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완 케노비 (Obi-Wan Kenobi, 2022)

마눌님이 매주 한편씩 나오는 애콜라이트를 기다리기 지쳐서 비슷한거 보자고 해서 본 드라마.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서 10년 후, 4편과 로그원 전 루크와 레아가 아직 어린이인 시점을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았다. 오비완이 죄책감과 세월로 약해졌다가 다시 극복하고 강해지는 것도 좋았고, 왜 에피소드4에서 다스베이더가 아나킨을 죽였다고 표현했는지, 레아가 왜 오비완을 믿고 의지하는지 여러가지를 알게 해주는 면이 많아서 좋았다. 인퀴지터들을 제외하고는 뜬금없는 외전의 인물들이 등장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아쉬운 점은 새로운 점은 딱히 없다는 것. 이미 정해진 영화들 사이의 이야기라서 그렇겠지만 한계가 많은 작품이었다. 다스베이더와 오비완의 결투도 사실상 억지로 집어넣은 것이기도 하고. 세번째 자매가 스토리를 만든 것인데도 그렇게 비중이 많지도 않고, 나머지 인퀴지터는 심지어 싸우지도 않는 병풍이라는 것도 아쉽다. 이왕 집어 넣은 김에 제대로 변주를 줬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래서는 그냥 빼고 스톰투르퍼들에게 쫒긴다고 다를게 무엇인가.

가장 인상적인 점은 광선검인데, 이제 에피소드 7부터 보여준 LED광선검을 제대로 사용해서 제대로 빛의 향연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배경을 만달로리안 처럼 디스플레이를 두른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정말 외계행성 같은 분위기도 잘 만들었다.

내 평점은 별 4개. 사족으로 만든 드라마치고는 좋았다.

호크아이(Hawkeye, 2021)

어벤져스에서 팔콘보다 더 일반인(?) 히어로였던 호크아이 주연 + 후배양성 드라마.

드라마 분위기 때문인지 여주인공인 케이트 비숍 때문인지 뭔가 기존의 심각한 마블 드라마가 아닌, 아이돌 배우들이 주연인 K드라마 같은 가벼운 느낌이 난다. 생명을 내놔야 하는 영역에 어설픈 생각으로 끼어든 케이트 비숍은 끝까지 저지르고 보는 느낌이라 과연 성장한거 맞나 싶기도 하고. 악당들이 저지르는 살인 등의 범죄에 비해 뒷골목 양아치 느낌이라 더 가볍다. 넷플릭스-마블 시절 최강의 악당인 킹핀은 초보 히어로에게 당하기나 하고. 죽일듯이 덤볐던 엘레나는 휘파람 소리 하나에 마음을 돌리고. 여러모로 가볍다.

그래도 그게 더 만화적인 느낌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히어로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기도 했다. 자기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을 시니컬하게 관람하는 호크아이라든가. 케이트 비숍의 경우도 하긴 그동안 어중이 떠중이 히어로 지망생들 없었을리가 없긴 하지.

팔콘 & 윈터솔져보다는 가볍지만 더 재미있었다.

내 평점은 별 4개.

ps. 호크아이가 싫어하던 뮤지컬 노래 전체 보여주는 쿠키영상 실화냐 ㅋㅋㅋㅋ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2020)

1990년대 낙동강페놀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대기업 고졸 여사원들이 회사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다룬 영화.

사건의 모티브도 좋고, 주인공 3인방의 캐릭터도 개성있고, 여성들의 사회생활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데 이야기 전개와 마무리가 유치한 것이 단점. 특히 회사를 인수합병하려는 악당들에게 저항하려고 소액주주들을 열정으로 결집시키는 것은 재벌 나오는 아침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환타지적 소재라서 더욱 그렇다.

고아성은 아역을 벗어나 있는 모습이 좋았고, 귀여움 역할은 의외로 박혜수가 담당. 이솜은 영화에 나온건 처음 봤는데 연기 잘하네. 그 외에 봉현철 부장역의 김종수는 비리를 책임지고 퇴사하는 부장의 역할이라 미생이 바로 연상되었다.

배경설정이 1995년이라는데…1995년에 대학생이었던 내가 보기에 안맞는 장면이 많다. 고증에는 세심하게 신경을 안쓴 듯. 복장도 요즘에 비해서는 헐렁한 편이지만 그당시에는 더 통크게 입었고, 배우들의 헤어스타일들은 너무 최신식이다. 사무실의 여러 아이템들도 그렇고, 영화의 핵심 소재인 토익점수도 600점을 승진 기준으로 삼는 대기업은 없었다. 최소 800점이지. 그래서 나 같은 40대들에게 추억을 되세기게 하는데는 실패.

내 평가는 별 2개반.

기묘한 이야기 시즌3 (Stranger Things 3, 2019)

나온지는 좀 지났는데, 이제서야 다 봤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3.

이번엔 너무 전형적이었던 시즌2에서 발전해서, 좀 더 다채롭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였던 엘의 초능력도 잘 사용하다 중요할 때 고장나서 못 썼다. 개인적으로 어린애들이 커플이 생겨서 어설프게 연애를 하고, 사랑싸움을 하고, 어른들과 갈등 일으키는 점이 재미있었다. 거기에 어른들의 하는 짓도 딱 애들. 하지만 어른의 차이점은 책임을 지는 것이었다.

짐 호퍼의 캐릭터가 꽤 좋았고, 주인공들의 큰 힘이 되는 인물이었는데, 결국 희생해서 모두를 구했다. 주인공들을 돕다가 죽은 러시아 과학자도 불쌍. 좋은 남자들은 다 죽네. 그 외에 마지막에 악역에서 각성해서 엘을 돕다가 죽은 빌리도 나름 멋졌다.

우마 서먼의 딸인 마야 호크가 연기한 로빈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 아가씨. 새로운 캐릭터인데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의 씬 스틸러인 듯. 스티브가 결국 고백을 했는데 아쉽게도… 그 외에 헤더라는 조연 캐릭터가 있었는데, 프란체스카 레알레 라는 배우가 눈이 아주 커서 독특한 느낌이었다.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겠지.

마인드 플레이어는 머리를 잘 쓰는 것 같다가 왜 그렇게 바보 짓을 하나 모르겠다. 더 많이 감염시켜서 쪽수로 주인공들을 공격했어야 했는데, 결국 합쳐져서 덩치 큰 바보 괴물 캐릭터가 되서, 아무것도 못 했다. 데모고르곤이라도 대량으로 불러오던지. 주인공들이 마인드 플레이어에게 받은 타격이라고는 고작 엘이 다쳐서 초능력을 못 쓰게 된 것 정도니.

시즌4가 나올 듯한 쿠키 영상도 있었는데, 글쎄. 여기서 더 이야기를 내놓으면 너무 질질 끄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ps. 네버 엔딩 스토리 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ps. 애들 참 많이 컸다.

제시카 존스(Jessica Jones, 2015)

데어데블에 이은 마블+넷플릭스 히어로 시리즈 두 번째. 즉 드라마다.

드라마 특성상 특수효과가 거의 없다. 제시카 존스가 힘 쎄고 점프만 가능하고 비행이 안되는 것으로 바뀐 주된 이유인 듯. 적의 경우도 바이러스를 매개로 하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킬그레이브인 것도 그런 드라마를 위한 설정. 초능력 액션이 김 세버릴 정도로 약하게 나오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것이다. 주인공이 웃을 장면이 거의 안나올 정도인 암울한 스토리에다 잔인한 장면도 자주 나온다. 만화 속에서 부부였던 루크 케이지를 만나서 침대 장면도 많이 나오고.

제시카 존스는 겉으로는 불량하지만 속으로는 주변 사람의 불행을 지나치지 못하는 착한 성격인데, 그걸 아는 킬 그레이브는 제시카의 주변 사람을 오히려 더 불행하게 만든다. 이미 마인드 컨트롤로 살인을 하게 했고, 주변 사람을 제시카 집에서 자살하게 만들고, 제시카가 구해온 여자가 제시카 앞에서 그 부모를 죽이게 만드는 등… 제시카는 거의 정신이 붕괴할 지경까지 가지만, 그에 맞서게 된다. 악역에 꽤 고급 배우인 데이비드 테넌트가 나오는데다 여성 주인공의 심리 묘사 연출이 훌륭해서 여성들이 입문하기에도 좋은 마블 드라마일 듯 하다.

아쉬운 점은 역시 초능력자라기엔 단순히 힘 쎄고 점프 잘 할 뿐인, 어벤져스보다 너무 초라하다는 것과, 루크 케이지도 힘+방탄 이라 초능력이 거의 호환된다는 점이다. 제시카 존스가 명색이 탐정인데 조금 노련할 뿐 그렇게 머리가 비상하다거나 한 느낌은 아니다. 머리는 킬 그레이브가 항상 한발씩 더 나가서. (루크 케이지 드라마의 미스티 형사도 직업은 형사인데 머리는 그다지 좋지 못 한 듯. 사진 보는 능력만 빼면 뻘 짓을 너무 많이 한다) 액션도 제시카 존스의 배우 크리스틴 리터가 키는 크지만 거의 모델수준의 가냘픈 체형이라서 그런지 괴력을 발휘하는 연기 자체가 좀 안어울리고 어설프다. 그래서 그런지 싸움보다는 문 부수고 자물쇠 부수는데 더 많이 쓴다. 다음 시즌에는 특수효과에 돈 좀 더 들여야 할 듯.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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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띵스’…의 번역이 왜 ‘기묘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본 넷플릭스 드라마.

아이들을 보면 ET나 구니스가 연상되고(염력 쓰는 소녀를 숨겨주고, 분장해서 자전거 타고 데리고 나가는 건 딱 ET 오마쥬),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울증에 걸린 경찰서장을 보면 조스가 생각나고, 전체적으로 더 씽이나 X파일, 스티븐 킹도 연상되는 그런 드라마. 영화 곳곳에 80년대 영화 포스터나 반지의 제왕, D&D 같은 요소들을 깔아 놓고, 스타워즈는 수없이 언급되며, 80년대 영화들을 오마쥬한 장면이 많아서 30대 후반~40대의 향수를 느끼게 해 놨다. 캐릭터 설정도 개성이 있으면서 80년대나 X파일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며, 복선도 잘 깔고, 적당히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꽤 잘 만든 드라마다. 오랫만에 등장해 주신 위노나 라이더를 비롯해서 배우들 연기도 좋다. 다만 여자들과 아이들은 왜 그리 삐쩍 마른 배우들만 썼는지, 일레븐 빼고는 이해가 안되지만.

미국에서도 꽤 이슈가 되고 성공한 듯 하던데, 이런 드라마가 먹히는 것 보면, 복고풍이라는게 세계적인 추세 인 듯.

넷플릭스의 문제인지 크롬캐스트의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자막이 너무 순식간에 사라져서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 서비스 할 때 자막판 보다는 원로 성우들 동원해서 80년대풍으로 더빙 했으면 최강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

 

 

코스비 가족 (The Cosby Show, 1984~1990)

어렸을 때 앞집에 백인 미군 가족이 살았다. 그래서 미국인은 그렇게 생긴 줄 알았었는데, 흑인-미국인이라는 존재를 알게 해준 드라마가 있다.

바로 코스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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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이 흔히 하는 팔불출 짓이나 사고고 치지만, 유머 넘치고 마음 따듯한 산부인과 의사 클리프 (빌 코스비).  
성공한 변호사이자 패션 감각 넘치는 엄마 클레어.
대학갔다면서 잘 등장하지 않지만 가끔 예쁜 외모를 선보였던 첫째 딸(이름이 기억 안나서 찾아보니 산드라).
사고뭉치이고 흑인 패션을 보여줬던 둘째 딸 데니스.
개구쟁이 셋째 테오.(처음엔 엄청 귀여웠는데 나중에 커서 징그러웠던…)
자녀들 중 주인공급의 이야기 축이었던 넷째 바네사.
최고의 귀여움을 보여줬던 막내딸 루디.

 

…그러고 보니 테오만 아들이고 딸부자였구나. 게다가 의사+변호사 커플. 진짜 부자+딸 부자…

 

에피소드는 제대로 기억이 안나는데, 전체적인 진행은 누군가 사고를 치고 수습하거나, 자잘한 문제거리가 커지다 수습되면서 가족애를 확인하는 그런 식이었던 것 같다. 코스비의 빵빵 터치는 유머와 아이들의 귀여움이 양념.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서 남자친구나 결혼 문제도 꽤 사건이 되었다.

당시에 애들에게는 코스비 가족이 진짜 가족들이 찍은 거라는 둥. 첫째 딸이 뭔가 사고를 쳐서 출연을 못하는 거라는 둥 별의 별 소문이 다 돌았었다.

 

나중에 방영된 ‘개구쟁이 아놀드’라는 흑인 꼬맹이가 백인 가정에 입양되면서 시작되는 코메디 드라마가 있었는데, 코스비 가족을 재미있게 본 영향으로 그것도 재미있게 봤었다.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086687/

쌍둥이 에디슨 (The Edison Twins)

사용자 삽입 이미지과학 소년/소녀 쌍둥이 남매인 톰 에디슨, 애니 에디슨이 뭔가를 발명하거나 실험하면, 막내인 폴 에디슨이 사고를 치는…그런 식의 진행이 많았던걸로 기억하는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에 80년초에 방영했습니다. 저도 워낙 어렸을 때 봐서 기억이 얼마 안나는, 진짜 추억의 외화입니다.

로봇을 만들어놨더니 동생이 그걸 끌고 나가서 폐차장에서 사고를 치거나했던 기억이 나네요. 우주왕복선 비슷한걸로 무슨 우주탐사같은걸 하다가 사고가 났던 에피소드도 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매번 에피소드 뒤에는 간단한 애니매이션으로 과학이론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어서 제가 무척 좋아했습니다.. 야구연습 한다고 야구공 발사기를 만드는 에피소드에서는 공의 회전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나온다 하는 식이었죠.

다른건 몰라도, 이 시작부분 동영상 보시면 아~ 이거 하는 분들 있을겁니다.

에이 특공대 (The A-Team, 1983-1987)

사용자 삽입 이미지추억의 TV 시리즈 에이 특공대.

4명의 개성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항상 비범하신 ‘한니발’ 대령(워낙 시가를 많이 피우더니, 나중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주변의 미녀는 다 꼬시고 폼이란 폼은 다 잡는 ‘멋쟁이’, 그리고 미친 ‘머독’… 기계를 조종하는데 탁월한데, 매번 정신병원에 갖혀 있어서 에이 특공대가 뭔가 하려면 머독 부터 탈출시켜야 했다. -_-; 덕분에 다른 영화에서 ‘머독’이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나오면 왠지 정신이상자 같이 느껴지곤 했다. 하하하.

그리고 가장 개성 있는 캐릭터는 흑인 BA. 힘쓰는 일은 다 하고 성격은 거칠지만 속은 착하다. 몸에 뭔가 반짝이는 것을 치렁치렁 달고 다니고, 머리는 모히칸족 머리와 턱수염이 트레이드 마크. 머독을 가장 혐오하고(그런데 한번은 목숨이 위급해서 머독의 피를 수혈받고 충격을 받아 삐쳐버린다…;;),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를 못 탄다. (비행기를 타야 할 일이 있으면 팀원들이 말 없이 BA를 마취시켜 버린다;;) 가장 개성있고 정감있는 덩치 캐릭터… 왠지 스타 트렉 : 다음세대(TNG)의 워프와 가장 비슷한 역할의 캐릭터이다.

원래 A특공대는 베트남전의 특수부대 비슷한 것이었는데, 범죄(하노이 은행을 털라는 밀명을 수행했으나, 누명을 쓰고)를 지어 체포되었다가 탈출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의뢰를 하면 그 사람들을 돕는다고.

워낙 어렸을 때 봤던 외화 시리즈라 많은 것이 기억 나지는 않지만, 보고 싶어서 밤 늦게까지 부모님과 TV시청권 쟁취 투쟁을 했었다. 기억 나는 에피소드는…어딘가 외딴 수용소 비슷한 곳을 공격해야 하는데 그게 4명으로 안되자, 근처에 버려진 낡은 전차를 수리해서 돌격했던 장면, 그리고 어떤 여자 기자가 그들의 정체를 알아 보려 취재하고 다니다 동료(?) 비슷한 것이 되는 내용이 떠오른다.

http://en.wikipedia.org/wiki/The_A-Team
http://www.imdb.com/title/tt0084967/

ps.
최근 리암 니슨이 한니발 대령역으로 출연하여 극장판이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리암 니슨이 이런 역할을 하면…배트맨에서 테러리스트로 나왔던 것과 왠지 비슷한 컨셉이면서 착한 편인 것인가? 어째튼 기대된다.

http://www.youtube.com/watch?v=yjTP9VR1DfQ
http://www.imdb.com/title/tt0429493/

같은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것을 다룬 작품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이 당연하지만, 만약 내일이 없고 오늘만 반복된다면 어떨까? 일종의 ‘무한 루프’. 이런 내용을 다룬 작품들은 꽤 많은데, 그중 내가 본 4가지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의 특징은…. 반복되는 것을 기억 못하는 경우엔 똑같은 반복만 되면 영원히 안 끝나니 -_- 당연히 주인공들이 뭔가를 느낀다. 데자뷰, 기시감 같은 것을 말이다. 그래서 무한 루프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악몽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게다가 자신이 뭔가를 바꿔도 다시 초기화 되는 보람 없는 무한 반복인 것이다.

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시즌5 18화 Cause And Effect (1992)

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작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린 스타트렉: 다음세대 중에서 NCC-1701D 엔터프라이즈호가 폭파되는 장면을 여러번 감상 -_- 할 수 있는 에피소드. 게다가 모든 것을 철저히 계산해 엔터프라이즈의 위기를 수없이 구한 데이터소령이 한번의 판단 실수로 계속 엔터프라이즈를 폭파 시킨다. ㅋㅋㅋ 사실은 그것보다 “같은 시간이 반복된다”는 점을 간단히 조사해서 알아내고 납득해버리는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이 더 엽기 -_-; 평소에 얼마나 괴상한 현상을 많이 겪었으면….

스토리:

엔터프라이즈호는 아직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에서 시간이 왜곡되는 곳을 조사하다가 갑자기 미확인 우주선이 튀어나온다. 충돌 위기에서 데이터 소령은 트랙터빔을 이용해 상대를 밀쳐낼 것을, 라이커 부함장은 셔틀격납고를 감압하여 급히 피할 것을 제안한다. 피카드 함장은 데이터 소령의 의견대로 트랙터빔을 사용하나 상대 우주선은 우현 워프나셀에 충돌하고, 엔터프라이즈호는 폭발하고 만다.

시간의 왜곡으로 다시 얼마 전으로 돌아간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생활 도중 데자뷰가 강하게 느껴지고,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등 이상현상을 겪는다. 그러나 다시 같은 상황에 들어선 엔터프라이즈는 다시 미확인 우주선과 충돌해 폭발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서 대원들은 점점 강한 데자뷰를 느끼게 된다. 그에 따라 조사해보니 시공간 왜곡에 자신들이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고, 데이터는 다음 반복때의 자신에게 보낼 타키온 신호 장치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음 번 우주선 충돌시에 데이터는 타키온 신호 장치로 3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다음 번 반복 때 엔터프라이즈호의 대원들은 데자뷰뿐 아니라 3이라는 숫자가 온통 반복되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은 데이터 소령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데이터 소령은 그것이 라이커 부함장의 계급장 숫자 3이라고 유추해내고 다음 위험 때 부함장의 제안대로 격납고를 감압시켜 충돌을 벗어난다. 미확인 우주선은 80년 전 실종된 연방 우주선이었으며, 시간의 왜곡으로 갑자기 과거로부터 튀어나온 것이었다.

참고 :

http://leefill.com/tt/1599
http://memory-alpha.org/en/wiki/Cause_and_Effect_%28episode%29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기적이고 심드렁한 기상 캐스터 주인공이, 같은 날만 무한히 반복되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기억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현상에 빠져 나쁜 짓도 하고, 자살도 하는 등 별 짓 다 한다.

그러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다음대로 할 수 없었던 동료 리타와 사랑을 하게 되고, 점차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 하루를 보람 되게 보낸 후 드디어 다음 날에 이르는 이야기. 빌 머레이의 코믹연기와 앤디 맥도웰의 매력이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예전에 쓴 이야기를 참고.
https://draco.pe.kr/685

The X-Files 시즌6 15화  Monday (1999)

사용자 삽입 이미지90년대 수많은 미드팬들을 양산한 엑스파일. 모든 미스테리를 믿으려 하는 멀더와 과학만 따지며 멀더에게 태클거는 스컬리의 듀엣이 인상적인 이다. 그중에서 이 에피소드는 죽는 멀더, 죽는 스컬리, 우는 스컬리, 화내는 스컬리, 멀더를 너무 잘 알아서 문제인 스컬리…등등 다양한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스토리:

어느 월요일. 은행에 기동타격대가 포위하고, 진입을 시도한다. 한 여자가 FBI 스키너 부국장 를 발견하고 그것을 막아달라고 한다. 은행 안에는 총맞아 죽어가는 멀더 요원을 스컬리 요원이 살리려 애쓰고 있다. 그리고 경찰들의 진입을 본 은행강도는 몸안에 품은 폭탄을 폭발시켜 은행을 날려버린다.

월요일 아침에 깨어난 멀더는 물침대에서 물이 새서, 시계가 죽어버려 아침 회의에 늦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래층이 침수되서 배상금으로 수표를 써줬는데, 은행 잔고가 부족해서 은행에 가야 한다. FBI회의를 땡땡이 치고 나와 근처 은행에 간 멀더는 다시 은행 강도를 만나고, 스컬리가 뒤따라 왔다가 똑같이 진행되서 다시 은행 폭사. 다시 월요일 무한 반복.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무한 반복을 기억하는 단 한 명이 있다. 바로 스키너를 말리던 여자. 이 여자는 은행 강도의 여친이었고, 그를 말리려 하지만 실패해서 이 비극을 무한 반복해서 보고 있는 지옥에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하지 않고 반복되지만 이상하게도 멀더가 자신을 어디서 본듯하다고 느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그에게 희망을 걸어 계속 은행에 가는 것을 말리지만 사건은 조금씩 달라질 뿐 사태를 막지는 못한다. (멀더가 은행에 안가면 스컬리가 멀더를 찾다가 은행에 가거나, 붙잡힌 스컬리를 찾아 다시 멀더가 가거나 등등 -_-)

그러나 멀더의 데자뷰는 점점 강해지고, 결국 멀더는 마지막 폭발이 일어날 때, “폭탄이 있다”라는 것을 되뇌어 기억하려 애쓴다. 그리고 다음 반복 때 그 말을 기억하고 은행강도를 미리 말리려 한다. 그 과정에서 은행 강도가 멀더에게 쏜 총에 여자가 맞게 되고, 여자는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라며 숨진다. 사건은 해결되고 화요일이 오게 된다.

참고:

http://www.zootv.pe.kr/xfiles/6×15.htm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 시즌2 엔드리스 에잇 (2009)

사용자 삽입 이미지동명의 라이트 노벨이 인기를 얻어 애니매이션화 한 최근 작품이다. 독단적이고 괴상한 짓을 하는 여자애 하루히가 사실 자각하지 못한 신이라면? 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그녀의 바람대로 (물론 그녀는 진실을 모르지만) 모여든 우주인, 미래인, 초능력자와 주인공 쿈이 겪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스토리보다는 다소 전형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두고 그 귀여움을 감상하는 것이 주목적인 듯한…덕후스러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친을 만족시키기 위해 항상 여러가지 고민이 많은 남친들에게, 괴팍한 여자애 하나 만족시키기 위해 고생하는 SOS단원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한숨을 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 :

여름방학이 2주 남은 어느 날, 하루히는 SOS단원들을 소집해 여름방학에 하고 싶은 일들을 수없이 시키기 시작한다. 수영장 가기, 축제가기, 불꽃놀이, 곤충 채집, 아르바이트 등등등등… 그러나 뭔가 만족하지 못한 하루히.

그리고 8월 31일이 되면 어김없이 2주전으로 반복. 쿈은 뭔가 데자뷰를 느끼게 되고…알고보니 ‘방학이 끝나는 것을 안타까워’ 한 하루히가 무의식중에 시간을 무한 반복 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정보통합사념체의 단말인 나가토에 따르면 이미 1500번 이상 반복되었다고.  결국 매번 하루히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2주간을 반복하다가, 쿈의 ‘같이 방학숙제 하기’ 제안으로 마지막 날을 방학숙제를 분담하며 같이 하며 보내게 되고, 무사히 9월로 넘어가게 된다.

원작 소설은 단순히 마지막 반복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애니매이션은 에피소드2~9까지 무려 8편을…거의 같은 내용을 보여준다.(화면 구성이나 대사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말 지겨워서 참고 볼려면 고문…

여러분은 특정 시간이 무한 반복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