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2012)

본 시리즈의 외전. 제레미 레너와 레이첼 와이즈, 좋아하는 배우 둘이 나와서 신나게 기대했는데 약간 애매. 넷플릭스에서 오래전에 봤는데 후기를 안썼길래 기억을 더듬어 써 본다.

아마도 제작사들은 본 시리즈 3부작이 끝나고, 가지치기를 해서 어떻게든 또 다른 3부작을 만들려고 했던 모양이다. 그냥 액션 영화로서는 재미있지만 본 시리즈 4편으로 하려니 애매해졌다. 액션과 추적이라는 점은 본 시리즈를 너무 답습해 새로움이 없고, 기타 스토리는 제이슨 본의 자아 찾기 보다는 약한 주인공의 약 찾기. 그것도 약은 하나는 먹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고, 하나는 공장 하나 털어서 만들어 내서 주사 맞으니 끝.

마지막에는 동급의 특수요원과 싸움을 하는데 출혈 때문에 제레미 레너가 패널티를 안고 싸우지만 레이첼 와이즈가 도와 줄수도 있는 수준이라 어쩌다 좀 싸우다 이겨 버린다. 마지막 도와주는 현지 어부들은 너무 뜬금 없다. 배우들은 매력적인데 기획 자체에서 그 이상을 못 뽑아 낸 작품.

예전에 본 얼티메이텀 후기에서 본 시리즈 두번 보면 질리겠다고 한적 있는데, 이 본 레거시가 새로움이 별로 없어서 질리는 포인트가 된 것 같다.

개인적인 평가는 별 4개. 주연 배우들을 좋아해서…

ps. 제레미 레너 불쌍. 듣기로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캐릭터도 차기 주연으로 기획된 캐릭터지만 이어 받는데 실패했다고 한다.

크루즈 패밀리(The Croods, 2013)

유치할 것 같아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던 애니메이션. 유머 잔뜩 나오고, 액션 꽤 좋고, 캐릭터들 개성 있고, 극적인 전개도 있고, 감동도 있고, 애들과 같이 볼 수 있는 가족 영화이고. 여러모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주변 사람들 죽는 걸 하도 봐서 밖으로 나가는 걸 금기시 하던 동굴 원시인 가족이 있는데, 닥쳐올 재난을 피해 도망가던 외지인 소년을 만나고, 결국 동굴을 빠져나와 피난을 같이 가게 되며 벌이는 소동.

주인공들은 뭐 인간이고,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것들도 있긴 하지만대부분의 동식물들 보면 현실의 지구는 절대 아닌 듯. 별의 별 해괴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나름 귀엽기도 하면서 징그러운 오묘한 디자인이다.

원어 더빙은 니콜라스 케이지, 엠마스톤, 라이언 레이놀즈 등 호화 캐스팅인데, 애들과 보느라 더빙판을 봐서 연기는 확인 못했다. 더빙 성우들 연기는 좋다.

애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애니메이션을 원한다면 추천. 내 평가는 별 4개.

달빛궁궐 (Lost in the Moonlight, 2016)

넷플릭스에 있어서 따님과 두번 감상.

전통적인 소재를 살린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은 좋긴 한데, 그외에 장점은 딱히 없다. 전통적인 소재를 쭈욱 나열해 놓고 억지로 이어 붙인 듯한 스토리 전개. 어색한 더빙, 어딘가에서 본 듯한 디자인 요소들.

주인공은 그냥 다른 세상에 빨려 들어가 딱히 하는 일이 없이 이야기에 휩쓸려 여기가서 신기한거 보고, 저리 가서 신기한거 본다. 마지막에 자기 의지로 약간 영향을 주긴 하지만 그 마저도 식상한 ‘의로운 주인공’식 결정이었다. 악역인 매화부인은 괜히 향나무 노인네 깨워서 자폭하고, 자잘한 악당들도 어쩌다 그냥 스스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야기 흐름이나 설정도 이해가 되게 보여주기 보다는 계속 등장 인물들이 말로 설명하고 있다. 기타 뭐하러 있는지 모르겠는 캐릭터만 수십개.

더빙한 연예인들 목소리는 아주 어색한 연기의 끝장을 보여준다. 김슬기가 그중에 그나마 발음이 좋기는 한데 굳이 김슬기를 쓰는 이유는 모르겠다. 다람쥐 목소리나 특성이 소년에 가까운데 왜 여성 연예인을 쓰지…

디자인 부분도 문제인데, 전통적인 면을 살린거 자체는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주인공이 처음 보는 신기한 장면을 표현하는 연출도 그렇고 요괴들이 액체괴물 비슷하게 되는 부분도 아무리 봐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주 쓰던 방식이다. 설사 표절이 아니라 하더라도 보는 사람이 충분히 연상을 할 수 있을만한 유사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본 것은 음악과 산신들. 북악산신과 목멱대왕이 티격태격하면서 만담꾼 역할을 하는 점이 좋았다. 별로 이야기 흐름에 비중은 없지만.

개인적인 평가는 별 2개. 고작 이게 최선이었나?

러브 & 드럭스(Love & Other Drugs, 2010)

초반은 제약회사 영업맨 주인공의 19금 로멘틱 코메디(플러스 제약회사와 병원의 커넥션을 비꼬는 블랙 코메디), 후반은 그 여자친구의 시한부 인생을 다룬 신파극. 넷플릭스에서 오래전에 감상했는데 후기를 누락해서 다시 씀.

한국어 제목이 좀 애매한데, 단순히 영어 발음대로 쓰려면 그대로 쓸 것이지 other를 빼먹었다. 원제인 Love & Other Drugs 는 ‘사랑과 또다른 약’이니 사랑 또한 약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주인공이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 약에 대한 것이 계속 나오고, 여주인공은 약을 계속 먹고 사는 시한부인 상황을 결합하면 꽤 여러 의미를 가지게 되는 제목인데, 그런 센스를 날려 먹었다.

내용은 간단한데, 재치와 말빨로 제약회사 영업을 하던 주인공이 병원에서 예쁜 여주인공을 만나 한눈에 반해 대쉬했는데, 알고보니 파킨슨병 환자이다. 이런저런 재미있는 에피소드(특히 당시 신약인 비아그라 관련)들이 있으나, 결국 여주인공의 병세는 심해지고 그걸 치료 할 신약은 없는 상황. 둘이 갈등이 심해지지만 결국 다시 만나고 기약없는 해피엔딩.

두어 가지 장르 혼합적인 영화이고, 뻔한 내용에 뻔한 결말이지만, 앤 해서웨이와 제이크 질런홀의 연기가 괜찮다. 노출도 나름 많이 나오고…(중요) 특히 앤 해서웨이의 큰 눈에서 눈물이 맺히는 장면은 꽤 마음을 흔든다. 내 평점은 별 3.5개.

섹스 테이프 (Sex Tape, 2014)

미국식 19금 코메디 영화. 이거 한국 제목이 ‘섹스 테이프’ ‘S테이프’ ‘동영상 유출 사건’ 등등 여러 제목이 있는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넷플릭스와 다음은 ‘동영상 유출 사건’으로 되어 있고, 와챠와 네이버는 ‘S테이프’로 되어 있고, 구글은 ‘섹스 테이프’로 되어 있음.

섹스라면 둘째 가라고 해도 서러울 정도로 하던 주인공 부부가 애들 키우다 힘들어 멀리 하게 될 쯤… 둘이 새 아이패드로 영상을 찍으면서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미친짓을 하면서 신나게 섹스 하는데, 그게 남들에게 선물한 아이패드들에 동기화 된다. -_- 그걸 회수하려고 노력하면서 벌이는 코메디.

아이디어는 좋은데, 별로 웃기는 장면이 많지를 않다. 아이디어를 못 살렸다는 느낌. 벤쳐 회사 사장 집에 가서 아이패드를 찾다가 둘이 망가지는게 웃긴 장면으로 거의 끝이고, 나머지는 그냥 이래저래 마무리 된다.

웃긴 장면보다는 카메론 디아즈 아줌마의 엄청난 몸매… 긴다리와 원더우먼 저리가라 할 날신한 근육미…를 보라는 영화인 듯. 영화 내용상 애 둘 낳고 키우느라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던 40대 아줌마가 어떻게 저런 몸매가… 아저씨도 근육까지는 없지만, 똥배도 없는 놀라운 몸매…

제 평가는 별 1.5개. 카메론 디아즈의 명품 몸매와 미소 덕분에 쓰레기통 행은 겨우 면했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

넷플릭스에 있길래 본 영화.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비주얼 장인. 비주얼만 너무 신경쓰다 이야기는 망함… 같은 제작진이 공각기동대 헐리우드판을 만든거라는데…역시 라는 말이 나올 지경. (비슷한 장면도 좀 나온다. 하얀거 뒤집어 쓴 누님 장면 이라든가…)

일단 백설공주가 베이스 스토리인데, 주인공들 이름과 포지션 빼고는 딱히 관계 없음. 거울이 여왕보다 공주가 예쁘다고 해서 죽이려 한다…정도만 같다. ( 크리스틴 스튜어트 외모가 좀 썩어서 아무리 봐도 샤를리즈 테론이 더 예쁘게 보이는데… ) 주제가 뭔지 모르겠고, 그냥 배우들의 외모와 특수효과 볼거리를 위해 영화를 만든 것 같다. 그런데 특수효과나 장면도 다 어디선거 본 것 같다는게 문제. 사람이 까마귀로 변하는거야 뱀파이어 나오는 영화에서 자주 써먹은 거고, 신비한 사슴 모양 신령이 나왔다가 공격 받는건 원령공주 같고…

캐스팅이 쓸데 없이 화려하다. 샤를리즈 테론은 원톱이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크리스 헴스워스가 조연 같아서 문제지. 심지어 지나가는 난쟁이들도 네임드급 배우들임. (닉 프로스트는 형이 거기서 왜 나와 급 …)

이거 나름 흥행해서 후속작도 나왔던데, 이러니까 헐리웃이 호화 캐스팅과 특수효과만 쳐바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 제목도 영화 컨셉에 맞게, 영어 발음대로 써서 폼만 잔뜩 잡았다…

ps. 마눌님은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정말 예쁘다고 10번 칭찬 하심… 난 샤를리즈 아줌마를 칭찬하려다 평화를 위해 참음.

ps. 좋아하는 배우들이라도 나와서 내 평가는 별 2개.


사랑에 대한 모든 것(The Theory of Everything, 2014)

극장 상영시 바빠서 못봤다가 넷플릭스에 있길래 본 영화. 왜 한국 상영 제목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바꾸었는지 모르겠다. 원제가 중의적인 면이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은데 말이다.

위대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첫 부인이었던 제인 호킹이 쓴 회고록을 각색해 만든 영화이다. 단순히 유명한 물리학자의 시각이 아니라 주변인들의 고뇌와 고통, 사랑과 불륜 등 여러가지가 담겨 있는 영화.

스티븐 호킹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은 거의 스티븐 호킹의 코스프레를 한 듯한 완전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그의 연기력 덕분에 이 영화의 모든 고뇌가 깊게 다가오는 것이니 이 영화의 1등 공신. 펄리시티 존스는 원래의 제인 호킹보다 외모는 300%쯤 뻥튀기…이긴 한데 역시 그녀가 잘하는 ‘똑똑하지만 고민하는 여자 캐릭터’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찰리 콕스는 … 제인 호킹의 외도를 합리화 시켜주는 매력 덩어리…이지 뭐…

영화가 평상시에 잘 알려진 스티븐 호킹의 시각이 아니라 제인 호킹의 시각에 가깝게 연출되었다. 그래서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도 나름 참신했다. 이혼 직전 간호사와 스티븐 호킹이 친해지는 부분에서는 섬찟. 그 간호사는 후에 중환자인 스티븐 호킹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정신병자였으니…

어째튼 스티븐 호킹이나 제인 호킹이나 참 힘든 것을 극복하며 살았구나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별 4개.

미션 투 마스(Mission To Mars, 2000)

예전에 극장 개봉할 때 바빠서 못 보고 지나갔는데, 넷플릭스에 있길래 감상.

예전에 화성에서 사람 얼굴 모양의 언덕이 찍힌 적 있죠. 실제론 얼굴 모양이 아니지만 우연히 그림자가 져서 그렇게 찍힌 거였는데, 그 사진과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결합하면 이 영화가 됨.

화성 유인 탐사시에 뭔가 인공물을 발견하는데, 그걸 탐사하러 갔던 팀들이 한 명 빼고 다 죽고, 그를 구조하러 간 주인공팀이 외계 문명이 준 퀴즈를 풀고 외계인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다는 이야기.

유명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에, CSI뉴욕과 포레스트검프에서 나왔던 게리 시니스(아폴로 13호에 못탔던 한을 푸심 ㅋㅋ), 쇼생크 탈출의 팀 로빈스와 추후 워머신 되시는 돈 치들, 예쁜 아줌마 코니 닐센, 슈퍼소년 엔드류의 제리 오코넬 등등 쟁쟁한 배우들이 나오는데…

재미가 애매함. 뭔가 영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이거 찍고 저거 찍고 이어 붙인 느낌. 위기가 많기는 한데 TV시리즈 SF물 보는 정도 느낌임. 외계인 문명 기원설이라든지 외계인의 시험 같은 것도 사실 너무 뻔해서…

별 3개. 애매함.

U-571 (2000)

극장 개봉했을 때 친구와 같이 본 영화인데, 넷플릭스에 있길래 오랫만에 다시 감상.

독일 유보트의 암호해독기를 탈취하려다 꼬여서 그 유보트 가지고 도망다녀야 하는 영국해군들의 모험담. 잠수함전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들(적의 폭뢰 공격, 적 잠수함과의 어뢰 교전, 깊은 잠항으로 인해 선체가 깨지는 위험)등을 총 망라해서 보여주는 영화이다.

매튜 매커너히가 아직 젊어서 기름 흐를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하비 카이텔 아저씨가 엄청 멋있게 나오는데, 왜 나중에 심형래에게 꼬여서 라스트 갓파더에서 망했는지… 나치 전문 배우라는 별명인 토마스 크레치만도 나옴.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는 이 영화로 평이 좋았는데 나중에 터미네이터3 찍어서 망함.

이 영화는 밀리터리 고증 문제가 꽤 많은데, 주로 주인공 격인 유보트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다른 배들은 죄다 엉터리인 식이다. 보급용 잠수함이 어뢰를 쏘질 않나, 시대에 안맞는 배가 나오거나, 영국 구축함이라고 나오는게 미국 전함이거나… 마지막에 결전을 하는 독일 구축함도 전혀 독일 구축함처럼 안생겼다. 무슨 어선이나 경비함 같은거에 조금 개조해서 영화 찍은 듯한 느낌.

그래도 스릴 하나는 끝내주는 영화이다. 폭뢰 터질 때의 긴장감과 소리는 아직 다른 잠수함 영화가 못 따라간다. 별 4.5개.

퓨리(Fury, 2014)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슈어사이드 스쿼드와 브라이트를 감독하기 전에 감독한 영화. 전쟁영화로서 꽤 준수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박진감 있는 전투 장면, 주인공의 성장, 캐릭터들의 개성, 전쟁의 참상, 주인공들의 적절한 영웅적 희생 , 등등을 잘 엮어 넣은 종합선물세트.

브래드 피트, 샤이아 러버프, 존 번설, 마이클 페냐등 쟁쟁한 배우들이 꽤 나오는데,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섭외한게 아니라 배우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캐릭터를 짠것 같은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샤이아 러버프의 유태인관련 유머도 꽤 비중이 많고. 로건 러먼도 퍼시 잭슨에서는 그저 그랬는데, 여기에서는 제대로 연기력이 나온다. 제이슨 아이작스도 상관으로 지나가듯 나온다. 잠깐 주인공과 매춘을 한건지 사랑을 한건지 애매하게 나오는 독일 배우 알리치아 폰 리트베르크… 예쁨.

밀리터리적인 고증에 대해서는 아는 한도에서는 조금 애매한 것 같다. 실물 티이거나 여러 실물 무기들이 나오는 등 큰 부분은 잘 고증했는데 세세한 부분에서는 놓친게 많은 느낌. 예광탄이 파랗고 초록색이고 해서 광선총 처럼 나가는건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 안되고, 서부전선에서 SS친위대의 티이거가 왜 매복이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면으로 M93 고속철갑탄 맞고 버티는 것도 이상하고..

단점이 있다면 21세기 전쟁 영화치고는 좀 뻔한 전개를 보여주고, 최후의 전투는 너무 영웅적이다. 이상보다는 현실이라고 생존을 위한 전투를 강조하던 인물들이 갑자기 죽기를 각오하는거…좀 애매. 마지막에 주인공을 보고도 살려준 어린 SS 병사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려고 넣은거 같은데, 너무 비현실적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평점은 별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