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1989)

어렸을 때 내 용돈으로 처음 극장에 가서 본 영화. OST 카세트 테잎도 사고. 이번에 넷플릭스에 떠서 더빙판으로 식구들과 다시 감상했다.

디즈니 입장에서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제2 전성기를 열게 해준 작품이다. 내용은 원작 동화와 큰 줄거리는 같은데, 마지막에 해양 선박 액션(?)을 펼친 다음  해피엔딩인 것이 차이점. 소용돌이를 타고 도는 배로 적을 들이 받다니, 그 왕자는 보통 능력자가 아닌 모양이다.

바닷가재 세바스찬의 “언더 더 씨” 노래가 엄청 유명해서, 당시에 라디오만 틀면 그 노래가 나왔다. “렛 잇 고”의 전설은 그 때부터 시작된 것.

해피엔딩에 대해 당시 말들이 많았는데, 원작 훼손이라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지금은 반대로 오히려 원작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 슬픈 장면이라며 싫어하는 부모도 있더라.

디즈니가 이 것도 실사 영화화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실사라면 배우들의 노출이 꽤 높을 듯…?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

영화는 잘 만든 것 같고, 취향도 거의 해당되는데, 왠지 재미없게 봤다.

추리도 적당히 나오고, 액션도 나오고, 정의구현도 되고…왜 그럴까? 싶은데 주인공이 문제인 듯. 영화의 주된 내용은 누군가 누명을 쓴 사건을 파헤치다 권력을 쥔 사람을 털어 버리는 주인공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워낙 머리도 좋고, 전투력도 좋고, 의지도 대단해서 아무런 걱정이 안된다.

게다가 배우도 톰 크루즈임. 톰 크루즈라 액션도 훌륭한데, 톰 크루즈면 맨날 외계인이나 여러 국가 비밀기관도 터는데 고작 고위 군바리 쯤이야, 하는 느낌이 들 뿐이다.

별 3.5개.

 

ps. 2편도 나왔더라. 톰 크루즈가 요즘 프렌차이즈 여러 개를 동시에 하네? 게다가 전부 액션 블럭버스터 영화임. 돈을 얼마나 벌려고?

ps. 로버트 듀발 할아버지 나오는 영화를 오랫만에 봐서 반가웠어요. 이제 90 다 되신걸로 아는데, 건강하시길.

트로이(Troy, 2004)

트로이 전쟁은 누구나 아는 그리스 신화의 이벤트지만, 여느 신화들이 그렇듯이 어른이 되서 생각해 보면 좀 유치하다. 일국의 왕자씩이 되는 놈이 다른 나라 왕비 납치하고, 그거 땜에 다국적 군대와 전쟁이 시작되고, 왠지 현실적으로는 무리인 듯한 잠입 작전하며…

이 영화는 그 유치한 전쟁을 그럴 듯하게 현대전 요소를 가미해서 재현해 놨다. 그리고 진짜 신의 아들인 듯하게 무쌍을 찍는 아킬레우스도 재현해 놨다. 브레드 피트는 거기에 딱 맞는 버릇없는 능력자 이미지가 풀풀 풍기고. 놀랍게도 영화 끝까지 죽지 않는(!) 숀 빈이 오디세우스 역을 에릭 바나가 헥토르 역을 멋있게 연기한다. 그 당시 레골라스역으로 한창 이미지 좋던 올랜도 블룸은 최고의 찌질이 파리스 연기를 보여준다. 아주 발암할 정도다. ㅋ

말 많은 헬레네 역의 디아네 크루거는 안 예쁜건 아닌데 미모 방향 자체가 그리스에 전혀 안어울린다. 사람들 말처럼 로즈 번이 더 어울렸을지도.

현대전 요소를 가미했다고 했는데, 정말 수많은 배들과 상륙 과정을 보면 2차 세계대전을 참고해서 만든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스 시대에 저정도 규모와 장비로 전쟁을 했을까 싶은 장면이 많다. 뭐 영화는 영화니까.

개인적인 평점은 별 4개.

ps. 작년에 넷플릭스에서 본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검색해 보니 넷플릭스에는 없다. 역시 넷플릭스에 보고 싶은 영화가 뜨면 1년 이내애 봐야 함.

거울 나라의 앨리스(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6)

넷플릭스에 새로 추가 되어서 감상. 에휴…역시 극장에서 봤으면 돈 아까웠을 영화.

전작도 그렇게 훌륭한 영화는 아니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영화였다.

그런데 똑같다. 이야기 구성도 더 유치하면서 진행은 정신없고, 딱히 개성도 없고, 배우는 같고, 어른용인지 애들용인지 애매한 포지션 하며, 오글거리는 엔딩까지.

전작이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 때문에 봐줄만 했다면, 이젠 특수효과와 디자인, 배우들이 아깝기 시작한다. 이런 수준 영화에 아까울 정도로 특수효과와 디자인을 퍼 부었다.

정말 이 영화 제작하신 분들이 영화 주제처럼 과거에서 교훈을 얻기를.

 

ps. 알란 릭맨의 유작인데 아깝다. 말 몇마디 출연이 전부지만.

ps. 조니 뎁 폭망.

마이 리틀 자이언트 (The BFG, 2016)

오랫만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후크가 연상되는 동심 가득한 영화를 만들었다. 한편의 동화를 그대로 고해상도화 시켜 옮긴 듯한 영화이다.

스케일이 크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고(특히 영국 여왕이 그렇게 군대를 다룬다는 점을 보면 ㅋ), 어른들이 보기엔 유치하지만, 정말 동화적으로 모든 것을 잘 묘사해 놨다. (그 와중에 등장하는 군인들의 무기나 헬기 기종으로 영화의 시대 배경이나 추측하려는 나는 썩은 듯) 3D그래픽이 과도하게 들어갔지만, 거인의 모션캡춰나 표정 처리도 괜찮고, 동화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다. 넷플릭스에 한국어 더빙도 같이 서비스 중이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듯 하다.

그런데 뭔가 마케팅을 잘 못 한 듯한 영화다. 원작의 이름인 BFG는 주인공이 친한 거인을 부르는 애칭인데, 그걸 ‘마이 리틀 자이언트’라고 옮겨 놓은건 뭔가 이상하다. 게다가 등장하는 곳이 고작 런던의 작은 동네+궁전+자이언트 섬 정도인데 ‘세상은 더 거대해진다’라고 뭔가 스케일이 큰 모험 같이 설명하지 않나. 그래서 그런지 스필버그 답지 않게 망해 버린 듯.

하지만 요즘 같이 거대한 스케일과 아크로바틱한 액션만 난무하는 영화계에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는 영화가 있다는 건 다행이다.

배우들은 저메인 클레먼트와 레베카 홀, 퍼넬러피 윌턴은 알겠는데…나머진 잘 모르겠다. 장르만 좀 바뀌면 배우들을 별로 모르는 거 보니, 내 영화 식성이 역시 편식이 심한 듯.

ps. 원작 동화가 있는 걸로 아는데 안봐서 재현도는 잘 모르겠다.

ps. 스필버그가 디즈니와 같이 만든 유일한 작품 아닐까 싶다. 그런데 디즈니와 앰블린 말고도 여러 회사로고가 영화 처음에 지겹게 나옴.

ps. 7살 따님은 거인 나오자 마자 무섭다고 안보네…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Star Trek: Discovery) 시즌1 후기

결론은 역시 불만족 스럽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제는 ‘스타플릿의 이상을 지키는 것’이지만, 내용을 보면 스타플릿이 결국 적을 막기 위해 대량학살을 무기로 사용한다는 것은 달라진게 없다. 협박하는 역할을 여자 클링곤에게 떠넘겼을 뿐. 그래놓고 이상을 지켜냈다고 훈장 나눠주고 있다.  모성에 폭탄 하나 심었다고 협박해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클링곤? 이라는 것도 어이 없는 설정.

SF로의 참신함도 균사망을 통한 순간이동이라는 것 뿐이다. (그마저도 너무 만능으로 써먹힌다) 그 외의 소재는 대부분 다른 SF나 이전의 스타 트렉 재탕이다.

배우들의 연기나 특수효과는 나쁘지 않지만, 너무 과한 분장으로 외계인들이 표정이 없다.  클링온이 죄다 클링온어만 쓰는 것도 좋은 시도이긴 하지만, 애초에 어색한 외계어를 발음하느라고 연기가 제대로 안되는 듯한 느낌이다. 언어에 별로 감정이 안실린다. 게다가 특수 분장 덕에 표정도 안변하니 말하는 로봇 갖다 놓은 느낌으로 연기한다. 클링온이 제대로 클링온 다울 때는 몸 싸움 할 때 뿐이다.

이야기 전개도 매번 ‘얘는 알고보니 다른 놈이었다’ 식의 반전을 써서 식상하다.   로르카 선장도, 타일러도, 미러 유니버스의 스타메츠도 매번 그런식으로 정체가 밝혀지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너무 우려 먹는 듯.

또한 각각의 캐릭터를 살리면서, 그 캐릭터들이 팀으로의 결속하는 것이 매력이던 스타 트렉이, 로르카 선장이 흑막이어서 탈락하다 보니 이전과 같은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더그 존스가 선장의 역할을 대신하고는 있지만, 역시 브리지 크루들의 개별 에피소드가 없어서 부족하다.

이번 스타 트렉은 그냥 선장이 아닌 흑인 여성과 아시아인 여성이 주역이라는 점 정도가  특징일 뿐,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게 흘러가 버렸다.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Scott Pilgrim vs. the World, 2010)

에드거 라이트의 병맛 영화. 원작 만화는 안봐서 잘 재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와 게임 느낌을 섞어서 최대한 병맛을 내고 있다. 병맛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영화.

넷플릭스에 있음.

워낙 병맛 영화라 미처 생각 못했지만 출연진들이 쟁쟁하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야 워낙 미모로 유명하고,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에 캡틴 마블(브리 라슨)에 전직 슈퍼맨(브랜던 라우스)도 나온다. 크리스 에반스와 브랜던 라우스는 정말 슈퍼수퍼 왕재수 캐릭터로 나온다. 보다보면 남여주인공이 더 재수 없긴 하지만.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Zathura: A Space Adventure, 2005)

쥬만지의 우주버전 짝퉁 영화. 벌칙만 잔뜩 있고 한번 하면 중간에 취소 못하는 보드 게임이라는 소재는 거의 같은데 스릴이든 아이디어든 재미든 쥬만지보다는 못 하다.

쥬만지와 다른 점은 일단 배경이 되는 집이 우주로 가고, 집안에서 액션이 벌어진다는 점, 도와주는 어른이 결국 미래의 주인공이었다는 것. 그리고 보드 게임이 가끔 벌칙 아닌 보상도 있다는 것 정도. 보드 게임에서 나오는게 로봇이나 파충류 외계인인데…일부러인지 상당히 아동극 스럽게 유치하다.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는데, 생각해보니 2006년인가? TV에서 방영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인공들의 누나로 나오는데, 당시엔 모르는 배우인데다 영화가 별로 재미 없어서 ‘꽤 예쁜 누나가 나오네’ 라는 기억 밖에 없었다.

 

쥬만지 (Jumanji, 1995)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95년도 영화.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감상.

온통 벌칙 밖에 없고, 벌칙이 현실에서 괴물이나 동물, 재난으로 재현되는 보드 게임이 메인 소재이고, 거기에 로빈 윌리엄스와 배우들이 고생하며 모험하는 모습을 보는 영화이다. (벌칙이 재현되기 까지 십여초 걸리는 편이고, 약 3,4턴 정도 돌아가면 게임이 끝나니 벌칙이 재현되기 전에 마구 주사위를 굴리면 되지 않을까?) 90년대 다운 만화적인 개그(집안이 물로 가득차서 문을 연 사람이 휩쓸려 떠내려 간다거나)가 자주 나오는 것도 볼거리.

당시로서는 정교한 특수효과로 동물들을 표현해서 특수효과의 대명사 처럼 TV에서 자주 소개한 영화이기도 하다. 특수효과는 지금 봐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편.

로빈 윌리엄스의 원시인->겁쟁이 어른 -> 용기있고 다정한 어른 으로 태세전환하는 연기는 후크에서 봤던 딱 그 느낌이다. 어린 커스틴 던스트의 연기도 볼 수 있는데, 역시 될 성 푸른 떡잎. 전혀 어린이 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나머지는 어디선가 한 두번씩 본듯한 배우들이 많이 나옴.

그립다. 로빈 윌리엄스.

브라이트(Bright, 넷플릭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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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만든 현대 LA배경에 현대 환타지 종족들이 뒤섰여 살아간다는 설정의 영화. 예상 가능하게도 엘프는 상류층이고, 오크는 무시 받는 하류층.

쥬토피아처럼 진지한 주제를 가지기 보다는 좀더 가벼운 이야기이다.

마법봉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두고 모두 탐내서 주인공들을 추격하지만, 결국은 올바른 길을 가려던 주인공들이 바로 역사를 만드는 예언의 그들이었다는 이야기.

마지막은 좀 유치하지만 그냥 한번 보고 말기엔 적당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이다. 윌 스미스 같은 거물 배우를 데려다가 그정도 안하면 그것도 이상하잖아?

ps. 다크 로드가 부활이 가능하다면, 왜 천년간 대비를 안하고 일개 경찰관들이 고생하는거지. 아니면 현대 무기의 발전 정도로 보면 의외로 부활한 다크로드가 벙찔지도..

ps. 자코비가 오크라고 마구 구박하는 윌 스미스…라는 구도가 좀 특색있다. 흑인배우가 백인배우 종족 치별 하는거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