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3 (Iron Man 3)

iron man 3

구글 무비 입점기념으로 본 아이언맨3. 위의 예고 이미지가 너무 멋있어서 기대했던 3편이었습니다만, 여러모로 아쉽네요.

역시 이번에도 토니 스타크는 고생뒤에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발전하고, 여러 가지 웃기는 장면이 넘칩니다. 한번 쓰고 버리던 슈트중에 나름 아쉬워하는 애착을 느끼는 마크42의 존재도 괜찮았구요(컬러링은 별로였지만). 하지만…

벤 킹슬리는 연기는 훌륭해지만 그냥 배우의 인기를 이용한 그자체가 낚시인 캐릭터였을 뿐이었고요, 모름지기 히어로 영화는 악당이 멋져야 하는 법인데 가이 피어스는 그저 복수심만 가진 찌질한 악당일 뿐이었죠.  드라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제임스 뱃지 데일도 그냥 여기서는 잘 싸우는 악당부하1일 뿐이군요. 명분도 없는 찌질한 악당을 단순히 다친거 원상회복시켜 줬다고 해서 냉혈한 부하가 되서 살인까지 저지르는 것도 좀 이해가 안되고, 해킹당해 빼앗기기만 하는 워머신도 실망스럽고….

만화속에 나왔던 수십개의 슈트가 나오는 마지막 전투 장면은 멋집니다만, 싸우는 건 그냥 아이언맨2에서 미키 루크가 썼던 해머 드론 아이디어일 뿐이고요(역시 대를 이어 아이디어를 훔치는 스타크 가문). 여러모로 참신함도 떨어졌네요.

이젠 그냥 즐기기 위한 프렌차이즈 영화, 그 이상은 아닌 듯한 아이언맨 시리즈입니다. 액션과 코믹함은 최상이지만.

ps. 그런데 아크 리액터와 연결이 안되어 있어도 리펄서 건이 발사 가능한건 설정 오류 아닌가요? 마크 42야 분리되는 형식으로 설계된거니 그렇다 쳐도, 마지막에 기네스 펠트로우가 아크 리액터를 박살내고 팔을 뜯어서 장착한 다음 리펄서를 쏜건 무슨 에너지로 쏜겁니까….

ps. 헐크와 힘으로 호각으로 싸우던 토르가…아이언맨 마크6 슈트를 손으로 조금씩 으그러 트리는 장면이 어벤져스에서 나오죠. 즉, 강도가 그정도인데, 아이언맨3의 악당들은 고열로 두부자르듯 그걸 자르네요. 게다가 티타늄은 열에 강한 소재 아니었나? 이것도 좀 밸런스 오류인듯.

ps. 아이언맨이야 그렇다 쳐도, 쟈비스가 명령만 있으면 인간(적)을 죽일 수 있군요. 사실 이게 가장 충격입니다. 로봇3원칙 같은거 없는 수십개의 아이언맨 슈트를 조종 가능한 AI니…. 어벤져스2에서 울트론과 쟈비스가 연관이 있다는 떡밥이 있던데, 과연?

ps. 와이프님 말씀으로는 영화가 1,2편에 비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저는 문제 없었지만. 뭐랄까, 1,2편은 좀 직설적으로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번 3편은 알만한 클리세는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군요. 예를 들어 제임스 뱃지 데일이 대통령에게 아이언 패트리어트를 입혀 납치하고 본인은 비행기에 남아 있는데,  대통령에게 슈트를 입히는 장면은 안나오고 아이언 패트리어트가 날아가는 장면만 보여줍니다. 대부분은 그렇군…하고 넘어가지만, 와이프께서는 ‘왜 저 악당이 비행기에 남아있지? 날아간거 아닌가?’ 하게 되었던 것… 감독이 바뀌어서 영화적 화법도 바뀐듯 합니다.

ps. 토니 스타크가 생물학/유전자학적인 연구 결과를 척척 보고 이해하고, 문제의 해결방법도 안다는 설정은 좀 오버 같은데… 보통 공돌이는 생물학쪽은 잘 모르지 않나. 하긴 어벤져스에서도 하루밤새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천재성을 보여줬죠.

ps. 엔드 크레딧 후에 쿠키 영상이 역시 있는데, 배너박사(헐크)를 와이프께서 못 알아보더군요. 그것도 그럴 것이…헤어스타일도 다르고, 수염도 덥수룩 하고 모습이 너무 다릅니다. 그냥 배우를 잠깐 불러서, 분장도 안하고 찍은 듯. ㅋ

쉰 떡밥은 회수하지 않는다, 다만 새 떡밥으로 교체할 뿐. 에반게리온 : Q

원래 영화적 구성의 완성도는 높지 않은 리빌드 시리즈지만, 에반게리온 Q는 좀 더 심하군요. 서의 짜릿한 하이라이트도 없고, 파의 파격도 없습니다. 그냥 극에 달한 불친절함으로 ‘이게 뭐지?’ ‘뭐라는거야?’ 하게 만들다가 신지가 낚여서 포스 임팩트 일으키고, 또 중간에 취소되서 끝.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초호기도 등장하지 않고, 갑자기 14년 후로 시대 배경이 점프한데다, 미사토의 180도 변한 성격, 신지를 다들 경멸하는 것에 대한 설명도 부실합니다. 신지가 일으킨 ‘니어 서드 임팩트’와 센트럴 도그마의 ‘서드 임팩트’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이 전혀 없이 넘어갑니다. 갑자기 신지의 시점으로 영화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 설명이 부실합니다. 서와 파도 신지의 고민이 있을 때는 신지의 시점이었지만, 이번은 좀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에반게리온을 쭈욱 봐오던 사람도 많은 것을 추측해 가며 봐야 하는 정도죠.

분더의 발진 장면 등 많은 부분이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재구성했습니다. 팬으로서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잘 마음에 와 닿지 않더군요. 왠지 모든 것이 분더의 발진 하나를 위한 설정인 것 같았습니다. 14년의 점프도 없는 분더를 건설하고, 미사토를 함장으로 앉히기 위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그 외에는 점프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에바의 주박’이라는 노화방지 설정도 14년 점프 후 아스카를 그대로 쓰기 위한 것 같구요.

이 애니에서 유일한 ‘친절한 설명’은 후유츠키 부사령관의 ‘이미 알고 있는 내용 + 신극장판에서 달라진 부분 설명’ 뿐입니다. 그래…원래 친절한 노인네였어.(가고일 때부터 배경 설명 전담 성우 ㅋㅋ)

새로운 떡밥이 대폭 증가 한 것에 비해, 오래된 떡밥은 해소시켜 주지 않았고, 이야기는 지지부진 합니다. 카오루의 죽음도 예상한 바여서 충격적이지 않았고(사도가 왜 목걸이 폭탄으로 죽는거야?), 신지는 뻔한 것에 낚이기나 하고(아무것도 안하던 찌질이가 그대로 추진력만 생겼다…), 분더는 대단한 모습을 보여줘 기대하게 만들더니 포스 임팩트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그러네요.

이 벌려 놓은 판을 어떻게 정리할 지, 다음 편을 보기 전에는 Q의 평을 마무리 지을 수 없을 듯 합니다.

 

ps. 미사토는 서에서도 파에서도 신지 하는 행동을 밀어주고 응원하던 입장이었습니다. 신지가 일으킨 니어 서드 임팩트도 미사토가 ‘니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가라’고 응원한 직후 발생한 일이었죠. 그런데 신지에게 그렇게 무심할 자격이 되나 싶습니다. 이게 합당한 설명이 없으니 추측이 난무. 아무래도 함장 = 무게잡기 라는 안노 감독의 개인 취향인거 같지만. 즉, 네모선장의 패러디. 신지를 그릴 때 나디아와 혼동된다는 사다모토씨의 말이 생각 나네요. ㅋ

 

ps. 나디아를 정말 많이 패러디 합니다. 분더의 발진은 뉴 노틸러스의 발진 장면을 그대로에 주포나 날개 등 모습도 비슷합니다. 음악도 여러 가지 다시 편곡해 썼구요. 수염 난 기관장까지 생기고, 네모선장의 성우던데…ㅋ

타르테소스의 바벨탑과 같은 구조물도 네르프 본부 터에 나옵니다. 둘 다 폐허라 느낌도 동일.

 

ps. 아스카의 주먹 힘을 봐서는, 이미 인간이 아닌 듯. –_-

 

ps. 군함도 많이 나오고 하지만, 사람들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주요 인물과 빌레의 스텝 외에는 전무. 왜 인지 모르게 엑스트라가 거의 나오지 않는 애니가 되었네요. (그래서 인력이 부족한가!) 포스 임팩트 때도 LCL화 하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으니 재앙같은 느낌이 희박합니다.

 

ps. 제레를 없애고 모든 흑막의 배후로 승진한 겐도. 경축. 제레는 인류에게 문명을 주었다 어쩌구 하는 거 봐서는 고대 문명의 후예인가 싶네요.

 

ps. 다음 편 예고는 왠일인지 짧은 컷 여러 개를 이어 붙인 것이 아니라, 전투 장면 하나 통으로 넣었더군요. 안노가 요즘 사무라이 영화에 빠졌나 싶은 연속 에바 베기! –_- 저 장면도 다음 편에 과연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늑대아이(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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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엄마는 너한테 아직 해준게 아무것도 없는데”

러닝타임 내내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도, 자신의 길을 떠나는 자식에게 저렇게 말하는 하루의 대사… 그게 모든 것을 말하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웃기고, 울리고, 아름답고, 가슴 찡하네…

부모가 되어서 보니, 감동이 배가 됨.

 

ps. 교훈 : 아빠는 자기 몸을 지켜야 한다.

ps. 꿩 사냥하지 말고 닭 사가란 말이야!

마크로스 프론티어(マクロスF, MACROSS Fron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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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스 제로를 본 뒤로 이제서야 마크로스 프론티어를 봤다.

음, 역시 이게 마크로스답기는 하다. 로봇으로 변신되는 현대의 전투기 같은 전투기, 우주전함, 수없이 날아가는 미사일, 아이돌의 노래를 이용한 린 민메이 어택. 노래들도 좋았고. 마크로스 시리즈들에서 가져다 오마쥬 할수 있는건 다 해버리자는 듯한 수없는 오마쥬들이 매니아들을 설레게 했을 듯.

다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좀 그렇다. 일본만화에서 흔하게 우려먹는 “네트워크로 모두 하나가 되자! 이게 새로운 인류” vs “조까!” 컨셉. 정의의 편은 뭔가 일이 척척척 맞아 떨어지며 쾌속 진격. 할말 다 하면서 피니시까지. 흔하고 뻔한 연출도 너무 많다. 후반부는 너무 급하게 마무리 짓는 것까지(제작 편수가 조절되서 그렇다지만) 연애관련 연출도 무슨 시트콤처럼 답답해 죽겠고…

서로 전쟁을 원하지 않았지만 바쥬라가 통합된 의식을 가지고 있고, 인간은 각자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이해를 하지 못해 전쟁이 일어났다는 것도 고전SF명작 앤더의 게임과 같은 컨셉이다.

어째튼 재미있게 봤다.

ps. 마크로스 제로의 허무하고 어이없는 엔딩은 프론티어 내에서 촬영한 또다른 영화였단 건가..

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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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뜻밖의 여정. 2시간 49분의 긴 러닝 타임동안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일단 이야기가 좀 늘어지는 감은 있다. 반지의 제왕 영화는 2천페이지는 될 소설을 3부작 영화로 만드느라 이것저것 빼고 들어냈지만, 호빗은 300여페이지짜리 한권을 3부작으로 늘려서 영화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 없는 것이 더 들어가거나 세부적인 묘사를 하곤 한다. 리벤델이라던가 라다가스트라던가 등등. 그래서 이야기가 설명이 많고 맥이 끊긴다.

하지만 역시 원작은 어디 안가서, 좋은 스토리와 뉴질랜드의 풍경, 발달된 특수효과로 충분히 재미있었다. 전투 장면도 꽤 많이 나와서 볼만하다. 와이프의 평가로는 고블린 소굴을 간달프와 드워프들이 싸우며 탈출하는 장면들과 화려한 에레보르 왕국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듯.

드워프들이 13명이나 되니 구분도 안가고 혼란스러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들 개성이 있고, 영화상에서 캐릭터를 세워주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난장판인 초반 식사 장면이나, 여행중 행동과 대화에서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난다. 그리고 너무 개성적인 헤어스타일들도…-_-

여성이 너무 안나오는 영화. 원작에는 아예 여성이 없어서, 억지로 갈라드리엘을 출연시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장면은 드워프 원정에 참여한 간달프의 전략(드래곤을 제거함으로 북왕국 방어선 구축)이 너무 일찍 노출되어서 김을 빼게 만드는 것 아닐까 싶다. 게다가 당시엔 아직 타락하기 전의 사루만이 간달프에게 딴지만 거는 현명하지 못한 노인네 처럼 묘사된다. 그 장면은 일종의 사족 같은 느낌.

“Far over the misty mountain cold”로 시작하는 드워프들의 노래는, 드워프의 노래 답지 않게 너무 서정적인데, 마음을 파고 드는 슬픈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잃은 고향 그리워하는 노래니 그럴지도) 와이프는 이 노래 무섭다고 싫어한다.

어째튼 환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 반지의 제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봐야할 영화.

 

ps. 와이프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 첫 평은 “프로도는 언제 모험에 합류해?”
…내가 이미 60년전 한세대 전 이야기라고 설명해 줬었는데 -_- 빌보가 샘인줄 알았다고…

ps. 글람들링과 오르크리스트가 빛이 나지 않는 것은 아쉽다. 반지의 제왕 영화에서 스팅만 빛이 나는걸 그대로 계승한 듯 한데, ‘엘프가 만든 검은 오크 근처에서 빛이 난다’라는 설명과 ‘오르크리스트는 오크를 죽이는 검’이라는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라 더욱… 만약 세개의 검이 빛이 났다면 스타워즈 분위기가 났을지도.

ps. 빌보와 같이 떨어진 오크를 골룸이 죽이자, 빌보의 스팅이 빛이 꺼지는데, 마치 형광등처럼 깜빡이며 꺼진다. ㅋㅋㅋ

ps. 번역은 아쉽다. 아니, 그냥 엉터리가 아니라, 오래전에 나왔던 국내 번역본을 참고한 듯한 느낌도 있다. 글람들링을 설명할 때 적을 두두리는 망치라고 한다거나, 네크로맨서를 강령술사라고 하는 등의 표현이 그런 느낌을 준다. 어째튼 톨킨의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번역했다. 기대하는게 나쁜 것일지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2010, 2011)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사실 해리 포터 소설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이유는 마음에 안드는 몰상식 캐릭터들이 하나씩 나와서 뻔한 악역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다크한 스네이프 교수도 마음에 안들었다. 그런데 스네이프가…환타지 세상에 둘도 없는 순정남이었다니! 아아악…

그래서 해리 포터 소설을 다시 보게되고, 영화도 보게 되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5시간에 가까운(그래서 영화도 파트1,2로 나눠 개봉한) 장편인데, 그렇게 썩 마음에 드는 영화화는 아니다. 영화가 망가지진 않았지만 원작자가 깊게 개입해서 인지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했다는거 이상의 영화만의 매력은 그다지 없다. 특히 파트2는 싸우고 싸우고 싸우는데, 반지의 제왕의 전투씬처럼 소소한 재미도 없고, 전쟁 자체의 감정이입이 별로 안된다. 해리와 볼드모트의 1:1 맞짱에서 배경으로 뭔가 왔다갔다 하는 전투가 있을 뿐이다.

그외는 괜찮은듯 하다. 어둡고 막나가는 세상을 잘 표현했고, 조연들도 훌륭하고, 특수효과도 좋았다.

무엇보다 어릴때 부터 성인까지 주인공들과 학교 친구들의 성장을 보았다는 것이 이 영화 최고의 보람인거 같다. 그 꼬맹이 해리포터가 털복숭이가 되고, 론은 이제 귀엽게 멍청한 얼굴은 사라지고 인상이 무서워지고, 해르미온느는 그냥 여인이다. 네빌과 말포이 등도 이제 어린 티가 사라졌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헤르미온느가 부모의 기억속에서 자신을 지우는 것이다. 무척 슬픈 장면인데,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아, 너희는 그것만으로 존재가 지워지냐. 우리나라 같으면 인터넷에 퍼진 개인정보와 국가에 등록된게 많아서 존재가 안없어지는데. 였다. ㅋ

어째튼 늦게나마,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 봤고…내일은 호빗을 극장에서 봐야지.

ps. 결국 볼드모트는 짱 쎄고, 사람 잘 죽이는 거 외엔 뭐 너무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비밀의 방에서의 볼드모트의 일부였던 톰은 그나마 머리를 썼는데, 볼드모트는 머리도 못쓰고, 스네이프에게 속고, 마법 지팡이의 주인에 대해서도 착각하고. 제대로 한게 없다.
비밀의 방에서도 속이고, 불의 잔에서 함정 파고, 몇몇 호크룩스에도 함정파고…함정만 잘파는 듯?

소셜 네트워크 (The Social Network, 2010)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 제목보다 포스터의 ‘약간의 적을 만들지 않고는 5억명의 친구를 만들 수 없다’라는 글이 영화 줄거리를 한방에 표현하는 영화.

우리나라 포스터에는 ‘5억명의 온라인 친구.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가 창조한 소셜 네트워크 혁명!’이라고 써 있다. 하지만 영화는 주커버그라는 천재의 성공신화가 아니라 주커버그 까는 영화다. 영화는 마크 주커버그가 소시오페스처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친구들을 다 잃으면서 세계 최고의 친구 만들기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커버그가 여친에게 차이고 분풀이로 페이스 매쉬를 만들어 욕먹고, 윙클보스 형제의 아이디어를 훔쳐서 페이스북을 만들고, 페이스북 만드는데 도와준 절친인 에두아르도 세브린은 냅스터의 창시자 숀 파커의 꼬임(?)에 빠져 차버린다. 하는 짓은 절라 나쁜 놈인데 악의는 없다.

영화가 재판 자료를 참고 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사실일 것이다. 다만 프로그래머도 아닌 에두아르도가 알고리즘을 짜고, 가장 피해자이자 착한 것으로 표현된것을 보면 다소 시각은 에두아르도의 입장을 반영한 듯 하다. 마지막에 주커버그가 변호사의 페이스북에 친추 걸어놓고 F5를 눌러대는 장면은 그야말로 주커버그가 외로운 놈이라고 확인 사살.

영화에서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면도 은근히 부각한다. 여자들은 클럽에서 남들 앞에서 옷벗고 춤추고 포커를 치면서, 페이스 메쉬에서 공개적으로 미모의 우열을 가려지는 것은 싫어한다. 주커버그는 여친과 친구의 마음도 잡지 못하면서 인맥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에두아르도는 페이스북을 홍보하러 다니지만 페이스북의 자기 소개를 수정할줄도 모른다.

그밖에 미국 대학의 분위기라거나 미국 벤쳐기업의 시작과 투자에 대한 걸 보여주는 건 양념.

사람들만 나오는 영화라 특수효과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있다. 윙클보스 형제는 아미 해머라는 배우가 1인 2역을 한 것이다. 저렇게 잘생기고 근육질의 덩치큰 쌍둥이가 흔치는 않으리라.

제시 아이젠버그는 마크 주커버그를 그럴듯하게 재현했고, 앤드류 가필드는 귀여운 미모가 빛난다. 조셉 마젤로는 주라기공원의 꼬맹이 팀…저렇게 성장했구나.

찰리 윌슨의 전쟁 (Charlie Wilson’s Wa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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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비밀리에 무기를 지원하던 뒷이야기를 다룬다.

찰리 윌슨이라는 바람둥이 미국 하원 의원이 추축이었고, 거기에 섹시한 백만장자 로비스트, CIA에서 능력은 있지만 차별 받던 요원이 힘을 합쳐 무기 지원을 이루는 내용.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서 아프가니스탄이 미국의 관심에서 멀어지자, 찰리 윌슨도 더 이상 지원을 못하게 되고, 아프간은 끝내 미국의 적이 된다.

영화 내내 보여주는 것은 미국 정치계의 무능과 모순, 그리고 찰리 윌슨의 바쁘게 돌아가는 사무실, 종교와 이득이 서로 맞물리는 국제 협력 등이다. 찰리 윌슨의 미국 민주주의 예찬에서 보여지듯 민주당 표 찍으라는 메시지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정치와 국제정세의 허무함과 아프가니스탄이 적이 되듯 제때에 제대로 일을 못하면 나중에 더 고생한다는 메시지가 더 큰 듯 하다. 찰리 윌슨은 마약도 하고 여자관계도 계속 발목을 붙잡고 있어서 영웅으로 묘사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할 때는 하려는 생각은 제대로 박힌 정치인으로 나온다.

뭐…실제 인물들이 저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연인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모두 쟁쟁한 배우들.

찰리 윌슨이 여자를 밝혀서 미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에이미 아담스가 나온 영화도 캐치 미 이프 유 캔 이후로 오랜만에 본 듯 하다. 에밀리 블런트도 나왔고, 레이첼 니콜스는 여전히 예쁘고.

퍼스트 어벤저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힘없고 비실비실한 주인공이 영웅이 되어가는 영화라니, 무척 재미있을 소재이다. 실제로 영화는 주인공의 올바른 마음가짐이나, 초인화되는 모습을 참 그럴듯 하게 표현한다. 걱정이 되었던 미국의 애국심 같은 것도 그럭저럭 잘 넘어간다. (사실 캡틴 어메리카는 국가보다는 정의를 우선하는 영웅이라지만 이름과 코스튬 자체가 미국이다.)

그런데 초인이 된 이후는 좀 재미가 없다.

적도 독일 나치와는 다른 광선총 쏘는 하이드라 녀석들이라 뭔가 현실감이 안 느껴지고, 싸우는데 별 다른 난관도 없다. 친구가 죽은걸 초인의 고민이랍시고 넣은거 같은데, 너무 전형적이다. 마지막 결전을 펼칠 때도, 초인 vs 초인의 싸움도 아니고 흐지부지 끝난다. 캠틴 아메리카의 희생도 너무 예상 범위이다.

김빠진 맥주, 용두사미, 밸런스가 안맞는 영화. 그냥 어벤져스의 배경 스토리 설명용 영화.

주인공 크리스 에반스는 전형적인 금발 미남이라 뽑은 듯 한데, 사실 전에 판타스틱4의 휴먼 토치역으로 나왔었다. 판타스틱4가 스파이더맨과 아주 친했던걸 생각하면, 스파이더맨이 어벤져스에 나중에 들어가면 동일한 인물이 캡틴 아메리카 하고 있는 것에 놀라겠지 ㅋㅋㅋ

휴고 위빙이 레스 스컬 역. 그다지 휴고 위빙의 매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반지의 제왕에서 휴고 위빙의 딸로 나왔던 리브 타일러가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헐크의 애인으로 나왔고, 브이 포 벤데타에서 휴고 위빙을 따랐던 나탈리 포트만이 토르의 애인으로 나왔던거 생각하면…이거 뭔가 커넥션이 ㅋㅋ

토미 리 존스가 나오는데, 딱 그가 보여줄 듯한 고집 있으면서 강한 농담을 하는 능력 있는 장군으로 나온다. 여배우 해일리 앳웰은 원래 예쁘다는 생각을 못 했었는데, 제복과 구식 헤어스타일이 어울려서 좋았던듯.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 The Amazing Spi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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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봤다.

아기가 생기니 영화 보는 것도 쉽지 않다. 본가로 가서 아기를 부탁 드리고, 후다닥 다녀왔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아이스크림과,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찹쌀 도너츠 사 들고…

영화는 한마디로 재미있게 봤다.

대부분 모르는 배우들이 나와서 그런지, 기존 캐릭터에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리부트라서 이전 스토리에 신경을 안 써도 되고, 평도 별로 안좋아서 기대도 안 했더니 더 재미있달까? 마크 웹 감독이라 그런지 로멘스 쪽의 심리묘사가 좋았고, 스파이더맨이 되어가는 과정은 그냥 설렁설렁 ‘어차피 다 알잖아?’식으로 넘어가더라.

개인적으로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웹슈터 대신 생체 거미줄을 쓰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웹슈터로 되돌아와서 좋았다.(특히 팔뚝에서 두꺼운 밧줄 사이즈 거미줄이 나가는 건 좀… 이번 영화에서는 거미줄 두께도 얇아졌다.) 특수효과가 발전해서인지 거미줄을 다양하고 시원시원하게 사용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좋았다. 입담이 살아 있는 스파이더맨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매력적인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와 특수효과와 액션. 눈이 큰 미인 여배우. 숨쉴 틈 없는 편집. 여러모로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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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좀 있음)

영화 시나리오 완성도만 치면 아쉬운 부분이 몇 가지는 있다. 팔뚝에 문신 있는 범죄자 찾는 목적은 어느 새인가 사라졌다.(2편 떡밥?) 피터 파커는 리자드맨 혈청의 부작용은 걱정하면서, 같은 이종 유전자 결합의 결과인 자신의 부작용은 별로 고민이 없다.(원작이나 애니메이션에서는 피터가 결국 거미괴물로 변하는 내용도 있다고 들었다) 그웬의 아빠는 무슨 용기로 혼자 초인들의 싸움터에 끼어들었나도 의문. 피터 파커의 정체가 공개될까 그랬을 수도 있지만,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어벤저스도 그렇고 왜 악당들은 높은 빌딩 꼭대기에 뭔가 설치하려 하는거야…

영화에 코메디 장면이 거의 없다는 것도 특징. 유일한 코메디가 바로 스탠 리의 까메오 장면이다. ㅋㅋㅋㅋ 로멘스를 생각하면 꽤 가벼우면서, 이런 것  보면 무겁다.

ps. 그웬의 아빠역 마틴 쉰…올해 연세가…만72인데, 고등학생의 아버지라는 건 좀 그렇지 않나? ㅋ 72로 안보이지만.
마틴 쉰의 아들인 찰리 쉰은 올해  만47…

ps. 피터 파커의 아역이 너무 귀엽고 잘생겨서 극장 여기저기에서 여자들의 탄성이 나오더라 ㅋ

ps. 3D를 고려한 듯한 1인칭 시점 고공 장면들이 몇번 나오는데, 디지털로 봐서 별로 체감이… 3D로 봤으면 아찔했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