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Scott Pilgrim vs. the World, 2010)

에드거 라이트의 병맛 영화. 원작 만화는 안봐서 잘 재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와 게임 느낌을 섞어서 최대한 병맛을 내고 있다. 병맛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한 영화.

넷플릭스에 있음.

워낙 병맛 영화라 미처 생각 못했지만 출연진들이 쟁쟁하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야 워낙 미모로 유명하고,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에 캡틴 마블(브리 라슨)에 전직 슈퍼맨(브랜던 라우스)도 나온다. 크리스 에반스와 브랜던 라우스는 정말 슈퍼수퍼 왕재수 캐릭터로 나온다. 보다보면 남여주인공이 더 재수 없긴 하지만.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1997)

넷플릭스에 있길래 마눌님과 같이 감상. 대학생 때 이 영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고, 쥬라기 공원의 주인공이 나온다며 엄청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SF공포물이라는 생소한 장르라 주변에서 아무도 안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 봐도 좀 애매하긴 하다. 독특하고 어두운 우주선 디자인과 인테리어, 기괴하게 죽어가는 승무원들, 다른 차원을 통과하는 초광속 운행이 사실은 지옥을 통과하는 것이었다는 설정 등 독창적인 면이 많지만, 거기서 끝. 캐릭터들도 전형적이고 결론이나 공포도 전형적이다.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범하는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데 그걸 잘 못 살린’ 케이스라 할 수 있겟다. 그래도 이 영화는 후에 많은 SF영화나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나.

배우는 유명한 샘 닐과 로렌스 피쉬번.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도 아직 참 잘 생겼던 시절. 제이슨 아이작스도 젊어서 흡혈귀 같은 매력이 있다. ㅎㅎ

 

마션 (The Martian, 2015)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조연 배우들, 인터스텔라 조연 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 SF판 캐스트 어웨이 영화.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신년 이벤트로 500원에 대여해서 봤다.

원작 소설이 워낙 치밀하게 고증을 해놔서 SF로서의 장점도 많고, 재미도 있는 영화였다.

인터스텔라에서 혼자 떨어져 외로움에 민폐를 끼치는 박사역을 했던 멧 데이먼이 또 비슷한 역을 한다. 이번에는 악의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매니아들이 보면 재미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은 영화. 특히 숀 빈이 있는데서 반지의 제왕 엘론드의 비밀 회의 드립을 칠 때 정말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숀 빈이 안 죽는 반전도 대단하고…;

예전 같으면 원작 소설부터 대뜸 사서 읽고 이 영화를 봤을텐데, 요즘은 책을 별로 못 봐서, 사놓고 못 본 책들이 한가득이다. 큰일이야.

코코 (COCO, 2017)

지난 주말에 따님과 함께 극장 관람.

죽음과 조상, 가족에 대해 무섭지 않고 밝게 묘사한 좋은 작품이었다. (6살 따님은 헥터가 죽을 뻔 하는 장면에서 무서워 했지만)

멕시코 문화는 잘 모르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보기에 편견없이 잘 각색 된 것 같고, 받아들이기 수월했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매번 좀 뻔하거나 데우스 오브 마키나 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그 외에는 훌륭.

우리나라도 비슷하게 저승에 대한 인식과 제사 등의 문화가 있으니,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기도. (그래봐야 달빛궁궐 정도 겠지만)

ps.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라는 단편을 틀어주는데, 20분 정도지만 노래가 잔뜩 나온다.

안나 성우 박지윤씨가 노래 실력이 더 늘었는지 더 테크닉하게 불러서 오히려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는데(작품속 시기상은 원작에서 불과 몇개월 후니까) 노래도 좋고, 그래픽도 좋고, 올라프의 개그도 괜찮았던 듯. ‘열기’단편과 비슷하게 좀 정신 없지만.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Zathura: A Space Adventure, 2005)

쥬만지의 우주버전 짝퉁 영화. 벌칙만 잔뜩 있고 한번 하면 중간에 취소 못하는 보드 게임이라는 소재는 거의 같은데 스릴이든 아이디어든 재미든 쥬만지보다는 못 하다.

쥬만지와 다른 점은 일단 배경이 되는 집이 우주로 가고, 집안에서 액션이 벌어진다는 점, 도와주는 어른이 결국 미래의 주인공이었다는 것. 그리고 보드 게임이 가끔 벌칙 아닌 보상도 있다는 것 정도. 보드 게임에서 나오는게 로봇이나 파충류 외계인인데…일부러인지 상당히 아동극 스럽게 유치하다.

넷플릭스에 있길래 봤는데, 생각해보니 2006년인가? TV에서 방영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주인공들의 누나로 나오는데, 당시엔 모르는 배우인데다 영화가 별로 재미 없어서 ‘꽤 예쁜 누나가 나오네’ 라는 기억 밖에 없었다.

 

쥬만지 (Jumanji, 1995)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1995년도 영화.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감상.

온통 벌칙 밖에 없고, 벌칙이 현실에서 괴물이나 동물, 재난으로 재현되는 보드 게임이 메인 소재이고, 거기에 로빈 윌리엄스와 배우들이 고생하며 모험하는 모습을 보는 영화이다. (벌칙이 재현되기 까지 십여초 걸리는 편이고, 약 3,4턴 정도 돌아가면 게임이 끝나니 벌칙이 재현되기 전에 마구 주사위를 굴리면 되지 않을까?) 90년대 다운 만화적인 개그(집안이 물로 가득차서 문을 연 사람이 휩쓸려 떠내려 간다거나)가 자주 나오는 것도 볼거리.

당시로서는 정교한 특수효과로 동물들을 표현해서 특수효과의 대명사 처럼 TV에서 자주 소개한 영화이기도 하다. 특수효과는 지금 봐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편.

로빈 윌리엄스의 원시인->겁쟁이 어른 -> 용기있고 다정한 어른 으로 태세전환하는 연기는 후크에서 봤던 딱 그 느낌이다. 어린 커스틴 던스트의 연기도 볼 수 있는데, 역시 될 성 푸른 떡잎. 전혀 어린이 답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나머지는 어디선가 한 두번씩 본듯한 배우들이 많이 나옴.

그립다. 로빈 윌리엄스.

브라이트(Bright, 넷플릭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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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만든 현대 LA배경에 현대 환타지 종족들이 뒤섰여 살아간다는 설정의 영화. 예상 가능하게도 엘프는 상류층이고, 오크는 무시 받는 하류층.

쥬토피아처럼 진지한 주제를 가지기 보다는 좀더 가벼운 이야기이다.

마법봉이라는 최고의 무기를 두고 모두 탐내서 주인공들을 추격하지만, 결국은 올바른 길을 가려던 주인공들이 바로 역사를 만드는 예언의 그들이었다는 이야기.

마지막은 좀 유치하지만 그냥 한번 보고 말기엔 적당한 완성도를 가진 영화이다. 윌 스미스 같은 거물 배우를 데려다가 그정도 안하면 그것도 이상하잖아?

ps. 다크 로드가 부활이 가능하다면, 왜 천년간 대비를 안하고 일개 경찰관들이 고생하는거지. 아니면 현대 무기의 발전 정도로 보면 의외로 부활한 다크로드가 벙찔지도..

ps. 자코비가 오크라고 마구 구박하는 윌 스미스…라는 구도가 좀 특색있다. 흑인배우가 백인배우 종족 치별 하는거라 ㅋ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

16년전 걸작 애니메이션의 리메이크.

기존과 거의 같은 스토리와 노래에 실사에서 구현 가능한 화려한 세트와 의상, 유명한 배우들, 특수효과를 더하고,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조금 빈약했던 개연성을 강화했다. 특히 인물들 과거나 심리 묘사를 좀더 늘렸다.

워낙 원작이 유명했고,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애매해서, 망할 줄 알았더니 의외로 준수하게 리메이크 되었다.

엠마 왓슨의 연기가 조금 어설픈 면도 있기는 한데, 상당분량을 혼자 연기해야 하고, 책 좋아하는 똑똑하고 당돌한 아가씨라는 벨의 컨셉에 누구보다 어울릴 배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진 않았다.

이리저리 구르고 넘어지는 개그 연기를 가장 많이 한 케빈 클라인 아저씨에게 엄지 척.

구글의 연말 이벤트로 500원에 빌려서 봤는데, 지난 여름에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본 우리 6살 따님이 무척 재미있어 하며 감상했다.

더빙판으로 봤는데, 성우의 연기나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들 다 좋았지만, 뮤지컬 영화의 더빙 특성상 입모양하고는 잘 맞지 않아서 아쉬웠음.

ps. 엠마 톰슨도 훌륭한 배우지만, 안젤라 랜스버리가 그립다.

ps. 루크 에반스를 개스통으로 한건 최고의 캐스팅인 듯. 나이는 좀 많아 보이지만.

ps. 추가된 요소들이 대체로 마음에 들지만, 마지막에 마법사가 나타나서 야수를 왕자로 돌려 놓는 것은 좀 사족 같다.

ps. 인종균형을 위해서인지 흑인들이 대거 나오는데, 이왕 역사 무시할 거였으면 아시아인이나 남미 사람들 다 넣지? 오히려 흑인들만 잔뜩 나오니 어색.

원티드(Wanted, 2008)

이퀄리브리엄 처럼 말은 안되지만 멋 부리는 액션을 소재로 한 미국식 총질 무협 영화.

스토리는 유치하지만, 아이 앰 유어 파더 비슷한 반전도 있고, 상처 회복 욕조나 운명의 방직기나 여러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간 듯.
(천에 짜여진 이름들이 왜 죽여야 하는 이름인지는 이해 안되지만. 그걸 설명해줄 스토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폭스의 어린 시절 이야기 밖에는 없어서 좀 아쉽)

어쨰튼 아이디어는 좋고, 액션도 좋고, 연출도 나쁘지 않고, 배우들도 좋고. 괜찮게 본 영화다.

그나저나 안젤리나 졸리는 몸에 낙서를 왜 그리 많이 했나.

컨택트 (Arrival, 2016)

슈퍼맨 여친이 남친 놔두고 다른 외계인과 친분을 쌓다가 마블의 호크아이와 바람 난 영화…는 농담이고.

언어가 사람의 사고방식을 정한다는 가설을 확장해서, 시간을 초월하는 언어를 배우면 미래와 과거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과장을 묘사한 영화.

여러 의미를 담긴 표현을 둥글게 말은 문자에 썼다고 시간을 초월하는 언어가 되는 것도 이상하지만,  미래를 볼 수 있는데 주인공은 자신의 쓴 책이나 미래에서 듣고 본 것을 현재에 사용하는 치트를 쓴다. 바로 타임 패러독스 완성 ㅋㅋㅋ

어째튼 말이 안되는 내용이지만, 영화를 철학적 이나 몽환적 분위기로 잘 묘사해서 넘어가는, 그런 영화이다.

에이미 아담스나 제레미 레너도 연기 잘했고. 포레스트 휘테커는 왠지 주인공 믿고 도와주는 조연으로 자주 나오게 되는 듯.

ps. 압도적인 기술력의 외계인이 무섭다고 폭탄 테러하는 멍청이 미군이 나옴.

ps. 이 내용 대로라면 미래는 고정되어 있는 건데…

ps. 한국 제목을 왜 컨택트로 한거야. 이해 불가.