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콕,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닌 로멘스 영화?

※ 경고 :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토요일날 용산 CGV에서 핸콕을 봤습니다. 여친이 늦어서 10분이나 늦게 입장했는데도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광고는 길고, 런타임은 짧은(92분) 그런 영화입니다. -_-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블로거들의 평이, 처음에는 제대로 독창적인(?) 꼴통 알콜홀릭 슈퍼히어로로 나가다가 나중에 재미없어진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다르게 봤습니다. 이 영화는 슈퍼 히어로의 틀을 이용한 로멘스 영화네요.(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도 로멘스는 필수지만, 대체로 보조적인 부분이죠.)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그저그런 평범한 연인이 되어버립니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주변 환경때문에 상처를 받는 그런 연인이지요. 핸콕은 그런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운명적으로 만날수 밖에 없는 사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치는…

문제는 그런 로멘스 이야기도 예상할수 있는 범주인데다가, 진행이나 결론도 좀 진부합니다. 샤를리즈 테론도 슈퍼라는 것도 반전이라기엔 표정에서 복선이 너무 많았고, 슈퍼 히어로라는 소재로 너무 빙 돌아갔죠. 진부하지 않았던건 영화 앞부분의 홈리스스러운 윌스미스의 똘아이 슈퍼맨짓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너무 무게중심을 두고 영화를 보다가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똘아이 슈퍼맨짓’이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들이 전부라는 것도 문제였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영화가 마치 TV드라마처럼 지나친 클로즈업+흔들리는 카메라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맥스 스크린에 윌스미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이마에서 입술까지 꽉차는 걸 보는건 좀 부담스럽더군요. 덕분에 표정연기 하나는 확실히 관찰했습니다…

제 여친은 윌 스미스가 죽어가는 샤를리즈 테론을 구하기 위해 멀리 떨어지려 사력을 다해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고 감동해서 윌 스미스 팬이 되었습니다 -_-; (뭐 한달 후면 ‘윌 스미스’라는 이름 자체를 망각하고 ‘그 슈퍼맨 흑인’으로 기억할게 분명합니다만…) 원래 윌 스미스가 좀 사회 부적응자로 출발해서, 아이같은 유머와 장난도 한두번 날리고, 영웅이 되어가는 역이 전문이죠.

어째튼 즐겁고 가볍게, 혹은 심각하게도 볼수 있지만, 뭔가 12%정도 아쉬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PS. 절대 다치지 않는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면도를 하나? 에 대해 궁금했는데, 답이 나오는 영화군요 ^^;
자신의 손톱으로 한다는…
그럼 손톱은 어떻게 깍지???

오덕 팬더의 환타지, 쿵푸 팬더 (Kung Fu Panda, 2008)

쿵푸와 팬더, 네…중국 올림픽이 열리는것에 맞춰서 만들어진 작품되겠습니다. 쿵푸에 대한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스러운 환상과 못난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초고속 레벨업해서 악당을 물리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의 조합의 애니매이션입니다만, 의외로(?) 드림웍스의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작품에 대한 비꼬기를 했던 슈렉을 생각하면 다소 어이가 없지요.

게다가 영웅들을 동경하며 피규어가지고 놀던 오타쿠 팬더가, 수십년 수련한 사람도 몇일만에 추월하여 강해지고, 거의 우동스러운 국수와 수없이 날리는 분홍색 꽃잎, 왠지 미피가 연상되는 토끼 캐릭터들을 보면…이야…역시 미국놈들, 중국과 일본을 같은 아시아라고 문화에 대해 헤깔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애니매이션을 보다보면 이러한 시비를 걸고 싶은 마음이 점차 사라져 버립니다. 끝임없는 유머와 잘 디자인되고 표정도 풍부한 캐릭터들, 잭 블랙, 더스틴 호프만, 안젤리나 졸리, 성룡, 루시 루, 랜달 덕 김…초호화 캐스팅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타이렁의 탈출장면과 다리에서의 결투등의 장면에서의 화려한 액션도 일품입니다. 오히려 주인공 포의 최후 결투는 코믹하기만 하지 별로인거 같을 정도더군요. 포의 액션은 스승인 시푸와의 만두 뺏기 대결이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동양적인 교훈과 풍경도 적절히 섞여 영화에 양념이 됩니다.

즐거운 3D 애니매이션 좋아하시는 분께는 강추.

ps.
그런데 타이렁은 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손가락 기술을 쓰면 증발되어 버리나요? -_-

ps.
아무리 생각해도 시푸는 ‘요다’스럽습니다. 이게 서양인의 ‘동양 무술 스승’ 전형적인 이미지인지도 모르겠지만…

반쪽짜리 속편, 인디아나 존스4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이 글은 스포일러가 군데군데 있습니다)

사실은 이 글의 제목과 달리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귀환만으로도 감동인데, 그의 아들까지 등장하고, 끊임없는 모험과 액션에, 존 윌리엄스의 음악까지 깔리니 끝장이었습니다. 예전의 팬 뿐 아니라 새로운 관객까지 배려해서 즐기는 영화로서도 훌륭하더군요.

하지만 극장을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역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3에서는 인디와 헨리 두 부자의 아웅다웅거리기와 갈등해소가 큰 재미와 감동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등장인물이 많아서인지 그런 인물설정의 축이 없습니다. 고작 마리온과 인디의 키스씬을 방해하는 철부지 아들로서의 행동 정도죠.

인물이 많아졌다고 하니 말인데, 인디아나 존스의 팀원이 무척 많습니다. 인디, 마리온, 머트, 맥, 옥슬리교수…. 그러다보니 정신없는 정글액션에서 누가 누군지 헤깔리고 이해도가 낮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특기인 아슬아슬한 부비트랩 헤쳐나가기도 그저 퍼즐정도로 처리되었구요.

게다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큰 핵심요소인 유머코드 말인데, 그게 거의 사라졌습니다. 죽어서도 웃기려 노력하는 마커스의 동상 머리 구르기는, 인디아나 존스의 심각한 얼굴이 그 웃음을 막아버립니다. 뱀을 잡기 무서워서 떼쓰는 인디아나 존스는 웃기지만 그의 뱀 공포증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별로 웃길 내용이 아닙니다. 생긴걸로 봐선 웃길 맥도 전혀 웃기지 않습니다. 옥슬리 교수도 그저 3번 떨어진다고 말해서 나중에 그게 폭포였다라는 거 외엔 재미가 없습니다. 그외엔 코믹 캐릭터가 없죠. 인디아나 존스의 유명한 권총 장면같이 웃음을 크게 터트릴만한 장면이 없이 거의 없습니다. 반대로 차거운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할 스팔코역의 케이트 아줌마는 별로 무섭지도, 별로 냉정하지도 않은 어정쩡함을 보여주더군요. 그냥 추적에는 최강이라는 정도와 소련식 말투를 참 열심히 연습했다는 정도.

예전의 클래식함을 살리려고 디지털 작업을 최소한으로 줄였다느니 뭐니 하는 홍보도 있었는데, 그것도 동의하기 어렵네요. 핵폭발 장면이나, 정글과 낭떠러지 장면, 나중에 외계인의 장면까지 전체적으로 CG의 비중은 어느 블럭버스터 못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화면도 이미 CG처리가 되서, 50년대의 느낌이 나는 부분은 일부러 살짝 바셀린을 바른듯한 회상장면 같은 느낌을 살짝 주게한다거나, 정글 부분은 좀더 풀숲의 색을 강조하고 밝고 어두움을 가미한다거나 하는 최근영화의 디지털 리터치의 느낌이 분명히 있습니다.

또 한가지…
마지막 장면은 너무 스필버그스러운거 아닙니까? 하하. 인디아나 존스가 원래 루카스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영화인데, 4편은 이래저래 스필버그의 냄새가 심하더군요. 많은 인물의 정신산만함이라던지, 중간중간 나오는 동물들과의 교감(?)이라던지도 그런듯 하구요. 옥슬리 교수가 다른 차원이니 우주와 우주의 틈새라느니 하면서 너무 친절히 설명하려는건 좀 옥의 티로 보입니다.

그래도 뭐…인디아나 존스가 원래 따지면서 보는 영화는 아니죠. 이래저래 따지는거 좋아하는 저도 영화 볼 당시에는 그런거 생각않고 잘도 봤습니다. 그만큼 생각할 틈 없이 진행하는 템포도 빠르고, 재미도 있고, 볼거리도 많고, 주인공들도 충분히 멋진 그런 영화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팬들은 당연히 봐야 하는건 말할것도 없고, 후속작이라도 나온다면 그 연결고리가 될테니 보시길 추천합니다. 샤이아 라보프가 인디의 중절모를 쓸려던 찰나에 인디가 도로 빼앗아 버렸기 때문에 후속작의 주인공이 누구일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요.

디지털의 발전이 살려낸 고전, 베오울프 (Beowulf, 2007)

최근의 영화는 디지털 기술 없이는 만들어 낼수가 없다. 시나리오부터 촬영, 편집, 상영까지 컴퓨터나 디지털 기기들이 사용된다. 특히 3D그래픽과 특수효과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재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던 반지의 제왕의 거대한 전쟁도 무난히 표현하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의 10만명이 나오는 전쟁장면에서 실제 배우는 2,3천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누구나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 배우가 필요없는 영화가 나오게 될것이라고 예상하곤 했다. 그러나 실사영화에 특정 인물이나 괴물을 3D로 넣은 영화는 성공했지만, 완전한 3D 캐릭터가 실사 인물을 교체한 영화는 실패했다. 현실과 지나치게 닮은 3D캐릭터는 약간의 어색함이 사람들에게 더 큰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도는 계속되었는데 그 절정이 바로 “베오울프”이다.

베오울프는 풀3D 애니매이션이지만 무척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실사 영화처럼 보인다. 모션캡춰 수준이 무척 높으며, 특히 표정 연기까지 살린 점이 주효했다. 영화 내용상 인간끼리의 갈등을 표현해야 하므로 표정연기는 필수였다. 영상 자체도 기술자랑적인 면보다는 자연스러운 영상에 주력했고, 액션장면도 매트릭스같은 초인적인 액션보다는 적당함을 유지했다. 칼이 녹아버리거나 용과 싸우는 장면에서는 3D로서의 장점도 살리긴 했지만 말이다. 가장 중요한건 홍보인데, 3D애니매이션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자랑하지 않고 일반 영화인척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덕분에  3D에대해 눈썰미 없는 관객을 일반 영화인줄 알기도 했단다. 중간중간 베오울프가 좀 오버액션할때 빼곤 참 대단히 현실감 있는 그래픽이더라. (특히 안젤리나 졸리의 누드가….ㅎㅎ)

베오울프는 고대 영국의 영웅시에서 비롯되었고 여러번 영화화 되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시도를 했는데, 바로 베오울프의 부정을 통해 3가지 전투를 하나로 묶은것이다. 원래 베오울프 영웅시의 3가지 전투중 앞의 두가지는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미를 죽이는 것이라 연결이 되지만, 마지막 용은 좀 동떨어진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그렌델의 어미를 죽였다는 내용을 그녀와 베오울프의 결탁으로 바꾸면서, 용의 습격도 바로 그 부정의 산물로 표현했다.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공격을 받지 않은것도 영웅시에서처럼 신의 가호보다는 흐로드가르가 그렌델의 아버지라는 암시로 풀어간다. 그 결과 단순히 초인적인 전투능력과 자기 이름을 외치는 배짱만 있는 베오울프는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 현대의 영웅이 되었다. 베오울프 자신도 마지막 출정에서 왕비에게 자신을 평범한 인간으로 봐달라고 한다. 베오울프 제작진이 가장 바라던게 그거 아니었을까?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3D 애니가 아닌 영화로서 보는 사람에게는 너무 평이한 내용과 액션이 아닐까 싶다. 멀고먼 지구 반대쪽 나라의 천몇백년전 이야기이고, 영웅담으로서의 비장함은 300이나 글라디애이터에서 충분히 봤을테고, 액션은 요즘 영화들은 날고 기니까 말이다.

베오울프 원작 :
http://en.wikipedia.org/wiki/Beowulf
http://ko.wikipedia.org/wiki/베오울프
네이버 영화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7236

벡실 (ベクシル 2077日本鎖?, Vexille, 2007)


언제나 그렇듯, 포스터의 카피들은 내용과 별로 관련 없습니다. -_-

3D 애니매이션 벡실을 봤습니다. 애플시드애플시드 엑스마키나를 만든 곳에서 두 작품 사이에 발표한 애니죠.

역시 애플시드 3D 시리즈처럼 액션과 영상미는 화려합니다. 다양한 아머 슈츠나 로봇들의 싸움, 적기지 쳐들어가기 등은 정말 멋집니다. 각종 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 화면도 분위기 있구요.

하지만 그 뿐입니다. 일본을 쇄국이 가능하게 한 레이스라는 기술이나 금속의 회오리인 재그(이거 금속이라는거 빼고 딱 듄의 샌드웜입니다. 적을 공격하는데 이용하려는 것마저 비슷.)나 원거리 생체반응체크는 어떻게 가능한지는 둘째치고라도, 스토리 중간중간 개연성이 너무 부족합니다. 마리아의 부하들은 그 들어가기도 힘든 쇄국망을 어떻게 나와서 돌아다녔는지, 어째서 마리아는 다이와중공업이 언제 뭘하려는지도 다 알고 있는지, 스워드들은 겨우 마크나 지우고 신분이 숨겨지길 기대하는지, 어떻게 틀킬수 있었는지, 무슨 이익이 있다고 일본의 산과 강까지 다 없애고 사막으로 만들었는지, 인간의 마지막 조각이 없어졌다고 왜 좀비같이 변화되는지, 키사라기는 도대체 목적이 무엇인지, 완벽한 앤드로이드를 만들려 했다면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과연 효율적인 실험인지..등등, 설명이 되는게 하나도 없어요. 설명이 안되고 스케일만 크다보니 일본 내부가 보인다던가 하는 충격적인 장면에서 그냥 벙찌기만 할뿐 놀랍거나 멋지질 않는…그런 느낌입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그냥 주인공이 거기 있고, 가다보니 누구 나오고 그렇게 흘러가요. 대체 3각관계는 뭐하러 설정한거야?

주제는….초록색 빛나는 주사는 조심하자?(농담) 인간성을 남겨두자? 음… 넘어가죠. 한 5번은 푹 고아야 우러날까 말까한 주제입니다.

3D 배우들의 모습이나 연기도 좀 그래요. 주인공 벡실과 남친 레온은 전형적인 ‘일본인 or 일본인 스러운 서양인’이죠. 그건 뭐 주인공들급이니 넘어간다 칩시다. 그런데 다른 아군들의 인종도 어딘가 다들 애매해요. 분명 스워드팀은 미국같은데 일본어 대사에 맞춰서 입모양이나 행동 하는 것도 어딘가 일본인들 같은 모습들입니다. 연기도 모션캡춰의 한계이겠지만 다들 같은 사람 같아요. 정작 도쿄의 일본인들은 주변 분위기 때문인지, 좀더 현실적인 얼굴때문인지, 일본인이 아닌 동남아 사람들 같이 보이더군요.

그냥 3D애니나 SF 좋아하시고, 한번보고 즐기고 망각하는거 잘하는 분들에게 추천.

ps. 일본 애니에서, 절박한 상황에서 하는 최종 짓거리는, 왜 항상 적 보스를 향해 가미가제 돌격인가?

참고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6589

아이언 맨의 스타워즈 패러디?

(스포일러 경고 – 이 글에는 아이언맨의 초반 장면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아이언 맨의 초반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가 동굴에서 급조한 슈트를 입고 탈출하려는데, 컴퓨터가 꼬져서 부팅이 느립니다. 스타크의 심장 파편에 전자석 처리를 해주었던 의사 잉센이 시간을 끌기 위해 총을 난사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졸병들을 추격합니다. 그리고 코너를 돌아보니 적병들이 너무 많아서 놀라게 되죠. 그리고 장렬히 최후…

스타워즈 에피소드4에서 한 솔로가 루크와 레아 공주를 데리고 데스스타를 탈출하려고 합니다. 그때 주위를 자기에게 돌리기 위해 스톰 트루퍼 두명에게 총을 난사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추격을 합니다. 그리고 코너를 돌아보니 적병들이 너무 많아서 놀라게 됩니다. 한 솔로는 다시 소리 지르면서 도망쳐 오죠.

인디아나존스2, 운명의 사원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쇼트와 윌리를 데리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사원에서 탈출하려고 합니다. 마주친 적병들을 동료에게서 떨어내기 위해 칼을 휘두르고 소리를 지르면서 추격을 합니다. 그리고 곧 수많은 적에게 쫓겨서 되돌아 오죠.

아이언 맨이 패러디를 한것인가요?
아니면 아이언맨의 원작에도 있던 내용이거나, 흔히 사용하는 클리세인가요?

어째튼 재미있는 영화들의 공통점들이었습니다.

아이언 맨, 재미있었습니다.

사실은 영웅물이라는게, 일반적인 SF매니아나 메카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썩 맘에 드는 설정들은 아닙니다. 기껏 나오는 과학소재라야 방사능 노출로 인한 유전자 변이정도이고, 대부분 초능력, 외계인 등에 의한 영웅들이니까요. 돈쳐바른 영웅 배트맨도 사실 메카닉 무기라곤 배트카 정도이고, 대부분은 첨단기술을 적용한 닌자무기(?)와 근육을 이용 할뿐이죠.

그런면에서 아이언 맨은 정말 흥미로운 영웅물입니다. 토니 스타크는 뭔가를 개발하기에 돈이나 능력이나 환경이나 부족함이 없는 이상적인 인물입니다. (가슴에 파편이 박혀서 원자력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패널티가 있지만) 거기에다가 최강의 파워 슈트를 개발하는 과정을 차례 차례 보여주고, 그 개발하는 작업실도 극상의 첨단을 보여줍니다. 파워슈트로 영웅이 될수 있다는 점과 그걸로 초인적인 전투를 한다는 자체도 소년의 꿈 레벨이죠. + 무려 기네스 펠트로우가 비서입니다.(중요)

그런 점 외에도 재미있는 점은 많습니다. 납치된 후 탈출하는 아슬아슬한 과정이나 개량된 아이언 맨이 보여주는 화끈한 액션도 재미있고, 여러 캐릭터와 아웅다웅 하고 농담따먹기 하는 장면도 웃깁니다. 게다가 단순히 아이언맨 영웅 하나만 보여주기보단 실드라는 마벨 세계관 요소 도입하고 있어서 후편에서 다른 영화의 영웅이 난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하는 토니 스타크라는 캐릭터 자체도 워낙 시원시원하고, 섹시하고, 재치넘치기 때문에 어두운 배트맨에 비해 10배는 매력적입니다. 기네스 펠트가 연기한 펩퍼 포츠는 주인공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내조하는 것이 알프레드급입니다.(게다가 미녀. 중요함) 제임스 로드가 연기한 테렌스 하워드는 사실 원작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던건 아니지만, 이야기 진행에 꼭 필요한 양념 캐릭터였죠. 엔드 크레딧후에 나와서 후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는 사무엘 L 잭슨도 정말이지 억소리 나게 해줍니다. ㅎㅎㅎ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완성된 아이언맨의 화려한 액션이 테러리스트와 한바탕 싸운거랑 F-22와의 전투, 아이언 몽거와의 전투 정도인데, 그 양이 적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결판인 아이언 몽거와의 전투는 출력 부족으로 쳐맞다가 얍삽이로 이기는 정도라서 아쉬워요. 악의 근원을 그저 ‘소수의 부정한 군수업자가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공급해서’ 수준으로 처리한다는 것도 이 영화의 한계입니다. 실제 무기나 군수업체보다 더 근원인 국가간의 이권다툼이나 패권주의 같은건 근처에도 안갑니다. 영웅영화에 더 이상을 바랄수는 없지만요.

눈에 띄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주인공의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로고입니다. 아시는 분은 알아보시겠지만, 록히드 마틴의 로고와 아주 비슷하죠. 록히드 마틴은 현재 미국의 최대 군수산업체로, F-22, F-117 스텔스기, SR-71 초음속 정찰기, U-2 고고도 정찰기등 시대를 초월하는 최첨단 무기를 만들어낸 회사입니다. 특히 그 첨단기술을 개발해내는 스컹크 웍스라는 연구소와 그 연구소를 지휘하는 천재들의 재미있는 일화도 매니아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걸 보면 회사 특성도 조금 비슷하군요.

영웅물이나 메카닉물 좋아하는 분들에겐 적극 추천할 영화입니다. 별 4개쯤?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무슨 윈도 패키지 이름같이 ‘본’ 뒤에 단어 붙여가며 시리즈로 팔아먹은 액션 영화의 마지막을 봤습니다.

본 시리즈의 특징을 잃지 않고, 쉴틈없는 도망(특히 쩔뚝거리는 빠른 걸음)과 맨손 격투, 두뇌싸움을 보여주는게 무척 매력적이더군요. 스케일은 더 크고 더 깊어졌으며, 적들은 더 교묘해지고, 제이슨 본의 감각은 더 날카로워졌으며, 드디어 근원으로 가서 제대로 끝맺음을 합니다. 게다가 시리즈 처음에는 단역에 가까웠던 닉키가 이제 여주인공 역까지 올라간것도 재미있구요. 그리고 제이슨 본이 2편 본 슈프리머시에서 러시아에서 도망치는 장면부터 3편이 시작해서, 3편 중간이 2편 마지막 파멜라 랜디와의 통화와 연결되는 편집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징들은 잘 살렸지만, CIA하는 짓도 맨날 그저 돈과 장비 충분한 암살집단뿐인데다, 본의 근원도 그리 대단치 않았다는게 다소 아쉽긴 합니다. 1편 2편에서처럼 암살 당할뻔 하고 도망치고 반격하는게 반복되는 것은 몇년 차이를 두고 봐서 그렇지, DVD로 연속해서 보면 질리겠어요.

맷 데이먼은 역시 본에 어울립니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참고 싸우며, 여성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무뚝뚝하고 무섭지만 본성은 착한 그런 느낌이 여전히 이어지죠. 톰 행크스가 독일군으로부터 구해내길 정말 잘했습니다.(뭔소리)

삼국지 – 용의 부활

삼국지 용의 부활을 일요일날 CGV에서 조조로 봤습니다. 조조라 그런지 관객이 없더군요. 조조로 보는데 영화속에서도 조조가 나와서 흥미로웠습니다.ㅋㅋ

영화가 집중력이 좋더군요. 우왕자왕하면서 삼국지의 방대함을 다 표현하려 하지 않고, 조자룡이라는 이미지 좋은 영웅을 옆에서 지켜보는 고향형인 나평안의 시점에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성장기를 빼버리고 시작과 끝을 표현한게 좀 허무하긴 하지만 오히려 뒷부분의 전투에 잘 집중해서 영화가 깔끔하게 진행되고 시원하게 끝납니다. 조자룡이라는 영웅의 인생의 허무함과 끝까지 유지되는 용맹함을 잘 표현해서 마지막에 살짝 감동도 있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영화가 좀 참신함이 없다는 겁니다. 주인공 조자룡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영웅이라 싸움은 최강이고, 자신의 부상을 내색하지 않고, 부상을 알리지 말라고 하고, 장렬한 최후 등등 너무 이순신스럽습니다. 멋진 갑옷입은 졸병들은 잔뜩 나오는데, 정작 대규모 전투장면은 별로 없고, TV사극에서 흔히 보는 정도의 장수들의 일기토나 소수의 육탄전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불만입니다. 그나마 그런 액션도 리얼함 보다는 무협 스타일이고 그저 ‘조자룡 잘 싸우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정도입니다. 주인공외의 인물들은, 외모수준과 전투력이 비례하는 것도 전형적이군요 ㅎㅎㅎ

조자룡역의 유덕화는 조자룡이란 캐릭터와 참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얼굴이 젊고 반듯하니 젊은 시절도 어울리고, 노장역도 어울리는군요. 목소리도 멋지구요. (왜 실제로 만나는 중국사람들 목소리는 소란스럽게 느껴지는데, 유덕화 같은 사람이 말하는건 멋질까요.ㅎㅎㅎ) 다이하드4에서 브루스 윌리스를 잡던 매기 큐는 이번에는 유덕화를 잡는군요. 근데 사실 남자들끼리의 역사에서 양념삼아서 여자 라이벌을 넣은거 같아서 좀 억지스럽습니다. 그리고 매기 큐의 얼굴은 서양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동양인같고, 동양 사람들과 나오면 너무 서양인같군요. 좋은건지 나쁜건지. 홍금보는 원래의 코믹한 무술 고수 이미지를 버리고 실력 없고 옹졸한 군인역을 맡은 셈인데, 연기는 훌륭했지만 좀 아쉽습니다.

전형적인 스토리나 전형적인 중국 무술 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관람을 말리고 싶구요, 영웅적이거나 캐릭터 위주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ps.
근데 제목이 왜 “용의 부활”이죠? 조자’룡’이라? 조자룡 마지막에 죽는 영화인데…음….;;

다이하드 4.0 (Live Free or Die Hard, 2007)

오래전에 영화를 봤는데 이제야 글을 쓰네요.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브루스 윌리스가 또 다시 피투성이가 되어가며 테러리스트를 하나씩 처치하고, “아래에 부하들 좀 줄었지?”라던지 “총알이 다 떨어져서”같은 왕년의 명대사들을 날려주시는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단순히 액션이나 특수효과뿐 아니라 시리즈물로서의 완성도에도 엄청 신경을 쓴 작품이더군요. 게다가 예전과는 달리 적들도 한 똑똑 한데다가 시대가 너무 발전하다보니, 브루스 윌리스가 오히려 열혈만 남아 고군분투하는거 같아 애처로웠네요.

매기 큐는 네이키드 웨폰으로 데뷔한거 티내려고 하는지 무지막지한 전투력을 보여주다 죽고, 브루스 윌리스의 딸로 나온 매리 엘리자베스는 역시 그 딸이라는 증거로 기세 등등한데 아주 웃겨 죽을뻔 했습니다. “아빠 여기 5놈 남았어”라니…

저스틴 롱은 광고와는 달리 맥을 쓰지 않더군요. 실망입니다. ㅎㅎㅎ 저스틴 롱의 코믹스러운 툴툴거림이나, 잔머리 굴리기는 브루스 윌리스의 터프함과 묘한 비교가 되면서 어울렸습니다. 영화는 해킹에 대해서는 전형적이고 말도 안되는 ‘영화적 해킹’을 보여줍니다. 키보드를 몇번 두들긴다고 뭐든 연결되고 뭐든 해킹되는 시대가 아닌데 말이죠. GUI OS에서 마우스없이 키보드만 두들기는 것도 웃기구요. 컴퓨터 화면에 뜨는것도 구라 OS더군요. 작년에 한동안 커뮤니티에 다이하드 4.0에 사용되는  OS가 뭐냐는 논쟁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콘들 때문에 맥이라느니, 이러저러해서 리눅스라느니….

볼거리도 참 훌륭했습니다. 영화에서 최초로 선보인 F-35 스텔스 전투기의 모습을 볼수 있었죠. 우리 공군에도 10여년 후면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기체라서 기대가 됩니다. (구입해도 영화와는 다른 공군형을 사겠지만) 액션은 뭐 두말할 필요 없었구요.

무척 만족하고 즐긴 영화입니다.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337978/

ps.

[장면 이미지 파일 손실]
명함보고 전화 번호 누르는데 왜 2가 아니라 1부터 누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