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Fury, 2014)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슈어사이드 스쿼드와 브라이트를 감독하기 전에 감독한 영화. 전쟁영화로서 꽤 준수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박진감 있는 전투 장면, 주인공의 성장, 캐릭터들의 개성, 전쟁의 참상, 주인공들의 적절한 영웅적 희생 , 등등을 잘 엮어 넣은 종합선물세트.

브래드 피트, 샤이아 러버프, 존 번설, 마이클 페냐등 쟁쟁한 배우들이 꽤 나오는데,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섭외한게 아니라 배우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캐릭터를 짠것 같은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샤이아 러버프의 유태인관련 유머도 꽤 비중이 많고. 로건 러먼도 퍼시 잭슨에서는 그저 그랬는데, 여기에서는 제대로 연기력이 나온다. 제이슨 아이작스도 상관으로 지나가듯 나온다. 잠깐 주인공과 매춘을 한건지 사랑을 한건지 애매하게 나오는 독일 배우 알리치아 폰 리트베르크… 예쁨.

밀리터리적인 고증에 대해서는 아는 한도에서는 조금 애매한 것 같다. 실물 티이거나 여러 실물 무기들이 나오는 등 큰 부분은 잘 고증했는데 세세한 부분에서는 놓친게 많은 느낌. 예광탄이 파랗고 초록색이고 해서 광선총 처럼 나가는건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 안되고, 서부전선에서 SS친위대의 티이거가 왜 매복이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면으로 M93 고속철갑탄 맞고 버티는 것도 이상하고..

단점이 있다면 21세기 전쟁 영화치고는 좀 뻔한 전개를 보여주고, 최후의 전투는 너무 영웅적이다. 이상보다는 현실이라고 생존을 위한 전투를 강조하던 인물들이 갑자기 죽기를 각오하는거…좀 애매. 마지막에 주인공을 보고도 살려준 어린 SS 병사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려고 넣은거 같은데, 너무 비현실적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평점은 별 4개.

신 고질라 (シン・ゴジラ,2016)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 없음.

고질라를 통해서 사회 비판을 하려는 의도도 좋고, 고전을 다시 살리는 것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나쁘지 않고, 욕먹는 특수효과도 뭐 돈들인거에 비하면 좋은데….

재미없음.

대사는 졸라 많아요. 쭈욱 써놓으면 그냥 정부 회의록인줄 알겠네. 에반게리온에서도 그런식으로 예산 절약하신 건 알겠는데, 너무 심했다는 느낌.

사회 비판에 대해서도 좀 애매한게, 결국 고질라가 예상을 뛰어넘어서 무능해 보일 뿐이지, 영화내에서 보여주는 정부는 나름 빠르게 대처하고 있었음. 관료적이지만 그리 심하다고는 안보이는데? 박근혜 정권을 겪어서 그런가? 게다가 젊고 똑똑한 지도자가 있으면 다 해결!을 보여주면 그게 그리 비판이 안되는거 아닌가? 결국 시스템적 무능보다 융통성 좋은 단일의 지도자가 낫다로 읽힐 여지도 있다.(이 사람 작품에 꼭 독재스러운 리더 하나둘씩 나온다는 걸 생각해보면…)

또 한가지는 너무 에반게리온 같다. 음악 재사용한거야 넘어간다 쳐도, 야시마 작전이 연상되는 야시오리 작전이라든가(물론 야시마 작전도 고질라 예전 시리즈에 무슨 폐수괴수 퇴치 작전을 오마주 한거라는건 안다), 혈액응고제 투입상황 보여주는 태블릿 화면이라든가, 전차나 헬기의 공격장면이라든가… 에반게리온 봤던 사람은 고질라보다 에반게리온이 더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을 듯. 감독 취향은 이해되지만 꼭 그렇게 연출 해야 했나?

제 평가는요, 별 두개.

ps. 배우들 연기는 나쁘지 않은데, 왜 이시하라 사토미만 나오면 갑자기 극장 영화가 아니라 TV드라마 같아 보이냐. 어색한 영어 연기 때문인가?

ps. 심각하고 바쁜 상황에서도, 1:1로 누군가와 만나 대화할 때면 꼭 그림같은 야외의 한적한 장소에서 만나는 연출도 좀 깬다…

말레피센트(Maleficent, 2014)

디즈니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마녀 말레피센트 입장으로 실사화 한 작품.

원래의 악역이 주인공으로 바뀌다 보니, 공주의 아버지인 스테판 왕이 대신 악역이 되고, 공주를 사랑하며 길렀던 세 요정들은 쓸모 없는 허당 요정이 되고, 공주와 결혼하는 이웃나라 왕자도 비중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말레피센트가 공주에게 저주 걸고 나서, 엄마 역할, 공주의 잠을 깨우고 악당과 싸우는 역할까지 다 해 버린다.

안젤리나 졸리의 원맨쇼인데다 안젤리나 졸리가 기대보다 너무 착하게 나오는 점이 좀 아쉽. 하지만 특수효과도 화려하고, 안젤리나 졸리와 엘 패닝이 역할에 무척 어울리고, 특히 엘 패닝도 예쁘고 해서 괜찮았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반전과 해석은 뻔했지만 나름 좋았다. 어렸을 때 보던 동화를 비틀어 보는 재미도 있다.

스토리상은 공주의 아빠가 죽었으니 공주의 입장을 생각하면 좀 애매. 뭐 말레피센트를 더 좋아하니 넘어간거 같지만.

개인적인 점수는 별4개.

2가 나온다더니 소식이 없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 (Percy Jackson: Sea of Monsters, 2013)

kinopoisk.ru

1편도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그나마 유명 배우들이 카메오 출연이나 특수효과, 몇가지 재치있는 설정에서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면, 이건 그나마도 없다. 알만한 배우도 안나오고, 특수효과도 카리브디스 빼고는 딱히 볼게 없다. 마지막에 초라한 크로노스를 보면 한숨만 나올 지경. 그 크로노스를 물리치는건 더 어이없다.

그나마 외모가 괜찮은 젊은 배우들이 잔뜩 나오지만, 그정도로는 애매. 헤르메스가 택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정도는 조금 재미있었다. 그외에는 거의 TV드라마 수준의 스토리와 볼거리이다.

충분히 망작에 근접한 시리즈. 별 1.5개.

잭 리처: 네버 고 백 (Jack Reacher: Never Go Back, 2016)

톰 크루즈와 코비 스멀더스가 같이 나온다고 하여 기대한 영화. 원작 소설은 역시 안 읽음.

결론은 실망이다. 뭐 소재도 괜찮고, 캐릭터들도 좋고, 영화 진행이나 여러모로 도망자도 연상되고, 마치 주인공의 딸같은 캐릭터도 나와서 투닥거리는게 잔재미를 줘서 괜찮았는데…뒷부분 싸우는게 무진장 답답하다.

적들은 총들고 주인공들 죽이겠다고 난리인데, 주인공들은 급박한 상황에서도 제압한 적들의 총을 줍지도 않고 무슨 불살주의 슈퍼히어로 처럼 무술로만 싸운다. 게다가 톰 크루즈 특유의 묘기 대행진과 달리기. 아 답답하고 식상해. 중간중간 재미있던거 다 까먹는다.

그래서 별3개.

그외의 부분은 좋았다. 특히 영화 내내 마약문제나 친자확인 소송, 누명이나 편견, 성적 역할에 대한 과민반응 같은 미국내 사회문제를 계속 까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런거 좋았다. 딸처럼 하는 짓이 똑같았던 캐릭터가 사실은 친딸이 아니었다는 것도 반전. (친딸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에게 친자 확인 소송을 한 애 엄마는 무슨 개념이냐)

새벽의 저주 (Dawn of the Dead, 2004)

넷플릭스에 지난 3월인가 잠깐 스쳐지나가듯 공개되서 마눌님과 본 영화. 우리 마눌님은 왤케 좀비를 좋아하냐…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 센스를 알 수 있는 데뷔작이자 좀비 영화의 교과서. 첫 장면부터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고, 주인공들이 안전한 마트에 들어갔어도 천천히 조여드는 맛이 있다. 무사히 탈줄 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엔드 크레딧과 나오는 장면은… 여러가지 연출적인 재미가 있어서, 좀비 영화를 싫어하는 나로서도 다른 좀비 영화보다는 보는 재미가 있는 편. 뛰는 좀비는 여전히 별로지만.

요즘 좀비 영화나 드라마들은 이 영화를 교과서 삼아 만든면이 많아서, 이제는 좀 식상할 수도 있다. 그래도 걸작. 내 점수는 별 4개.

구글에서 이 영화 소개 이미지로 ‘새벽의 황당한 저주‘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2018)

보세요. 주변 극장에서 아직 상영하고 있으면 꼭 보세요. 이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저는 사실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보다 디테일이나 현장감이랄까 그런게 덜해서 꼭 극장가서 봐야 한다고 생각 안하는 편입니다만, 이건 극장에서 봐야 해요. 정말 화려하고 색채감 넘쳐요. 그것도 만화적으로. 정말 만화(카툰)의 특징을 잘 살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이해가 안가는게, 한국에서 12월 12일에 개봉했단 말입니다. 그런데 19일에 이미 상영시간이 조조와 심야밖에 없어요. 그리고 21일에는 이미 서울 CGV는 전멸하고 메가박스만 하루에 1회 상영하더라구요. 아무리 크리스마스 시즌에 돈 될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지만, 이런 걸작을, 그것도 스파이더맨을, 너무 합니다!

오랫만에 별 5개짜리 스파이더맨이에요. 스파이더맨이 여럿 나오니 어벤져스 안부럽구요, 아무리 같은 스파이더맨들이라도 개성이 넘쳐요. 스토리는 약간 뻔하지만 캐릭터들의 성장이 재미있어요. 일부러 진부한 만화적 설정과 진행을 넣어놓고 캐릭터들끼리 진부하다고 깐다거나, 싸우는 도중에 쫑알대는 것도 스파이더맨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이 비주얼이 정말 멋져요. 색상이 하나하나 그래피티 같고 화려합니다. 페니 파커나 스파이더 햄, 그리고 만화적 연출들은 애니메이션이 어떤 부분에서 실사영화보다 우월한지(특히 만화 원작 캐릭터를 다룰때) 확인시켜 줍니다.

황석희씨의 특징은 찰진 번역인데, 여기서는 찰진 번역이라기 보다는 각 캐릭터의 특성이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식으로 번역한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정을 많이 알아야 하는 작품들은 황석희씨가 최대한 맡아 주었으면 좋겠네요.

코믹스러운 장면도 꽤 많아서 신나게 웃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쿠키영상에 미래의 스파이더맨이 60년대 TV시리즈로 차원이동해서 삿대질 개그를 하는게 참 웃겼네요. 데드풀2에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자신의 흑역사를 지우러 다니던 쿠키영상도 연상되고. 스탠리가 중간에 까메오 출연하는데, 무척 웃기는 장면이었지만 그의 유작이라 슬펐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스파이더맨 좋아하신 다면 꼭 보세요. 기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하셨다면 연상되는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그 시리즈를 뛰어넘을 유일한 스파이더맨 명작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흑인 꼬맹이가 스파이더맨으로 나오는게 걸린다고요? 이거 보고 나면 그를 스파이더맨으로 인정하게 될걸요?

소니가 시리즈로 계속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ps. 그웬 스테이시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목소리 연기한 헤일리 스타인펠드도 매력 넘치는 배우이자 가수죠.

ps. 니콜라스 케이지는 몇번째 슈퍼 히어로죠? ㅎㅎ

ps. 극장들이 이 작품을 조기 종영하는게 아니라 가늘고 길~~게 가기로 한것 인듯 합니다. 1월 초인데 계속 1~3회 상영은 유지하네요.


다크 타워: 희망의 탑 (The Dark Tower, 2017)

미루고 미루다 넷플릭스에서 오늘까지만 서비스 한다길래 낼름 본 영화.

타크타워가 스티븐 킹의 인기 시리즈인건 알지만 원작은 못 봤다. 다만 영화는 건슬링어 VS 맨인블랙 대결구도 소재만 따와서 주인공 소년을 어설프게 키워 넣은 듯. ‘이계로 들어간 소년이 지식과 초능력을 이용해 중요 인물을 돕는’ 3류 판타지 진행을 하기 때문에 유치하다. 그냥 환상특급 TV시리즈 한개 에피소드 수준의 깊이.

그나마 액션이나 좋으면 다행인데, 마지막을 제외하면 별다른 액션이 없고, 악당도 마법이 있고 악랄하다 수준의 개성없는 악당이 되어 버렸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힘을 낸 계기도 식상하다.

이드리스 엘바는 모처럼의 주연급 배우로 레벨업할 기회였을 텐데, 흥행을 못해서 아쉽게 되었다. 영화를 어설프게 만들어 배우 커리어 꼬아 놓은 사례. 수현이 주인공들과 악당 제외하고 가장 비중 있는 조연으로 나온다.

내 점수는 별 2개. 그나마 괴물 디자인이나, 폐허, 특수효과등 비쥬얼 적인 면에서는 적당히 봐줄만 했다.

ps. 지구에서 머신건 가져가서 갈겼으면 매튜 매커너히 이겼을거 같은데? 고작 튄 탄환을 못 막아서 지다니…

ps. 특이하게 러닝타임이 1시간 반 정도인데, 그게 장점이라고 댓글이 달릴 지경.

크리스마스 연대기(The Christmas Chronicles, 2018)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데. 넷플릭스가 만든게 결말이 어떨지~~

아빠 잃은 애들이 크리스마스가 오자 우울해 하다가 산타를 만나 소동을 벌이는 뻔한 이야기.

결말까지 너무 뻔해서 식상하긴 한데, 커트 러셀의 능청맞은 연기와 CG로 만든 엘프등 소소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요즘 애들 눈높이에 맞게, 산타가 하루밤 사이에 전세계에 선물을 나눠주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 나름 합리화를 시켜 놓은(포털 이용한 썰매 순간이동, 자체 초고속 이동….) 점들이 특이. (커트 러셀이 모든 행성에 씨를 뿌리던 능력으로 전세계에 선물을 뿌린다…? ㅋㅋㅋ)

크리스마스 기념해서 애들에게 보여 줄만한 영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고, 더빙도 잘 되어 있다.

ps. 소니 캠코더 화질이 저렇게 좋고, 기기가 튼튼했던가…

주먹왕 랄프(Wreck-It Ralph, 2012)

소소한 일상의 아이템에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존재들의 삶이 있고, 그들이 갑작스러운 사고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는 건 토이스토리의 컨셉인데…

어째튼 토이스토리의 오락실 버전 디즈니 애니이다.

배경의 추억의 오락실이기도 하고, 역할간의 갈등이나 시대에 뒤쳐진 자의 발악 같은게 소재로 나오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통할 이야기.
게임마다 분위기가 다른 배경과 캐릭터, 그리고 자잘한 재미가 많은 작품이다.

약간은 복잡한 구성이라 따님이 성장하고 나서 보여줬는데, 현재 따님이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 중 하나이다. 모아나, 겨울왕국 다음 일듯.
바넬로피의 꼬맹이 목소리의 성우가 겨울왕국 엘사와 같은 성우라고 알려줬더니 따님 표정이 ?…
(소연 성우가 폴리에서 진과 스쿨비 성우여…)

랄프의 한국어 더빙에 대해 불만글이 좀 많던데,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성우가 아닌 것에 비하면 정준하가 의외로 연기를 잘한거 같은데 나만 그런가?

미국에서는 지금 후속편이 개봉한 듯 한데, 우리나라는 내년에 개봉한다는 듯. 벌써 따님이 기대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