 아이린?)

기타, 사람들의 사투리 사용이 코믹 캐릭터 외에는 너무 없다던지, 캐릭터들이 너무 전형적이라던지, 우리나라 영화는 코믹캐릭터 하나 둘 안넣으면 안되나 싶은 뭐 그런 딴지도 생각났습니다.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영화적인 완성도나 캐릭터들의 구성등은 흥행영화의 교과서라고 할정도로 잘 구성되었습니다. 안성기씨의 연기와 목소리는 역시 일품이고, 워정출산녀라고 비난받기도 하는 이요원씨와 김상경씨도 왠지 예전에 연기한것과 느낌이 비슷하긴 했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다시한번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위키백과 “화려한 휴가”

위키백과 “광주 민주화 운동”

강도영씨의 “518을 되돌아보며”

에잇 빌로우 (Eight Below, 2006)

경고. 스포일러 있음

제리는 남극에서 개썰매를 운전하는 탐사대의 가이드이다. 어느날 데이비드 박사의 화성운석을 발견하는 것을 도와주다가 태풍이 급격하게 찾아오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박사가 조심하지 못하고 절벽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다리까지 부러지는 사고까지 당한다. 태풍속에서 제리는 동상에 걸려가며 개들에 의지해 박사를 데리고 기지로 겨우 돌아온다. 그러나 태풍이 워낙 강해 기지까지 급히 철수해야 하는 형편. 8마리의 썰매개들은 사슬에 묶인채 기지에 남겨지게 된다.

개들은 태풍속에서 한마리가 사슬을 끊지 못해 죽고, 다른 한마리는 오로라를 보고 개지랄(-_-) 하다가 죽은 것을 제외하고는, 갈매기를 사냥하고, 바다사자와 싸우면서 힘들게 생존해 나간다.

제리는 개들을 놓고 온 죄책감에 힘든 시기를 보내다가 전 애인이자 탐험대의 항공기 조종사였던 케이티와 개들덕에 목숨을 건진 데이비드 박사(처음에는 개들의 구조를 비현실적으로 생각했지만 어린 아들이 개들을 영웅으로 표현하자 마음이 흔들린다), 팀의 지도 제작자이자 장난꾸러기인 찰리의 도움으로 남극으로 향한다. 대장정 끝에 기지에 도착해 살아 있는 개들을 만나 일행은 감격하게 된다.

간단한 스토리에, 악인도 없고, 개들의 모험과 남극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영화, 에잇 빌로우이다. 너무 단순해서 어른들에게는 별로 추천 못하겠지만, 가족 영화로는 딱이라고 할 영화이다. 역시 디즈니 영화 답게 개들의 연기가 대단하기 때문에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도 볼만한 영화.

이 영화는 일본남극탐험대에서 남겨진 개중 2마리가 살아남았던 것을 그린 일본영화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제리 역의 폴 워커는 아버지의 깃발에서 출연했었고, 사고를 일으키지만 마음착한 데이비드 맥클레런 박사 역인 브루스 그린우드는 영화 아이로봇에서 US로봇사의 이기적인 사장으로 나온적이 있다. 좀 건장한(?) 안젤리나 졸리 같은 이미지인 케이티역의 문 블러드굿은 CSI에서 스트리퍼로 단역출연한적 있다고 한다.(먼산) 감독은 본 시리즈, 식스센스등의 많은 작품의 프로듀서를 했던 프랭크 마샬이다.

IMDB http://www.imdb.com/title/tt0397313/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Eight_Below


이 영화의 작은 교훈 : 안전에 대해 전문가가 지시하는 것은 확실하게 지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