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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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팝송, 인물 소개에 비중을 두지 않는 빠른 전개, 개성있는 캐릭터들, 화려한 특수효과, 디테일한 세계관…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너구리 같은 잔꾀 많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 뺨때릴 미국너구리, 미녀 암살자, 외모나 성격이나 스티브 발머 연상되는 싸움꾼….게다가 정말 이 영화 최고의 캐릭터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루트. 등등 주연과 조연 캐릭터들도 꽤 볼만 합니다.

인피니티 스톤에 대한 설명이 있는 작품이라서, 어째튼 어벤져스2,3을 보려면 한번은 봐야 하는 영화입니다만, 따로 떼어서 봐도 괜찮은 우주활극입니다.

그나저나 잔다르라는 외계의 국가 수도가 나오는데…참 이상적이더군요. 겉모습도 이상적이고 기술과 환경이 조화로운 미래의 도시 같이 생겼습니다만. 나라에 위기가 닥치자 시민들 대피시키고 지도자는 기필코 사수하려고 하고, 군인들은 희생해서라도 적을 막으려 하고…게다가 주인공이 행성을 지켜내자 후하게 보상도 해주고요. 당연한게 이상적으로 보이는건…우리나라 현실이 요즘 개떡이라서…

어째튼 만족스럽게 봤습니다. (그런데 명량에 밀려서 상영 시간이 애매하게만 있습니다)

ps.
엔딩의 그루트의 춤.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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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홀로그램처럼 없앴다가 다시 생기는 스타로드의 마스크등. 같은 세계관이지만 토니 스타크도 못따라갈 정도로 우주의 기술은 발달해 있군요. (만화에서도 그래서 토니 스타크가 놀림 받는다죠) 저 마스크 기술을 아이언맨 슈트에 적용해도 엄청난…

ps. 그루트의 목소리 연기를 한게 반 디젤인데, 역시 목소리 연기를 한 아이언 자이언트와 유사성이 꽤 많습니다. 착하고 말 못하는 인간형 거인 + 먹성 + 강력함 + 자기 희생 + 희생하기 전에 평소에 안하던 말 해서 감동시키기.

토르 : 다크 월드 (Thor: The Dark World,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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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은 2가 가장 어설펐는데,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는 1편보다 2편이 낫군.

토르 다크월드는 괜찮은 속편이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다. 액션도 괜찮고, 특수효과등 볼거리도 괜찮고. 게다가 인기가 높아진 로키의. 로키에 의한, 로키를 위한 영화여서, 제목을 ‘로키 2’로 지어도 될 뻔 했을 정도. 계속 깐죽거리는 로키가 이 영화의 웃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지금까지 토르나 어벤져스에서 뭔가 신에 가까운(혹은 신화적인) 외계존재 같은 묘사였던 아스가르드 종족이 이번엔 계속 수명만 길뿐인 외계 종족으로 묘사된다는 것. 뭔가 밸런스 조정인지…아니면 디테일 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째튼 토르도 뭔가 어벤져스보다 약해보이고, 오딘이나 아스가르드도 너무 쉽게 당하는 느낌이다.

적으로 나오는 것들이 매번 특수한 무기를 가진 고대종족인데 아스가르드와 싸우다 졌던 과거에 원한이 있다…라는 설정인데…좀 식상하지만 인피니티 잼 설정을 위해 일부러 그러나 싶지만…두고봐야겠다.

아스가르드가 침공당하는 장면은 스타워즈 매니아들로서는 왠지 친숙하다. 적 소형 우주선의 비대칭인 모습과 움직임은 마치 B윙과 같다. 내부 침입으로 보호막이 겆히는 모습과 우주선 침입은 에피소드6의 데스스타를 연상시킨다. 우주선이 왕궁을 뚫고 기둥응 부수며 들어가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것은 스타워즈 구공화국 게임 영상과 무척 비슷하다.

어째튼 괜찮게 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014)

captain america winter soldier poster

이거 뭐 초딩 방학숙제도 아니고…또 관람 한지 한참 후에 밀려서 쓰는 감상기.

캡틴 아메리카의 첫 번째 편은 어벤져스를 위한 캐릭터 소개였다면, 이번 편이야 말로 어째서 ‘캡틴 아메리카’가 캡틴 아메리카인지 알려주는 작품이다. 미국 국기를 유니폼으로 입고 있지만, 미국의 이상을 추구하고 패권을 경계하는 진정한 보수적인 영웅이랄까. 적의 총구가 눈앞에 있어도 그의 활약에 감동한 사람들이 ‘캡틴의 명령이다’라면서 적의 지시를 거부하는 장면은 꽤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의미 있는 주제와 함께, 인질구출, 개인격투, 첩보전, 본 아이덴티티 같은  도망, 공중전함들의 싸움까지 볼거리도 다양하고 특수효과도 좋다. 캐릭터 설정도 좋고 심리묘사도 좋고… 욕심을 많이 낸 블럭버스터가 이정도 완성도를 가지기 힘든 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이언맨3보다도 훨 좋았다.

무식하게 기관단총을 들고 쏘며 열맞춰 걸어다니는 악당 엑스트라들이나, 유리로 된 바닥공간에 중요 회로를 담아두는 공중전함들, 전치 1년은 될 상처들도 하루만에 거의 나아 작전에 참가하는 닉퓨리랑 블랙위도우(영화에선 얘들은 초인이 아니라는 설정일텐데) 기타등등…어거지가 좀 보이지만, 워낙 전체적으로 훌륭해서 무시해도 될정도다.

다시 보고 싶다.

ps. 마블 세계관이 점점 너무 미래화 되는것 아닌가 싶다. 공중을 나는 항공모함도 그렇고, 팔콘의 비행장치도 그렇지만, 블랙위도우가 사용한 홀로그램 변장 장치나 벽을 가득 채운 유리 디스플레이등…
이렇게 되면 아이언맨1편 당시 토니스타크의 작은 홀로그램 설계장치나, 차고의 기기들, 아이언맨 슈트 마크1등은 1세기나 전의 물건들로 보일 지경.

ps. 고도 왠만큼 올라가서는….전함 3척으로 미국 대륙도 커버하기 힘들텐데.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컨셉 자체가 좀 에러. 그와중에 스트레인지의 이름이 나오는 걸로 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영화화가 기획중인듯.

ps. 스칼렛 요한슨은 포스터처럼 늘씬한 미녀라기 보단 풍만한 미녀인데… 포스터 왜곡 쩌네요.ㅋ

시간 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 2009)

시간여행자의 아내

시간여행이라는 것이 멋진 초능력이 아니라 불치병처럼 패널티로 묘사되고, 또한 그것이 로멘스로 묘사 될 수가 있다는 것이 독특했던 영화.

‘더 나이든 당신이 찾아온 것을 본적이 없다’ 라는 표현…이 참 슬프게 다가왔다. 일종의 시한부 인생. (그런데 당신들 딸도 초등학생 이상 큰 모습으로 찾아 온걸 본적 없잖아…) 주인공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태아가 시간이동을 하는 바람에 계속 유산을 한다는 점도 독특했고. 그것 때문에 주인공이 감정적으로 불임수술을 받고 나서, 거기에 반발한 여주인공이 과거에서 온 주인공과의 사이에서 임신해 놓고 ‘바람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때 웃겼다. 그리고 결국 주인공은 사냥터로 시간이동을 하는 바람에 장인이 발사한 총에 ….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를 본 와이프가 이 영화와 드라마의 엔딩이 비슷한 점이 있다는 뉴스를 듣고 나에게 보자고 해서 다시 본 영화다. 죽고 나서 남은 모녀에게 과거에서 온 남편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이 영화의 엔딩인데…그것이 비슷하다고 한듯. 사실 별로 관련 없지만.

에릭 바나의 로멘스 연기는 이 영화로 처음 봤는데, 꺽다리에 건들 거리는 느낌 때문에 안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보고나니 괜찮았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역시 사랑스럽고 로멘스 영화에 어울렸고 그 아역도 무척 예뻤다. 두 사람의 딸 역인 아역 배우는….연기는 잘했지만 전혀 안닮았구만. 레이첼 맥아덤즈는 나중에 어바웃 타임이라는 영화에서 또 시간 여행 능력을 가진 남자랑 엮이는데….버릇 된듯. 노트북도 넓게 보면 시간과 기억에 대한 영화였고.

어째튼 좋은 영화지만, 일종의 배드 엔딩이라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 
나는 오래 살아서 딸 크는거 다 볼거야.

ps. 결국 주인공은 장인 총에 맞아 죽은건데, 장인이 공화당의 부자라는걸 강조하는 장면이 몇번 있다. 은근히 미국 총기협회랑 공화당 까는 영화?

겨울왕국(Froze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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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좀 늦게 봤군요. 엘사여왕님을. 

(주의 : 스포일러가 조금 있음)

즐겁고, 명랑하고, 스토리가 어렵지 않고 여러모로 좋은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특히 노래가 멋져서 OST를 사고 싶게 하는, 오랫만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네요. 

스토리는 전형적인 동화입니다만, 현대적인 요소도 많이 넣었고, 기존의 틀을 많이 깬 것이 보입니다. 기존의 디즈니 공주들을 죄다 헤픈 여자로 만들어 버리는 ‘금새 만난 남자와 결혼하면 안된다’라거나, ‘진정한 사랑’이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자매의 사랑이었다거나.

워낙 엘사 엘사 해서 기대했는데, 사실은 말괄량이 안나 공주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철부지 같은 꿈을 가졌지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히 전진하는 모습이나 여러 상황은 약간은 미녀와 야수의 벨 모습이 보이기도 했구요.

라푼젤에서 보인 자연스러운 머리카락 3D묘사가 여기서도 빛을 발해서, 확실히 만화적 캐릭터임에도 살아있는 느낌을 줍니다. 이번엔 물과 얼음에 대한 표현도 참 대단하네요. 애니메이션 하나 나올때마다 기술의 발전이 보이는거 같습니다.

돌로 된 트롤들의 귀엽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이나 마법을 쓰는 현명한 할아버지 트롤의 모습은 ‘스머프’를 보는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눈사람인 올라프도 귀엽구요. 영화의 수다쟁이 캐릭터들은 대부분 정이 가지 않았는데(특히 쟈쟈 빙크스), 올라프는 괜찮네요.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ps. 엘사가 초능력을 숨기려 하는 고민, 자매와의 사랑….이거 왠지 그런 해석이 가능한….

ps. 엘사의 초능력은 다르게 보면 X멘의 고민과 비슷한데, 숨기면서 컨트롤 하려는건 사실 어리석죠. 오히려 쓰면서 힘을 조절하는걸 배워야 하는건데.

ps. 엘사의 두려움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나, 초능력이 폭로될 때 등..요다님의 말씀이 연상되더군요. “두려움은 분노를 낳고, 분노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고통을 낳지.” 

ps. 엘사는 어벤져스에 참가해도 될듯. 어차피 마블이랑 스타워즈도 다 디즈니 소속. 아니…외계의 적보다 지구 온난화를 잡아줘!

또 하나의 약속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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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나서 꼭 몇일 늦어서 감상을 적네요. 이러면 안되는데.

상영관 축소 외압의 의혹이 있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입니다. 외압이든 아니든 현실은 충분히 의심할만 합니다. 메가박스와 롯데는 마지못해서 변두리에 몇개, 그것도 직장인들 보기 힘든 시간대로 걸어놨고, 삼성과 감정이 안좋은 CJ의 CGV는 그럭저럭 많은 상영관에 걸어놨으니까요.

이 영화는 변호인과 거의 같은 스토리 전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조를 안좋게 생각하는 학력도 안좋은 평범한 인물이 주변인의 억울함을 느끼고서야 싸우기 시작합니다. 가족에 대한 부당한 외압이 시작되고, 재판이 시작되는데, 감성에 호소하는 주인공의 대사, 그리고 부분적인 승리. 끝나지 않은 싸움…그리고 이 모든게 실화라는 것까지 닮은 영화입니다.

다만 이것은 꽃다운 나이의 어린 젊은이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 모두가 부정적으로 보아온 정치권력이 벌인 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혜택을 받아온 대기업의 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삼성 제품을 써오면서, 삼성에 대한 부정을 모른채 한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자 간접적인 가해자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더 안타까우면서, 더 힘들고, 더 껄끄럽습니다. 하지만 눈을 돌려서는 안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부디 이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으면 합니다.

영화 자체는 너무 신파로 흐르지 않고 담담하게 감정을 억제하는 부분이 잘 배합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ps . 와이프의 평 : “와, 삼성 나쁜 새끼들이다”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2013)

Man-Of-Steel-2013

“멀고 먼 우주에 중력도 대기도, 사는 동물도 다르지만, 우연히 인간과 똑같은 외모에 미국식 영어를 사용하는 크립톤 행성이 있다. 이 별은 모든 사람을 유전공학으로 각 직업에 최적화해서 만들어내는데, 가끔 오류가 있는지 과학자가 군인보다 더 잘 싸운다.(오류가 아니야..그 과학자가 사실 로마 검투사야) 게다가 군인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이퍼 드라이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뭔가 바뀐거 같은데…) 
이 종족들은 지구에 오면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 초인이 되는데, 주인공은 지구 공기를 마시는 여부에 따라서 초능력이 발현되고, 그외의 크립톤인은 우주선외에만 있으면 마스크를 써도 초능력이 생기는 전혀 다른 조건을 보인다. (주인공의 친아버지인 과학자는 중력도 중요한 요소처럼 말했으나, 우주선에서는 지구인 여주인공이 멀쩡히 서있는 것으로 보아 1G에 가까운것으로 보인다)
크립톤의 기술을 놀라워서, 주인공이 주먹 한방이나 눈에서 나가는 광선으로 우주선을 쉽게 부수지만, 각자 입고 있는 옷이나 갑옷은 아무리 싸워도 손상을 주지 못하는 소재로 되어 있다.
반면 지구인들은 역시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서 슈퍼맨과 악당들이 주변을 지지고 볶는 와중에도 무척 침착했으며, 특히 메트로폴리스의 주민들은 빌딩이 무너지고 차가 터져도 가만히 서서 관람하는 질서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과학자 친구와도 주먹싸움에서 지는 군인 악당은 지구인을 협박하는거 외에는 별로 전략/전술적인 능력이 없어 보이며, 주인공의 파괴시도가 뻔한 상황에서 테라포밍을 위한 기기를 지구에 배치하는 어리석음을 보인다. 그리고 갑옷을 벗으면 더욱 전투력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마지막에는 눈에서 광선을 발사해 무고한 지구인 가족을 죽이려고 하는데, 주인공이 얼굴만 쥐고 있지만 눈동자를 굴려서 맞출 생각을 하지 못하였으며, 끝내 주인공에게 잔인하게 죽고 만다.”

이 영화를 만들 때의 컨셉은 ‘현실에 있을 법한 슈퍼맨’이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매우 실망했다. 영화 촬영이나 편집, 화면 색감, 소품 디자인등을 배트맨-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따오거나 현실감 있게 만들었을 뿐이었다.(슈퍼맨의 팬티가 없어진것도 중요한 현실화이지만…)  설정이나 이야기 짜임새등은 그리 꼼꼼하지 못했다. 물론 수퍼 히어로 영화는 액션이 중요한 것이며, 액션은 슈퍼맨과 적의 슈퍼파워를 잘 반영해 정말 진정한 파괴를 보여주었다. 괜찮은 리부트라고 생각하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실망이었다.

헨리 카빌과 여러 배우들은 무척 잘 캐스팅 되었다고 생각한다. 에이미 아담스가 마흔의 나이라서 2편 3편과 저스티스 리그등 10여편의 작품이 나오는동안 버틸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그동안 워낙 동안이라 괜찮을지도. 그 예쁘던 다이안 레인이 할머니 처럼 분장해서 나와서 좀 안타까웠고(아역으로 나온 작품을 봤던 배우가 늙는다는건 슬프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영화가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일단 기다려본다.

변호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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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한지는 2주정도 지났는데 이제야 글을 씁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1100만명이 관람을 했다고 하는군요. 이래저래 흥행할지 걱정되었었는데, 볼 사람은 다 본 영화가 되었네요.

영화의 구조적인 면만 봤을 때는 그리 독창적이고 대단한 영화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세속적이지만 능력 좋은 뻔한 사람이 몇몇 에피소드를 통해 웃기기도 하고 사람냄새 풍기다가 마지막에 변해서 감동을 주는…선생 김봉두 이래 흔한 정석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송강호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고 외치는 것이 광고로도 나오고, 이미 결말 다 아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봤다는건 이유가 있을것입니다. 그만큼 국가의 권력 남용이라는게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억울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정의를 외치며 싸우는 모습이 그리웠겠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그리워 하는 사람도 있을테구요.

그런 영화였습니다. 내용 다 아는데도 감동하며 볼 수 있는.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에 영화 배우들과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ps. 이 영화에서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기 보다는 송우석이 원래는 ‘저런 빨갱이 새퀴들, 공부나 할것이지’을 말하던 평범한 경상도 사람이었다는거 아닐까. 그런 사람들도 자신이나 주변사람이 억울함을 겪으면 진실을 알게 될거라는 그런 것 말이다.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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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로봇은 남자의 어린시절의 꿈 중 하나죠. 장남감 로봇을 가지고 놀면서 이런 상상 한번 안해보며 큰 남자는 거의 없을겁니다. 그런 꿈을 실사영화로 만들 수 있는 길예르모 델 토로의 능력에 놀랍기도 하고, 비슷한 꿈을 이루려고 행동보다 입으로 노력하다 사기꾼이 되버린 심모씨도 연상되고, 그런 영화네요.

일단 중심 소재인 ‘거대로봇’이라는 특징-중량감과 힘을 정말 잘 묘사한 영화입니다. 생각보다 전투장면은 많지 않지만, 딱 거대로봇이 할 수 있는 전투는 엑기스로 잘 뽑아내어 알차게 보여줍니다. 특수효과 완성도야 최고였고, 특히 바다에서 싸우는 건 정말 그럴듯 합니다.

로봇만 나와서 싸우고 드라마가 없으면 디워 꼴 나니까,  ‘드리프트’라는 설정을 갖다 붙였는데, 이걸로 두명의 파일럿의 인간관계를 다룰 수 있고, 무리해서 혼자 조종할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도 묘사가 가능하고, 카이주의 뇌와 드리프트를 해서 전체적인 해설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과학자도 배치하는 등… 설정을 짜려고 노력한 면이 돋보입니다. 약간 어거지도 군데군데 있지만(그게 아날로그 로봇?….) 넘어갈만 합니다.

마코역의 키쿠치 린코가 연기를 못했다는 평이 많았는데, 뭐…딱히… 다른 사람들도 적당히 어색한 연기를 좀 해서 그게 그거였습니다. 론 펄먼과 귀여운 일본 아역 아시다 마나는 보는데 즐거웠지만. 등장 인물들이 전부 전형적이고 과장된 캐릭터들이라서인지 연기 잘했거나 캐릭터가 좋았다고 보기 힘들듯 합니다. 어째튼 이 영화는 로봇이 주인공이니까, 로봇을 잘 살려주는 캐릭터였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그나저나 이거 흥행이 별로였다던데, 고지라나 클로버필드나 헐리우드 괴수영화는 전부 흥행이 안되네요. 올해 새로 나올 고지라는 어떨지, 그것도 망하면 당분간 헐리우드 괴수영화는 힘들지 않을까요.

ps. 마지막에 카이주의 유전자가 있어야 통과 가능하다는 게이트는, 안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유전자 없어도 되나? 탈출장치가 그냥 통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