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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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내용은 다르지만 맥스 페인은 원작 게임의 분위기를 나름 잘 살린 영화였습니다. 눈내리는 묵시록적 분위기, 마약과 살인, 가족을 잃은 아픔과 환각,  경찰의 추적, 고층빌딩에서의 전투, 과도한 CG처리를 한듯한 빛바랜 영상….모두 원작의 이미지죠. 원작 캐릭터보다는 조금 동글동글 하고, 냉소적이지도 못하지만, 마크 윌버그라는 선택도 나쁘지 않았구요.

문제는 액션게임…특히 매트릭스스러운 액션으로 유명한 원작 게임을 영화화하면서, 화려한 액션과 총질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아니..액션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기 보단 ‘생각’보다 크지 않은 거겠죠. PG-13에 맞추려는 제작사의 선택일 수도 있구요.

어차피 시간 죽이기 게임이었으니, 시간 죽이기 영화로는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별 3개.

ps.
미청년 크리스 오도넬이…..통통해져서는 얻어터지다 죽는 아저씨로 나오다니…안습이..

스타더스트 (Stardus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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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는 즐거운 판타지 영화입니다. 솔직히 내용은 진부해요. 보다보면 앞으로 어찌될지 다 맞출수 있고, 세계관 같은거 설명 안해줘도 다 유추할 수 있는 그렇고 그런 판타지입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성공이후로 ‘너희들이 고생 안하면 세상이 멸망해!”류의 심각한 판타지 영화들이 많아졌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죠.

주인공 트리스탄이 담을 넘으려는데 담지키는 할아버지가 주인공 아버지의 경우에서 교훈을 살려 쿵후를 한다던지 -_-; 트리스탄과 이베인의 유치한 사랑놀음이나 왕자들의 권력을 다투다 죽고나서 유령이 되는 것등. 진지한 상황에서 한없이 가볍게 흘러갑니다. 일부러 슬랩스틱 코메디를 하는건 아닌데 계속 웃기게 만들어주죠.

미셀 파이퍼가 유치한 마법으로 주인공들을 노리면서 젊어졌다 늙었다 하는것이나, 로버트 드니로가 여자옷 입고 춤을 추는 취미를 보여주는 ‘위대한 배우들의 망가짐’도 대단해요. 미셀 파이퍼는 젊은시절 “레이디 호크“에서 사악한 주교의 마법에 걸려 매가 된후 노려지는 역을 했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노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역시 판타지는 사람들의 꿈에 가까운게 좋지요.

스필버그의 괴작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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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에서 한 여성이 옷을 벗으며 바닷물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수영을 하던 여성이 갑자기 겁을 먹습니다. 음산한 음악과 함께 물속에서 다가온 커다란 그림자는…바로…

일본 잠수함….. -_-

자신의 대 히트작인 영화 “죠스“의 오프닝 시퀀스를 스스로 패러디하고, 수많은 중견배우들과 당시로는 어마어마 하게 많은 미니어처 작업과 특수효과를 사용했지만 스필버그로서는 잊고 싶을지도 모르는 영화가 바로 1941입니다.

1941은 2차대전 당시 진주만 기습을 당한 미국인들의 히스테리 상황을 코믹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실제로 당시에는 일본군이 곧 본토를 습격할 것이라고 겁을 먹은 미국인들이 도처에서 일본군을 봤다는 신고를 해대고, 군인들도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오인 보고를 하거나, 서로 패싸움을 하기도 하는 상황이었죠. 스필버그는 여기에 착안해서 당시 상황을 코메디로 그려나갑니다.

아버지의 권유로 군인 위안행사에 참가한 여성과, 그 여성을 좋아해서 군인으로 위장하고 클럽에 들어가 춤을 추다 시비가 붙은 남자. 그 시비에 말려 서로 싸움박질하는 군인들. 비행기라면 사족을 못쓰는 여성을 꼬시기 위해 군의 항공기를 허락없이 빼내 도시 상공을 나는 장교와 그것을 일본기로 오해해 공격하는 전투기 파일럿. 아기 코끼리 덤보 애니메이션에 빠져 있느라고 일이 꼬여가는걸 방치한 장군. 나침판이 고장나서 엉뚱한 미국 해안에서 헤매는 일본 잠수함과 그 일본 잠수함에 대고 엉터리 사격을 하는 노인들. 도저히 요약이 안되는 이런 스토리들은 영화를 사공이 많은 배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이게 대 감독이 제정신으로 만든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 영화에는 눈에 익은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대 배우인 토시로 미후네가 일본 잠수함 함장으로 나오고, 드라큘라와 사루만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가 일본 함장의 속을 계속 긁어대는 독일 함수함 함장으로 나오죠. 댄 애크로이드가 맛이 간 미군 전차 차장으로 나오고, 존 밸루시가 광적인 전투기 파일럿으로 나옵니다.

1941을 처음 본 것은 어렸을때 명절날 공중파 TV에서였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일본 잠수함이 나침판이 고장나서 고생하다 길을 물어보려고 미국인을 납치해왔는데, 그 미국인이 가진 과자에서 선물용 나침판이 나온것. 모두 즐거워하자 미국인이 나침판을 먹어버리고, 미국인은 볼일을 볼때까지 화장실에 갇히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또 미국인의 라디오를 잠수함에 가지고 들어오려는데 너무 크자 “이걸 작게 만들어야 되겠다”라고 일본병사가 말하죠. (일본 소형 음향기기에 대한 패러디) 헐리우드(사실은 작은 유원지)를 향해 일본 잠수함 함장이 “저 산업시설을 공격하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일본회사의 헐리우드 영화사 매입에 대한 비꼬기)

이 영화는 장면장면은 정말 주옥같습니다. 그 집합이 작품이라고 할만하지 못해서 문제지. 제 생각에는 당시의 스필버그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수도 없이 떠올랐던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게 체계적으로 잘 연결되면 인디아나 존스같은 걸작이 나오지만, 단순히 모아놓고 정리가 안되면 1941같은게 나오는게 아닐까요.

즐거운 기분 전환을 위한 영화 – 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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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의 예스맨을 보았다.

짐 캐리의 원맨쇼를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보았던 조이 디샤넬의 코맹맹이 소리와 큭큭 거리는 웃음을 다시 볼수 있어서 즐거웠고, “슈퍼맨”의 조드 장군 테렌스 스탬프의 정정한 모습 – 정말 파워풀하게 달려와 소리지르신다 – 을 보아서 즐거운 영화였다. 더불어 짐 캐리의 맨 엉덩이도 볼수 있는 15세 관람가 영화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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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영화가 아닌,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기운과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단지 아쉬운게 있다면, 너무나 전형적인 짐 캐리 스타일 영화라는 것(그렇고 그런 인간이 우연한 기회로 쉽게 변화하고 성장한다)과 고 화질로 짐 캐리를 보니 50살을 바라보는 티가 너무 난다는 것이다. 그의 몸개그는 여전히 웃기지만, 구르거나 얼굴을 망가트릴때마다 다칠까봐 걱정되서 이젠 무섭기도 하다.

올 겨울, 한바탕 웃을 영화가 필요하다면 적극 추천!  별 5개중 4개.

짐 캐리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스테판님의 배우사전으로….링크

딥 임팩트와 흑인 대통령

세기말인 1998년,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지구가 멸망할 위기에 닥쳤다는 소재의 헐리우드 영화 두편이 경쟁중이었다. “딥 임팩트”“아마게돈”. 평가는 아마게돈이 액션과 캐릭터들이 더 재미있지만, 딥 임팩트가 종말에 임하는 사람들의 심리묘사나 현실성은 더 높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딥 임팩트에 좀더 점수를 주고 있었지만, ‘현실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바로 ‘모간 프리먼’에 대한 것이었다. 모간 프리먼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흑인 배우였지만, 하필 그가 영화에서 대통령이었다.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 어림없을걸…”

10년이 지나서 이제 영화속의 허구가 현실로 다가왔다. 흑인인(비록 혼혈이지만)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세상 참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ps.
그러고 보니 그 영화도 생각난다. 백 투더 퓨처.

과거로 돌아간 마티를 과거의 브라운 박사가 믿지 않으며 묻는다.
“그럼 말해다오. 미래의 소년. 1985년의 미국 대통령이 누구지?”
(Then tell me, “Future Boy”, who’s President in the United States in 1985?
)
“로널드 레이건요”
(Ronald Reagan.)
“로널드 레이건? 배우?”
(Ronald Reagan? The actor?)
후략…

10000BC

가끔 영화를 만든 분들(그게 영화감독이든, 제작자든, 배우든, 홍보담당자든간에)중에는 ‘저 사람이 뭘 믿고 저리 자신있나’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홍보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영화를 만들어놓고 자신은 무슨 예술작품이라도 만든줄 안다거나, 혁명이라도 일으킨 걸로 떠들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끝에 크레딧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자기 위인전 붙여놓은 자의식 과잉 감독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는 이 감독이 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롤랜드 에머리히의 감독의 전작들인 인디펜던스 데이나 투모로우의 경우는 그나마 인간의 어리석음에 뒤통수를 치는 소재와, 전형적인 영화적 언어와 화려한 특수효과의 조합, 주인공의 극기와 유머등 볼거리가 넘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10000BC는 영 뭔가 이상합니다.

영화는 그동안 홍보한거에 비하면 한없이 지루합니다. 그저그런 원시인(?)이 창 타령, 매머드 타령하다가, 습격받아 노예로 납치된 여친 찾아 산을 넘어가보니 거기엔 벌써 철기문명에 신타령하는 중앙집권 이집트가 있다라는 겁니다. 거기서 주인공은 드라마 ‘주몽’에서 자주 써먹던 잠입+우리편 설득 스킬로 간단하게 적의 정권을 전복시켜 버리고 승리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의 모든 합리화는 수없이 거론되는 ‘예언과 전설’입니다. D모 영화에서 써먹던 수단이죠.

더 웃긴것은 시간적 뒤틀기인데, 원래 피라미드는 이집트 4왕조때니까 영화에서는 5천년은 빠릅니다. 철기시대는 더 나중이구요. 나름 매머드의 동원 장면과 함께 관객에게 ‘쇼킹하지?’ 라는 의도인거 같습니다만,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그런 역사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액션은 창찌르기 정도로 어이없이 간단합니다. 특수효과도 매머드나 검치 호랑이, 가스토르니스(대형육식새)등을 위해 사용했지만 화면이 전체적으로 밝은 아프리카 장면들에서는 어색함이 눈에들어오는 수준입니다.

다행인 점은, 나름대로 이런 요소들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수준’으로 잘 이어 붙여 편집해놨다는 것입니다. 선형적인 구조지만 나름대로 기승전결은 존재하죠.

별 5개중 2개반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8686

+
왜 욕을 실컷 해놓고 별이 2개 반이냐? 하면….
여주인공인 카밀라 벨이 이쁩니다. 쿨럭.

+
원래 이집트 고대왕조시대의 ‘움직이지 않는 별’ 북극성은 Draco의 Thuban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고대생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만들려고 10000BC로 옮겨 놓다보니 북극성은 베가(직녀)가 되어버릴텐데, 화면상으로는 워낙 후딱 지나가서 확인을 잘 못했습니다. 그외에 오리온 자리라던가 사자자리 같은 별자리가 영화에 잠깐 언급됩니다.

+
주인공은 남하를 해서 피라미드를 찾아내는데, 왜 움직이지 않는 별(상식적으로 북극성일텐데…) 타령을 했는지는 의문이죠….

맨 프럼 어스 (The man from earth, 2007)

약 만4천년을 살아오며 인류의 역사속에서 살아온 남자. 헤어지기 전 그의 친구들에게 만약에…로 시작한 자기 고백에서 그는 매번 10년마다 자신이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다른 신분으로 바꿔 이주해왔다. 그는 부처의 가르침을 중동에 전하려다 본의 아니게 예수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독실한 신자인 동료의 분노를 사버린다. 그의 논리적으로 깨질수 없는 정연함에 동료들은 모두 괴로워하고, 그런 동료를 위해 주인공은 지금까지의 말이 다 픽션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국 주인공은 가장 나이든 동료의 옛 스승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버린다.

이것이 90분가량인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영화  “맨 프럼 어스”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원작은 스타트렉 작가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SF소설이며, 영화는 그것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가톨릭등의 신도들에게는 꽤 충격적이고 모욕적으로 다가올수 있는 영화이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가 나와서 주인공에게 분노를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분명 픽션이다. 만4천년을 살아온 남자는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주인공 존 올드맨은 부처의 가르침을 유럽과 중동에 맞춰서 바꿔 전달하고 싶었다. 간단한 100자 이내의 가르침. 자기 성찰의 중요성. 그러나 인간들은 그런 간단한 가르침을 무시하고 예수를 중시하며 신성시했으며, 없는 것을 지어내고, 기도나 교회등의 형식을 더 중시했다. 즉 영화는 신의 없음을 주장했다기 보단, 인간의 어리석은 속성에 얽힌 역사를 비판하는 것에 가깝다.

어째튼 흥미로운 영화이다.

PS.
사실 존 올드맨이 만4천년을 살았는지 아닌지는 금새 아는 방법이 있다. 입을 벌리게 해보면 안다.
아무리 그 사람이 완벽한 세포재생이 이루어지고 노화가 없다하더라도, 영구치는 재생되지 않는다. 만년이나 음식을 씹어왔으면 이빨이 아주 닳아서 없어졌거나 만신창이일것이다.

스필버그의 출세작, 죠스 (Jaws, 1975)

“여름 휴가철”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영화가 무엇인가요? 저는 바로 이 영화 죠스(혹은 조스?)입니다.

평화로운 작은 해안 마을 애미티. 어느 여름날 밤, 젊은이들이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다가, 서로 호감을 가진 젊은 남녀가 수영을 하려한다. 그러나 갑자기 여자를 무엇인가 바다속에서 끌고 들어가 사라진다. 여성은 갈갈이 찢겨진 시체로 발견되고, 뉴욕에서 온지 얼마 안된 경찰서장 브로디는 안전을 위해 해안을 폐쇄하려고 한다. 그러나 여름한철 장사로 먹고 사는 애미티의 상인들과 시장의 반대에 부딪친다. 브로디는 후퍼라는 젊은 해양생물학자를 불러, 시체로부터 상어의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반대에 의해 어쩔수 없이 해안을 폐쇄하지 못한다. 그리고 다시 어린 소년이 상어에 희생된다. 상어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브로디와 후퍼는 시장에게 강하게 반발했으나 독립절 휴가철의 바로 앞이라 제한적인 안전조치만으로 해안을 재개장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상어흉내 장난외에는 문제가 없어보였으나, 마침내 브로디의 아들 코앞에 있던 남자가 상어에 잡아먹히고, 아들은 쇼크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이에 브로디와, 후퍼, 그리고 상어 사냥꾼 퀸트가 시장에게 예산을 얻어 퀸트의 배로 상어사냥에 나선다. 평범한 인물인 브로디와, 첨단장비와 지식에 의존하는 후퍼, 과격하고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는 퀸트의 대립속에서 거대한 상어가 세명을 가지고 노는(?)가운데 몇일이 지나간다. 그리고 한밤중의 상어의 공격에 배는 가라앉기 시작하고, 작살로 독을 주입하려던 후퍼는 실패해 도망쳤으며, 퀸트는 잡아 먹힌다. 다 가라앉은 배의 마스트에 매달린 브로디는 상어가 물고 있는 공기통에 가까스로 M1소총으로 명중시켜 폭파시킨다. 상어가 죽은뒤 숨어있다 나온 후퍼와 브로디는 서로 웃으며 멀리 보이지도 않는 육지를 향해 헤엄쳐간다.

죠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출세작입니다.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가 스필버그 마음대로 만들수 있었던 이유는 전 작품인 이 영화가 성공했기 때문이었죠. 반대로 죠스를 만들때는 스필버그가 “슈가랜드 특급”이라는 영화를 대 실패하는 바람에 “죠스”는 꼭 성공시켜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스필버그에게 유리한 점은 좋은 평을 받았던 “Duel”의 트럭과 상어는 어떤면에서 많이 통한다는 점이었죠.

결국 영화 “죠스”는 그냥 성공이 아니라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대성공했습니다. 스타워즈가 나오기 전까진 흥행기록이 깨지지 않았죠. 그로 인해 생긴 영향은 상당합니다. 우선 ‘여름 블럭버스터’라는 여름철 영화장사가 유행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죠스도 5편인가까지 시리즈가 만들어졌고, 외전적이거나 아류작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오죽하면 백투더퓨처2에서 묘사된 미래에서 죠스십몇편이 극장에서 상영중이기도 했죠. ㅎㅎㅎ 죠스 영화덕분에 악당이 되버린 상어는 일부 종이 삭스핀요리를 위해 남획되어  멸종위기에 있음에도 무시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실제 인명피해가 극미함에도 상어에 대해 과도한 공포를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죠. 여름마다 아이들의 혀를 빨갛게 물들여오던 “죠스바”라는 히트 아이스크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죠스는 70년대 영화이기 때문에 아직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되기 전의 아날로그 특수효과입니다. 고작 반짝이는 불빛이나 떨어지는 별동별, 화염같은데 약간의 애니매이션효과가 추가되었고, 그외에는 손으로 고생해 촬영한 장면들이죠. 주인공인 상어도 ‘부르스’라는 로봇 상어를 이용했습니다. 아직 전자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라 부르스는 맨날 사고를 일으키고 제대로 컨트롤 되지 않았습니다. 스필버그는 궁여지책으로 상어를 잘 보여주지 않고 상어의 시점으로 헤엄을 치는 장면을 많이 사용했는데, 오히려 관객이 정체를 알수 없는 공격자의 입장에서 피해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인해 공포는 배가 되었습니다.

공포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이 영화의 공포를 만들어낸 1등 공신중 하나는 존 윌리암스입니다. 그의 짧게 끊어지면서 느릿느릿 헤엄치는 상어를 연상시키는 음악은 그야말로 걸작이었고, 아카데미 수상도 했지요. 그리고 존 윌리암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전속 작곡가가 되어 최고의 콤비로 이름을 날립니다. 스필버그가 마침 작곡가를 찾던 조지 루카스에 소개하여 스타워즈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지요. 반대로 주인공들중 하나인 후퍼역의 리차드 드레이푸스는 루카스의 전작인 “청춘낙서”에서 눈에 띄어 캐스팅되었으니 서로 주고 받고 하게 된 격입니다.

원래 죠스는 상어와 인간의 대결을 다룬 영화지만, 원작은 인간관계에 대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많이 축소되었지만 그래도 초반부에는 시장과 브로디역의 로이 샤이더의 대립이 불꽃을 튀기고, 후반부에는 배에 탄 브로디와, 후퍼, 퀸트역의 로버트 쇼의 갈등이 대단합니다. 훌륭한 연기와 연출로 인해 인물들의 속성과 대립이 선으로 분명히 그어질 정도인 영화가 바로 죠스죠. 그러한 캐릭터들의 묘사가 없었다면 죠스는 걸작이 되기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로보트 상어 ‘부르스’의 부실함도 감추기 힘들었을 겁니다. 다른 공포영화나 재난영화들도 죠스처럼 인물들의 갈등을 다루는게 기본이 되기도 했지요.

제가 이 영화 “죠스”를 처음 본게 초등학생 때였는데, 다른 2~5편도 같이 보는 바람에 무척이나 헤깔렸던 기억이 납니다. 인상적인 장면은 서장인 브로디가 권총을 만질때 뒤로 유성이 떨어지는 장면, 브로디가 미끼를 뿌리는데 그걸 받아먹는 상어 장면이나 상어가 부이를 달고도 잠수했다가 밤에 배를 공격하는 장면, 퀸트의 무서운 2차대전당시의 독백, 마지막 상어가 폭발하는 장면 등입니다. 3인방을 태운 배는 창문에 걸린 상어의 이빨속으로 흘러가는 장면의 비유는 너무 직설적이었지만 어린 마음에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머가 있던 장면들도 생각납니다. 브로디가 아이들이 신경쓰여서 보트에서 나오라고 소리지르지만, 부인은 아이들 놀게 놔두라고 남편을 안심시키죠. 하지만 다음 장면에서 책에 보트에 있는 사람도 상어에게 공격당하는 삽화가 보이고, 부인은 바로 “아빠말 들었지! 빨리 나와!”라고 악을 씁니다. 왠지 스필버그다운 유머지요.

참고

http://www.imdb.com/title/tt0073195/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029

핸콕,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닌 로멘스 영화?

※ 경고 : 이 글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토요일날 용산 CGV에서 핸콕을 봤습니다. 여친이 늦어서 10분이나 늦게 입장했는데도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광고는 길고, 런타임은 짧은(92분) 그런 영화입니다. -_-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블로거들의 평이, 처음에는 제대로 독창적인(?) 꼴통 알콜홀릭 슈퍼히어로로 나가다가 나중에 재미없어진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다르게 봤습니다. 이 영화는 슈퍼 히어로의 틀을 이용한 로멘스 영화네요.(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도 로멘스는 필수지만, 대체로 보조적인 부분이죠.)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그저그런 평범한 연인이 되어버립니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주변 환경때문에 상처를 받는 그런 연인이지요. 핸콕은 그런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운명적으로 만날수 밖에 없는 사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치는…

문제는 그런 로멘스 이야기도 예상할수 있는 범주인데다가, 진행이나 결론도 좀 진부합니다. 샤를리즈 테론도 슈퍼라는 것도 반전이라기엔 표정에서 복선이 너무 많았고, 슈퍼 히어로라는 소재로 너무 빙 돌아갔죠. 진부하지 않았던건 영화 앞부분의 홈리스스러운 윌스미스의 똘아이 슈퍼맨짓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기에 너무 무게중심을 두고 영화를 보다가 실망하는 것 같습니다. ‘똘아이 슈퍼맨짓’이 예고편에 나왔던 장면들이 전부라는 것도 문제였구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것은, 영화가 마치 TV드라마처럼 지나친 클로즈업+흔들리는 카메라를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맥스 스크린에 윌스미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이마에서 입술까지 꽉차는 걸 보는건 좀 부담스럽더군요. 덕분에 표정연기 하나는 확실히 관찰했습니다…

제 여친은 윌 스미스가 죽어가는 샤를리즈 테론을 구하기 위해 멀리 떨어지려 사력을 다해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고 감동해서 윌 스미스 팬이 되었습니다 -_-; (뭐 한달 후면 ‘윌 스미스’라는 이름 자체를 망각하고 ‘그 슈퍼맨 흑인’으로 기억할게 분명합니다만…) 원래 윌 스미스가 좀 사회 부적응자로 출발해서, 아이같은 유머와 장난도 한두번 날리고, 영웅이 되어가는 역이 전문이죠.

어째튼 즐겁고 가볍게, 혹은 심각하게도 볼수 있지만, 뭔가 12%정도 아쉬운 그런 영화였습니다.

PS. 절대 다치지 않는 슈퍼 히어로는 어떻게 면도를 하나? 에 대해 궁금했는데, 답이 나오는 영화군요 ^^;
자신의 손톱으로 한다는…
그럼 손톱은 어떻게 깍지???

오덕 팬더의 환타지, 쿵푸 팬더 (Kung Fu Panda, 2008)

쿵푸와 팬더, 네…중국 올림픽이 열리는것에 맞춰서 만들어진 작품되겠습니다. 쿵푸에 대한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스러운 환상과 못난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에 초고속 레벨업해서 악당을 물리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의 조합의 애니매이션입니다만, 의외로(?) 드림웍스의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작품에 대한 비꼬기를 했던 슈렉을 생각하면 다소 어이가 없지요.

게다가 영웅들을 동경하며 피규어가지고 놀던 오타쿠 팬더가, 수십년 수련한 사람도 몇일만에 추월하여 강해지고, 거의 우동스러운 국수와 수없이 날리는 분홍색 꽃잎, 왠지 미피가 연상되는 토끼 캐릭터들을 보면…이야…역시 미국놈들, 중국과 일본을 같은 아시아라고 문화에 대해 헤깔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애니매이션을 보다보면 이러한 시비를 걸고 싶은 마음이 점차 사라져 버립니다. 끝임없는 유머와 잘 디자인되고 표정도 풍부한 캐릭터들, 잭 블랙, 더스틴 호프만, 안젤리나 졸리, 성룡, 루시 루, 랜달 덕 김…초호화 캐스팅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타이렁의 탈출장면과 다리에서의 결투등의 장면에서의 화려한 액션도 일품입니다. 오히려 주인공 포의 최후 결투는 코믹하기만 하지 별로인거 같을 정도더군요. 포의 액션은 스승인 시푸와의 만두 뺏기 대결이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동양적인 교훈과 풍경도 적절히 섞여 영화에 양념이 됩니다.

즐거운 3D 애니매이션 좋아하시는 분께는 강추.

ps.
그런데 타이렁은 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손가락 기술을 쓰면 증발되어 버리나요? -_-

ps.
아무리 생각해도 시푸는 ‘요다’스럽습니다. 이게 서양인의 ‘동양 무술 스승’ 전형적인 이미지인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